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화창한 봄날이라 신토불이 제철 풍경에 제철 음식을 먹었지…
오늘은 비가 온다구 했다.
그랴서 조도의 돈대봉에 갈 생각도 애당초 하지 않았고
이기자 전우들 회동도 고려하지 않았다.
계절모임인데 좋은 날에 만나야 해서…
아침에 날씨가 꾸무럭거리긴 하는데 비는 오지 않았다
오늘은 밀린 사진이나 정리하고 글이나 좀 쓰고 시간 남으면 느긋하게 책이나 좀 보자 했는데
예보대로 날씨가 흐려지더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 대박! 요즘 일기예보 짱이여!”
근데 웬걸 점심 때가 넘어서자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해가 구름 밖으로 나와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다.
“아늬 일헐수가 ?”
그렇게 갑자기 예정에도 없는 멋진 봄 날이 열렸다.
태양은 싱그러운 봄의 들판에 찬란한 햇빛을 쏟아내고
구름은 초록이 물결치는 대지의 캔버스 위에 멋드러진 빛의 화음을 연주한다.
무릉객! 이러고 도서관 구석에 앉아 죽칠 일이 아녀 ! 번개치러 가야쥐.
지난 주 금요일과 어제 신토불이 제철 풍경을 보고 나서
오늘 창졸 간에 하늘이 열리니
느닷없이 할미꽃이 보고 싶어졌다.
나만 데리고 떠나는 흔쾌한 봄놀이…
지난 해에는 소득도 없이 너무 바쁘다 보니 실기를 했었지…..
결국은 마음의 문제였는데……..
이런 날이 쉽게 오는 법이 아니여 …
비가 온다 했다가 맑게 개인 날
애경사도 없고 미세 먼지도 없는 비 온 뒤의 상쾌한 봄날
개나리에 진달래에 벚꽃에 목련에 꽃이랄 꽃은 다 피어나는 날
오늘은 깜짝 선물 받는 날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보고 , 발 밑에서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듣고
봄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봄의 향기를 들이 마시며 오감을 활짝 열어 봄의 가운을 흠뻑 받아들이는 날
어디로 가냐구?
비밀이야 !
나만 데리고 가는 내 비밀의 화원
아름다운 시절의 추억을 불러내는 풍경이 있는 곳
오직 감사하라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음에…. ….
머지 않아 네 눈이 침침해 질것이다.
아니 눈은 여전히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으되
먼저 고장 난 너의 발이 그 풍경 앞에 너를 데라다 줄 수 없을지 모른다.
어쩌면 마음이 먼저 늙어 버릴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풍경을 앞에 두고도 가슴이 울지 않을지 모른다.
다리가 고장 나거나 마음이 울지 않으면
네 눈도 아름다움에 대한 총기를 잃어 버리고 그저 살기 위해 힘든 세상을 바라 보아야 한다.
내알은 봄바람에 벚꽃이 휘날릴 것이다.
봄날은 간다…
네 인생의 봄날도 쉬이 지나 간다.
거기서 무얼 하는데 ?
아무것도…
봄의 들판을 게으르게 걸으며 순식간에 뒤바뀐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 보는 거
그건 나만의 황홀한 침묵 속에서 조화롭게 돌아가는 우주는 지켜보는 것이고
도처에 편재하는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지 …
그 단조로운 소요가 내면의 평화와 기쁨을 자져다 준다는 걸 아는가?
생각했던 대로
내 비밀의 정원에는 온갖 꽃들이 피어나고 천상에서 날라온 향기와 무리떠 날리고 있었다.
‘안녕’
외로움 속에서 경이롭고 감미로운 고독을 즐기는 할미꽃에 인사를 했다.
역시 봄이야
익숙한 풍경 위에 변화와 가득한 새로움을 몰고 오는
너의 눈부신 자태와 향기만으로도 날 취하게 하는…..
2019년 4월 14일 일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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