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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제주2일차- 용머리해안,마라도,수월봉트레킹,신도2리해안,황우지.외돌개

 

 

여행 2일차 201211022

 

라림부띠끄 조식 : 전복죽, 해물라면 (조식포함가)

용머리해안

마라도

마라도 해산물 모듬: 30,000

수월봉지질트레킹

차귀도 한치 및 오징어 : 40,000

서귀포 삼보식당 전복뚝배기 : 38,000(22,000, 보통16,000) 현지인 추천 식당

황우지 외돌개

취다선 리조트 숙박

 

 

용머리 해안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
여행지의 새벽은 포기할 수 없는 낭만
용머리 해안으로 차를 달렸다 ·

깨어나는 산방산의 새벽은 이국적이고 신비롭다 ·
검은 바다와 분홍빛 서광을 머금은 하늘은 시리도록 이름답고 황홀한 새벽의 고요는 홀로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여행자의 가슴으로 조용히 밀려 들었다.


내가 누구여 ?
난 무릉객이다 ··
세상 의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떠도는 낭만 가객 ··

굳게 닫힌 철문을 넘고 홀로 용머리 해안을 거닐었다 ·
6
년 전 마눌과 그 길을 길을 걸었고 그 세월 동안 해풍과 파도에

마모된 해안의 바위절벽보다 더 낡은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 지난 세월의 이야기를 듣는다.

태초부터 거기 있는 바다돠, 파도와 바위들에게…..


괜찮아 ·‥
너희들처럼 흔들림 없이 한자리를 지키며 영겁의 역사를 증거하지는 못하지만
나름 잘 살고 있다네 ··
가끔은 흔들리지만 늘 다시 제자리로 돌아 오지 ··
추억과 그리움에 길을 물어 이렇게 다시 돌아 온 오늘처럼

지난 세월의 가르침과 오랜 세월 늘 변함 없이 거기 침묵으로 떠도는 장중한 교훈을 다시

들으려 하네 …..

더 멀리 떠나지 못해 아쉽긴하지만 난 늘 구속 받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 이었네 ··

새벽바다를 거닐며 우린 그 동안 밀린 얘기를 나누었다.

해안의 공기는 청명하고 바람은 부드러웠다.
다만 그것 뿐이었으랴?

용머리 해안을 돌아 나와 능선 위 전망대에 올랐고 그곳에서 후련한 해풍을 맞으며

낭만적으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의 축복까지 한 몸에 받았다 ·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호텔 식당에서 전복죽과 해물라면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난 모슬포 항에서 해물탕으로 아침을 했으면 했는데 마눌이 이미 조식포함으로 호텔을

예약한 상태였다 ··

 

마라도
그리고 우리는 마라도로 갔다.

마눌이 날 위해 양보한 여행코스

난 젊은 날 1년에 한 번씩은 제주도에 갔다.

그 때 제주도에서 내 혼과 마음을 온통 빼앗아 버린 건 한라산이었다.

가족여행 두 번, 회사직원들과 두 번 갈 여행 길에서 웬만한 볼거리는 다 섭렵했지만

한라산 말고는 모두 시들했다..

최고의 체력과 기량으로 한국 오지의 산을 거침없이 빠대고 다닐 때였으니 남한 최고봉

한라산 이야 1년에 한 번 올라도 늘 새로운 감동이었다.

새벽에 성판악에서 한라산에 올라 관음사로 내려오는 공식 말고는 내 뇌리에 각인된 다른

제주는 아무것도 없었다.….

제주도에 계셨던 신부장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한라산에 갈 거라고 배낭과 등산화를

둘러메고 갔으니 대략난감의 못 말리는 산사랑 이었다.

지져먹고, 뽂아먹고, 데쳐먹고, 끓여먹고

성판악-관음사, 영실-어리목 , 영실-돈네코

제주의 산길은 그렇게 내 마음대로 요리해서 맛 있게 먹었다.

내 인생 최고의 설경은 내가 귀연 회장 때 진행한 겨울 한라 산행에서 만났다.

지금도 전설에 회자되는 잊을 수 없는 그 날은 아이처럼 들뜨고 즐거웠던 동화의 나라였고.

마눌과 함께 마주했던 평생 다시 볼 수 없는 장엄한 설원 이었고 장대한 설국이었다.

 

그 이후로 한라산의 갈증은 완전히 해갈되었고 나는 겨울에도 더 이상 한라산을 그리워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제주도는 그렇게 내게서 멀어져 갔다

 

마라도는 내겐 미지의 섬이지만 탐험을 부추키지 않는 관념의 섬이었다 ·
어젠가는 갈 것이지만 그것이 꼭 오늘일 이유는 없는 그런 섬 ··
어쩌면 상상력에 그냥 신비로운 상태로 남겨두고 싶은 섬 ···
굳이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친구들과 먼저 돌아 본 마눌이 등을

떠밀어 준 것이다..

