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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사진

채승우 기자의 순간포착

사진기자의 상황 하나 - 너무 잘 찍히는 카메라
  
채승우     

 

아시안게임을 취재하면서 사진기자들의 상황이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가지 주변 환경이 변하고 그에 따라 시스템이 변합니다. 사진기자들도 변해가겠지요.

 

그 사진기자의 상황 한가지.

' 카메라가 사진을 잘 찍는다' 입니다. 자동으로 촛점을 맞추어주는 장치, 1초에 최대 8장이 찍힌다는 셔터속도 들의 발전은 예전에는 꿈에서나 보던 장면을 사진으로 찍을 수 있게 해줍니다. 움직이는 물체를 쫓아가 촛점을 맞추는 시스템은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체조 선수들이 최대한의 힘을 쏟아 뛰어 오르고, 뒤틀고 다시 앞으로 튕겨 나오는 모든 순간을 정확하게 잡아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제가 어떻게 이런 사진들을 찍을 수 있겠습니까?

 

예전에 수동으로 촛점을 맞추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대략 어디쯤 촛점을 맞추어놓고 선수가 그 범위 안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렸지요. 운이 좋으면 걸리겠지 하구요.

선수들이 어디로 튈 지 모르기 때문에 사진의 앵글도 꽤나 넓직했던 것 같습니다. 아시겠지만, 크고 긴 망원렌즈일수록 촛점심도가 얕아지지요. 그래서 덜 긴 망원렌즈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면, 카메라가 좋아졌으니, 사진기자의 일하기는 마냥 편해진 것일까요?

저는 이 좋은 카메라를 며칠 동안 사용하면서, 그냥 만족해서는 안될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메라가 워낙 사진을 잘 찍어주니, 이제 사진을 잘 찍는 기술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는 자랑할 것이 없어진 것이지요.

 

이제, 좋은 사진은 더 이상 잘 찍은 사진이 아닙니다. 사진가의 시선, 앵글이 중요한 문제가 된 듯합니다.

 

여기 보여드리는 사진들은 최근 며칠동안 제가 아시안게임의 체조 경기를 찍은 것입니다.

중국의 금메달리스트 헤닝, 양웨이 선수들입니다. 또 한국의 김대은, 김승일, 김수면, 유한솔 선수들입니다. 그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