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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2024 HIOF 수원 회동

 

 

서울대  물리학 박사에 빛나는 황찬이 딸 !   

 

 

 

 

HIoF 하기 모임

고부기가 방학이라고 1 2일을 주장했지만 내가 반대를 했다
올해의 폭염은 너무 심하다.

야외활동이 기본인 우리 모임이 젊을 때처럼 해수욕장이나 계곡 피서도 갈게 아닌데
여름 숙박 회동은 기대효과와 가성비가 좋지 못하다.
인자 다 할배 할매들인데 더위 먹으면서 야외활동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을! 좋은 계절 선선한 바람이 불 때  야외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야지.
여름이면 늘 대전 근교에  회동지를 잡아서   이번에는 황찬이네가 좀 편하라고 수원을

결정했는데 홍여사 한테 완전 민폐를 끼쳤다.

 

나는 대전에 내려가지 않고 금요일저녁에  회사 뒷산 명봉산에서 맨발걷기를 하고

아짐 88분 시외버스로 수원으로 내려갔다.
마눌은 봉규가 예매한 열차편으로 함께 올라 와서 모두들 10 30분 수원역에서 회동했다.

수원에 온다고 하니 아얘 손님 대접을 작정 했는지 홍여사는  이 더운데 집에서 밥을

하고  김치와 명이나물을 담고 능이백숙을 고았다.

~~
마치 백년손님을 맞이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집에서 점심을 준비했다.

먹는 사람들이야 덕분에 에어컨 션한 집안에서.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어서 좋지만

요즘 같은 시절에 집에서 음식장만하고 친구들을 맞으니 그  정성이 참으로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더운 날의 고생과 마음 씀씀이가 감동을 자아낸다.

우리는 반주를 곁들이며 즐겁게 식사를 하고 더운 날씨지만 광교저수지로 이동해서

숲속 공원 평상 위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했다.

근데 여기서도 황찬댁이 시아시된 수박을 먹기 좋게 잘라서 동태전과 오징어 숙회

안주와  시아시된 막걸리를 함께 가지고 왔다..

수원댁 완전 풀 서비스를 작정했네 그랴 !”
 능이 백숙과 능이가 우러난 백숙 국물을 너무 많이 먹은 탓에 막걸리와 맛깔스런

안주를 더 먹을 수가 없었다.

더운 날씨에 션한 수박만 계속 먹었다.

사전 정보라도 주어야 식사량을 안배하지 풀코스 요리를 준비하고 초장에 나가 떨어

지게 하면 어쩌누 ?

 

평소 사무실 에어컨이 빵빵해서 야외의 날  무더위를 모르고 살았는데 날이 덥긴

정말 덥다.

분지형 공원은 바람마저 출장가서 가만히 있어도 등과 배에 땀이 난다.

 

그랴도 보신까지 했으니 밥값은 해야지.

이열치열
태양은 뜨겁지만 광교저수지 둘레 길이라도 한 바퀴 돌아야 또 저녁에 진수성찬을

받지.  안그러면 짜구여!

 

가히 살인적인 더위라 다 같이 걷자고는 못하고  저수지 둘레길 트레킹 참가자를

모집하니 고부기 부부와 우리 부부만 손을 들었다.

3.5km 숲속길 과 데크길


마눌은 신발을 신고 나머지는 맨발로 보무도 당당히 떠났지만 1키로 정도 숲길을  

벗어나 반대편  호수 데크길로 접어들자 고부기 마눌이 데크 길이 햇빛에 너무

노출된다고 돌아가자고 했다.

할 수 없이 마눌과 고부기와이프를 보내고 고부기와 남은 길을 걸었다.

태양이 중천에 떠있어 데크길 한 가운데가 햇빛이 뜨겁지만 양 옆은 그늘이 드리워

걸을 만했다.

 

늙은이 들을 위한 세상은 사라졌다.

지혜와 지식은 해묵은 유물이 되어 버렸다.

젊은이들은 노인들에게  삶의 지혜를 구하지 않는다.