 

우리 국토의 최남단을 돌아 본다는 설레임이 있었다.

비응도와 가파도는 얼마간 우리 뱃길을 따라 왔고 산방산은 마라도 까지 우릴 따라오다가

등대로 올라 가는 길에도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제 섬 한가운데 가게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어 좀 아쉽긴 하지만 제주도 남쪽 뱃길에

목가적이고 낭만적인 섬이다.

검은 절벽 해안의 카리스마는 압권이고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은 후련하다.

마라도의 관전포인트는 해안 절벽과 푸른바다.

으레 그렇듯이 섬 가장자리를 넓게 돌면서 풍경이 예사롭지 않은 해얀 절벽들은 길과 난간을

벗어나 꼼꼼히 돌아 보았다.

해산물 모듬에 쏘주 한잔은 필수 옵션이지만 오늘은 안전운행을 위해 그 한 잔마저 유보하다..

 

애잔하고 좀 쓸쓸할 것 같다는 내 선입감의 느낌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풍광은 기대이상의

섬이었다 .·
마라도는 섬이 주는 고독감과 고립감의 이미지 뒤에 묘하게 감성을 자극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호젓한 낭만을 간직하고 있었다.··
미라도 해안 절벽에서 바라다보이는 산방산의 모습으로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드는 배와 관광객으로
내가 애초에 생각했던 것처럼 마라도는 그렇게 고독하고 외로운 섬이 아니었다.
내 마음에 간직한 신비가 하나 사라졌지만 거센 바닷바람도 오히려 따뜻했고

외로움 조차 감미로운 설레임 가득한 여정이었다.

 

제주도의 혼 김영갑이 본 마라도  – 자연의 교향악

“마라도에 가면 세상이 보인다.

작은 섬 안에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다 있다.

종교,철학,문학,회화,음악,무용,모두다 있다.

갯바위 파도로 시를 읽어주고 바람은 잠시도 쉬지 않고 노래하며 억새는 춤추고 하늘과 바다는

그림을 그린다.

수평선은 고독과 자유를 강의하고 구름은 삶의 허무를 보여준다.

마라도에는 특별한 볼거리가 없다.

마라도는 느낌의 섬이다.

어디서 이런 절미한 세상을 만나겠는가?”

 


수월봉 지질 트레킹
6년 전 지난 여행 때 사실 이미 지나온 동선이었다 ··
그 옛날 차귀도 선착장에서 오징어를 질겅거리며 올랐던 수월봉을 마눌은 기억하지 못했다·
그 때 수월봉에서 차귀도 선착장까지 걷는 길이 따로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마눌이 어디서 들었는지 제주에 오기 전부터· 노래를 불러서 그 여행길의 의미와 타당성을

검토하고나서 어제 일정에 수월봉 지질 트레킹을 편입시켜 놓았었다.·

근데 비행기가 두 시간이나 연착한 것이다.

게다가 반대 방향 식당으로 갔다 오는 바람에 또 한시간이 날라가 버려 한담해안

산책과 수월봉 트레킹은 사긴 상 생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미룰은 어제부터 또 수월봉 노래를 해댔다 · ··
나중에는 듣다 듣다 귀가 따가워 마라도 투어를 마치고 역방향 수월봉으로 핸들을
꺾고 말았던 것이다.··

갔다가 되돌아 오는 해안 트테일은 8km쯤 될까 ··
우린 어제 놓쳐버린 제주 바닷가의 낭만을 만끽하며 그 길을 걸었다 ··
끊임 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바라보며 바다가 같이 가는 길은 언제 걸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게다가 먼바다에서 밀려와 푸른 하늘아래 검은 용암해변에 하얗게 포말지며 부서지는 제주의

바다는 너무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
다음 제주여행에서는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면서 걸을 수 있는 해안 산책 길은 모두 걸어보고 싶다.

어쩌면 그게 가장 제주도 다운 여행 법 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제주도 대표오름 30개쯤 오르고 새로 조성된 한라산 둘레 숲 길도 꼭 한 번 걸어보고 싶다.

 

우린 그 아름다운 길을 혼곤히 걸어 차귀도포구 선착장에 도착했다.

길 위의 어느 곳에서나 바라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낯 익은 차귀도 선착장 주변에서 점심을 먹으렸더니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갔다.

