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에서 바닷가를 거닐고 까페에서 놀다가 회나 한사라 하고 오렸더니 고부기가
훅치고 들어왔다.
전북 굴단지 가면 어떠냐고 ?
천북이 워디여 ?
전북 순대국밥은 들어봤어도 천북 굴단지는 첨들어 보았다.
굴이 많이 나고 엄청 싼 곳 이란다 .
남당리 옆댕이….
인당 이만원이면 충분이 먹는다고.
고부기 말은 믿을수가 없다.
교수지만 세상 물정은 모른다.
가격에 비해 양이 많은 건지 아니면 얼마를 해야 가격이 싼 건지….
하지만 이번에 콕집어 얘기하는 걸 보면 한 번 가봤다는 야그일테니 한 번 믿어봐?
차는 고부기와 내가 가져가기로 했다.
마눌은 또 감기를 달았다
작년부터는 제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이러저런 병치레도 눈에 띄게 잦다.
이유없는 체중 감량에, 독감에, 족저근막염에, 턱관절에 …..
정말 빠끔한 날이 없다.
그래도 HIOF 모임 야외 트레킹에 있어서는 여자들 중 가장 짱짱한 체력을 자량했는데
노화의 반감기처럼 면역력이 떨어지고 회복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같이 산에 간 날이 아득하다.
발이 아파 무리하지 않는다고 걷지 않으니 다른 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격이다.
노후의 건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건 잠과 운동이다.
질 좋은 수면이야 말로 신체리듬 회복과 면역력 증강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결국 답은 마음과 자연 속에 있다.
마음을 편히 하고 몸을 꾸준히 움직이지 않으면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는다.
이기자 모임때도 저조한 컨디션이라 걱정했는데 이번에는 상태가 더 좋지 않다.
다들 김빠지겠지만 혼자 갈 생각까지 했다가 가까스로 아침에 같이 가기로 했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좋지는 않겠지만 혼자 웅크리고 있는 것보다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다 보면 증상이 완화되고 기운이 더 날 수도 있을 수도 있으니..
대전역에서 봉규를 픽업하여 홍예공원으로 갔다
우리가 10 여분 늦을 줄 알았는데 고부기 차가 또 문제가 생겼다.
마국에서 가져온 탱크 같은 차 !
지난번 장령산 모임 때는 달리던 차가 갑자기 제어가 안되어서 큰 사고가 날뻔 했는데
이번에는 라이닝이 문제가 생겨 정차 및 출발 시 요란한 소리가 난다고…
하여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고부기다.
모임 일정 잡는 게 왠지 순조롭다 했다.
고부기는 홍성카센터에 치수리를 맡기고 택시로 오는 바람에 30분을 더 늦었다.
홍예공원은 용봉산이 올려다 보이는 자락에 자리 잡고있는데 바로 옆에 도서관이 있고
도청사도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내포읍의 중심권에 있다
두개의 호수와 솔숲이 인상적이다 ᆞ
하여간 우여 곡절 끝에 우리는 또 어렵게 만나서 천천히 공원을 걸으면서 그간의 밀린
얘기를 나누며 회포를 풀었다.
공원을 한 시간여 산책하고 중식을 위해 나름 맛집으로 소문난 내포 “우렁쌈밥” 집으로
이동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거긴 또 토요일은 쉰단다.
헐~ 토요일날 쉬는 식당도 있다.
급하게 검색하여 용봉산 입구 황금 코다리 집으로 낙점하다.
그 곳으로 차를 몰고 가니 그 곳에 오히려 먹을 만한 식당들이 운집해 있다.
가벼운 점심메뉴 음식들로 버섯전골 식당과 두부요리 전문점이 눈에 들어 왔다.
먼저 바래다준 아줌씨들한테 먹고 싶은 식당으로 드가라 했는데 다들 만장일치로
황금코다리로 결정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 대기표까지 발급하는 황금 코다리에 반해서 대기표를 받아
버린 것이다.
그래도 타이밍이 잘 맞았다.
남자들 델구오니 자리가 나서 별도의 룸에서 편안하게 식사했는데 생각보다 분위기도
좋고 맛이 괜잖았다.
다들 만족하는 식사.
지난 가을 쌈밥집처럼 별도룸에서 우린 즐겁게 담소하면서 여유로운 식사를 즐겼다.
위층에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짜 까페도 있다.
룸이 있는 넓은 전원 식당에 별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까지…
가성비 대비 맛도 좋고 시설도 훌륭하니 사람들이 몰릴 수 밖에 없다.
올라가 차 한잔씩 마시고 고부기네와 나는 수리를 맡겨둔 차를 회수하여 오다.
시간 지체가 많아서 거북 마을에 들리려는 일정은 취소하고 고부기 차를 찾아와서
곧바로 해안가로 이동하다.
마눌과 봉규와이프는 새조개가 먹고 싶은 눈치인데 새조개는 인당 4만원 이라 술값
까지 하면 5만원 꼴은 족히 나올 것이다.
근데 문제는 양이 그리 푸짐하지 않다는 거
못 먹을 것도 없지만 은퇴한 노땅들에겐 한 끼 식사로 부담스런 금액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고부기 강추한 메뉴이고 모두들 동의한 여행인데 갑자기 바꾸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아 원안대로 진행하기로 하다..
먼저 궁리포구로 갔다.
