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그림 - 투명 니스 칠하기 전
돌그림 - 투명 니스 칠한 후
돌그림 - 수석에 장식한 모습
작품 제목 : 곤충 요정
곤충요정이란 작품은 그래서 새로운 정적인 세상을 위한 실험적인 나의 도전이었다.
채이의 첫돐을 축하하는 의미로 가지고 있던 돌들에 곤충그림을 그리고 투명 니스로
칠을 했다.
당초 나무 등걸을 구해서 곤충 들을 붙여서 채이 생일선물로 주려 했는데 칼국시 이승용
사장이 내게 선물한 남한강 오석에 곤충을 그린 돌들을 붙여 곤충요정을 형상화 했다.
전갈과 사슴벌레는 길게 늘어뜨린 요정의 뒷머리이고 달팽이는 눈, 하늘소는 요정의 입이다.
그외 매미는 요정의 코이고 잠자리는 귀걸이 나머지 곤충들은 뽀글거리는 요정의
머리칼이다.
남한강의 오석은 질이 치밀하고 단단하여 매우 무거운 돌인데 일정한 형상을 갖추면
수석으로의 가치를 부여 받는다.
사실 선물 받은 오석은 크고 무겁기만 하지 미술적 관점에서 특이한 면이 없어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성의를 무시하는 것 같아 그냥 받아 온 수석이었다.
주요재료인 몽돌은 바다가 주었고 수석은 이사장의 선물이니 이 작품을 만드는데 돈은
물감과 ,본드, 붓,빠레트를 다합해도 2만원도 채 들지 않았다.
작품 후기
영원히 사는 건 바위 뿐 !
바닷가를 가면 돌을 하나 씩 주워 오는 게 취미가 되었다.
딱히 취미랄 것도 없었다.
그건 내가 그 곳을 다녀 왔다는 표시이고 기념 이었다.
어느날 내가 전원에 집을 짓게 되면 그 돌들로 마당과 정원을 장식하리라 했지만
나는 아파트를 떠나지 못했다.
아니 떠나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떠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수십년을 변함 없이 아름다운 세상의 풍경 속을 떠돌다 보니 내 삶은 자연스레
유유자적하고 고요해져서 구태여 자연 속에 삶의 둥지를 틀어 삶의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마음껏 세상의 풍경을 즐기면서 그 댓가로 지불되어야 할 고행과 불편함의
통행세를 결코 마다하지 않았지만 다시 돌아오면 다음의 세상 여행을 위해 정작
필요한 건 안락한 휴식과 재충전이었으니 노후에도 내겐 도시의 편안한 아파트가
더 나은 대안이었다.
내가 바람과 구름을 벗하며 많은 날들을 산과 바다를 떠돌아 세월에 둥글어졌듯이
바닷가의 돌들 또한 세월의 바람에 풍화되고 파도에 씻기어 지금의 편안한 모습이
되었다.
나이가 몇 살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아직도 나와 세상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았는가?
바닷가의 조약돌이 작다고 큰 바위보다 더 어리다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어린들 나 보다 더 어릴까 ?
어느날 문득 닮아 있는 삶의 모습과 만남의 의미가 눈에 들어왔을 뿐이다.
난 안다.
멀리 떠 나지 못할 날들이 잰 걸음으로 내게 다가오고
화사한 나의 봄이 조금씩 탈색되고 있다는 걸 ......
그 때 쯤에는 내 여행의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나의 삶에서 산과 바다 그리고 여행이란 역동적인 시간을 빼고 무수히 남는 시간을
나는 어떻게 보낼 것인가?
지금 누리고 있는 독서와 영화감상, 글쓰기 등의 정적인 취미에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나 더 취미로 갖는다면 어떤게 좋을까?
그림도 좋고 목조각도 좋고 스톤아트도 좋다. 아직은 본격적으로 어느것을 해 볼 것인지
구체적으로 결정하지도 않았고 그럴 시간적 여유도 없지만 마음의 준비나마 조금씩 해
나갈 때가 되었다.
첫 작품이라 일단 내 방에 장식품으로 전시하고 내가 죽은 다음에는 채이에개 돌려 줄
생각이다.
앞으로도 틈나는 대로 돌그림을 그려 볼 생각이라 단순하고 거친 그림빨은 조금씩 개선
되고 더 나아질 것이다.
그러다 두 번째 은퇴하면 그림 수업을 본격적으로 받아 그림실력을 늘리고 나만의 독창
적인 돌그림을 그리면 더 볼만한 게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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