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도 2일차…
어제 숙소로 돌아와 오늘 필요한 물과 간식을 사면서 민박 주인아저씨에게 산행 정보를 물었다.
아저씨는 컴푸터에서 조도 산행지도 까지 열어서 자세히 설명을 해 주신다.
어짜피 산행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유토마을 정자까지 내려았다가 다시 신금산 쪽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산행마을에서 오르는 길은 힘들기만 했지 풍경도 별로 좋지 않단다.
그러니 산행마을에 차를 갖다 놓지 말고 중간의 유토마을 입구 표지석 아래에 차를 파킹하고 돈대봉에
올랐다가 다시 돌아오는 편이 낫다고 했다.
돈대봉 산행을 마치고 다시 반대편 능선으로 붙어서 신금산에 오르고 능선을 따라 등대 까지 진행하라고….
나는 아저씨가 알려주신 대로 하기로 결정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대신 돈대봉에서 일출 보는 것은 포기 하기로 했다.
계획한 내일 일정이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기 때문에….
아침 4시간 산행 + 오후 2시간 산행
상.하조도 드라이브 관광 후에 진도에 나가서 집에까지 다시 5시간 가량 운전해야 하는 피곤한
일정이 남아 있다.
40대에는 심야영화 보고 보성 까지 운전해서 새벽 차 밭 둘러 보고 율포에 들러 해수탕을 한 다음
느긋하게 남도 관광을 하고 돌아 온 적도 있다.
무박 2 일
그 프로젝트 누군가 후원자만 있으면 지금도 가능혀…
근데 내가 시방 60대 잖여…
옛날 같으면 살아 있는 게 용하다고 잔치 할 나이…..
새벽 5시 30분에 알람을 맞췄는데 5시 25분에 그냥 눈이 떠졌다.
내 생테 타이머가 오묘하다.
어제 회를 놓고 거의 두 병의 술을 마시고 나서 코골고 자다가 이렇게 멀쩡하게 알람도 없이 일어날
수 있다니…..
먼저 볼일을 보고 준비해 놓은 배낭을 메고 밖으로 나가니 말없이 오늘의 붉은 태양이 바다 저편으로
떠 오르고 있다.
“헐~ 창유항 방파제가 일출 조망대였네….”
기분 좋은 아침바람을 맞으며 해돋이 까지 보고 유토마을 표지석 까지 차를 몰고 이동했다.
5분이나 걸렸을까?
막 황금빛 햇살을 쏟아내는 태양을 바라보며 돈대봉에 오른다.
시방타임 6시 8분…
9시 30분 까지 산행을 마쳐야 10시 까지 돌아갈 수 있으니 사간이 촉박한 데 능선의 아침풍경이 가슴을
흔들어 제키니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어디를 둘러 보아도 별유천지 비인간
오롯이 거기 자연과 나만 있는 내 세상이다..
바위란 바위는 다 올라 보고
다시 돌아 올 길인데도 내려다 보구, 올려다 보구 , 뒤 돌아 보구
그 멋진 찰라의 풍경을 카메라로 표구하기 바쁘다.
내가 무릉객 아녀?
이런 풍경을 두고 내 어찌 발걸음을 빨리 할 수 있을 것인가?
1.4km 정상이 아쉬워 능선을 따라 손가락 바위 까지 0.9m 더 진행했다.
다시 돌아 내려가면 애당초 산행마을 들머리에서 산을 타는 것 보다 더 먼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복습까지 철저히 하면서….
덕분에 한 시간 이면 가능할 구간을 두 시간이나 걸렸다.
막 황금빛 햇살을 쏟아내는 태양을 바라보며 돈대봉에 오른다.
시방타임 6시 8분…
9시 30분 까지 산행을 마쳐야 10시 까지 돌아갈 수 있으니 사간이 촉박한 데 능선의 아침풍경이 가슴을
흔들어 제키니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어디를 둘러 보아도 별유천지 비인간
오롯이 거기 자연과 나만 있는 내 세상이다..
바위란 바위는 다 올라 보고
다시 돌아 올 길인데도 내려다 보구, 올려다 보구 , 뒤 돌아 보구
그 멋진 찰라의 풍경을 카메라로 표구하기 바쁘다.
내가 무릉객 아녀?
이런 풍경을 두고 내 어찌 발걸음을 빨리 할 수 있을 것인가?
1.4km 정상이 아쉬워 능선을 따라 손가락 바위 까지 0.9m 더 진행했다.
다시 돌아 내려가면 애당초 산행마을 들머리에서 산을 타는 것 보다 더 먼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복습까지 철저히 하면서….
덕분에 한 시간 이면 가능할 구간을 두 시간이나 걸렸다.
태양이 붉은 기운이 채 가시지 않고 가슴에서는 여전히 감동의 여운이 남아 있는데 다시 유토마을
표지석 아래로 내려섰다.
유토마을 표지석과 정자는 읍구마을 내려가는 언덕에 있다.
산행마을에서 돈대봉으로 힘차게 융기한 능선은 유토마을 언덕에서 숨을 고르며 바닥까지 내려섰다가
다시 힘차게 신금산으로 뻗어올라 남쪽 등대를 향해 뻗어 나간다.
