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새벽 호수가의 호젓한 낭만을 아는가?
비에 젖는 게 두려운가?
아니면 마음이 젖는 게 두려운 것인가?
아무도 없는 어느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홀로 고립된 다는 것은 신비롭고 황홀한 경험이다.
아무도 없는 지리산 천왕봉
아무도 없는 반야봉
나 말고는 거니는 사람이 없는 아무도 없는 금지된 공룡능선
뼈를 에이는 바람과 빙결된 눈을 뒤집어 쓴 표석만이 반기던 남덕유 정상
새벽 바다...
새벽을 사랑하고 떠나는 걸 두려워 하지 않으면 언제건 어디서건 그런 활홍경 속에 홀로 남겨지
는 자신을 만날 수 있다
세상에 단하나 뿐인 내가 홀로 만나는 세상의 단 하나의 풍경
그 고요하고 아름다운 시간
그 설레임과 고요는 도심 가까이에서도 만날 수 있다.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 비가 추실거리는 대청호 !
오늘 전람회장에는 색다른 그림이 바뀌어 걸리는 날이다.
“바람 없는 맑은 날 바라본 바다와 맑고 파도가 거친 날 바라보는 바다가 똑같을 수는 없다.
물때에 따라서도 바다의 느낌은 달라진다.
똑 같은 시간 똑 같은 장소에서 바다를 보아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같은 곳을 수십 번 수백 번 반복해서 찾아 가지만 새로움으로 다가 옵니다..
같은 곳을 삼백예순 다섯 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찾아도 갈 때마다 새롭기만 합니다.
자연은 늘 사람을 설레이게 하는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으로 충만해 있습니다.
나는 늘 긴장 속에서 자연 속을 맴돕니다.”
매일 만나는 제주도 중산간의 풍경괴 매일 오르는 오름의 느낌이 다르고 변화무쌍한 대자연의
황홀경에 매번 오르가즘을 느낀다는 제주귀신 김영갑의 말이다.
그 풍경을 만나는 데 필요한 건
잠들지 않는 내 영혼
그리고
세상에 무뎌지지 않은 섬세한 감성이면 족하다.
그날 그 곳에 가면 새벽의 고요와 내마음의 평화기 공명하는 살가운 시간을 만날 수 있다.
아무련 잡념없이 그 고요한 풍경에 심취하고 내마음 한구석 어딘가에 남이 있는
어린날 날궃이의 추억과 청춘의 낭만을 일깨 우는 감미로운 시간
옷과 표정과 헤어스타일이 나와 다른이들에게 다른 느낌을 주듯
새벽과 비
그리고 조용히 가지를 흔드는 바람이 내 마음 깊은 곳의 명상을 이끌어 낸다.
급할 것도 없고 신경 쓰일 일도 없다..
비를 받아낸 나뭇잎이 내 옷을 적시던
바짓단에 흙이 묻던 등산화에 뻘 흙이 튀기던 애초에 개의치 않기로 했으니…
신새벽 우산들고 산책할 마음인데 내 마음을 괴롭히는 것이 무에 있을 거며
설령 그런 것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 넘이 이 새벽에 꾸역꾸역 어딜 기어 나오겠는가 ?
청승이 아니다
이 비는 메마른 내 가슴을 적시고 내 마음에 쌓인 먼지와 때를 씻어 내린다.
이 바람은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내가 꿈꾸는 그 고요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들여 보내고
잠자던 감성을 흔들어 깨운다.
난 그냥 빗속을 걷는다.
그러면 고요해지고 편안 해지고 나중에 뿌듯해져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2023년 5월 29일 월요일 / 비오는 석가탄신일 대체 휴일 날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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