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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총성 없는 국제표준 전쟁에서 승리하라

[창간24주년(4)]한국 표준을 세계 표준으로-총성 없는 국제표준 전쟁서 승리하라


 

우리의 차세대 먹거리 기술을 국제표준(GS)으로 만든다.

 정부가 최근 2010년까지 시행할 ‘제2차 국가표준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지능형 홈네트워크, 디지털 콘텐츠 및 솔루션, 차세대 이동통신 등 10대 신성장 산업을 ‘메이드 인 코리아’의 대표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국제 표준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차세대 신기술 결정체인 신성장 동력산업 분야는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개발된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채택하는 것이 전통산업 분야보다 더 중요하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특히 MPEG 표준화 성공신화에 버금가는 새로운 국제표준 선도 분야를 창출하는 게 급선무다.

 이와 관련, 기술표준원 표준기술기획팀 오유천 연구관은 “국내 기업들이 선진국보다 먼저 개발한 신기술이 국제 표준에 제때 반영되지 못하면 자칫 힘들게 개발한 우리 신기술이 허무하게 사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는 현재 눈에 보이지 않는 표준전쟁 시대를 맞이함에 따라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 적극 대처하고자 국제표준기구(ISO)·국제전기표준회의(IEC) 등 국제 표준단체에 우리 신기술을 반영하기 위한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왜 발벗고 나서나=국제 표준 선점은 신기술·신제품 나아가 한 기업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다. 이는 과거 실사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VCR 재생방식 표준전쟁이다. 마쓰시타 VHS에 밀려 10년 만에 사라져버린 소니의 베타(β-MAX) 방식, 미국 디지털 HDTV에 밀린 일본 아날로그 HDTV, 소니 8㎜ 캠코더 때문에 사라진 삼성 4㎜ 캠코더 등이다.

 또 중국과 미국은 무선랜 보안기술을 둘러싼 표준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04년 당시 중국은 자국 무선랜 보안표준(WAPI)을 개발,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무선랜 제품은 반드시 자국 보안표준을 따라야 한다고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중국 정부는 광활한 영토에 인터넷을 보급하려면 무선랜 보급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내수 시장을 미국 측에 내줄 경우 자국 산업의 설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중국의 이러한 행동에 미국 측은 즉각 반발했다. 자칫 맥 놓고 있다가는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자국 표준을 국제표준으로 제안하는 등 양국은 표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이처럼 ‘국제표준을 선점하면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는 인식이 세계 각국을 중심으로 거세지고 있다고 판단, 우리 신성장 기술을 국제 표준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틀을 갖출 계획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국제표준의 사용자에서 제안자로 역할을 전환하는 국제표준화 전략을 수립하고 국가적 차원의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 신성장 산업분야는 선 표준화, 후 상품화가 이뤄지는 IT분야가 많은만큼 기술 개발단계부터 국제 표준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특히 △기술개발 △지적재산권 △표준화 등을 삼위일체 형식으로 추진해야 시장 선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제2차 국가표준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국가 표준 체계의 선진화 △표준기술 하부구조 강화 △국제 표준화 대응역량 강화 △민간표준 활성화 등이 발표의 골자다. 정부는 이를 위해 현재 국가 R&D예산의 1.9%인 표준예산(1520억원)을 2010년까지 5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신성장 동력 기술을 국제표준에 적극 반영, 우리나라가 세계 산업 4강으로 도약하는 데 디딤돌을 만들 계획이다.

 ◇먹거리 기술 국제 표준 활동=정부는 2008년까지 국제표준(ISO·IEC)에 우리 기술 15%를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성장 산업 분야의 국제표준 관련 기술이 약 2000건에 이를 것으로 보고, 이중 우리 신기술 300건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를 중심으로 학계와 산업계는 국제 표준 무대에 우리 신기술을 끊임없이 데뷔시키고 있다. 지난 2003년 말 우리는 총 137건의 우리 기술을 국제표준에 반영하거나 제안했다. 또 지난 2005년 말 우리 기술 47건을 추가 반영했다. 올해는 지난 6월 말 현재 17종이 추가로 반영되는 등 지난 3년간 총 201건이 반영이 완료됐거나 심의중에 있다. 이러한 우리 기술의 국제 표준 반영 추세라면 2008년께 신기술 300건을 국제표준단체에 반영한다는 당면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 콘텐츠와 솔루션 분야에서 우리 기술의 국제 표준 반영이 가장 활발하다. 이는 MPEG 기술 분야가 이미 디지털 콘텐츠·디지털 TV 등 신성장 산업과 깊이 관련 있는데다 우리 기업이 90년대부터 원천기술 표준화 경쟁을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또 정보보안기술, 자동인식, 생체인식 등 솔루션과 관련된 핵심기술에서 우리가 크게 앞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미래형자동차, 차세대전지, 바이오 신약 등 분야의 국제 표준화 반영 실적은 상대적으로 미약한 실정이다. 물론 국제적으로 단기간 내 해당 산업의 국제표준 선점이 어려운 분야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표준화 기반 구축 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올해 전자태그(RFID) 기술 분야에서 시스템 관리 프로토콜, 센서 태그, 보안 등 3건과 반도체 센서 관련 4건 등을 포함해 35건의 국제표준을 제안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한 12건의 국제표준화 과제를 발굴해 산업계와 학계의 국제표준 획득 활동을 지원한 바 있으며 3건을 추가로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허경 기술표준원 부장은 “우리나라는 전통산업 분야에서 원천기술 부족, 선진국 표준을 주로 수용해왔다”며 “급속한 기술 혁신이 일어나는 무선인터넷·RFID 등의 신성장 산업 분야를 선점, 표준전쟁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6/09/21     

