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일 : 2021년 5월 29일
산 행 지 : 덕유산
산행코스 : 영각사-남덕유-서봉-덕유교육원
소요시간 : 5시간 30분
날 씨 : 맑음
새벽 6시 조사장과 대전 출발
7시 30분부터 산행 시작
나름의 페이스 대로 가면 되지만
조강쇠와 같이 하는 산행이니 그래도 보조를 맞추려면 빡센 산행이여
바람이 시원하고 5월의 신록이 아직 살아 있는 덕유의 고원을
가벼운 바람인 듯 여유롭게 주유하다.
조사장 덕분에 정상까지 무휴등정 달성
연식을 감안하면 아직 쓸만한 셈이제....
남덕유와 장수덕유를 아우를 수 있는 오늘코스는 큰산의 포스가
살아 있고, 그래도 사계절 산다운 산을 탄다는 느낌이 살아오는
후련한 조망과 뻐근한 운동감을 두루 겸비한 코스여......
생각나면 오는 곳이지만
지난 겨울 눈 밭 속 홀로 극기 훈련의 기억이 아직 선명한데
덕유의 하늘은 드맑고 초록의 산릉은 푸르고 싱그러웠다.
얼씨구~~ 좋네......
산에 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절로 좋아 지고
산에들면 내 영혼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니 산과 나는 천생연분이여.
내 영혼의 또하나의 성지 그리고 평생 친구인 덕유하고는
80까정은 만나면서 살아 가야지...
지금으로보면 80세에 덕유에 같이 오를 만한 친구는 조강쇠와 고부기, 봉규정도?
양반곰은 벌써 무릎이 션찮으니 어려울 거 같고
백범과 산꼭대기도 술만 줄이면 가능할테지....
7시부터 오른 광주 산님을 계단 조망대에서 추월했는데
조사장과 같은 연배인 61세 젊은 할배.
광주에서 아직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올해가 퇴직 이란다.
나처럼 젊을 때부터 산을 탔는데
산악회 활동은 하지 않고 주로 혼자 쏘 다닌다고….
하이에나 멘코롬.......
사람과 개성이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굳이 한 고집만 내세울 필요가 있을까?
산은 혼자가는게 최고이긴 해도 둘이가도 좋고 셋이가도 좋은데
산은 날로 먹어도 좋고,데쳐 먹어도 좋고 뽂아먹어도 좋은 맛있는 음식 같은건데...
요즘은 매 주말 새벽 4시에 출발하여 대한 민국 큰 산을 주유하고 있다는데…
본격적인 산행을 위해 퇴직할 날을 손 꼽아 기다리고 있단다.
한 술 더 떠서 산을 타기 위한 최적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몇 년 전부터 술을 끊고
입에도 대지 않는다고….
헐 ~~~~
산사랑만으로 보면 나를 뛰어넘는 은둔의 고수가 확실한데.....
글쎄 신선이라기 보다는
스토아 철학파와 수도승을 버무린 느낌이랄까?......
자기 주관과 원칙에 매몰된 구도자
볌인이 시선으로는 고수하기 쉽지 않은 방식이고 굳이 고집할 이유도 없는
젊은 날의 내가 그랬다.
새벽 4시쯤 차를 몰고 2~3시간 운전을 해서 장쾌한 산릉을 한껏 욕심낸다.
멀리 돌아 내렸으니 차를 회수하는데 돈과 사긴이 들고 피곤한 상태로 운전하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위험하기 짝이없다.
상업 산악회가 생기면서부터 전국의 명산으로 가는 실크로드가 활짝 열렸다.
얼마나 편한가?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떠나는 산악회를 낙점해서 새벽에 정해진 곳으로 가면
목적지 까지 몇 시간이 걸리든 싼값으로 안전하게 배송해준다.
나는 차안에서 잠을 자거나 심심하면 책을 읽는다.
부여된 시간안에 먼길을 돌아내려 가면 거기서 산악회 버스가 기다린다.
황홀한 혼자만의 고독을 방해받는 다고?
NO!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다.
단지 나의 선택의 폭이 늘어날 뿐이다.
그럴 때라고는 별로 없지만 혼자라서 고독하다고 느끼면 동행을 선택할 수도 있다.
점심때만 같이 어울려도 좋다.
그리고 하산주는 주최측이 준비해 준다.
모르는 사람들과 술 한잔 걸치고 이러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들어와 한잠 때리면
난 순식간에 대전에 돌아와 있디.
신선놀음이란 이런 거 아닌가?
