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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백화산 둘레길 (호국의길)

















































































날씨가 차가워졌다.

이제야 겨울다운 맛이 살아 난다.

 

어제 전인회 친구들과 조촐한 송년회를 했다.

사회에서 만나 매달 한 번 씩 20년을 넘게 만난 사람들….

횟집에서 술 한잔 치는데 마시는 사람이 별로 없다.

감기 들고, 차 가져오고, 이빨 빼고, 내일 새벽에 출사해야 하고, 내일 산에 가야 하고….

분위기상 몇 잔 받아 먹고 회는 엄청 먹었다..

한 해를 보내는 그래도 의미 있는 날이라 이소장 동창이 하는 7080 까페에 갔다.

참석할 것 같던 제일 젊은 용문이와 종완이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기본 술이 10병이 나오는데 한 잔씩 받아 놓고 모두 멀뚱거린다.

마시는 건 나와 이소장

밴드가 노래를 신청하라는 데도 부르는 사람은 회장과 , 나와 이소장 뿐

회장이 가고, 조금 있다 이교수가 가고, 조금 더 있다 박사장2가 간다.

이소장은 무대에 나가서 돌아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신이 난 건지 혼자라도 신명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 건지

이소장은 옆 팀들과 어울리고 혼자서도 노래하며 잘 논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띠워 보려고 조용한 박사장과 임이사를 끌고 무대로 나가서

누군가의 신나는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춘다.

그래도 싸하고 우짜 분위기가 어색해다.

우린 이제 늙어가는 모양이다.

 

토요일 동생들과의 약속은 무산되었다.

느닺없이 술 취한 차가 태형모를 들이 받고

정은부는 어깨가 아파서 입원 하고

정은모는 허리 MRI 찍고 시술한다고 같이 입원하고

하룻 만에 일어난 날벼락들 이었다.

희수부와 연우부에게 연락했다.  모임은 다음으로 미룬다고

DO FAMILY 푸닥거리라도 함 해야 하는 거 아녀?

 

겨울에는 짐에만 있으면 사람 기가 빠져나가는 법이다.

자체 발열

몸을 덥게 해야 피가 뜨거워 지고 피가 뜨거워 져야 기운이 나서 사는 게 즐거워지지….

마늘과 나는 계획 대로 일정을 진행했다.

먼저 황간 해송 식당에서 올갱이국 한 그릇 비뤘다.

배추로 끓인 올갱이

가지무침을 더 달라 하니 마치 잔반처럼 찌끄러기 몇 개 얹어서 주는데 받는 우리가 엄청난 것을

더 달라고 한 것 같아 오히려 부끄럽고 민망하다.

차하사가 가장 잘하는 집이라 해서 이기자 전우들과 한 번 왔었는데 맛도 그리 특별한 것도 없다.

마눌하고 대청호 둘레길 할 때 자주 들렀던 옥천올갱이나 김박사가 추천한 둔산올갱이가 차라리

더 낫다.

다음에 가족들이나 친구들하고 오면 그 앞집 30년 전통 안성식당으로 가 봐야겠다...

 

월유봉에서 골짜기로 부는 바람이 얼마나 매섭고 차가운지 얼굴이 얼얼하다.

사진 찍고 돌아 나오는데 바람에 몸이 밀린다.

잘하면 물 좋은 황간에서 연처럼 날아 가겠다.

 

내 젊은 날 자주 찾던 백화산

덕유산과 삼도봉에서 융기한 백두대간은 이곳 상주 인근에서 백화산 위세에 눌려 설설 기어간다.

민주지산이나 백화산이나 별로 멀지 않은 거리라 산 친구들과 일정이 없을 때 체력단련을 위해

가끔 찾았던 곳이다.

지금은 좀 나아진 편이지만 예전에는 사람의 발길이 드물었던 깊은 오지에 속했다.

거친 산길과 멋진 조망 그리고 때묻지 않은 오지의 신선함과 호젓함으로 젊은 날 내 발길을 잡았던

그곳은 세월에 잃었던 전우들을 다시 만나며 다시 운명처럼 내게 다가 왔다..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다.

마눌은 눈만 내 놓고 완전 중무장을 했다

우리가 걷는 건 새로 조성된 백화산 둘레길 호국의 길이다.

그래도 양 쪽이 산으로 다 막혀 있는 골짜기 둘레 길이라 월유봉 같은 매서운 바람을 막아 주

는데 휘돌아 가는 길이 바람의 통로가 되는 어느 길목에서는 봇물 터지 듯 찬바람이 밀려 들었다.

차가 한 대 밖에 없으니 우리는 중간지점 강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에서 되돌아 왔다.

반야사 옥동서원 / 편도 6km, 왕복 12km

기념 촬영을 위해 구름다리로 올라 갔는데 바람 때문에 눈도 제대로 뜰 수가 없고 카메라를 든

손이 바람에 마구 흔들린다.

강을 따라 거침없이 불어 오는 바람에 마치 날아 갈 듯 온 몸을 떠밀리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다.

올 겨울 맞았던 가장 후련한 바람이었다.

 

백화산 둘레길을 걷고 어머님 댁에 들려 저녁을 먹고 오다.

맛 있는 거 사드릴려 했더니 동태탕과 저녁을 다 준비해 놓으셨다.

 

201712 16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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