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체이탈 !
송서(宋書)의 기록에 따르면 종병(宗炳)은 여행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평소에 안가 본 곳이 없을 정도로 온 나라를 돌아 다녔는데 한 번 여행을 하면 몇 달이고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이 예사였다.
하지만 뭐든지 과하면 모자라는 것만 못한 법.
종병은 여행을 너무 많이 다니다가 병을 얻고 말았다.
집으로 돌아온 뒤 그는 자리에 누워 이렇게 한탄했다.
“천하의 명산을 다 보기도 전에 나는 늙고 병이 들어 버렸구나!”
하지만 그는 곧 마음과 생각을 가다듬었다..
그런 뒤 그는 누워서 천하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밖으로 직접나갈 수는 없지만 대신 생각으로 여행을 떠난 것이다.
그는 자신이 평생 가보았던 곳을 생각으로 다시 가본 뒤, 이를 그림으로 그렸다.
나중에 그는 지인에게 “가락을 지어 거문고를 켜면 에전에 가보았던 산들이 방 안에서 거문고
가락에 맞춰 함께 춤을 춘다” 라고 말했다.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여행을 갈 수 있다.
중국이 저명한 시인 왕궈전(汪國眞))도 시를 통해 이렇게 노래하지 않았던가?
한가닥 마음이여 ,자랑스럽구나 .
그 자랑스러움이 깃든 눈빛을 이 수수한 글로 어찌 표현하랴 !
한 번 보니 물과 같고 , 두 번 보니 날리는 눈 송이 같구나 .
한가닥 마음이여 ,여유 있는 격조가넘치누나.
서리내린 가을날 단풍 물들고 , 첫 추위와 함께 붉어지며, 가을이 깊을수록 색이
깊어진다.
한가닥 마음, 뜻은 사라지지 않는다. 대지는 늘 푸르고 나는 쇠하지 않으리라 .
중국인 쑤쑤 인생을 바르게 보는 법
나는 세상의 수 많은 산을 떠 돌았다.
내 나이는 67살이다.
나는 여전히 산을 오르고 있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와 오르지 못한 산들이 너무 많다.
열정과 의욕이 넘치던 시절에는 내 젊음의 샘물이 쉽게 마를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늘 넘어가도 다시 솟아오르는 수 많은 알프스를 언젠가는 오를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자신감
에 넘쳤었다.
무정하고 아쉬운 세월임에 틀림 없다.
꽃이 그리 빨리 지는 줄 내 알지만 한 사람의 인생이 이리도 빨리 시든다는 건 이순을 넘기기
전에는 쉽사리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세월이 많이 흐르고 나서 돌아보니 그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떠 돌았어도 부처님의 손바닥을
벗아나지 못했다.
이젠 세상의 무수한 아름다움을 남겨두고 떠날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 인가?
내가 언제 산을 내려 올지 모른다는 사실 그리고 남긴 산이 아직 많다는 사실이 그렇게
애석할까?
내가 거친 산을 오른 게 나의 공명심과 목표의식 때문이었을까?
그 사실로 인해 그동안 쌓았던 나의 행복과 도가 하루 아침에 허물어 질까 ?
산은 내 삶의 기쁨과 행복을 캐는 광산 이었고 또한 명상과 수행의 기도 터였다.
걷기란 나의 도에 다가가기 위한 명상과 수행의 과정 이었다.
나는 백두대간에서 두 번 도를 닦았고 7정맥을 따라 명상과 수행의 길을 걸었다.
비록 산상동굴에서 좌선과 참선은 하지 않았지만 무시로 한국의 명산에 들어 입산 수행을 했다.
아직 절세신공이라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젠 어느 정도 공력의 경지에 올랐다.
오래 산이 하는 말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듣다 보니 대자연의 섭리와 삶의 이치를 깨우치게 되고
심상이 고요해지니 발길이 가벼워지고 마음이 더 자유로워진다.
나는 무수한 길을 걸었고 또한 아직 걸어야 할 많은 길이 남아 있다.
나의 도는 이제 높은 산과 깊은 숲에만 머물지 않는다.
높은 산길을 걷지 못하면 낮은 길을 걸어 갈 것이다.
난 이제 침대에 홀로 누워서도 눈 덮힌 백두대간을 주유할 수 있고 내 블로그 속의 지난 길의
추억을 되돌아보며 그 멋진 풍경 속을 다시 걸어 갈 수도 있다.
나는 여전히 속세에 발을 딛고 있지만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비급을 손에 넣었고 나의 기쁨을
불러 낼 수 있는 주문을 해독했다.
세속의 욕심을 모두 내리지 못하고 혼탁한 속세의 삶 가운데서도 자주 마음을 잃는다 해도
나는 걱정 하지 않는다.
나는 오래지 않아 다시 그 길로 돌아올 것이다.
내가 궁극의 도에 닿지 못했어도 상관이 없다.
내가 걸어 갈 수 있는 날 까지 나의 명상과 수행은 계속될 것이므로…..
내 마음 안에 천국과 극락이 들어 있음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