2016 78ENG 정기모임
모 임 일 : 2016년 1월 16일 토요일
산 행 지 : 수통골 / 모임장소 : 유성 조복란 복집
산행코스 : 수통골-도덕봉-금수산-수통골
날 씨 : 맑음 후 흐림 / 약간 쌀쌀
소요시간 : 3시간 30분
참 석 자 : 동윤,성환,양표,종경,,항식/덕하,전환
전환이가 말했다.
세상에 없는 것 세가지…
공짜, 정답, 비밀,
세상에 있는 것 세가지
하늘과 땅과 우리 친구들…
세월은 너울너울 흘러 갔다.
카르페디엠!
가장 아쉬운 한 해가 될 것 같아 하고 싶은 것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살았던 오늘 이
었지만 그 수 많은 오늘은 모두 과거로 흘러 들고 어김없이 한 해는 또 흘러 갔다.
마음의 준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차마 맨 정신으로 보낼 수 없어서 반쯤 눈을 풀고 몽롱한
채 보낼 수 밖에 없었던 2015 을미년이었고 나의 31년 마지막 해였다..
먼 길을 걸어 왔다.
돌아 보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고 걸어 온 길이 아득하지만 지나고 나니 그 세월은 너무도 빨리
흘렀다.
날씨는 가끔 사나워지고 길은 순식간에 나빠지기도 하는 것이기에 살아감이 그리 녹록한 것은 아
니지만 내가 길을 걸으며 언제나 평화와 기쁨을 누릴 수 있었던 건 나의 낙천성과 도와주는 많은
사람들 덕분이었다.
부모,형제,친구들,동료들 그리고 산
지나고 나면 한결 같았던 평범한 날들은 수증기처럼 증발해버린다.
아이러니 하게도 기억에 오래 남는 건 어느 비바람 치던 춥고 괴로웠던 밤과 그 불면의 밤을
보내고 대면했던 찬란한 아침 이었다.
참으로 고마운 나의 길이었고 행복한 나의 시간이었다.
아무런 상심과 좌절 없이 그 길을 걸을 수 있었음에 가슴 깊이 감사한다.
31년을 한결같이 걸을 수 있었던 그 길이 있었기에 난 언제나 허허롭게 대자연 속을 주유하는 무릉객이
될 수 있었고 기꺼이 내가 좋아하는 색깔로 내 세상을 색칠할 수 있었다.
산이 쓰는 시와 바람이 전하는 사랑은 언제나 내 가슴을 흔들었다.
대자연이 주는 교훈과 감동이 내 가슴에서 공명할 수 있었던 건 변함없는 그 길이 내 삶을 지켜주었기
때문이었다.
길은 계속 이어져 있었지만 나는 을미년의 언덕 너머에서 잠시 능선을 내려섰다.
내 길이 다시 어디로 이어질 지 모른다.
길은 더 험해지고 더 좁아질 것이다.
하지만 난 지금까지 길을 잘 걸어 온 것처럼 그 어떤 길도 잘 걸어 갈 것이다.
지금까지 잘 살아 왔듯이 어느 길 위에서도 대자연과 사람을 향한 나의 사랑을 잃지 않고 남은 길을
행복하게 걸어갈 것이다.
다시 한 해가 밝아와서 친구들은 어김없이 다시 모였다.
올해는 친구들과 수통골 산행을 했다.
애초에 가볍게 3시간 정도 국립공원 둘레길을 트레킹하고 유성에서 온천을 한 후 저녁 모임을 하려 했는
데 체력보다 책력을 근력보다 지력을 한 수 위에 두는 두박사(차박사,와 권박사)가 바쁜일정으로 저녁모임
에만 참석한다고 통발을 하는 바람에 근교 산행으로 바꾸었다.
합덕에서 출발한 양표는 예산에서 동윤이를 태우고 대전에 입성하여 청주에서 시외버스로 유성터미날에
도착한 항식이를 픽업했다.
나는 유성에서 세 친구와 합류하여 약속장소인 둔산동 별장식당으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성환이와 종경이를
만나 다 함께 올갱이 국밥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우린 올갱이전에 막걸리 두통까지 걸치고 우린 수통골로 이동했다.
모처럼 찾아 본 수통골이다.
산의 기가 너무 세서 절을 품지 못하는 수통골은 주차장도 산뜻하게 정비되고 자연보호 센터(네이쳐센터)
건물도 새로 들어서고 잘 단장된 식당들도 더 많이 들어섰다.
화장하던 날씨는 점차 흐려졌지만 우리는 수통골 주차장에서 도덕봉에올라 능선을 환형으로 돌아 금수봉을
아우르고 다시 수통골로 원점회귀했다.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 그 동안 밀린 얘기 나누며 허허롭게 산길을 걸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우리는 유성에서 온천을 하고 조복란복집으로 이동하여 전환과 덕화와 합류하여 오랜만의 회포를 풀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길을 만들며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면 가슴이 뿌듯하다.
졸업하고 나서부터 자주는 아니지만 일년에 한 두 번은 어김없이 만났던 친구들이니 바쁜 와중에도 거북이
걸음으로 쉼없이 쌓아 온 우리 우정이다.
인생 후반부에 가장 필요한 건 건강과 좋은 아내 그리고 좋은 친구라고 했다
그 우정은 우리 인생 후반부에 더 빛을 발할 것이다.
앞으로 더 자주 만나게 될 것이고 우리 가슴에 남아 있는 우리 기쁜 젊은 날의 순수한 감상과 추억은 흐르는
세월 따라 조금씩 더 각별해질 것이다.
친구들과 대자연과 더불어 더 풍요롭고 행복한 노후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반가웠다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