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차 스케치(연우부)
대마도 2일차 (2018년 5월 26일 토)
내 별명이 무릉객이다.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 속을 바람처럼 떠도는 남자..
내가 지어준 또 하나의 별명이 있다. “새벽”
나는 코를 뻥 뚫어주는 맑은 새벽 공기와 청명한 숲의 향기가 좋다.
어둠에 쌓인 산길을 걸어 능선 저편에서 마주 달려오는 푸른 새벽을 바라보며 동트는 아침을 마주하는
그 시간이 너무 좋다.
나의 생체 타이머는 오묘하다.
언제부턴가 나의 수면시간은 거의 6시간으로 정해졌다.
여행가면 굳이 알람을 셋팅해 놓지 않지 않고 몸에게 알아서 맡긴다.
피곤하면 더 잠을 자야 여행이 즐거워질거구 피곤하지 않아 일찍 일어나면 여행지의 새벽을 즐길 수 있다.
이래도 저래도 다 즐거운 여행을 위해 좋은 일 이다.
근데 아무리 늦게 잠들어도 집에서 깨어나는 시간에 눈이 떠진다.
어제도 당근 피로한 하루였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부산까지 이동하고 또 배를 타고 대마도에 도착해서 100km가 넘는 산길을 왕복하며
투어를 하고 돌아왔다
거기다 동생들하고 술 한잔 걸치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피터지는 패밀리 민속경연을 행사를12시
넘게까지 진행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금방 잠이 들긴 했지만 5시가 채 안되어 눈이 떠졌다.
이건 대마도 산신령이 뚜드려 깨운 거다...
배가 아직 더부룩한 걸 보면 어제 먹긴 꽤 먹었다.
제대로 저녁 챙겨먹을려다 졸지에 분식집에서 닭고기 덮밥으로 때우고 나서 이래저래 허한 속을
달래느라 이것 저것 마이 먹어 댔다.
게다가 무언가 먹을 것이 있으면 바닥을 드러낼 때까지 연신 먹어대는 영수 앞에 앉았으니 주문에
걸린 듯 습관적으로 쌓여 있는 먹이에 손이 자꾸 나갔다.
밤새 나의 위대한 위장이 소화해낸 간밤의 여운을 모두 정리하고 나자 날아갈 것처럼 몸이 상쾌해졌다.
기분 좋게 밖으로 나갔는데 아뿔사 태양은 벌써 수면에서 꽤 올라와 있었다.
2일차 첫번 째 관광지 : 미우다 해변
함께 따라나선 여동생 둘과 이서방과 같이 미우다 해변으로 갔다.
1996년 일본풍경 100선에 선정된 해수욕장으로 깨끗한 바닷물과 고운입자의 모래로 유명한 곳이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아침 해변
은실 같은 붉은 태양의 빛이 걸리는 이국의 아침풍경은 평화롭고 고요하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잔잔한 바닷가에서 잠시 소요하면서 사진을 찍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2일차 두번 째 관광지 : 한국전망대
한국전망대는 울릉도 도동 전망대와 느낌이 비슷했다.
날씨가 좋은 가을이나 겨울에는 거제도와 부산시의 윤곽이 보인단다.
서울 탑골공원의 정자를 모델로 지은 정자가 세워져 있다.
시원한 아침공기를 맞으며 아무도 없는 호젓한 전망대에서 동해바다를 내려다 보았다.
태어나서 처음 와보는 곳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싱그러운 아침을 여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하루의 기대가 팍팍 살아 온다.
시라타케 산행 일정은 접었다.
어짜피 어제와 같이 1호차,2호차로 편성을 해야 하는데 2호차 5명이 모두 산행을 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어제 2호차가 무리한 진행으로 너무 늦게 도착하여 온 가족의 회동할 수 있는 시간은 오늘
밖에 없는 터라 오늘저녁 약속 까지 늦어서는 절대 안 된다.
산행을 감안하여 주판알을 뚜드려니 계산이 안 나온다.
오늘은 중부지역을 돌아보는 일정이지만 아침 식사를 하고 출발하면 산행 들머리에는 11시경에
도착하고 나와 이서방이 산행을 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인근 관광을 하고 다시 우리를 픽업한다
는 건 너무 시간 낭비가 많다.
산행도 좋지만 다른 곳을 돌아보는 계획은 거의 포기해야 하고 나로 인해 다른 가족들이 불편해
지는 건 모처럼의 가족여행의 취지에 어긋난다.
