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회 야유회
토요일은 내 백두대간 길동무 한림정 자혼
일요일은 이성원부장 자혼
위쩌?
30년 지기들의 야외모임이다.
미안하기는 해도 오래 전에 확정한 일정이고 내가 주관한 계획이라 빠질수가 없다.
트레킹 일정도 제외시킨 물가의 몸보신이라 빠질 수가 없다는 말 보다는 빠지고 싶지
않다는 게 솔직한 정답일 것이다.
늙어갈수록 재밋게 살아야지.
이 더위에 몸보신도 해야 올 겨울도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거구..
오래전에 이번 여름은 적벽강 인근 물가에 대형천막치고 개고기 가져가서 직접 요리하고
천엽과 강수욕을 즐기기로 회우들과 의기 투합했다.
근데 내가 시간이 안되어서 주말에 박사장과 답사를 못 한 거다.
물이 불어 강의 지형도가 달라져 버린 데다 강변의 분위기가 어떨지 모른다.
게다가 전국에 비가 대차게 와서 여기저기 물난리에 죽는사람 까지 나오는 살벌한
상황에 (아직 장마는 끝나지 않았다.)
70이 다 되가는 할배가 난폭운전으로 9명의 꽃 같은 생명들을 한순간에 보내버렸다.
(할배들에 대한 세상의 감정이 별로 좋지 않다.)
시절이 시절인 만큼 노인들이 미풍양속을 어지럽히며 강가에서 구태와 추태를 보이
다가 들통이나거나 혹여 불상사라도 생기면 사회적 분노와 지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특히 수괴는 신상이 탈탈 털릴 수도 있다.
"뭐시라 ? 요즘 같은 시절에 정신나간 할배들이 강가에서 개를 잡아 먹는다고?”
네로 황제에 버금가는 엽기 할배들...
물난리가 흽쓸고 간 산하와 망연자실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풍악을 울리며 금지된
만찬을 즐기는 푸랑켄슈타인 & 가미가제 특공대 .
여그 50 줄 후배들도 많지만 모두 도매금에 넘어갈 것이다.
토요일 비가 안 온다 해도 물이 많이 불어 위험 한데다 비가 안 오면 땡빛의 위력이
가히 살인적이어서 천막치고 그 아래서 대형 버너로 요리를 하고 술을 마신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지도 도대체 가늠이 되지 않는다.
브라질 50도 폭염에 늙은이들 목숨줄이 추풍낙엽처럼 날리어 갔다는데……
깨갱 깨갱 ~~~
총무 박사장에게 아무래도 장태산 물통골가든을 타진해 보는게 좋겠다고 했다.
"누을 자리 보고 발 뻗어야 될 거 가터 ..."
그 옛날 물통골 가든 팬션 아줌마가 자신이 개고기 요리의 달인이고 고기 가져오면
맛나게 요리해줄 수 있다고 했다.
그 식당 돼지고기나 오리 백숙도 맛 있었다.
그 곳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물가 자릿세는 별도로 받지 않고 돼지고기와 야채를 사
가지고 오면 인당 만원씩 자릿세를 받는다.
8명에 고기 18근 사다 주고 요리비와 상차림비 25만원,술값 및 음료수 별도로 합의
를 보았다고 했다.
함께 장태산 산책을 한 후에 뒷풀이를 할까 했지만 푹푹 찌는 여름 인데다 한 살이라도
더 어린 후배들이 걷는걸 더 싫어하고 또 데리고 다닐려면 신경쓰여서 나만 새벽같이
인근 등산로 산행을 하기로 했다.
나머지 회원들은 술을 안마시는 송사장님과 총무 박사장이 차 두대의 차로 가수원 농협
에서 10시에 픽업 하기로 확정ㆍ
토요일 아침 6시 15분 장태산 가는 20번 버스를 역전시장에서 타고 장태산으로 가다.
총 5명의 승객들
다들 장태산 휴양림에 가기 전에 내리고 장태산 휴양림 까지 기는 건 나 하나 였다.
이른 아침 조용한 장태산 메타셰콰이어 길과 숲속의 집을 돌아보고 출렁다리와
전망탑을 올라가렸더니 입구 철문이 막아선다.
무릉할배가 입구에 서 있는 CCTV를 무서워할리야 있겠냐 만은 이중 철문은 마치 교도소
문을 방불케하 듯 견고하고 굳게 잠물쇠가 채워져 있다.
조용하고 밋밋한 관광지에서 도전의 전의와 적의를 불타게 하는 난관이 무릉할배를
유혹 한다.
"근데 안 넘어 가지 ...."
다리 난간으로 스턴트를 하면 못 할것도 없지만 예전에 가 본 데고 별 거 아닌 그 길을
굳이 그렇게 까지 해서 갈 필요가 있능가 ?
전망대와 정상 뷰를 보면 되는 거지...
무릉할배 환형 등산로만 섭럽히기로 하다.
우측 능선을 따라 올라 떡갈봉거쳐 안평산 까지 욕심낼까 했지만 시간에 맞추기 어렵고
아침부터 푹푹 찌는 날씨라 무리하면 입맛이 떨어질 수가 있어 떡갈봉에서 회군했다.
장태산 전망대와 형제 버위를 거쳐 팔마정 능선으로 내려섰다
제작년 HIOF 친구들과 이 길로 전망대에 오를 때는 계속되는 오름길이라 힘들었는데
역방향 코스는 거친 길이라도 내림 길이라 수월했다.
팔마정 봉우리가 장태산 정상이라는 설도 있는데 능선 출렁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나 처럼 장태산 관광을 하고 눙선을 따라 내려올 수도 있지만 길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아 인근에 차를 파킹하고 쉽게 오를 수 있다.
뷰가 출중하고 멋드러진 정자에 데크도 훌륭한데 산세의 맥점에 위치한 명당이라
산의 기운도 충만하다.
최적의 비박지 요건을 두루 갖추었다.
8월중에 성수와 갑성이와 비박 계획 한 번 잡아야 겠다.
각자 텐트와 최소 장비로 술 한잔 치고 하루를 유하고 하산하는 거지.
그럼 산기를 받아 기운이 펄펄 날거다.
나는 정식으로 길 쪽으로 내려오지 않고 반대편 능선으로 희미한 길을 따라 계속 진행
했는데 신기하게도 그 길이 물통골가든 텃밭으로 떨어졌다.
완전 10문 7?
하여간 일행 중 가장 먼저 약속장소에 도착했고 내가 한 숨을 돌리고 난 5분후에 1호차가
도착하고 이어서 2호차도 합류했다.
기막힌 타이밍이었고 짜임새 있게 구성한 토요일 일정이었다.
고기도 요리도 환상적이었다.
갈증은 한 잔의 시아시된 맥주로 해갈되고 주린 배는 양질의 단백질원과 맛깔스런
식단 그리고 30년 지기들과의 흥겨운 만찬으로 채웠던 기분 좋은 하루였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참석치 못한 박노직사장 , 임경수사장 가을여행은 꼭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삼가 아쉬움의 위로를 전한다.
좋은 자리를 준비하고 운전하느라 고생한 박사장, 좋은 고기를 조달해 준 김사장 그리고
회우들 태워오시고 또 집까지 바라다 주신 송사장님, 차편도 있는데 노잣돈 보태준
박사장 양선생 감사의 말씀 전하고 즐거운 시간 함께한 회원님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씀 드린다.
2024년 7월 13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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