손바닥 위에서 책봇과 코파일럿을 필두로한  인공지능은 이젠 모르는 게 없는 만물

박사가 되어  젊은 이들의 스승으로 군림하며  인기 있고 보편화된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늙은 노병들의 특화되고 체화된  삶의  경험은 이젠 무의미한 삶은 이끼 같은 거.  

 

개발의 명분아래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예전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게 파헤쳐 지고

바다와 강물은 오염 되었다.

산중에서 흐르는 물을 떠 마시던 때가 언제련가?

그것 뿐인가?

한 여름의 폭염의 기세는 정말 대단하다.

대한민국도 한여름 온도가 40도를 넘나들고 물가는 천정부지로 올라재키니 이

땅의 할배들은 노구를 이끌고  살아가기가 점점 더 힘들어 진다.  

이래저래 살기 힘든 시절이 돌아 왔는데 할배들은 쉽게 죽지도 못한다.

가여운 인생길의 집착이 아니라  발전하는 신약과 의술은 의사들이 떼파업 해도

골골거리며 살아야할 시간을 계속 늘리고 있다.

 

반대편 길은 대부분 데크 길이라 발은 오히려 편했는데 목재 형상의 프라스틱 데크는

햇빛에 달아 올라서 발바닥이 너무 뜨거웠다.

삼겹살 타는 냄새가 날지경이라  우린 데크 가운데 와 그늘진 갓길을 번갈아 걸어야 했다.

날씨가 덥다고 밥 안 먹는 것도 이니고 진수성찬 저녁이 예약되어 있는데 부른 배는

꺼쳐야 다시 식욕이 동하는 거지.

호서대 교수인 고부기는 내년이 퇴직이다.

호서대 총장의 신임이 각별해서 퇴임 후에도 계속 강의를 할 모양 이다.

"질긴넘 !  넌 일이 지겹지도 않느냐?"

원룸 까지 집을 도합 17곱채 보유한 넘이 음풍농월 하며 세월을 보낼 계획은 커녕

아직도 일을 더 할 생각에 골몰하고 있다니 …..
우린 이러저런 얘기를 나누며 즐겁게 땡볕 호수 길을 걸었다.

배가 빵실한 상태에서 뜨거운 길을 걸으니 힘들긴 해도 나무 그늘 아래서 땀 흘리는

것보다는 훨 나은 거 아닌가?

 

고부기와의  아쉬움 이라면 이제 거친 산을 포기해서 같이 산을 가지 못한다는 거.

짧은 기간에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백대명산과 9정맥 까지 마우리한 녀석이 어떻게

하루 아침예 그렇게 매정하게 산을 끊을 수 있냐고 ?
산이 해로운 담배도 아니고ᆢ
돌산종주나, 겨울 덕유종주, 문장대 해돋이와 충북알프스, 그리고 천왕봉 당일 일출

산행은 고부기와 이룩한 위업이다.

 

산책을 하고 돌아가니 무더위에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던 일행들은 션한 까폐로 이주

계획을 추진 중이었다.

우리는 약수터에서 발을 씻고 까페로 가서 일행들과 합류하고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옛날 에어컨이 없던 시절에는 다들 어떻게 살았을까 싶다.

다 상대적이다.

늘 시원한 사무실에서 앉아서 일을 하다 보면 바깥 세상이 어떻게 타들어 가는 지 모른다.

불볕에서 사간을 보내 봐야 비로소 문명의 고마움을 안다.

하지만 문명의 등에 업혀 자연의 법칙과 계절의 순환을 거스르는 인간들은 점점 약해

지고 있는 중이다.

여름에는 땀을 흘리고 겨울에는 추위를 무릅쓰고 자가발전을 해서 몸을 따뜻하게 해야

인간은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프로그램 되어 있다.

 

우리는 430분에 고래동 중식당으로 이동했다.

화교가 운영하는 수원 맛집이라는 데 옛날 동네에 3틍 짜리 자기 건물을 지어 영업을

하고 있다.