훗날 친구들과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대마도에 와서 그 때 아리아께와 시라타케를 잇는 연결종주
산행을 하도록 하자
호텔에서 가족들과 아침식사를 했다.
난 늘 별로 먹을 것 없는 호텔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그려려니 하지만 한국에서는 얼큰한 찌게나 국도 없이 소위 부페음식이나 우유와 빵 몇
조각으로 깔짝대는 어메리칸 스탈의 식사는 늘 비호감이다.
한국에서는 호텔 옆 어디에라고 해장국집이 있으니 네비나 네이버 길찾기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 인데
외국은 그럴 수 없으니 잘 정돈된 호텔 식당에서 개폼 때리면서 우아하게 한끼를 포장하는 걸로 만족할
수 밖에 없다.
근데 대마도에서는 완죤 깨갱깨갱이다.
여기서 식당주인은 슈퍼 갑이고 돈 많은 여행객은 아주 미천한 울트라 을이다.
그냥 식당 안으로 들여보내 주는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
생선한토막 그리고 야채가 얹어진 계란 후라이 그리고 찐덕거리는 새끼메주콩 반 컵
이 한 끼 식사가 도대체 얼마짜린 줄은 잘 모르겠지만 흰 쌀밥에 된장국까지 곁들여 있는 식사를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식당에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으니 무얼 더 바래나?
그려 도쿄방송에서 어제 부랴부랴 뛰어나오더니 오늘은 카미소측에서 도패밀리를 인자 알아보는 거제.
대마도 만세!!!
윤서방이 가족들을 위해 저녁식사 예약을 위해 수고하기로 하고 우리는 어제와 동일한 멤버들로
구성된 2호차를 몰고 중부지역을 향해 출발했다.
네비가 어제처럼 해안도로로 안내할 것 같아 가는 길 카미아 가타마치 지역에 있는센뵤마키야마
전망대를 찍었는데 멍청한 네비는 또 해안도로로 안내를 한다.
할 수 없이 네비의 안내를 무시하고 우측으로 길을 따라 나와 중앙도로를 타고 가는데 네비가 큰
길에서 벗어나는 가 싶더니 마을 길을 휘돌라 가파른 산 길을 올라가기 시작한다.
맵코드를 찍었으니 맞는 길이긴 하겠지만 차 한데가 간신히 올라갈 만한 가파른 포장길에는 낙석
부스러기가 흩어져 있고 사람도 차도 별로 다니지 않는 후미진 산 길이었다.
차 한데도 만나긴 어렵겠지만 중간에 반대편 산에서 내려오는 차와 맞딱뜨리면 참으로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다.
아쉽지만 회군!!!
혼자 같으면 차를 파킹하고 포장 임도를 따라 올라갔다 내려 오련만 그럴 수도 없고…
다시 에보시타케 전망대를 목적지로 설정했다.
헐 ~10시가 넘었는데 우린 한군데도 둘러 보지 못했다.
제대로 된 음식점은 남항의 이즈하라와 우리가 도착한 하타카츠 항 인근 말고는 별로 없을 텐데 벌써
부터 점심 끼니가 걱정이다.
배낭에 버너와 라면이라도 챙겨왔으면 얼큰한 라면 한 개씩만 끓여 먹어도 힘이 펄펄 날텐데…
점심 때가 되어 식당을 찾아서 기웃거리다 보면 두 시간은 또 훌쩍 지나 갈 것이다.
오늘이 가장 알차게 돌아볼 수 있는 날인데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
가는 길 토요타마 마치 지역에 있는 도시락 전문점으로 네비 목적지를 변경했다.
도시락을 사가지고 에보시타케 전망대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토요타마마치 현에 들어서서 아름다운 수로를 따라 가다가 풍경이 좋은 학교 건물 앞에 서서 잠시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었다.
여성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수로 옆에 분위기 있는 TEA ROOM을 지나쳤다.
분위기에 이끌여 수변 까페에서 노닥거리다 보면 별로 돌아 본 것도 없이 일정을 공치고 또 뿔나게
차만 타고 되 돌아가야 한다.
그럼 내일은 주변 몇 군데를 돌고 나면 다시 허탈한 마음으로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싼 배를 타야 할 것
이다.
대마도에 왔으되 우린 까미소에서 메주콩 한 컵 먹고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도시락점에 도착했는데 의외로 먹음직스러운 도시락들이 많았고 분위기도 깔끔했다.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다.
