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통신 트랜드

손 안의 프로젝터 시대 열린다.

 ‘프로젝터, 이제 주머니에 넣고 다니자.’

 ‘포켓 프로젝터’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전에 사무실과 회의실 한 가운데를 차지하던 덩치 큰 프로젝터가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급기야 담뱃갑·휴대폰보다 조금 큰 크기의 프로젝터 개발에 성공하면서 휴대형 프로젝터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소니·엡슨·도시바 등 외산 업체는 물론이고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도 연이어 상용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 시점만을 조율중이다. 프로젝터 업계는 포켓형 제품을 정체된 프로젝터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폭제로 판단하고 시장 선점 경쟁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프로젝터, 작아야 팔린다=프로젝터 크기가 소형화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 오던 LCD 방식에 이어 DLP 방식이 나오면서 크기가 작아진 데 이어 최근에는 LED 광원 기반 기술까지 선보이면서 프로젝터가 갈수록 날씬해지고 있다.

 LCD 진영의 대표 주자인 엡슨은 지난해 손바닥 크기의 3LCD 프로젝터를 선보이고 프로젝터 소형화에 불을 지폈다.

이 제품은 크기가 가로 13.8㎝, 세로 10.3㎝에 무게는 500g에 불과하며 20인치 정도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엡슨은 내년 정도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도시바도 565g 수준의 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DLP 프로젝터를 선보이고 출시를 앞두고 있다. 소니·미쓰비시·카시오도 휴대형 프로젝터 개발에 성공하고 시제품을 공개했다.

 전 세계 DLP 시장을 주도하는 대만업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프리미어사는 DVD 케이스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DLP 프로젝터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가로 12㎝, 세로 10㎝며 무게도 500g으로 휴대가 간편하고 원하는 곳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토종 업체, 시장 뺏길 수 없다=프로젝터 시장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국내업체도 휴대형 제품에서만큼은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대표 업체가 삼성전자. 삼성은 이미 손바닥에 올려도 부담 없는 크기의 초미니 프로젝터 ‘포켓 이미저’를 출시했다. 마니아를 겨냥한 이 제품은 가로 12.7㎝, 세로 9.4㎝의 포터블 모델로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전용 배터리를 장착하면 외부 전원 공급 없이도 2시간 30분 동안 사용하고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는 물론이고 AV기기와 연결해 기차·비행기의 좌석 같은 좁은 곳에서도 50㎝ 정도의 공간만 확보하면 12인치 화면을 확보할 수 있다.

 일진디스플레이도 휴대폰에 장착할 수 있는 크기의 프로젝션용 싱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원천기술 확보에 성공하고 이 시장을 넘보고 있다. 싱글 LCD 패널은 패널 수를 3분의 1로 줄여 프로젝터 생산 단가를 크게 낮춘데다 소형화도 가능하다. 일진 측은 이 패널을 사용하면 PC는 물론이고 휴대폰·PDA 등에 프로젝터 기능을 탑재해 실시간으로 위성 방송을 큰 화면으로 감상하거나 PC 화면 크기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경과 전망=주요 업체가 ‘포켓 프로젝터’에 큰 기대를 거는 데는 그만큼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 발표와 교육 기자재로 출발한 프로젝터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무실과 강의실이 주 무대였다. 이어 멀티미디어와 고선명 디지털 화면을 강조한 ‘홈 프로젝터’가 나오면서 가정으로 새 시장을 열어 가는 상황. 하지만 가정에서는 LCD·PDP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와 경쟁하면서 원래 예상보다 시장이 주춤한 상태. 반면 포켓 프로젝터는 말 그대로 손안에서 멀티미디어 화면을 구현해 기업뿐 아니라 개인 소비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일어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오대석 유환미디어 전무는 “아직은 포켓 프로젝터가 개발단계의 제품을 선보이는 수준이지만 내년 상반기에 상용 제품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손안의 프로젝터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활용 분야가 매우 넓어 정체된 프로젝터 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