관광지에서 벗어나 오히려 호젓하게 산책하기 좋은 길이었다.
방파제를 따라 한바퀴 돌며 사진을 찍고 나와 남당리로 이동하다.
남당리 가는 길의 속동 타워는 완성된 모양이다.
궁리항에서 바라다 보이는 높은 전망대다.
속동은 원래 캠핑지로 알려 졌던 곳인데 전망타워가 세워지면서 근처에 까페들도 들어
서고 있다.
남당리를 등에 업고 관광지의 깃발을 올리고 싶은 모양새다.
남당리야 말로 서해안의 가장 유명한 대표 관광지다.
대하철이나 새조개 철에는 수도권 인파로 늘 교통 체증의 몸살을 앓는 곳
대표 관광지 간월도와 안면도를 가까이에 두고 있고 대하와 새조게 주꾸미 축제등으로
그 때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우리는 새로운 명소로 부각되고 있는 남당리 노을전망대까지 걸으면서 바다의 정취를
즐기고 천북으로 넘어갔다.
남당리 주차장도 입추의 여지가 없지만 천북은 그것보다 한술 더 뜨는 모습이다.
이류관광지의 포스 작렬이다.
별로 반갑지 많은 축제장의 감초인 요란한 뽕째음악이 스피커에서 울려퍼지고
길거리에 잡상인 수레가 늘어선 있고 가게 주인들은 호객에 분주하다.
2호차가 도착을 안해서 축제장을 따라 걸어가다가 고부기한테 전화를 했다.
아는 집이 있냐고?
없댄다.
그랴서 얼마간 걷다가 눈이 마주친 주인 아줌씨 식당으로 들어 갔다.
모슬항 !
제일 한적한 집으로 들어간거다..
어찌피 가격대는 같을 것이고 굴요리가 굴맛이지 특별한 노하우도 없을 것이다.
근데 어쩌면 굴찜을 짜게 안하는 비법을 가진 식당이 있는 줄은 모르겠다.
우리는 굴과 가리비 섞어찜 중짜배기 두개 시켰는데 다라의 크기와 양이
어마어마 하다.
대짜배기는 한다라에 7만원이다.
굴의 껍데기만 커서 먹을 게 별로 없으리라던 생각은 빗나갔다.
다들 먹다 지쳤다.
여자들은 굴이 좀 짜다고 했다.
바닷물에 사니 그려려니 했는데 짜긴 좀 짠듯하다.…
아마 소주를 함께 마시는 친구들이나 사이다와 함께 마시던 나보다 굴만 먹던 여자들은
짠 맛을 더 느꼈을 것이다.
여자들에게 낙지 탕탕이 한사라 시켜주고 남은 굴은 남자들이 모두 인수했는데 나중에는
그것도 남아 다른 요리를 시킬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 생일이었다.
어디가나 불가사리 먹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남들은 다 나가떨어져도 다라 바닥이 보일 때까지 무한 질주하는 지칠줄 모르는
나의 에피타이트!
역시 고부기는 믿을 만한 넘이 아니다.
와 본 적이 있었으면 5만원 짜리 한 다라만 시키고 다른 것도 시켜야 맞는 거지
아무런 얘기가 없으니…..
허기사 낙지와 소라를 빼면 다 굴요리라 굴무침, 굴전 등등…
굴 한다라 먹고 나면 다른 굴요리는 아무 생각 없어질 것이다.
결국 우리는 더 이상 추가주문을 못하고 굴칼국수 와 굴라면 2인분 거창한 판을 마무리
하고 말았다.
중짜배기 굴찜 두개와 굴라면, 굴칵국수 2인분 그리고 낙지 탕탕이 한사라
가히 굴고문과 굴테러 여행 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굴은 내가 가장 많이 먹었다.
한 달 동안은 굴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질 것이다.
황찬이는 술을 더 먹고 싶은 눈치 였는데 봉규와 고부기가 몸사리는 통에 셋이 네병
밖에 마시지 못했다.
내가 운전만 안했으면 고부기가 가져온 시바스리갈도 아작 냈을 텐데…
이넘들 그 귀한 술을 개봉도 안하고 돌려 보냈다.
그 술은 다음 봄 1박 회동 때나 없어질 것이다.
그 옛날 황찬 와으프 왈
고부기와 봉규는 점잖고 조용한데
술 많이 마시고 요란스럽게 떠드는 건 나하고 황찬이 밖에 없단다.
작년 여를 대전 모임에서 소주 댓병에 사바스리갈 다 먹고 인사불성되어 수원으로 가던
황찬은 집에 가서 마눌한테 엄청 혼났다.
ㅎㅎ 재수씨
그 맛에 친구 만나고 그 맛에 또 즐거운 인생인 거지….
하여간 우린 즐거운 천북회동을 마치고 그렇게 다음 봄의 모임을 기약하면서 해안의
어둠속에서 작별을 고했다.
“ 잘지내고 봄에 또 만나세 !”
HIOF 24년 동계 회동
여행일 : 1월 27일 토요일
여행지 : 천북굴단지 -서해안 일원
경유지 : 홍성 홍예공원 산책, 황금코다리 중식,
궁리항 산책, 남당리 노을 전망대, 천북 굴단지 모슬항 석식
동 행 : HIOF 4인방 부부
날 씨 : 포근하고 햇빛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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