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여행지

이모네집 해물생태찌게

출처 : 조선블로그 김성윤기자의 GOUMET CLUB
 
'이모네해물집' 생태찌개가 있어서 추위가 즐겁다
  
 

서울 종로 5가 먹자골목에 있는 이모네해물집은 칼칼하고 시원한 ‘생태찌개’(8000원)로 인근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꽤 알려진 집이다.

 

 

생태찌개를 주문하면 식당 입구 가스렌지에 양은냄비를 얹고 물을 붓고 무 몇 조각을 더한다. 세숫대야처럼 생긴 큼직한 양은냄비는 여기저기 찌그러져 정겹다. 냄비 물이 끓으면 생태를 넣는다. 여기에 고춧가루와 대파, 고추, 마늘, 생강, 소금, 약간의 인공조미료를 조금 더한다.

 

양념이 풀어져 맹물이 붉게 변하고, 생태가 반쯤 익었다 싶으면 가스불을 끄고, 따로 두었던 생태 간을 미나리와 함께 얹어 얼른 손님상으로 내간다. 손님상에 있는 가스렌지에 냄비를 올리고 다시 불을 켠다. 부글부글 벌겋게 끓어오르는 찌개국물 속에서 생태살이 하얗게 변하면 먹기 알맞게 익었다는 신호다.

 

국물이 짜지도 싱겁지도 않고 딱 적당하다. 맵지만 텁텁하지 않다. 그래서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마늘이 얼큰하게 뒤를 받쳐준다. 마늘보다 가벼운 생강 냄새가 올라와 코를 자극한다.

 

동영상: http://www.tagstory.com/video/video_post.aspx?media_id=V000021647

 

별다른 육수를 쓰지 않고 끓였는데도 국물이 달다. 생태가 제철인데다 싱싱해서다. 생태는 토막 내지 않고 통째로 넣는다. 이유를 묻자 주인은 “생태는 살이 연해 토막 내면 허물어져 볼품 없다”고 설명했다. 생태 몸통에 깊은 칼집이 너댓 군데 들어가 있어서 먹기에 별 불편은 없다.

 

생태 간은 크림치즈처럼 혀에서 살살 고소하게 녹는다. 손님상에 내기 직전 냄비에 넣어 너무 익지 않았다. 운이 좋으면 커다란 알을 밴 암컷이 걸리기도 한다. 동태 뱃속에서 나온 알과는 비교 안될만큼 촉촉하고 보드럽다. 찌개에 들어간 두부가 맛있어서 더 달라고 부탁했다. 주인은 흔쾌히 반 모는 족히 될 만큼을 냄비에 풍덩 빠뜨려주었다.

 

깍두기김치, 콩나물무침, 미역무침 등 밑반찬도 맛나다. 전남 여수에서 가져온다는 조개젓과 멸치젓도 상에 올라왔다. 무채와 버무린 멸치젓이 압권이다. 짭짤한 멸치젓이 아삭아삭한 무채와 잘 어울렸다. 반찬 가짓수와 종류는 그때그때 바뀐다.

 

주인은 “여수 출신 시어머니와 이북이 고향인 시아버님이 우리 집 맛을 세웠고, 지금은 나하고 동서가 그 맛을 이어간다”고 했다. 생태는 수산시장에서 매일 쓸만큼씩 사온다. 생태는 연중 나오지만, 제철인 지금 맛이 최고다. ‘도루묵찌개’(8000원)도 괜찮다. 도루묵 역시 겨울이 제철로, 톡톡 터지는 알은 지금만 맛볼 수 있다.

 

의자에 앉아 먹는 식탁이 7개인 가게 뒤쪽으로 뜨뜻한 온돌바닥에 앉아 먹는 별실이 있다. 별실에는 식탁이 10개 있다. 가게는 좀 춥다. 뜨거운 찌개 맛이 오히려 사는 것 같기도 하다. 오전 9시 30분 문 열고 오후 10시 닫는다. 매주 일요일 쉰다. (02)2277-8697

 

/종로 5가 먹자골목입니다. '닭 한 마리'집들이 몰린 그 골목에 이런 생태집이 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날이 더 추워지면 좋겠다'는 생각 들게 하는 생태찌개입니다. 사진은 유창우 기자가 찍었습니다.

 

맛 ★★★
서비스 ★★★
분위기 ★
가격대비만족도 ★★★★
(★=5개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