배도 그리 고프지 않고 어중간한 식사로 인해 제주 특미를 섭렵하는 저녁 식도락의 기쁨이

반감될 까봐 그 옛날 추억의 차귀도 한치와 오징어로 점심을 대신하기로 했다..

더 귀해진 오징어와 바닷바람에 실린 추억의 맛

우린 지난날의 제주도 추억을 함께 질겅질겅 씹으며 다시 돌아와 차를 타고 수월봉에 올랐던

것이다.··


신도2리 해안

그냥 해안 길을 따라 가다가 우연히 들른 곳이다 ‥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싐터의 모습이 너무 이뻐서 정차하고 산책을 하는데 쉼터 뿐 아니라

작은 자연 연못 까지 있는 해변의 풍경은 제주도의 여느 유명한 해안 명소 못지 않게

이국적이고 아름다웠다·
뚜렷한 매력이 넘쳐나는 제주 해안의 풍광으로 인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거닐다가 다시

해안을 따라 성산 숙소를 향한 귀로에 올랐다 ·
마눌이 예전 황금향을 팔던 가게에 들른다고 하는 바람에 숙소 도착이 너무 늦을 것 같아

아쉽지만 해안도로를 빠져나와 네비가 안내하는 최단거리 내륙 도로로 길을 잡았다.

 

황금향의 당도와 풍미가 좋지 않을 때라고 굳이 다음에 살 것을 권하는 주인 아줌마의 진심

을 고맙게 받아들이며 돌아 나오는데 굳이 귤과 과자까지 한아름 챙겨 주신다.

당장의 눈 앞의 이익 보다는 더 멀리를 내다보는 고객관리의 지혜

마눌은 이제 이 아줌마가 건 주문과 마법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 아줌마에게 길을 물어 현지인 맛집을 찾아 갔다

삼보식당

그냥 허름한 동내 식당의 모습으로 메뉴도 일반적인 제주의 전통 식단 이었다..

우리는 전복 뚝배기 특과 보통을 시켜 먹었는데 그 맛이 아주 괜찮았다.

사실 제주의 특산 음식과 요리 솜씨는 비싼 가격표 비해 가성비가 그다지 좋지 않아

난 제주 음식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38,000원의 식사의 맛이란 절대적인 평가가 아닌 상대적인 평가일 뿐이다.



황우지, 동너븐 언덕, 외돌개
선녀탕 황우지와 동너븐 언덕 ·외돌개는 그곳에서 멀지 않은 기는 길이라 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둘러보았다 ··
마눌은 친구들과 다녀 왔다는데 제주도를 휠씬 많이 오갔던 나는 오히려 보지 못한 관광지

투성이다.

그렇다고 아쉬울 건 없다.

아무리 야지리 근성이라도 한꺼번에 모든 욕심은 다 채울 수 없고 살아가면서 또 제주에

올 날이 많을 것이다.

제주의 유명 관광지들은 이정표도 잘되어 있어서 오다 가다 언제라도 들를 수 있다.
황우지는 여름 스노쿨링 명소라는데 큰 용암 풀장의 모습인데 개인적으로는 신도2

해안의 작은 용암 연못 풍경 더 아름다운 듯하다 ·
후련한 바다가 조망되는 동니븐 바위여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외돌개로 이동하다 ··

외돌개는 인상적이었다
제주를 지키는 외로운 장군처럼 수처년 비비람과 파도를 맞으며 거기 서 있다 ·
외로운 외돌개도 조금씩 세월에 닳아가겠지만
난 여전히 변함없이 위풍당당한 그 모습을 만나기 위해 다시 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오늘 이렇게 그 모습을 가슴에 담았으니 ….

다시 온 다 해도 또 갈 데가 많을 것이라

외돌개를 마지막으로2일차 제주여행은 끝이 났다.

벌써 석양은 태양의 황금 빛을 바다 뒤로 감추었고 어둠은 바다 건너에서 파도를 타고 조금씩 .

밀려 들었다.

마라도 관광에 수월봉역방향 투어에 시간 소요가 많은 데다가 일정대로 움직이지 않아 성산

숙소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가는 데만 1시간 이상 소요되었다.

우린 숙소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한병을 사서 취다선 힐링리조트에 체크인 함으로써 성공적인

2일차 여행을 마무리 했다.

 

개량힌복을 입은 데스크 아줌씨
혹시 떠들면 누가 이름이라도 적는지 필요이상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호텔 숙박 주의사항을

당부하고 내일 일정을 설명한다.

TV도 없단다.

흐미~~

마눌이 생뚱맞게 예약한 비싼 호텔은 명상과 요가 교실을 운영하면서 휴식과 힐링의

컨셉으로 이미지를 차별화한 휴양 리조트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