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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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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눅스로 대변되는 공개 SW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종전에는 창시자 격인 토발즈가 주창한 리눅스의 나눔정신과 독창성이 주목받았다면 이번에는 SW강국 실현을 위한 현실적인 해법으로서다. 이젠 아이디어가 아닌 비즈니스 관점에서 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SW산업을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핵심 분야는 대부분 다국적 SW업체의 차지다. 원천 기술도 거의 다 그들의 소유다. 그러다 보니 후발업체는 도저히 ‘비빌 언덕’이 없다.

 이 상황을 반전시킬 대안이 바로 공개 SW다. 개발된 SW기술을 공유하고 이를 활용해 상업화할 수 있다는 게 공개 SW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 동안 기술축적을 이루지 못한 업체도 원천 기술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 같은 후발 SW국가에는 안성맞춤 솔루션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공개 SW의 활용이 가능한 좋은 테스트베드가 많다. 휴대폰을 비롯한 각종 PMP 단말기 분야가 그렇고 특화된 솔루션 분야 역시 널려 있다.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신규서비스의 출시도 풍부하다.

산업별 임베디드SW 분야와 애플리케이션용 SW는 짭짤한 니치마켓으로 항상 유용한 토대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 SW에 대한 편견과 오해는 여전하다.

 ‘품질을 믿을 수 없다’는 속설이 그중 으뜸이다. 공개 SW 품질에 대한 의구심은 일반 SW와는 달리 소스도 공개되고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비용을 지급하지 않은 만큼 제품성능이나 보안성이 형편없을 것이라는 편견에서 나온 오해다.

 또 하나는 공개 SW 도입 이후 운용비용이 많이 든다는 통념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공개 SW가 각광받는 것은 가격과 기술력 때문이다.

 리눅스가 증명하듯 공개 SW는 이미 세계시장에서 높은 안정성, 처리속도, 예산 절감 등의 장점을 앞세워 기관 핵심업무로 사용범위가 급속도로 확대되는 추세다.

 세계적인 온라인 증권사인 e트레이드가 이미 2001년부터 리눅스 서버를 채택했고 구글이 전 세계에 가동중인 15만대 서버를 모두 리눅스 서버로 쓰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회사 모두 단 한번의 시스템 다운이 엄청난 손실을 가져오는 사이트라는 점에서 두말 할 나위 없다.

 국내에서도 믿음직한 사례가 많다. 이제 수출 상품으로까지 뜬 신교육 정보화시스템(NEIS)을 비롯해 보안이 생명인 공군본부 국방정보시스템 역시 공개 SW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전북 지역의 소방서까지 공개 SW를 기반으로 무중단시스템을 저렴하게 운용중이다.

 우리 생활에서도 공개 SW는 이미 자리잡았다. 일반 가전제품, 엔터테인먼트 단말기, 포털 등 리눅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운용체계(OS)라는 핵심영역에 포진해 알게 모르게 IT 기반을 흔들어 놓고 있다.

 수출 역군이면서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한 휴대폰은 리눅스의 필요성을 절감케 해주는 단적인 예다. 올해 들어 중국·인도 등 거대 시장에서 우리나라 휴대폰이 모토로라 등에 급격하게 밀리는 것도 따지고 보면 바로 리눅스 때문이다. 윈도OS에 비해 절반가격인 리눅스를 채택한 이들 유럽업체에 가격경쟁력에서 당해내지 못한다. 물론 삼성전자 등이 중국시장을 겨냥해 리눅스를 탑재한 전략상품을 만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극히 소량이다.

 휴대폰의 예에서 보듯 공개 SW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버렸다. 대표적인 선발업체 주도형인 SW산업에서 살아 남으려면 답은 뻔하다. ‘공룡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MS와 똑같은 모델과 방법론으로는 불가능하다’는 평범한 진리가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리눅스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경묵 부국장@전자신문, kmkim@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