도시락 그림이 다 나와 있고 리소방도 있고 파파고도 있다.
우린 그 곳 인근의 마트에서 과일 끼지 사가지고 에보시타케로 계속 진군했다.
2일차 세번 째 관광지 : 와타즈미 신사
에보시타케 전망대에 가기 전에 먼저 와타즈미 신사에 도착했다.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풍경이다.
신산의 문인 토리이가 다섯개나 있는데 만조 때가 되면 2m 정도 바닷속으로 잠긴다고 한다.
해신에 관한 전설이 얽혀 있는 신사로 일본인들의 신앙과 의식을 엿볼 수 있다.
머지 않아 한 줌 흙으로 돌아갈 일본인의 영혼들이 저승으로 돌아 가는 문
나라와 종교는 달라도 짧은 인생길에 좀 더 의미를 부여 하고 영혼의 자유를 얻고자 하는 인간
의 바람은 비슷할 것이다.
2일차 네번 째 관광지 : 에보시타케 전망대와타즈미 신사를 돌아 보고 오늘 여정의 하이라이트 , 대마도 대표 관광지 에보시타케 전망대에
도착했다.
여기도 우리 말고는 없다.
주차장이 나타나는 곳에서부터 아소만을 내려다 보는 조망이 예사롭지 않다.
차를 주차하고 도시락을 챙겨가지고 가파른 전망대 계단을 올라 갔는데 아뿔싸.
그 곳 정상에는 점심을 먹을 만한 그늘이 아무 곳에도 없었다.
다만 장대한 대자연이 뜨거운 태양과 시원한 바람 아래서 파노라마 치고 있었다..
360도 동서남북의 사면을 모두 내려다 볼 수 있는 이곳은 아침에 돌아 보았던 한국전망대와는 비교가 안 되는 대마도 최고의 전망대였다.
아무도 없는 높은 곳에서 매의 눈으로 대마도의 산하를 내려다 보니 비로서 대마도 진면목을 보는 듯
여행의 느낌이 살아 난다.
대마도는 온통 초록이 넘실대는 원시림의 섬이었다.
왜 대마도의 산행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는 지 짐작이 갔다.
원시림으로 뒤 덮힌 능선 위로 길을 내는 것도 쉽지 않으려니와 산 봉우리마다 사계청소를 하고 이러한
전망대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서는 멋진 조망을 기대할 수 없다.
사실 대마도 대표 전망대의 시설도 낡고 빈약하기 그지 없다.
한국전망대처럼 정자도 없고 낡은 나무 난간의 전망대는 뜨거운 태양 아래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지금까지 돌아본 대마도는 웬만한 관광지에서 별도 입장료를 받지 않고 주차비도 다 공짜이다
한국처럼 돈을 받더라도 시설유지보수도 하고 관리도 하고 하면 더 낫지 않을까?
일본 사람들은 나 다니는 걸 싫어하고 등산은 더욱 싫어하는 모양이다.
대마도에서 만난 사람들은 죄 한국사람이었다.
어제도 오늘도…
일본 왔으니 일본 사람 좀 보구 싶은데 일본 사람들 다 어디로 갔냐?
이국의 전망대에서도 죄 한국사람들 소리만 들리니 여가 도대체 대매물도냐 대마도냐?
대마도가 한국의 식민지냐 휴양지냐? “빠가야로!”
이런 섬이 대한민국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마 극성 산꾼들은 수십 개의 산 길을 거미줄처럼 개척했을 것이고 지방 정부는 봉우리 마다 사계청소를
하고 전망데크를 개설 했을 것이다.
작은 섬과 섬 사이 구름다리나 짚라인을 설치하고 대마도의 모든 산길을 연결하는 코리아 루트가 개설
되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1대간 9정맥의 날등은 차치하고서라도 웬만한 산의 능선에는 사람 길이 다 나 있고 어떤 지역
이라도 대표적인 둘레길이 없는 곳이 없다.
그러니 대한민국 산꾼들은 대마도에 와서 다른 풍경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전쟁하듯 아리아께와 시라타케
산길을 빠대고 나서 돌아 간다.
종주 산길에서 대마도의 식생을 돌아보고 시라타케에서 대마도를 굽어 보면 섬의 기승전결이 대충 연결되기에…
전망대에서 보아둔 정자로 내려와서 도시락을 먹는다.