돈을 많이 벌었다는 얘기고 음식 맛이 괜찮다는 해석에 무리가 없을 듯 하다.

 

별도 방에서 우리는 유산슬, 양장피, 전과복 3가지 요리를 시켰고 남자들은 연태고량주

대짜배기 1병에 맥주 두 병을 더 마셨다.

모처럼 옛 친구들을 만나 즐겁게 보낸 시간 이었다.

 

가을 모임은 1박으로 서해안이나 동해안 에서 118~9일로 잡기로 했다.

동해안의 일단 장거리 이동 보다는 서천이나 안면도 휴양림을 거점을 잡아 인근을 관광

하고 회나 푸지게 먹는 것이 우리 적성에 맞을 것 같다.

언젠가 동생들과 묵었던 서천 휴양림은 시설도 훌륭했다.

 

황찬이 그 엣날 만수산 휴양림에서 하루를 보냈던 게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 날의 기억을 들쳐보니 양귀비 꽃 흐드러지던 20185월 달이다 .

6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때가 퇴직 3년차이니 고부기가 내년에 퇴직한다해도 나보다 10년을 더 근무하는 거다

 

 

그날  만수산에 들어 내가 시 한 수를 읊었다

이방원의 하여가 ~~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년까지 누리리라.

 

아녀백살은 너무 지겨웅게

팔팔팔팔이삼사 까지만 하고 갑세다.

 

 

 

그리고 술 시 한편 적었다.

 

 

                   술                            무릉객

 

술병이 날 빤히 바라본다.

기특한 녀석

나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가끔은 날 춤추게 하는 녀석

 

만수산 이슬이 내게 말했다..

내게서 슬픔은 거품으로 걷어내고 기쁨만 따라 마시세요

나를 좋아하시되 내게 빠지지 마세요

억지로 나와 친구하려 하지 마세요

 

슬픈 일에는 날 부르지 마세요

난 웃음과 즐거운 연회를 좋아한답니다.

허약한 몸으로 날 부르지 마세요

나는 몸도 마음도 건강한 당신을 좋아합니다.

당신이 싫어하는 자리에 나를 불러내는 건 정말 질색입니다

좋은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그 때 날 불러 주세요

당신이 좋아하는 친구라면 나도 아무 조건 없이

기꺼이 그들과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시 퇴직 한지 3년자라 시의 가락이 좀 쎈티멘탈하다.

 

 

 

                                   길                        무릉객

 

아쩌면 이제 우리가 걸어야 할 싦의 길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이 될 것이다.

잎새가 무성한 여름 길도 지나고

단풍잎이 곱고 열매가 탐스러운 가을 길도 지나고

우리 길 위에 풍경은 조금씩 바뀌어 간다.

황량한 바람에 나뭇잎이 한 장 두 장 떨어져 길 위에 뒹굴고

나목은 목쉰 음성으로 세월의 바람에 운다.

아픈 다리를 이끌고 고갯마루를 넘어 서는데 석양은 뉘엇뉘엇 저물어 가고

갈 길은 아득한데  빈 하늘엔  서글픈 흰 눈발이 바람에 날린다.

 

 

말 없는 세월은 쉼 없이 흘러갔고 격정의 파도는 잦아들었다.

돌아오는 것 보다 떠나는 것이 더 많은 인생의 가을날  

품 안에 자식도 저마다의 둥지를 찾아 떠난다.

거친 산야를 종횡하던 열정과 체력마저 우리 곁을 떠나고 나면

우리에겐 무엇이 남을까?

가려운 등 긁어 줄 늙은 마누라 하나.

그리고 오래된 친구들….

 

이젠 어디로 가는 가는 중요하지 않다.

길은 갈래 길 없는 외줄기….

 

바람이 내게 물었다..

어디로 가는가?

남은 그 길을 누구와 함께 가는가?

그리고 그 길을 어떻게 걸어 가는가?