목은 좀 마르지만 그다지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다시 신금산에 오르려면 원기보충을 해야 해서 가져간 빵과 우유로 요기를 하고 반대편 능선을
따라 신금산 길을 잡는다.
신금산 까지 1.3km 하조도 등대 까지 5.5km
에정대로 등대 까지 종주하면 2시간 이상 소요될 것이고 택시를 불러 숙소 꺼지 가려면 합해서
세 시간은 족히 걸려야 한다.
그럼 11시에 숙소에 도착할 것이고 마눌은 갈 데도 없이 포구에 서성이며 나를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신금산만 찍고 원점회귀하면 1시간 정도면 충분해서 9시까지 마눌한테 돌아 갈 수 있다.
“여기 까지 와서 내 욕심만 차리면 안되지 !”
아쉽지만 신금산 까지만 올랐다 내려오기로 했다.
포인트 산행
손가락 바위, 돈대봉,신금산, 등대
그래도 중요한 구간은 모두 돌아 본 셈이 도니 아쉬울 건 없다.
신금산 오르는 길은 조망이 별로 터지지 않아 지체할 구간이 별로 없었다.
비무장으로 바람처럼 올라 후련한 일대를 조망했는데 이후의 산세는 신금산에서 가파르게 떨어졌다가
다시 치솟아 오르는 형상이라 돈대봉 구간 보다도 더 험한 길이었다.
여기서 시간을 많이 빼앗기면 또 다른 풍경을 놓고 가야 한다.
바쁘게 흘러갈 남은 인생 길에서 다시 조도에 배를 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달아 오르는 아침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신금산에서 사위를 조망하고 내려가는 길은 바람보다 빨리 걸어 내렸다.
아무도 없는 길이라 한껏 속도 산행에 취해서 몹맵시 가벼운 들고양이 처럼 날렵하게 치고 내리는데 그
가벼운 활공을채 인지하지 못한 웬 아줌마
더운 날에 웃통을 훌러덩 올린 채 길만 보고 올라 오다가 곁에 다가가서야 화들짝 놀란다.
똑 발로 보기도 민망해서 …
다른 곳을 보면서 “날씨가 덥지요?” 하고 내쳐 길을 내려 갔다.
뒤이어 단체 관광객들인지 가이드가 인솔한 아줌마들이 벌떼 같이 올라오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니 정확하게 9시
신들의 세상을 배회한 3시간의 몽롱한 아침 산책이었다.
마눌과 어제 대성식당에 가서 톳된장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난생 처음 먹어보는 된장국은 어제 김치찌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조도 구석구석을 돌아 보았다.
먼저 육동마을을 거쳐 육동 저수지를 돌아 보았는데 가는 길에 마을어귀에서 꽃상여를 보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꽃상여
이젠 사라진 풍습이고 도시에서 완전히 잊혀진 풍경이었다.
꽃상여를 옆에 놓여 있고 상주들은 삼베 굴건을 쓰고 삼베 상복을 입고 있다..
아침에 상여를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데 무슨 좋은 일이 생기려나?
허기사 이렇게 아름다운 조도에서 소요하고 있으니 그것이 좋은 일이지 더 이상 무얼 바래나?
육동마을을 돌아나와 신전해변으로 갔다.
자욱한 해무가 밀려왔다가 걷히는 모습은 장관이었는데 고기가 얼마나 많은 지 얕은 해변가에서
물고기들이 펄떡이며 수면위로 계속 튀어 올랐다.
새 아침의 기쁨에 겨운 건지 , 아침체조를 하는 건지….
해변에는 이름모를 보라색 꽃들이 가득 피어 있었다.
거긴 그렇게 아침 햇살 속에서 춤추는 고기들 ,말간 얼굴로 인사하는 보라 꽃, 이직 깨어나지 않은
텐트 1동과 해변 길을 거니는 남녀 한 쌍, 그리고 우리 밖에 없었다.
해무가 밀려들고 밀려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해변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신전 해변을 나와서 산행마을 들머리를 거쳐 나리, 곤우 등 하조도 마을 여기저기를 돌았다.
밭가운데 돌무더기 들이 있는 게 신기했는데 그 밭은 쑥 밭이었고 돌무더기는 쑥 위에 쳐진 그물
망사를 눌러 놓는 것이었다.
쑥은 세 번 체취 한다는 데 우리나라 쑥의 70%가 이 곳에서 생산 된다니 놀라운 일이다.
쑥이란 게 재배하는 게 아니라 봄이면 그냥 들판에서 한 웅쿰 씩 따서 먹는 줄만 알았다.
산행을 마치고 여유롭게 돌아보는 길이니 길 위에서 만나는 낯선 풍경들이 정겹고 푸근하기만 한데
마눌은 성에 안 차는지 갑자기 볼멘 소리를 한다.
애초에 산행이 짧은 거리도 있으면 데리고 가야지 5시간 넘게 걸린다고 해 놓고 혼자 갔다 와서는
아스팔트 위로만 끌고 다닌다고,,,
“헐~~~ 힘들어서 안 간다고 할 때는 어제고 ?”
