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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여행지

육개장 잘하는 집 베스트 6

파송송! 얼큰한 육개장 한 그릇에 땀이 송송
육개장 잘하는 집 BEST 6
글=서원예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R' 팀장 www.diaryr.com
사진=조선영상미디어 허재성기자 heophoto@chosun.com
입력 : 2006.10.26 09:43 27'

찬바람이 불면 왜 속이 허해질까. 얼큰하고 뜨거운 육개장 한 그릇이 제대로 당기는 시기다.

육개장은 개고기를 넣고 장을 풀어 먹던 개장국에 개고기 대신 소고기를 넣어 얼큰하게 끓여 먹던 것이 그 유래다. 양지머리고기 등으로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뜨거울 때 손으로 죽죽 찢어 양념한 쇠고기와 은근한 단맛을 내는 대파를 넣고 칼칼한 매운맛이 나도록 뭉근하게 끓여낸다. 여기에 양을 양지머리와 함께 양념해 넣거나, 고사리, 토란대, 숙주, 느타리버섯 등을 넣어 끓이기도 한다.

한참 끓어 부드러워지고 국물을 잔뜩 머금은 건지를 건져먹다가 밥까지 한 공기 말아먹으면 어느새 이마에는 땀이 맺히고 뱃속뿐 아니라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하지만 번거로운 조리과정이나 들어가는 재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점심메뉴로 인식돼서인지, 일반 식당에서 제대로 끓인 육개장을 먹기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 육개장의 이미지로 잘못 자리잡은 ‘장례식장 매운 고사리탕’를 씻어낼 제대로 된 육개장이 아쉽다.

다음은 그래도 기본에 충실한 육개장 맛을 내는 식당들이다.

공덕동 '뚱땡이 육개장'

앙증맞은 양송이 고명 올려 2900원!

2900원에 육개장을 먹을 수 있다니 흐뭇한 집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육개장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은근한 매운맛과 파의 달큰한 맛을 제대로 냈다. 양이나 건지는 적은 편이지만 앙증맞은 양송이 한쪽과 홍고추까지 고명으로 올려내는 센스까지 보여준다. 3000원을 내고 따로 말하지 않으면 100원을 거슬러주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 만족스러운 한 그릇이면 애교로 봐 줄 만하다. 지하철 공덕역 5번 출구를 나와 언덕을 따라 올라가다 왼쪽에 있다. 전화가 없다. 대림동 분점은 (02)832-2034

▲ 동경육개장
역삼동 '동경육개장'

대파·쇠고기만 넣어 깔끔하고 소박한 맛

서울 역삼동 국기원과 과학기술회관 별관 근처에 있는 동경육개장은 보기 드물게 ‘육개장’(6000원)을 간판메뉴로 내건 곳이다. 인근 직장인들의 점심과 해장 메뉴로 인기 높은 이 집 육개장은 고사리나 토란대, 계란 없이 오로지 대파와 쇠고기만으로 맛을 낸다. 사골 국물에 함께 삶아낸 양지머리 살을 쭉쭉 찢어 담고, 한번 데쳐 아린 맛을 뺀 대파가 들어간 칼칼한 국물을 부어내는 식이다. 고명으로는 계란 지단과 대파 썰어 넣는 것이 전부. 특별할 것은 없지만 무난하고 소박한 육개장 한 그릇이 생각날 때 적당한 집이다. (02)566-9779

을지로 '우래옥'

진한 고깃국물 + 풍성한 건지 = 든든함

냉면과 불고기로 유명한 우래옥은 ‘육개장’(7000원) 맛도 수준급. 진하게 고아낸 고깃국물에 갖가지 건지가 풍성하게 들었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고급스러운 육개장이라 할 만하다. 넉넉하게 찢어 넣은 양지머리 고기에 파와 고사리, 계란, 당면으로 맛을 더했다. 고깃국물의 진한 감칠맛은 좋지만 파의 달큰한 맛은 부족해 아쉽다. 한 그릇 먹고 나면 오래도록 든든하게 남는 푸짐한 양도 장점이다. (02)2265-0151

삼각지 '칼국수전문'

육개장 국물에 말은 칼국수, 제법 잘 어울려

일명 ‘삼각지 육칼집(육개장 칼국수)’이라 불린다. 용산 삼각지 부근에서 25년 넘게 육개장에 말은 칼국수를 내고 있다. 사골국물을 기본으로 잘게 찢은 양지와 대파만으로 간결한 맛을 내는데 그 맛이 칼칼하면서도 구수하다. 육개장을 주문하면 칼국수를 따로 주고, ‘육칼’을 주문하면 공기밥이 따라 나온다. 육개장과 칼국수가 흔하게 볼 수 있는 조합은 아니지만, 진한 국물과 매끈한 칼국수 면발이 은근히 어울린다. 지금은 수리 중으로 11월 1일 이후 영업을 재개한다니, 찾아가기 전에 확인해봐야 안전하다. ‘육개장’, ‘육개장칼국수’ 모두 5000원. (02)713-6204

충무로 '진고개'

국물에서 생강향이? 개성 넘치는 맛

1963년 문을 연 진고개는 든든한 식사와 퇴근길 술 한잔이 한 번에 해결되는 한식당이다. 갈비찜과 게장무침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육개장’(6000원)도 단골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스테인리스 냄비에 가득 담긴 육개장은 검붉은 고추기름 때문에 맵고 기름져 보이지만, 막상 먹어보면 매운맛이 은근하다. 국물도 시원하다. 건지로 쪽파와 삶은 계란을 넣어주는 점이나, 생강향과 후추향이 진한 국물도 특이하다. 무난하고 순한 맛을 즐긴다면 부담스런 맛일 수도 있지만, 가장 개성 있는 육개장 맛을 내는 곳이 아닐까 싶다. (02)2267-0955

수유리 '샘터마루'

북한산 찾는 등산객이라면 한 번쯤…

북한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즐겨찾는 국밥집. ‘육개장’(4000원)은 고사리와 파, 그리고 칼로 길게 썰어 넣은 양지머리 고기를 넉넉하게 넣어 얼큰하게 끓여낸다. 톡 쏘는 매운맛이 있다. 양과 선지를 넣고 담백하게 끓인 해장국도 괜찮다. 따끈하게 나오는 양념두부, 간간한 조개젓, 시원한 백김치가 맛깔스러운 반찬 역할을 한다. 식당 한쪽으로 흐르는 계곡물을 보며 식사를 할 수 있어 운치가 있다. 일부러 찾아가 먹을만한 맛은 아니지만, 출출한 등산객의 요기로는 아쉽지 않은 맛의 육개장이다. (02)902-6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