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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여행지

김신묵의 해피투어 - 담양 소쇄원

전남 담양 소쇄원
  2006/10/26 11:52
김신묵      조회 3584  추천 1

소쇄원(瀟灑園)은 16세기말에 양산보(梁山甫 . 1503~1557)가 만들어 後代에 걸쳐 계속 확장해 왔다.

 

양산보는 15세에 조광조를 만나 그 문하생이 되었는데,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유배당한 후 유배지까지 따라갔다가 사약을 받는 광경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아 고향으로 은둔하여 이 소쇄원을 만들었는데, 현존하는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원림(園林)으로 손꼽히며 우리나라 선비의 고고한 품성과 절의가 풍기는 아름다움으로 알려진 곳이다.

 

소쇄원(瀟灑園)이란 이름은 '소쇄옹(瀟灑翁)'이라는 양산보의 호(號)에서 비롯된 '맑고 깨끗하다'는 뜻이라고 한다.

 

 

소쇄원은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있으나 기실은 광주에서 들어가는 것이 더 빠르고 가깝다.

호남고속도로 동광주를 지나 88고속도로 갈림길을 왼쪽으로 두고 곡성방향으로 가면 바로 창평이 나오는데

창평 IC를 내려서서 887번 국도를 타고 광주호를 지나면 바로 왼쪽이 소쇄원이다.

 

국도변 큰 길에서 소쇄원으로 접어들면 울창한 대나무 숲을 지나게 되는데 이 대숲은 속세로부터 소쇄원을 격리하기 위한 담장 역할을 하고 있었으며, 그 사이로 난 좁은길을 들어서니 仙景이 펼쳐지듯 소쇄원이 눈앞에 나타난다.

 

<소쇄원 입구 대나무 숲....>

 

<소쇄원 안으로 들어가는 길 옆에 초가지붕 정자 하나 서있다...이름하여 대봉대..>

 

<담장 밖에서부터 흘러 들어와 경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개울물..... 밖에는 작은 우물도 하나 있다.

  물길을 위해 열어놓은 오곡문(五曲門) 담장 아래로 물이 흐르고 사람은 다리를 놓아  건네가게끔 하였다>

 

오곡문(五曲門)을 통과한 계곡물은 다소의 낙차를 보이며 작은 바위계곡을 따라 아래로 떨어지게 되는데

살짝 그 옆으로 나무 하나 걸쳐놓고 나무 속을 파내니 훌륭한 배수관이 되어 옆으로도 물길을 나눠 준다.

이 물이 흘러가면 입구의 대봉대 정자 아래 연못으로 모이게 되어 있다.

 

<계곡물을 옆으로 나눠주는 목제 배수로 역할의 속빈 나무관....>

 

<물이 흘러들어 만든 연못에는 잉어가 산다.   흘러 넘친 물은 다시 계곡으로 합쳐진다>

 

계곡 건너편, 내당의 중앙쯤 되는곳 윗쪽과 아랫쪽으로 두 채의 건물이 있다.

윗채는 제월당(霽月堂)이라 하는데 '비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이라 이름붙인 주인이 기거하는 곳이고

아래채는 광풍각(光風閣)이라 하는데 '비온 뒤에 해가 뜨며 청량한 바람'이란 뜻의 손님들 사랑방이다.

 

이 두 건물은 3칸 남짓한, 아주 작고 소박한 건물이다.

햇살 가득한 작은 계곡안에서 약간 오르막 비탈쪽에 자리 잡아 참으로 맑고 밝은 기운을 가득 품고 있다.

 

<윗쪽이 제월당(霽月堂)이고 협문을 통해 아랫쪽으로 연결되는 건물이 광풍각(光風閣)이다....>

 

 

<제월당(霽月堂).... 주인이 거처하는 3칸짜리 소박한 건물이다.

  현판 글씨는 윗쪽 담장의 '五曲門'과 함께 우암 송시열이 쓴 것이다.>

 

 

 

<광풍각(光風閣).......  풍류객들이 머무는 곳인데 시원하게 탁 트인 구조로 개방 할 수 있는 팔작지붕의 3칸 건물이다.>

 

 

사실 소쇄원에는 국보급 문화재가 있다거나

거대하고 엄청난 구조물이나 건축물이 숨겨져 있는것은 아니다.

그저 한국형 정원을 만날수 있는 곳....

 

중국이나 일본처럼 인위적으로 대형화하거나 축소하여 밀도 높게 만든것이 아니라

자연속에 일부가 되어 꾸민듯 아닌듯...  그러나 잘 살펴보면 거기에는 만든 이의 철학과 사상, 선비정신이 깃들어 있으며

사람이 움직이는 동선(動線)까지도 고려한 다리, 징검돌, 보행로등이 의도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게다가 가만히 둘러보노라면 낮으막한 담장이나 그 위에 얹혀진 기와지붕, 벽돌 담, 예쁜 굴뚝...

안채와 바깥채를 이어주는 중간대문등이 참 이쁘다는 생각이 든다.

 

<소쇄원의 이곳 저곳 아기자기한 모습들..... 협문, 담장, 굴뚝...>

 

 

 

 

 

 

당대의 지식인들이 풍광과 여유를 즐기며 그들의 정신세계를 격정적으로 토로하던 문화 담론의 자리....

김인후를 비롯하여 송순, 기대승, 정철, 송시열 등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그들 학문의 지평을 넓히고 세상을 논하던 곳...

권력의 부패한 더러움에서 멀리 떨어져 순수하고 고고하게 살고자 하는 맑고 밝은 기풍의 선비 모습이 그려진다.

 

 

☞ 필자 홈-페이지 :  http://club.nate.com/100peo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