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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캐주얼게임 휴대폰 날개 달고 부활

화려한 3D그래픽과 사운드의 하드코어 게임에 밀려 한동안 주춤했던 ‘캐주얼 게임’ 시장이 휴대폰과 모바일 멀티미디어 기기 보급에 힘입어 되살아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DFC 인텔리전스는 올해 캐주얼 게임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해 7억 1300만달러보다 134% 성장한 9억53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2002년 2억2800만달러를 기록한 데 비하면 불과 4년만에 4배 이상의 비약적인 성장을 거둔 셈이다.

 전문가들은 머리를 쓰지 않고 5분 안팎의 짧은 시간 동안 단순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 바쁜 현대인의 여가 소비 성향과 맞아 떨어지면서 앞으로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자동차로 이동할 때나 쉬는 시간 등 짬을 내 휴대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른바 ‘엄지족’들이 늘어나면서 캐주얼 게임 시장 팽창이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알렉시스 마드리갈 DFC 애널리스트는 “과거 캐주얼 게임은 별 볼일 없는 시장으로 여겨졌지만 점차 업체들이 캐주얼 게임에 투자한 만큼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캐주얼 게임 붐이 일면서 제작 규모도 이전보다 커졌다. 불과 2∼3년전 만해도 6개월에 10만달러 정도만 투자하면 캐주얼 게임 한편을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몇 년간의 제작 기간에 투자금액도 100만달러에 육박한다고 AP는 보도했다.??

 게임업체인 팝캡은 최근 낱말 맞추기 게임 ‘북웜 어드벤처스’ 속편을 개발, 28일(현지시각)부터 온라인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속편 개발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은 2년 반 동안 무려 70만달러. 팝캡에 앞서 리얼네트웍스도 이달 초 ‘스크래블’ 속편을 출시, 캐주얼 게임 복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캐주얼 게임을 개발하는데 롤플레잉 게임이나 할리우드 영화 제작 비용에 버금가는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오리지널 사운드나 화려한 그래픽보다 약간은 조잡스러워 보일 수 있는 단순한 화면과 기계음이 사용자에게 친숙할 수 있다는 것.

 AP에 따르면 리얼네트웍스가 1만5000명의 게이머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리지널 사운드보다 기계음을 좋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흥행에 성공한 게임은 머지않아 짝퉁 게임이 인터넷에서 무료로 퍼지기 때문에 흥행이 곧 매출로 이어지기도 쉽지 않다.

 빅 피쉬 게임 CEO 폴 텔렌 사장은 “게임 개발에 막대한 돈을 투자할수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업체들은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기 보다 과거 대박을 터뜨렸던 게임의 재탕, 삼탕을 만들고 결국 사용자들은 금방 질리는 악순환을 형성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6/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