 

[창간24주년(4)]한국 표준을 세계 표준으로-통신분야


 

세계는 미래 통신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4G’ 전쟁중에 있다.

 표준 기술 개발 경쟁에서 뒤떨어지면 결국 미래산업 육성에서도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화권의 영역이 국경을 넘나드는 차세대 통신 환경을 고려할 때 4G 표준을 주도한다는 것은 이전 3G에서의 파급력과는 또 다른 차원의 상황이 연출된다.

 현재 4G 기술은 ‘IMT-어드밴스드(advanced)’라는 명칭으로 통일됐으며 내년에는 주파수 대역을 결정하고 2009년까지 표준화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3년 앞으로 다가온 4G 표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세계의 치열한 주도권 경쟁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한국, 4G 표준화 분야에서 두각=우리나라는 이미 3세대이동통신국제표준화회의(3GPPs), 국제이동통신표준화연합(OMA), 와이맥스포럼이사회 등에서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 4G 기술로 넘어가기 위한 기반 기술로 우리나라가 제안한 ‘와이브로’가 모바일와이맥스(IEEE802.16e) 표준의 프로파일로 받아들여졌다.

3.5∼4G시대 세계 이동통신 산업의 주도권 확보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정지시 1Gbps, 이동시 100Mbps 전송 속도로 끊김 없이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차세대 통신 기술도 시연했다. 1Gbps의 전송 속도는 MP3 음악파일 100곡을 2.4초에, CD 1장짜리 영화 1편을 5.6초에, 그리고 20M급 HDTV 방송도 12.5초에 전송받을 수 있는 속도다. 삼성은 이를 4G 기술로 명명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시연 성공으로 오는 2010년 상용화를 앞둔 4G 기술 표준화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당장 내년 말로 예정된 국제전기통신연합 차세대이동통신협력체(ITU-R WP8F)의 4G 주파수 결정에서도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4G 주도권 경쟁, ‘이제 시작’=지금까지의 성과는 시작에 불과하다. ‘최초’가 ‘최선(전세계 보급)’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술 주도권을 살려 표준을 주도하고 세계화에 성공해야만 진정한 4G 주도권을 확보, 차세대 통신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 상황도 자만하거나 방심할 수 없다. 이동통신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세계 국가 및 업체들간 표준화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실제 유럽에서는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가 중심이 돼서 4G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고, 아태지역에서도 아시아·태평양전기통신협의체(APT) 산하 무선포럼(AWF)에서 3·4G 등 무선통신시스템의 서비스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G 표준화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한발 앞선 기술 개발이 필수”라며 “동시에 전세계 강자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술 개발은 단독으로 할 수 있지만, 표준화는 혼자 힘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6/09/21     

 

 

[창간24주년(4)]한국 표준을 세계 표준으로-컴퓨팅·제조분야


 

제조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우리 정부와 국내 업체의 국제 표준 선점은 홈네트워크·전자태그(RFID)·e러닝 등 성장 산업에 집중돼 있다.

 우선 전자태그(RFID) 분야에서 기술표준원 등 정부는 RFID 국제 표준 제정 과정부터 국가 표준 도입을 염두에 두고 국제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ISO의 용어, 기반기술, 데이터, 시험, 응용 등의 5개 표준화 영역을 구분, 국제 표준화에 선행 대응하고 있다.

 이와 연계해 2008년까지 RFID 관련 국가 표준 60여종을 단계적으로 정비한다. 이미, 지난해 말 RFID 국가 표준 14종이 최초로 제정되었고 연내 RFID 식별체계, 성능시험, 적합성시험 등 분야에서 추가로 14종의 국가 표준을 제정한다.

