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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수출기업이 계속 준다면

우리나라 수출주력상품인 디지털 전기전자 분야의 수출 기업 수가 최근 크게 줄어들고 있다니 걱정이다. 이는 우리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일이다. 올 상반기 기준 전기전자 수출 기업 수는 1년 6개월 전과 비교해 4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물론 금액 기준으로 디지털 전자의 수출규모는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긴 하다. 하지만 수출주력 기업이 줄어드는 가운데 수출이 늘어난다는 사실은 수출 분야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려 준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디지털 전자 수출은 총 53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7%나 증가했다. 정부는 올 한 해 디지털 전자 수출이 지난해 기록했던 사상최대치 1028억달러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낙관 속에서도 2004년 말 기준 3363개였던 전기전자 수출 기업이 올 상반기 현재 1962개로 급감해 불과 18개월 만에 42%의 수출기업이 사라졌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수출 기업 감소는 경제성장에 큰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자칫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전기전자의 수출기반이 무너지는 일이며 우리의 경제성장에도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수출기업 급감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원화 절상에다 원부자재난, 유가폭등 등으로 기업의 수출 채산성이 크게 떨어져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수출주력 기업이 다시 수출전선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러자면 정부와 기업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우선 정부는 기업 스스로 대응하기 어려운 수출애로 사항을 파악해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환리스크 관리를 위한 지원이나 수출시장 개척 등에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수출기업 애로사항을 분석해 우선적으로 이를 해소하는 일에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 수출기업에 대한 환 위험관리 컨설팅을 강화하거나 중소기업의 해외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한 수출지원센터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 수출기업은 환리스크 관리나 해외 수출시장 진출 시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또 기업이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조달할 수 있도록 구매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이와 함께 대·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대기업은 해외진출 시 중소기업과 동반 진출하거나 기술이전 등의 배려도 해야 한다.

 물론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 등은 우리 힘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운 문제다. 선진국의 경기 악화에다 제조업 시설투자 위축 등으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지면 수출전선에 어려움이 생긴다. 그렇다고 우리가 손을 놓고 있다면 그동안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기업의 감소행렬은 계속될 것이고 장기적으로 해외 수출전선에서 우리 기업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수출기업은 도전정신을 갖고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정부에 맡기고 기업들이 해야 할 일에 다시 정진해야 한다. 우선 기업은 생산성 향상에 박차를 가하면서 기술혁신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해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해야 한다. 품질 개선과 구조조정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높여야 수출시장에서 이길 수 있다. 우리가 세계 수출시장에서 1위인 품목은 지난 2004년 59개로 2003년에 비해 3개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태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도 새로운 히트상품을 계속 개발해 수출시장 1위 품목을 늘려야 한다. 기업 스스로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정부도 수출기업 지원을 강화할 때 수출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 신문게재일자 : 20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