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 가을이 오면 벗이여

 

 

가을이 오면 벗이여

문득 고개 들어보니
옥색빛 하늘에
가을이 섰구나

너의 미소를 닮은 햇살이
긴 옷소매로 파고들면
부담 없는 벗이여
커피 한잔으로 만나고 싶구나

임자 없는 벤취에라도 앉아
도란도란 수다에
바람 타고 흩어질
건네고 싶은 웃음 한자락

붉은 것도 노란 것도
모두 벗을 닮은 풍경에
가슴 한켠 접어두었던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기억들

문득 고개 들어보니
둥실 떠가는 구름 위에
벗이 살고 있구나

지척에 살면서도
푸른 하늘에 펼쳐진
가을을 보고서야
벗을 만나는구나

- 이채뜨락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길에 핀 시 - 외로운 간이역도 모두 인생역  (0) 2021.06.28
Amanda Gorman’s Poem ‘The Hill We Climb’  (0) 2021.02.17
종이 비행기  (0) 2020.06.24
강설  (0) 2012.10.29
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  (0) 2010.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