허기사 그것도 나의 주관적인 판단이긴 하지만
우야튼 나의 시각과 기준으로 보면 오로지 혼자만의 산행만을 고집하는 광주산님이나
동네산은 혼자해도 ,먼산은 절대 혼자 안가고, 산악회산행은 절대 안한다는
조사장의 외곬수 산행은 두루뭉술한 산행철학을 자진 내겐 편식을 고집하는 특이
체질의 산꾼으로 비춰짐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인정 !
산을 겁나게 좋아하고
매주 지극한 삶의 기쁨과 지상의 천국을 만나며 살아가고 있다는 거 ...
영각사 코스를 올라서 덕유에서 다시 되돌아 내려 간다고 했다.
이 먼길을 와서 서봉도 찍지 않고 가파른 자갈코스인 영각사로 그냥 되돌아 내려간다고?
ㅎㅎ 이냥반 무늬만 고수지 산길 초짜아녀?
허기사 덕유교육원 비장의 루트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냥 나를 따라 오라고했다.
오늘 하루는 하이에나의 고독한 입냄새를 없애 보라고......
동행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서봉 찍고 육십령가는 백두대간에서 덕유교육원으로 내려서는
비밀 통로를 알려 주었다.
그 고급정보를 약밥 하나 꿀물 한 잔 얻어 먹고….
광주 김호산
이름처럼 정말 산을 좋아하는 남자
내가 만난 또 한 명의 중독자며 재야의 숨은 고수 였다
서봉과 육십령 길 사이 거그서 만나는 사람들은 일단 고수로 보면 된다.
남덕유와 서봉은 고수들의 산이여…
백두대간을 타거나
고원의 후련한 풍경과 바람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만이 찾는 ….
서봉과 할미봉은 알고 있다.
육십령에서 향적봉 찍고 다시 되돌아 간 절세고수의 전설을...
그랴도 내겐 동네산 같이 편안한 산이여...
아무 때나 훌쩍 와서 한 바퀴 휘돌아 내려가는 ...
광주 김호산에게 지리산과 내장산의 합동 산행을 제안했다.
하산 후 원점회귀 택시비를 절약할 수 있으므로...
광주 김호산은 흔쾌히 수락했고 우리는 각자 번호를 따고 헤어졌다.
우리는 성공적인 덕유 산행을 마무리 하고 대전에 돌아와 삼식이 회와
붕장어 탕으로 회포를 풀었다.
술자리에서 조사장이 그랬다.
원점회귀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신경쓰지 말라고......
괜히 번거롭게 다른사람을 끌어들일 필요가 뭐가 있냐고?
후견인처럼 항상 뒤풀이겸 산행비용은 모두 조사장이 내다보니 난
나름 비용절감을 해주려는 생각이였는데
원점회귀 비용으로 10만원 까지는 얼마든지 내겠다니
나야 아무래도 좋은거 아닌가?
지난 번 김천 흰대미산-양각산 수도산 산행 때 원점회귀 비용이 7만원 들기는
했지만 그건 산길을 엉뚱한 곳으로 잘못 내려와서 그랬던 거다.
대전서 서울가는 거리도 아니고
하루종일 개발에 땀나게 걸어도 산길을 얼마나 걷겠는가?
아무리 도로가 구비구비 휘돌아도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데 택시비 10만원 넘는 일이 없다.
우야튼 조사장과의 산행은 럭셔리 산행이다.
운전다해주고 원하는 메뉴의 밥과 술 다사주고
숙박하면 체류지 인근의 최고좋은 숙박시설에서 방을 따로 혼자 쓰게 해준다.
근데 난 별로 미안하지는 않다.
지금 벌어들이는 돈으로도 평생 쓰고도 넘쳐서 1/10도 못쓰고 다 아들 주고 가야 할거다.
산과 골프 말고는 돈을 쓸데도 별로 없어서 전원 주택지 옆 땅이나 몇 백평씩
계속 사들이고 정원수에도 억단위 돈을 쓴다.
그도 나도 안다.
그것이 다 부질 없는 일임을 ...
베낭을 메고 나가면 매번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삼천리 방방곡곡이 다 나의 정원인데......
하지만 넘치는 돈을 워짤겨....
.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평 유명산 (0) | 2021.06.24 |
---|---|
이기자 전우들과 이슬봉 (0) | 2021.06.14 |
패밀리 차박 공지 (0) | 2021.06.04 |
비가 예정된 날의 속리 산책 (0) | 2021.04.07 |
봄이 오는 고원길 (흰대미산-양각산-수도산) (0) | 2021.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