 특히, 개발된 기술의 국제 표준 채택을 위해 정부는 RFID 소프트웨어 응용, 센서 인터페이스, 보안 기술분야에서 ISO의 국제 표준에 우리 기술 3건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2008년까지 총 10건의 우리 기술이 RFID 국제 표준에 반영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홈네트워킹 기술은 기기간의 상호 운용성 문제이다. 서로 다른 홈네트워크 미들웨어을 사용, 서로 다른 단말기의 통합 제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통합 미들웨어 개념을 도입하고 있고 전자부품연구원(KETI)은 CCP(Common Communication Protocol) 개념을 도입, 다른 프로토콜 사이의 변환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전자부품연구원은 CCP를 IEC TC100에 상정, 국제 표준안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번째 문제는 가정의 다양한 곳에 위치한 모든 기기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 RG(Residential Gateway)와 통신을 하는 데이터 통신 방법. 현재 IEEE1394, 블루투스, 지그비 등 기술은 가구·내벽 등의 장애물이 많은 집안에 적용할 경우 통신이 효율적이지 못하다. 이에 이더넷 등 백본 네트워크를 이용, 해결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무선 네트워크의 경우 전파 음영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경원대학교와 SK텔레콤이 메쉬네트워크(Mesh Network) 아키텍처를 ISO/IEC JTC1 SC6에서 표준안으로 제안, 진행되고 있다.

 e러닝 분야의 국제 표준화 활동은 초기 단계이다. 지난 2000년 3월 영국 런던에서 국제 표준안이 발의된 이후 현재까지 국제 표준으로 제정된 규격은 2개에 불과하고 현재 국제 표준을 위해 대기 중인 문건도 2개 정도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e러닝 표준화 주도권을 잡기 위해 ‘ISO JTC1/SC36’ 총회를 지난 2003년 9월 서울에서 총회를 가진데 이어 2008년 3월에도 서울에서 총회를 유치할 계획이다.

 현재 국제 표준의 최대 현안은 교육정보기술 메타데이터에 관한 표준이다. 이미 세계 각국이 사용하고 있는 스콤(SCORM)의 근간인 LOM(Learning Object Metadata) 표준이 조만간에 MLR(Metadata for Learning Resource)의 표준 규격으로 채택될 것으로 전망되고 영어와 불어로 된 용어(Vocabulary) 표준도 현재 마지막 국제 표준의 투표 문건으로 상정돼 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6/09/21     

 

[창간24주년(4)]한국 표준을 세계 표준으로-디스플레이


 

지난해 4월 삼성전자는 7세대 라인(1870×2200㎜)에서 세계 최초로 40인치 LCD 패널을 출하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올해 1월 2번째 7세대 라인에서 40인치 LCD 패널 양산을 개시, 40인치 LCD 표준화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LG필립스LCD 또한 올해 1월 7세대 라인(1950×2250㎜)에서 42인치 LCD 패널 양산에 돌입, 대형 LCD 표준화를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각각 40인치와 42인치를 주력으로 LCD 표준화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대만 AU옵트로닉스(AUO)와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가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CMO는 당초 계획대로 42인치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AUO는 40인치와 42인치를 동시 생산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AUO의 이같은 입장 선회는 표준화를 선도하지 못한 데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삼성전자 및 LG필립스LCD와 비교, 원가 경쟁력은 물론이고 투자 효율성에서 절대로 우위를 점할 수 없다.

즉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고부가가치 TV용 LCD 패널 시장에서 표준화 경쟁을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LCD 원조 일본과 후발 주자 대만을 따돌리고 수년간 전세계 LCD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쟁 기업에 앞서 혹은 시장 경쟁을 통해 표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표준화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표준화는 곧 시장 선점 및 장악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 수익 극대화, 차세대 투자 우위 등 일련의 기업 활동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철저한 시장 및 제품 분석, 시의 적절한 투자를 통해 표준화에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명암은 엇갈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표준화에 성공하는 기업은 시장 주도권을 장악, 프리미엄을 차지하고 미래 시장 개척을 위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반면 표준화를 선도하지 못하고 기업은 시장 선점 및 헤게모니 장악 실패는 물론이고 선두 주자에 이어 언제나 2류에 머물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LCD 매출과 출하 부문에서 대만 AUO 및 CMO를 제치고 줄곧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사활을 걸고 40인치, 42인치 표준화에 전력투구하는 이유다. 비록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40인치, 42인치로 갈려 표준화 각축전을 전개하고 있지만 과거 노트북과 모니터 LCD 표준화에 경험에 비추어볼 때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간 대형 LCD 자웅을 가리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궁극적으로 ‘한국이 만들면 표준’이라는 등식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