 

 

행복한 삶의 비밀은

어느 누구도 영원히 사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거.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사람은 신이 아니라 나라는 걸 아는 거

많은 것을 갖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에 얽매이지 않는 거

지금 내가 가진 것을 즐기는 거

시간자연좋은친구,

 

 

 

그리고 고부기는  카카오 스토리에서 12일 동아 우리가 다녔던 행적을 꼼꼼히

기록하고 마치 문화해설사인것처럼 관광지에 관한 역사적인 배경과 관련 내용에

관해 자세한 설명했다.

누가 논문을 쓰는 교수 아니랄 까봐~~

 

그리고 여행 요약의 서두는 이렇게 시작했다.

 

만수산 휴양림 . 이미 오래전부터 1박 2일로 모이자고 했다.

고3때 같은 반하고 같은 대학 같은 과 또는 옆의 과로 진학하여 대학 생활도 같이한

인생 최고의 절친 들`.

우린 오래 전부터 부부동반으로 모였고 벌써 10년이 훨씬 넘었다.

계절이 멀다 하고 자주 모이는 가족들 ..

만나면 반갑고 헤어지면 그리운 친구들…

그중 도대장과 박대장은 내게 등산을 가르친 싸부 들이다.

 

휴양림에 집 2채를 예약하고 수십반원 어치를 장봐오고 일정을 조율하는 등 모든

준비는 도대장이 했다.

음식 준비와 모든 요리는 최고의 요리사이신 황찬슨 마나님께서 하셨다.

고기는 박대장과 황찬슨과 내가 굽고 설거지는 기술 없는 내가 도맡아 했다.

첫날 세상은 습하고 기온은 30도에 육박했지만 여긴 산이 깊어 선선하다.

산은 깊고 우리의 대화도 밤이 깊어 갔지만 우리의 우정은 산보다 밤보다 더 깊다.

 

 

24년 하기 모임은 뜨거운 날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성황리에 끝이 났다.

우린 또 각자 3개월의 시간을 보내며 다시 바뀌는 계절의 길목에서 다시 만날 것이다.

 공자님 가라사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상촌 신흠님이 인생 3락에 관해 말하기를

문닫고 마음에 맞는 책을 읽는 것이 1 락이요

문열고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맞는 것이 2락이요

문을 나서서 마음에 드는 경치를 찾아가는 것을 3락이라 하였다.…

 

추사 김정희님은 인생 3락의 하나로 “친구를 청하여 술잔을 나누며 풍류를 즐기는 거

하셨고 다산 정약용님은 “홀로 외로이 지나던 곳을 맘에 맞는 친구를 이끌고 찾는

라 하시었다.

옛 성현들이 인생의 지극한 즐거움에 공통적으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친구 였고

예로부터 그 친구와의 즐거운 시간을 이어주는 것이 풍류와 술이 아니었던가?

 

우린 모처럼 거나하게 한 잔을 쳤다.

 

은퇴하면 더 자주 만날 것 같아도 우리 삶이란 게 그리 녹록치 않다.

말 없이 조용히 흐르는 세월은 가슴에 비수를 품고도 그 심중을 드러내지 않고

신은 소맷부리에 너무 많은 패를 감추고 있다

 

잎새가 떨어지는 어느 날에는 누구랄 것도 없이 전화로 번개를 때려 천안역 어디에서

라도 술 한잔을 쳐도 가을이 풍성하고 따뜻할 것이다.

술 한잔 걸친 황찬이는 우리가 그렇게 들어가라고 했는데도 그예 역까지 따라 나와

서울가는 팀과 대전가는 팀을 다 나누어  배웅했다.

그 동안 역에 남겨두고 떠 났던 우리를 미안하게 만들면서

 

우정도 나무처럼 세월을 먹고 자란다….

 

모임일 : 202483일 토요일

 소  : 수원 조원동 한일타운 황찬네

           광교저수지 수변데크 트레킹

           수변공원 들마루 막걸리 파티

           까페

           고래동 고등 반점 석식 & 연회

  : 무더움

  : 황찬네, 고부기네 ,봉규네,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