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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행

HIOF 2019 하계 보문산 회동



















































(고부기 사진첩) 



























(고부기 사진첩 종료) 














세상은 참으로 많이 달라졌다.

손자의 재롱을 보고 초야에 묻혀 유유자적할 나이에도 우린 일에서 손에 놓지 못한다.

가만히 두지 못하는 세상 때문에

그 동안 살아 온 관성 때문에

또는 넘치는 자유 속 익숙하진 않은 외로움과 소외의 두려움 때문에

어쩌면 세월에 닳아가지 않은 푸르딩딩한 몸과 길어진 미래의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그래서 우리 만남은 지금이나 예전이나 쉽지만은 않다.

아니 어쩌면 더 힘들어 지고 있는 게 아닌가?

이 시대의 역병이고 전염병이다.

무언가에 쫓기듯 바쁘게 살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병

그래서 우린 점점 비생산적이 되어가는 일을 통해 점점 더 소중해지는 우리 삶을 낭비하고

있는 건지 모른다.

 

~~

그래도 이건 너무했다.

5월 봄 회동 약속을 잡자고 상의해서 낙착된 날이 겨우 815..

4달이 지나서야 4명의 친구들이 동부인하야 같이 놀 수 있는 날이 간신히 도래한 거다.

정말 엄청 바쁜 HIOF 친구들

일을 해야 하고

신과 시간을 나누어야 하고..

산과 사람과도 소통해야 하고….

 

HIOF 친구들이 빠지면 지구는 공전을 멈추어 버릴껴!

우야튼 세월은 2/3가 풀려나간 두루마리 화장지 풀리듯 순식간에 흘러가고

연일 40도를 육박하는 푹염의 테러가 창궐하는 가운데 역사적인 815일이 순식간에 도래한 것이다..

 

 

~~~

근데 이건 더 너무 했다..

그렇게 어렵게 잡은 날인데 아침에 눈을 뜨니 비가 주룩주륵 내린다.

삶이 우릴 속이더니 이젠 하늘 까지 우릴 버리시네..

조상 중에 용을 때려 잡은 소사가 있는 친구가 도대체 뉘기여?

 

그랴도 우중 회동의 대안 까지 순식간에 수립하고 친구들과 오랜만의 반가운 회동을 했는데

비는 조용히 그치고 용광로 불덩이 같은 태양을 가리운 구름과 시원한 날씨는 야외활동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었다는 얘기….

 

오늘의 교훈…!

미리 징징거리지 마라

신도 찡그리고 불평하는 넘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인생만사 새옹지마

오늘의 화가 내일의 복을 부르기도 하지만

제대로된 입맛 하나 가지고 다니면 모든 음식이 진수성찬이듯이

즐거운 마음 하나로 흐린 하늘까지 쾌청하게 만들 수 있다..

 

늙어가면서 허심탄회하게 그리고 부담없이 만날 친구가 있다는 것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

우린 함께 목재 체험관을 둘러보고 사정공원 길을 걷고 또 시원한 정자에 모여서 막걸리 한 잔을

치면서 그간의 밀린 회포를 풀었다.

고부기가 수십방 쏘인게 진짜 말벌인가 땡벌인가로 토론방을 뜨겁게 달구고

백두대간 3회와 지맥종주 까지 완성한 봉규의 굴따한 장딴지까지 감상하면서…….

 

비와 흐린 날씨는 살아가기 바뻐 진짜 만나기 힘든 친구들의 오래간만이 회동에 추임새를 넣고

은은한 배경음악을 깔아 주었다.

 

나이와 더불어 조금씩 깊어질 삶의 소외외 외로움  

창궐하는 세상의 전염병과 만연한 역병을 다스릴 수 있는 처방전중의 하나는 오랜 친구가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래도 면이 섰다.

소맥에다 버섯주 까지 한잔 더 나눌 수 있었으니…..

 

암 때나 맛 있는 음식이지만

좋은 친구들과 함께 나누면 더 맛 있어지는 게 술과 음식 아니더냐?

또 바쁘게 잘 살다가 109일 한글날에 남당리에서 만나자…..

그때는 꼬불쳐 둔 진짜 말벌주와 곰삭은 버섯주를 가지고 가마

 

2019815일 광복절 기념 HIOF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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