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통신 트랜드

SW인력이 경쟁력이다

지난 달 SW 관련 단체가 모두 모여 열린 내셔널소프트웨어포럼에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SW 산업 전략이 논의됐다.
소프트웨어(SW) 대학원에 학생이 없다. SW 학과를 지원하지 않으니 정원도 줄어든다. SW 산업 발전의 견인차라는 고급인력이 SW 산업으로부터 등을 돌리지 오래다. 그러나 그들을 비난할 수도 없다. 성장이 보장된 곳에서 마음껏 재능을 발휘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우수 인재 부족이 기업 경쟁력 약화로, 다시 인력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우수 인력을 끌어들일 만한 동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장 먼저 기업 수익성 강화에 정책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유병창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은 “해외 3대 IT 기업의 3년 간 평균 이익률은 30%가 넘지만 우리나라는 13%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며 “자동차 등과 SW 분야는 고투자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정부가 대규모 R&D 투자를 통해 먼저 동력을 제시해 준다면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W 산업 현주소는=2006년 매출기준으로 834개 SW 기업의 매출총액은 12조원,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9.0%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이익률이 낮으니 SW 산업 투자 여력이 없다. 지난해 한국 IT 산업 내 SW 산업 투자 비중은 OECD 평균 36%보다 매우 낮은 16%에 불과했다. 고급인력이 없으니 노동생산성도 당연히 낮다. 2004년 기준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보면, 통신서비스 분야가 207%에 이르는 반면 패키지 SW 분야는 46.5%에 그쳤다.

 패키지 SW 기업 이익률과 직결되는 지적재산권 보호도 미흡한 수준이며, 미래를 이끌어갈 SW 전문 연구소도 없다.

 진입장벽이 낮은 산업 특성상 연간 1800여개의 기업이 탄생하고 있지만,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세계적으로 발전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급인력이 자발적으로 SW산업에 유입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 한국IT 여성 기업인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석박사급의 고급 인력은 5000명 이상 부족하다.

 한국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등은 SW 집중 육성 정책을 통해 국민소득을 높이는 혁신의 길을 걷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국은 자국 SW 우선 구매 정책을 실시하는 것과 함께 SW 기업 연구개발기구를 설립하고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인도는 기술 혁신보다는 프로세스 혁신을 주도하는 정책을 펼치고 특화된 SW 클러스터(SW 테크놀로지 파크)를 키워가고 있다. 1986년부터 SW 수출을 위해 수입하는 HW에는 관세를 면제하는 등 일찍부터 SW 산업을 전체 HW 정책에서 독립시켜 SW 산업 발전을 이끌어 왔다.

 유영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장기적인 연구개발투자가 미흡한 상황이어서, 악순환을 끊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나섰다=최근 들어 정부는 SW 산업의 이익률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집중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 7월 발표한 중소 SW 기업 활성화 종합 대책에서도 중소 SW 기업의 이익률을 높이는 것을 핵심으로 했다.

 정보통신부 임차식 소프트웨어진흥단장은 “SW 산업의 키는 고급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고급인력이 SW 산업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다시 끌어오기 위해 산업 전반에 걸친 부흥책을 통해 비전을 보여주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정통부는 종합 대책을 통해 SW사업 이윤율을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하도록 해 SW업계의 영업이익률을 최대 6.7% 상승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불공정 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공공기관은 일정 수준 이상 SW를 구매할 때 반드시 분리발주하는 것을 의무화 해, 이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협소한 국내 내수 시장 중심의 가격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그룹의 부당지원 없이 IT 서비스 기업이 공정하게 품질경쟁을 할 수 있도록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시행령 개정안도 마련했다.

 매년 200억원 씩 5년간 1000억원이 투자되는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띄우기도 했다. 기업이 현 상황에서 하기 힘든 대규모 R&D 투자를 위해서다. 특히 이번에 시작되는 플래그십프로젝트(항공기 임베디드 SW와 대용량 콘텐츠 전송 서버용 SW)는 시장 파급효과와 인력 양성 효과가 큰 선도 분야여서 향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근무 여건을 개선하자=고급 인력 이탈을 논의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근로 여건에 관한 문제다. 지나친 야근과 그에 따른 수당 미지급 문제와 다른 분야와 차이가 확연한 박봉의 문제, 게다가 개발자로서는 보람을 힘든 근로 여건은 우수 인재들이 SW 산업을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국자바개발자협회(JCO 회장 옥상훈)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SW 개발자의 대다수가 주 4회 이상 2∼4시간 이상 야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근은 그야말로 ‘밥먹듯이’하고 있지만, 박봉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초과 근무 수당과 같은 연봉외 보상도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 기업 SW 개발자들은 절반 수준이 연봉 1000만∼3000만원에 불과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개발자들이 자주 찾는 블로그와 토론방에는 “3개월짜리 프로젝트를 왜 한달에 시키냐” “야근을 하면 야근 수당을 달라” 등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노총 IT 산업연맹은 최근 야근 수당 청구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나서기도 했다.

 옥상훈 JCO 회장은 “야근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SW 개발자들이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인재들이 만족할 만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개발자들이 자기 개발을 위해 투자하는 것을 배려해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발 커뮤니티 활동 등을 통해 개발 능력을 키워가는 것은 개발자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SW 기업에게도 이득이 된다.

 최근 방한한 썬의 사이먼 핍스 COO는 “한국 개발자들도 국제적인 커뮤니티를 통해 국제 프로젝트에 동참해 수준을 높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또한 직장에서도 이러한 개발에 참여하는 것을 배려해 주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우수 개발자들이 몰려 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무분별한 야근을 없애기 위해서는 발주자들이 정확한 요구서를 SW 기업들에게 제시해야 하는 것도 필요 요건이다. 발주서가 불분명해 불필요한 수정작업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에 따른 추가 비용도 산정해 주지 않아 개발자의 무리한 야근을 늘리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