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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온라인 게임 DIY시대 열린다

 

개인도 혼자서 복잡한 온라인게임을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게임개발도구가 등장해 온라인 게임의 DIY(Do It Yourself 개인제작)시대를 활짝 열 전망이다.

C넷에 따르면 지난주 텍사스에서 열린 오스틴 게임 컨퍼런스에서 한 벤처기업이 선보인 온라인 게임 개발도구가 각국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미 캘리포니아의 멀티버스(Multiverse)사가 공개한 무료 온라인 게임 개발도구 ‘멀티버스’는 워크래프트처럼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소요되는 다중 접속 온라인게임(MMOG) 개발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 주는데 올 가을 첫 베타버전이 등장한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최소한 1년 6개월 정도 걸리는 게임 개발기간을 4주 정도만에 끝낼 수 있어 기존 개발방식을 위협할 정도다. 이는 지금까지 자금력과 회사규모에 의해 좌우됐던 게임회사의 판도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으리란 전망이다.

◇온라인 게임 플랫폼 뜬다=멀티버스 플랫폼은 MMOG개발의 핵심요소인 과금시스템과 그래픽소스, 게임엔진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따라서 개인 개발자나 소규모 게임회사도 어렵지 않게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MMOG를 개발, 운영할 수 있다.

마치 혼자서 홈페이지를 만들 듯이 온라인 게임도 사용자가 직접 만들어서 즐기는 온라인 게임의 DIY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회사측은 게임개발사에 공짜로 플랫폼을 제공하는 대신 게임타이틀이 완성된 이후 올리는 수익의 일정부분을 갖게 된다.

현재 베타버전이 공개된 멀티버스는 미국과 태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스라엘, 카타르 등 전세계에 100여개의 게임회사가 채택하고 있으며 오는 가을 정식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영세업체에 서광=현재 미국의 일렉트로닉 아츠(EA),한국의 엔씨소프트 등 대형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새로운 MMOG 대작을 내놓는데 평균 2∼3년의 개발기간과 2000만달러 이상의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따라서 영세 게임업체나 개인개발자들은 황금알을 낳는 MMOG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했다. 하지만 멀티버스 플랫폼으로 온라인 게임을 개발할 경우 불과 몇달 안에 MMOG 타이틀을 완성할 수 있다.

온라인알케미란 게임회사는 멀티버스로 단 4주만에 새로운 온라인 게임의 기본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소규모 그룹들이 개발 중인 100여개의 멀티버스 기반 MMOG 중에서 히트작이 나올 경우 몇몇 거대업체들이 독식하는 MMOG시장은 재편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이 공짜 온라인 게임개발툴에 대해 세계 게임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천문학적인 개발비용을 크게 낮춰 소규모 그룹이 만든 창의적인 게임타이틀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개방형 구조=멀티버스의 또 하나의 장점은 이 플랫폼으로 개발된 모든 게임타이틀이 개방형 구조를 갖는다는 것.

이 때문에 사용자들이 여러개의 온라인게임을 이동하면서 동시에 게임을 즐기는 것도 가능해진다.

온라인 게임간의 융합추세가 급물살을 타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멀티버스의 공동설립자 코레이 브릿지는 “그동안 개발자들이 게임 자체보다 기술, 비용 문제로 더 고민하면서 게임의 창의성이 크게 제한됐다”면서 “프로그래밍을 모르는 일반유저도 손쉽게 게임을 만들고 수정할 수 있다면 세계 게임시장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