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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이기자 2004 동계 세종 회동

 

 

 

 

 

돈 없고 빽없는 자들이 가는 군대

그 힘들다는 이기자 부대에서 우린 젊은 날을 보냈다.

다들 군부대 쪽을 비라보구 오줌도 안 눈다는데

나는 가끔 내 젊음이  방황하고  고뇌하던 그 아련한 시절이 그리워진다.

눈이 장하게 내리는 날에는 홀로 동초를 서던 날 탄창고 낡은 지붕위로 춤추며 내리던

그 주먹덩이 함박눈의 감동이 생각나 코끝이 찡하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싸릿대를 꺾어 구워먹던 옥수수 맛이

그리고 장작 빼치까불에  끓인 라면과 얼어붙은 경월 소주의 짜릿한 맛이 눈물겹게

그리운 날이 있다.

그 맛을 다시 느낄 수 없고 다시 돌아 갈 수 없는 시절이지만 그래도 그 시절의 전우들과

세월여행을 함께하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그래
우린 그렇게 세월에  늙어 가지만 아직도 그쇠똥빠지는 군대 얘기를 나누며 즐거워하고

가끔 지난 세월의 이야기를 나누며  한잔 술에 그리움과 추억을 타서 마실 수 있는 군대

친구가 있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 듯 한 번 이기자전우는 영원한 전우다ᆞ

 

군대친구들과 부부동반 모임 일이다.

엄하사가 있는 세종에서 모임을 하기로 하다.

모든 계획은 엄하사에게 일임했다.

다만 맛 있는 저녁식사를 위해 아침 겸 점심은 간단히 먹자고 했는데 엄하사는

부인들을 위한

명소라고 럭셔리 샤브샤브 요리집을 예약했다.

~~

엄하사는 프리미엄 코스를 예약했는데 소고기 등심이 나오는 인당 32000원 짜리

윤여사가 강추한 식당이고 세종으로 오니 자기가 산다고

일식 코스요리 스타일로 음식이 계속 서빙되고  코스중간중간에  서빙과 요리를 챙겨주어

대접받는 느낌이 드는 식당이었다.

비쥬얼도 맛도 훌륭했다.

정종도 한 병 시켰는데 음식은 계속해서 나오고 나중에는 알법까지 나와서 애초 우려했던

대로 또 메인 같은 점심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식사를 하고 호수공원을 산책하고 걸어서 세종 수목원 까지 갔다.

수목원이 오픈한 그 다음해 봄에 마눌과 둘러 보았던 곳인데 당시 넓은 부지에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었고 야외 정원에는 형형색색의 화려한 봄 꽃이 피어 있어서 행복한 춘행길이

되었다.

실내 식물원은 규모도 대단하고 전시된 식물도 다양해서 볼거리가 많았다.

 

널씨가 쌀쌀해서 관람객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바람은 잠잠하고 햇빛이 좋아서 수목원을

관람하고 야외산책을 하기에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었다.

10시에 만나 2시간여 식사를 즐기고 호수공원에 이어 식물원 까지 걸으면서 이러저러 밀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4시가 다 되었다.

시간상 걸어서 돌아갈 시간이 되지 않아 차하사와 엄하사가 자전거룰 대여하여 차를 가져

오기로 하고 우리는 우리는 메타45까페로 이동했다.

까페는 세종의 랜드마크 였는데 새종시 한가운데 있는 주상복합건물 꼭대기 45 층에 위치

하여 사방으로 세종시가 내려다보이는 조망 명소 까페였다.

노땅들은 별로 안보이고 젊은이들이 많이 북적이는 까페 였다.

지난 봄 대천 회동 때 가장 높은 까페에서 커피 한 잔 하던 것처럼 어디가나 수직상승의 본능이

살아나는 이기자 전우들!

우린 그곳에서 차 한잔씩 마시며 대한민국 행정도시의 멋진 스카이 뷰를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이후에는 중부회수산으로 이동해서 저녁식사를 하다.

호떡집에 불난 듯 수 많은 사람이 북적이는 회센타 였는데 그곳에서 딸래미 데리고 회뜨러 온

정문호 차장을 만났다.     

What a small world !

엄하사가 미리 예약해서 편안한 자리에서 즐겁게 환담을 나누며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우린 식사를 마치고 세종의 야경을 즐기며 금강보행교를 걷고 까페에서 차 한잔을 더 마시고

아쉬운 이별을 고했다.

 

인연이란 참 묘한 거다.

사창리 골짜기에서 잠깐 스쳐 지나간 그 인연이 인생후반부에 면면히 이어져 안나푸르나도

함께 다녀오고 부부동반 여행까지 함께 하고 있으니….

조사장은 또 어떤가?

40대에 접어든 젊은 어느 가을날 피아골 산행길에 우연히 마주쳐서 함께 백두대간도

타고 지금도 매달 한 번씩 만나 산을 타고 있으니…..

짧은 군대생활이 대한민국의 남자들에게 주는 임팩트는 참 대단한 거다.

우리는 지금도 만나면 에전에 했던 그 군대 애기를 또 재미 있게 나누고 마눌들은 기꺼이

몇 번 들어 식상한 그 얘기에 또 추임새를 넣으며 분위기를 띠워 준다.

 

돌아 오는 봄에는 함께 남해의 섬이나 댕겨오면 좋겠다.

 

2024113

 

 

세종모임을 마무리하고 또 한주가 흐르네.

이렇게 빠른 세월이니 우리가 청춘을 다 털리고 국가  공인 노인으로 등재된거지.

 

추운 겨울 날의 따뜻한 회동이었네.

엄하사가 애 많이 썼네.

럭셔리하면서 우아하고 맛도 좋았던  점심식사와

분위기에 어울리는 정종까지 한잔 하고 시작한 하루는 내내 즐겁고 편안했군.

전반적인 계획도 짜임새 있게 잘 잡아서 유쾌한 일정이었고  중부수산 연회도

가성비도 좋고 맛도 분위기도 모두 좋았네.

 

45까페의 멋진뷰에 이어
낭만적인 호수 야경에 커피 한잔으로 마무리한 멋진 피날레는 오래 기억될 걸세.

 

수고 많으셨네
윤여사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해주시게.

시진 메모리 카드를 두고 가서 좋은 추억을 담은 사진들을 보내지 못했네 다음 주에 보내줌세

샤브샤브 프리미엄코스 및 정종 야경투어 후 커피 엄하사 부담
수목원 입장료, 45까페 커피, 횟값  회비 지출 : 2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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