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펌)

공명님의 폭설속의 지리산

○ 다녀온날 : 206. 12. 17. 일요일. 눈
○ 위      치 : 전북 남원시 운봉읍
○ 코      스 : 용산리주차장 - 바래봉 - 팔랑치 - 산덕마을
○ 산행시간 : 4시간 30분

○ 당초 산행 계획은

[용산리주차장 - 바래봉 - 팔랑치 - 부운치 - 세동치 - 세걸산 - 고리봉 - 고기리매표소]였습니다.

전화벨소리가 컴컴한 새벽을 깨웁니다.

오늘 산행해도 될까요??
왜요??
눈이 많이 내리는데???
눈 오면 좋지???

동상이몽

용산마을에 도착하여 회전하던 차량이 빙그르 돌면서 빌.빌.빌 도저히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차에서 내려 옆과 뒤에서 밀고 밀어 바로 잡은 후 겨우 용산리 주차장에 도착. 운봉이 집이시라는 분들이 먼저 도착하여 산행 채비를 하고 있다. 그들의 뒤를 따라 바래봉으로 오르는데 매서운 바람과 눈이 앞을 가린다.

                              

운지사 풍경

마치 하얀눈에 고립된 듯한  작은 대웅전 안에서 스님의 염불소리가 목탁소리와 함께 흘러 나온다.

 

 

 


운지사를 구경하고 바래봉을 향해 오른다.

아무도 걷지 않은 한적하다 못해 고요한 산길로
 


새하얀 숲길을 걸어 올라 갑니다.

역시 아무도 걷지 않은 새하얀 장자봉길을 홀로 오르던 추억과

작년 아무도 걷지 않은 최악산 능선을 헤치던 행복한 순간들을 떠올리며...........
 


새로운 듯 한 길.

 


신비로운 듯한 길.........



 


 

 



 


걸음을 더 늦춥니다. 한량 꽃놀이 하듯......

바쁠게 없습니다.

오늘 지리산은 전면 통제되는 바람에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앞서 출발했던 운봉에 사시는 분들 5명과

남원 말씨의 산님들 8명 정도 등 세팀이 전부입니다. 그 외에는 앞에도 뒤에도 보이질 않습니다.

 

 


아래 마을에는 간간히 햇살이 비추기도 하나 봅니다



그러나 바래봉으로 오르는 길에는 눈발만 난무합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보면 마음이 야릇해 집니다

멋있는 길은 더욱더 그렇습니다.


바래봉 삼거리

 

 

 

 

 

 



눈꽃이 피고 덮고 또 피어 오릅니다.

심술궂은 바람이 훼방을 놓아도 눈꽃은 아름답게 피어 반깁니다. 



 


길을 걷은 것 만으로도 낭만이고 멋을 느끼게 합니다


 


걷지 않고 주저 앉아 있어도 그저 행복하였을 풍경들이 하염없습니다.



 


얼지 않고 끊임없이 솓구치는 샘물처럼 행복이 넘쳐납니다.



 


그저 환희와 감탄속에 무심히 시간을 때운답시고 옮기는 걸음이 본격적으로 민둥 바래봉 능선을 오르면서부터 순간 꽁꽁 얼어 붙어버립니다. 씽씽 불어대는 바람과 몰아치는 눈보라. 눈을 뜰 수가 없으리 만치 매섭고 차갑습니다. 폭풍한설 미친듯이 난무하는 바래봉. 후다닥 점만 찍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끄러 넘어질 듯 줄행랑을 쳤습니다. 요란한 바람소리가 덕두봉으로 달립니다.
 


내려가 비로소 오는 회원들의 걸음을 붙잡아 돌려 세웠습니다.
"엄청 추워"
"가지 말어"
.....................
그렇게 붙잡은 걸음들을 팔랑치로 재촉합니다.

바로 이런 맛이 겨울산행의 진미가 아니던가...................



 


한고비 한고비 넘는 것이 행복일 수도 고통일 수도 있겠지요

 

 

 

 


 

 

 


팔랑치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어옵니다.

 

 


부운치를 행해................

날선 바람에 볼이 찢어질 듯하고, 눈을 껌뻑이면 위 아래 눈썹이 달라 붙어

눈꺼풀에 힘을 주어야 눈썹이 떨어집니다.

 

 


능선을 치고 오르는 바람

바람의 영향이 적은 아래쪽 잔가지에는 눈이 쌓이고 위쪽 가지는 헐벗고.......

 

 

 



이제 눈꽃이 아리나 상고대가 보입니다.

 

부운치를 통과할까????
너무도 힘들어 하는 산님도들이 있습니다. 계속 진행하다간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어라~~~~~탈출하자...............



눈은 하염없이 내리고, 그나마 계곡으로 내려서서 바람이 수그러지니 다행입니다.
배가 고픈데 이런 날씨 이런 장소에서 점심을 먹어야 할까????
"먹자"
"그냥 가자"
............................
밥 먹는 것도 말이 많습니다.


눈발은 날리고 날려 텅빈 공허함을 채우고


 


결국, 더 내려가다 마을 근처에 혹 비닐하우스라도 만나거든 그곳으로 들어가 식사를 하자는

미지의 사실에 기대를 걸고 고픈 배를 달래며 다시 출발............


어여 갑시다........

 

 


온 산천이 덮여도 흐르는 계수는 멈추게 하지 못합니다.

 


사랑이 깊은 마음, 그리움을 멈추게 할 수 없듯이............



산덕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까치밥으로 남겨 둔 홍시.
일부는 까치가 파먹고 채 파먹지 못한 홍시들.
우리가 정리 했습니다.


사각 사각 얼매나 맛나던지.................


'산행기(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덕유산 설국  (0) 2007.01.23
극공명님의 덕유산  (0) 2007.01.18
브리뜨니님의 가야산  (0) 2006.12.18
전설따라 월출산 -일만성철옹  (0) 2006.12.07
어떤 산행- 고대산  (0) 2006.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