무료 망원경도 설치되어 있고 아소만을 내려다 보는 멋진 풍경이 전망대 못지 않은 곳이다. .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투명한 공기창 밖으로 아름다운 전망이 펼쳐지는 그림 같은 전원레스또랑
오늘 에보시타케 전망구는 도패밀리 2호차가 완전 접수 했다.
편안하게 힐링하고 식사 까지 마치고 나니 마음이 더 여유로워 졌다.
시간도 2시가 다 되어 가지만 대마도의 대표 관광지를 둘러보았으니 남쪽인 이즈하라 지역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대표 관광지가 이 정도이면 남은 것들은 한 수 아래일 터 일본의 3대 무덤에 속하고 건물이 국가사적에
속한다는 반쇼인이나 최익현 순국비,덕헤옹주 결혼 봉축비, 쓰시마역사민속박물관 등은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할 것 같았다.
최고의 전망대를 보았으니 만제키바시 전망대도 이젠 흥미를 잃었다.
대신 돌아가는 길에 수변 까페에 들러 차 한잔 마시고 미네마치현에 있는 역사민속자료관과 엔쓰지를
돌아 보고 가자….
2일차 다섯번 째 관광지 : 수변 까페
겉 보기와는 달리 수변 까페는 분위기가 다소 칙칙하고 퀴퀴한 냄새가 났다.
그래도 우리는 커피와 토마도 주스를 마시며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다만 이서방의 유창한 일본어 사투리와 희수부의 파파고를 동원하여 물섞지 않은 토마토 생과일쥬스를
주문했는데 막둥이 같이 대답을 잘하던 니뽄 아줌마는 걸쭉한 깡통 토마도 주스를 내왔다.
아줌마 말도 일리가 있다.
깡통에서 바로 꺼내어 물은 섞지 않았으니….
유용한 일본어 사투리나 파파고도 문화적 한계는 있는 법이다.
2일차 여섯번 째 관광지 : 미네마치 역사민속 자료관
그 곳에서 마네마치 역사민속자료관을 물어 보았는데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우리나라 역사박물관에서 많이 보던 선사시대 생활도구를 재현하고 출토된 유물들을 전시한 곳인데
우리나라 곳곳에 산재한 역사박물관 보다도 전시 내용이 빈약하다.
게다가 리플렛이나 전시물에는 영어도 한국말도 없이 다 일본어다.
대마도 친구들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대마도의 가장 많은 유동 인구를 차지하는 대한민국을 이리 홀대 하다니…
한국인의 렌터카 번호판은 하얗고 일본인들 자가용차 번호판은 노랗다고 우리 중 누군가가 확신에
찬 어조로 얘기 했었다.
2일차 일곱번 째 관광지 : 엔쓰지(원통사)
엔쓰지(원통사)절의 맵코드도 나와 있지 않아서 가는 길을 물어야 했다.
노란 번호판 차가 주차장으로 들어 오길래 지도를 들고 뛰어 갔다.
지도상의 엔쓰지 위치를 보여주며 네비 설정을 부탁 했는데 서로 지도를 펼치고 한참을 꽤 고민
하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그들도 한국인 젊은이들 이었다.
흐미~~~ 도대체 왜이러냐 ? 남사시럽게….
엔쓰지는 쓰시마 7대 번주위 저택으로 10대 번주까지 통치 관청으로 사용했던 곳이라 한다.
고려의 본존불이 모셔져 있고 범종은 조선의 것으로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기에 그나마 기대를 걸었는데
문은 굳게 잠겨져 있고 인적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불상을 보고 108배 절을 하려던 영수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 갔다.
절이라 할만한 규모도 아닌 암자 수준의 절로 산 속이 아니라 도로 옆 길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돌아 오는 길은 네비가 오매불망 주장하는 39번 해안도로를 따르지 않고 382번 중앙 국도를 따르다
보니 4시 30분 경에 히타카츠 항구에 도착했다.
시간이 아직 남아서 마우다 해변에 갔다가 호텔로 들어가 잠시 쉬다가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아침보다는 없던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다.
물이 많이 빠져 나가서 섬 까지 발을 걷고 건너다 보니 물이 맑고 하얀 모래 촉감이 너무 좋다.
아늑한 만은 양 쪽이 모두 막혀 있고 앞 쪽만 바다로 트여 있어서 파도도 잔잔하고 한낮의 태양
아래 달구어진 터라 물도 그다지 차지 않다.