허기사 섬의 풍경이란 게 원래 논 높이에서 보는 것과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과는 감흥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드넓은 푸른 바다를 굽어 보면서 그 위에 떠 있는 섬들의 모습을 시야에 담아야 비로소 대자연의 감동이
밀물처럼 밀려 드는 법이니
그 맛을 익히 알고 있는 마눌이 섬 여행의 느낌이 살지 않는 단순한 드라이브에 크레임을 제기한 것이다.
저렇게 나오면 할 수 읍따.
원래는 조도의 마을들을 다 돌고 나서 여미 포구 쪽에서 도라산 전망대 오르는 산 길을 걷고자 했는데
도라산 풍경은 이제 마눌이 제댜로 구경한터라 1.9키로 가파른 산 길을 힘들게 올라도 별 감흥이 없을
터이니 다시 돈대봉을 리바이벌 할 수 밖에….
조도 돈대봉 절경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 재방영 결정!
그래서 할 수 없이 조도대교를 건너서 율목과 동구마을 여미마을을 처삼촌 벌초하듯이 헐렁헐렁 돌아
보고 다시 유토마을 입구 표지석이 있는 정자로 갔다.
돈대봉 2차 시기.
시간이 좀 늦어지면 2시 30분 배를 포기하고 좀 작기는 하지만 4시 배를 타면 될 일이었다.
12시 45분 경 출발
1,4 키로 거리니 사진 찍느라 시간 허비만 없으면 1시간 30분 정도면 돌아와서 2시 30분 배도 탈 수가
있지만 괜히 부담스러울까봐 배 시간 얘기는 안 하고 등로에 올랐다.
날은 여름처럼 뜨거워졌는데 태양과 시간이 조율한 풍경은 또 새로워져서 흐린 연무가 있었던 아침
보다는 더 선명했다.
돈대봉에서 내려다 본 바다는 섬 주변 이곳저곳에 해무를 드리워 색다른 분위기와 풍경을 연출하
고 있었다.
마눌이 정상까지 40여분 남짓 걸려 빨리 올라 간 탓에 정상에서 너무 오래만 지체하지 않으면 두 시
반 배를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할 수 없이 정상에서 여유 있게 휴식하면서 바람과 풍경을 즐기려던 마눌을 채근했다.
고은 시인이 노래한 그 꽃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아침에 그렇게 샅샅이 훝고 간 길인데 바위 옆으로 샛길이 있는 걸 못 보았다.
그 길을 따라 가니 읍구마을과 호수의 풍경 그리고 다른 각도의 바다가 아름답게 펼쳐졌다.
한참을 내려가서 사진을 찍고 다시 되짚어 올라오느라 거의 들머리에 다 도착해서야 마눌을 따라
잡을 수 있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마눌은 돈대봉의 그림 같은 세 떼들의 섬 풍광을 두고 가지 않아서…
그리고 나는 마치 새로운 풍경 같은 또 다른 얼굴을 한 돈대봉과 바다를 다시 만났으니…
그건 어쩌면 우리 삶의 이야기 인지도 모른다.
되풀이되는 일상과 평범한 하루에서 비범한 나의 날을 만들고 그 속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찾아 누려야 하는….
내가 걷는 모든 길을 소중한 길이다.
어느 길이던 고통과 슬픔 만으로 이루어진 길을 없다.
생명의 흔적이 없는 안나푸르나의 황량한 길에서도 감동과 기쁨이 펄펄 날렸다.
열심히 길을 걷다 보면 거친 길, 험한 길의 자극과 스릴을 즐기고 그 길 위에 뒹구는 무수한 행복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오늘을 소중한 날 현재를 즐겨라!
내가 오늘 걷는 어떤 길이라도 그리 멀지 않은 내일에 걸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할 일은 내 길을 만들고
그 길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다.
그 길을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는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 만에 내려왔다.
배 시간은 20여분 남아 있었다.
차를 몰고 창유항으로 내려오니 예상대로 차들이 긴 꼬리를 물고 줄지어 서 있었다.
내차는 한 25번 째 쯤
60대가 승선 가능하니 걱정할 일은 없는 순번이다.
나름 알찬 여행길이라고 자평하면서 마눌은 매표를 하러 걸어서 항구로 가고 나는 차 안에서 기다리는데
배가 지연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처음에는 30분 지연이라더니
다시 1시간 지연된다는 방송이 나왔다.
조도의 바람에 스쳐가는 어쉬움
마늘은 이럴 줄 알았으면 “돈대봉에서 좀 더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하면서 쉬었다가 내려올 걸”
난 조도대교를 건너 “도리산 전망대의 풍경을 한 번 더 보고 내려올 걸…”
어디 세상일이 마음 먹은 대로 되더냐?
단지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신이 알아서 해주시는 거지
살다 보면 덤도 있고 예상치 못한 선물도 있고
손해도 있고 아쉬움도 있는 거지
신한테, 세월한테, 세상한테, 벽돌로 뒷통수만 안 까여도 괜찮은 거야
욕심부리지 마아~~~
우린 다시 목포 어항에 들러 짱뚱어탕 한그릇 씩 먹고 대전으로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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