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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e러닝, 온라인교육 넘어

e러닝이라고 하면 으레 오프라인 강의를 그대로 녹화해 컴퓨터로 보는 동영상 정도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e러닝 도입 초기에는 컴퓨터를 이용해 홀로 학습을 한다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심도 많았다.

 그러나 e러닝이 국내 도입된 지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은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이 e러닝으로 임직원 직무 능력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중·고등학생 사이에서는 인터넷 강의로 학습하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 e러닝 강의를 실제로 수강해 보면 애니메이션·플래시와 같은 코딩 기술 및 시나리오·튜터리얼 방식과 같은 교수설계이론 등 학습자의 집중력을 환기시키고 학습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활용해 화려하고 재미있는 인터페이스가 구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e러닝은 지금까지의 발전을 기반으로 해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데 ‘코스웨어’에서 ‘지식’으로의 확장이 바로 그것이다.

‘학습’이란 지식·기술·태도의 결합으로 지식과 그 지식을 습득하는 기술을 익힘으로써 궁극적으로 태도의 변화를 불러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이러한 ‘학습’의 개념에서 ‘지식’을 떼어내 독립적인 서비스 영역으로 탄생시킨 것이 ‘지식 콘텐츠’ 또는 ‘지식 서비스’다.

 e러닝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는 수강신청을 하고 학습 진도에 따라 순차적인 학습을 위해 한 달 정도의 기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식 콘텐츠’로 우리는 원하는 정보에 정확하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업무 중에도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지식 동영상’을 검색, 관련 지식을 찾아보고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교육 중심에서 지식 중심으로의 변화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단위 콘텐츠 크기의 변화다. 지식 콘텐츠는 콘텐츠의 크기가 이전에 비해 현저히 작아진 것이 특징인데, 이는 학습자가 원하는 지식정보만을 정확하고 빠르게 얻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사이트에서는 아예 강좌를 10분 단위로 제작해 백과사전처럼 찾아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는데, 이는 학습자의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한 배려다.

 콘텐츠 주제도 다양해졌다. 기업 e러닝 분야에서 대부분의 e러닝 콘텐츠가 비즈니스 역량과 관련된 것이었다면 이제는 지식 콘텐츠가 ‘일’에서의 성공뿐만 아니라 ‘라이프’에서의 성공을 위한 정보도 제공해 주고 있다. 보험 가입 요령, 자녀 교육 방법, 이력서 작성 요령, 허리 디스크 예방법, 몸에 좋은 음식 등 실생활에 밀접한 정보로부터 리더십·커뮤니케이션·국제 비즈니스 등 전문 영역에 이르기까지 지식 콘텐츠가 제공하는 정보의 범위에는 한계가 없다. 이러한 지식 서비스가 모바일 매체로 확장되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생활에 밀접한 모바일 매체로 지식 서비스화 된 e러닝은 더욱더 생활 속 깊숙하게 스며들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과거 정해진 수업시간에 정해진 목차에 따라 ‘교육과정’ 중심으로 학습을 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이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철학이 e러닝을 만나 꽃을 피우고 다시 지식 서비스로 현실화되고 있음을 말한다.

 내가 마음 속에 항상 간직해온 화두는 항상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손쉽게 접근 가능한 e러닝으로 이 사회 구석구석에 학습의 기회를 확대하고 이로써 국가 인적자원개발에 기여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e러닝이 지식 콘텐츠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면서 보다 실용적이고 학습자 중심적으로, 즉 자기 역할을 다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또 다른 중요한 변화로는 교육 내용의 순서가 예전처럼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더하기·빼기·곱하기·나누기 순서로 계산법을 배워야 했지만 지식 콘텐츠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 순서를 반드시 지킬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더하기에서 빼기의 개념을 익혀도 되지만 반대로 빼기부터 배우고 그것을 더하기 개념으로 확장해도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김영순 크레듀 사장 mryoung@cred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