지난주 토요일에 대학 친구들과 천태산에 가서 그렇게 바람이 시원한 날에도 알탕을 했는데 하와이
같은 이 멋진 곳에서 도대체 수영을 못할 이유가 무어냐?
생각이고 자시고 옷을 입은 채로 풍덩 에머랄드 바닷 속으로 뛰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쳐다 보았지만 상관하지 않고 아름다운 해변을 혼자 전세 내며 물장구를 쳤다.
푸다닥거리는 개헤엄이라 스탈은 좀 구기지만 뭐 어때 ? 다 내 멋이구 내 맛이여!…
그래서 또 하루의 여독과 피로는 훨훨 머리를 풀고 달아나는 거제…
수영을 하고 물 밖으로 나가는데 관리인이 득달같이 달려 왔다.
심각한 아자씨의 표정과 어투로 보아 하고 싶은 말은 그거 였다.
“선생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되십니다.”
헐 ~~ 이미 상황은 끝이 났는데…
나는 딱 한 마디만 해 주었다.
“스미마생!”“내가 아는 유일한 일본어 중 하나”
그걸로 상황 끝이었다.
아직 해수욕장 개장전이라 안전요원 없이는 수영불가
한국 사람들이야 두리뭉실 구렁이 담 넘어 가는 경우가 많지만 매사 규정과 공공질서 준수에 철저한
일본인들이라 경기를 일으킨 듯…
요새는 국제화 시대라 고양이도 먹고 살려면 2개국어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나도 기본은 해야지
열심히 쥐를 쫓다가 구멍으로 도망가면 외국어를 아는 고양이는 가만이 쥐구멍 앞에서 기다리다가
딱 한마디만 한다는 거다.
“멍~멍~멍~” .
그러면 쥐는 고양이가 간 줄 알고 굴 밖으로 몸을 내민다는 거지....
앞으로는 파워풀한 인공지능 번역기가 나올 테지만 젊을 때 서바이벌 외국어 단어라도 몇 개 챙겨
놓으면 여행이 더 즐거워 지는 거지….
호텔에 가서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약속장소에 갔다.
식당을 잡느라 윤서방이 생쑈를 했다고 했다.
호텔 카운터에 예약을 부탁해서 괜찮은 식당이란 식당은 죄 전화를 넣었다는데 우리를 받아줄 수 있는
식당이 한 군데도 없었다고 한다.
애초에 고려했던 호텔 석식도 안 된다고 해서 난감해 하다가 현재의 식당 토끼새끼 한국사장에게 사정
사정 해서 점심과 저녁까지 신세를 지게 되었단다.
윤서방과 동생들은 연로하신 어머니를 내세워 같은 동포 사장의 동정심을 자극했고 내일 300명의 단체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하는 사장님은 직원들도 없이 기꺼이 나와서 우리만을 위해 주방장 특선 요리를
준비해 주었다.
김치찌개와 돼지 고기볶음
한국에서 식사의 가성비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어쨌든 우린 식당주인이 슈퍼 갑이고 먹이사슬의 제일
끝단을 차지하는 대마도에서 그 비싼 식당을 통째로 전세내어 편안하게 식사를 했다.
그것이 끝이 었을까?
절대 아니쥐 …
우린 저무는 바닷가를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겼고 호텔로 돌아와 패밀리 단합대회와 2차 연회를 성대히
즐기면서 참가자 전원이 어머님의 금일봉을 하사 받았다.
그리고 어제에 이어 오늘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한밤의 민속행사를 진행했던 것이다..
대마도 산의 기운을 받은 은비부 여세를 몰아 맹공을 퍼부어 댔지만 번번히 자동뽐푸 연우부의
어설픈 블로킹에 걸려 대마의 꿈은 끝내 좌절되었던 것이다.
다 이유가 있었어…
시라다케 정상에 올랐어야 했는디….
관광여건이 열악한 대마도에서 그만하믄 되얐지 더 뭘 바래나?
어제는 도꾜방송에서 패밀리를 취재했고
뎡은이가 문대통령과 두 번째로 판문점에서 만나는 역사적인 오늘, 우리는 이틀 째 대마도에서 추억에
남을 멋진 밤을 보낸다.
미우다 해변을 통째로 전세내어 해수욕을 하고 패밀리 전용 레스또랑에서 온 식구가 모여 성찬을 즐기고
모처럼 가족들이 한데 모여 유쾌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대마도의 귀족 도 패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