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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해외 파워 리더에게 듣는다 - 레드햇 CEO 매튜 슐릭

<축하메시지>

전자신문 창간 2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한국 최초로 창간된 전문 IT 일간지로서 IT기업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해온 전자신문은 한국 IT산업의 성장과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전 세계가 한국의 IT 산업에 이목을 집중하는 지금, 디지털 변화의 중심에 서서 날로 새로워지는 정보통신 산업의 가치와 역할을 널리 알려주는 버팀목으로 더욱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매튜 슐릭 레드햇 CEO



“독점은 악이다.”

지난 2004년 벽두, 매튜 슐릭 레드햇 CEO(49)는 본지에 보내 온 신년 특별기고를 통해 “독점은 표준의 부재를 야기하고 경쟁사의 움직임을 전략적으로 방해, 결국 기업의 기술혁신을 좌절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본지 2004년 1월 15일자 14면 참조 그로부터 3년여가 지난 지금, 레드햇의 매출은 작년 말 기준 4억60만달러로 4배가량 증가했다. 전 세계 레드햇 RHCE(Red Hat Certified Engineer, 레드햇 인증 엔지니어) 자격증 취득자 수도 지난 5월 2만5000명을 돌파했다.

레드햇은 현재 전 세계 상업용 리눅스 시장에서 점유율 86%를 기록,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별기고를 보내올 당시 슐릭 CEO의 예언대로 일반인이 오픈소스를 보는 개념은 이제 많이 달라졌다. 실제로 리눅스를 쓰는 사용처도 개인은 물론이고 일선 기업이나 관공서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모르는 새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가입자 수만 50만명에 달하는 하나TV도 레드햇 GFS를 클러스터 파일 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쟁 리눅스 업체인 노벨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았다. 오라클은 레드햇 고객을 대상으로 리눅스 지원 네트워크를 선보이며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윈도’로 대변되는 MS의 건재는 여전하다. 레드햇의 절대 매출액은 늘었지만 순익은 감소세다. 격변의 시대, 리눅스의 대표주자인 레드햇의 매튜 슐릭 CEO에게 오픈소스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본다.

 

-오픈소스가 왜 중요한가.

▲오픈소스로 만든 공개SW는 일반 사용자는 물론이고 공공기관과 교육 분야의 표준기술으로 전 세계 IT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공개SW란 프로그램 개발 소스를 공개, 누구나 필요한 기능을 개발해 추가할 수 있다. 이는 프로그램 개발 소스를 일체 공개하지 않는 MS의 윈도 등과 구별되는 부분이다. 우리가 만든 컴퓨터 운용체계(OS)인 ‘리눅스’가 대표적인 공개SW다.

바야흐로 웹2.0 시대다. 이제는 더 이상 폐쇄적인 벤더가 존재하기 힘들다. 정보는 보다 더 쉽게 공유된다. 나는 오픈소스가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 믿는다.

-수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있다. 이들의 성적표를 어떻게 보는가. 그 가운데에서 레드햇이 리눅스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파이어폭스·아파치·J보스 등 많은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수행 중이다. 오픈소스 분야에서는 ‘커뮤니티의 힘’이 중요하다. 우리는 지난 10여년간 소스를 완전 공개함으로서 고객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 이것이 바로 성공요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반()오픈소스 진영과의 싸움이 버겁진 않나.

▲개인적으로 지난 15년간 MS의 SW를 쓰지 않고 살고 있지만 아무런 불편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윈도는 물론이고 엑셀·MSN·파워포인트 등을 대신해 쓸 수 있는 공개SW가 인터넷에 널려 있다.

최근 노벨이 MS와 저작권 계약을 했다고 해서 이런 류의 질문을 많이 받는데 솔직히 여기에 대응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

-최근 GPL3가 발표됐다. 과도하게 소스 공유를 중시하는 쪽으로 만들어졌다는 지적이다. 리눅스는 GPL2를 고수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GPL3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GPL3의 발표를 위해 자유SW재단·SW자유법센터 등 많은 조직과 개인이 고생했다. GPL3의 탄생은 축하할 만한 일이다. 환영한다. 레드햇은 GPL3를 지지한다.

-데스크톱 리눅스나 OLPC 프로젝트 관련 사업 전략을 설명해달라.

▲데스크톱 리눅스에 대한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의 데스크톱 개발팀은 레드햇 엔터브라이즈 데스크톱을 비롯해 OLPC·온라인 데스크톱·레드햇 글로벌 데스크톱 등의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IBM이 최근 솔라리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리눅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그렇지 않다(Not at all). IBM은 여전히 레드햇의 전략적 파트너다.

우리는 지금까지 나왔던 그 어떤 데스크톱용 제품보다도 더욱 독창적인(unique) 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다. 그것만이 유닉스 데스크톱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이다.

-한국시장 마케팅 전략을 밝혀달라.

▲한국의 주요 정보통신 업체가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를 쓰고 있다. 한국 정부부처의 서버 가운데 25∼30%가 리눅스 기반으로 운영된다. 한국은 아직 공개SW 시장이 초기 단계긴 하나, 시장 성숙을 위해 레드햇은 본사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국 지사인 레드햇코리아를 거쳐 협력사 포털 사이트를 개설하겠다. 레드햇코리아의 영업 및 컨설팅 인력도 확충, 공개SW에 대한 이용자 기반을 넓혀나갈 것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리눅스를 쓴다. 지금 당장은 리눅스를 쓰면 한국에서는 인터넷 뱅킹조차 사용이 힘들지 몰라도 앞으로는 저렴한 비용으로 전산망을 구성·운영할 수 있는 리눅스를 선택할 은행이나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 ‘레드햇 익스체인지(RHX)’를 이용해 한국 업체가 좋은 (공개SW)제품을 개발하면 레드햇이 전 세계에 대신 팔아주는 프로그램도 적극 가동하겠다.

-장기적이고 글로벌한 시각에서 볼 때 주목해야 할 IT 빅 트렌드는 무엇인가.

▲요즘 내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SW 트렌드의 변화다. 글로벌 SW의 흐름이 공통 플랫폼을 위한 서비스와 수요 위주로 바뀌고 있다. 즉 현행 또는 신규 애플리케이션 작업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드는 공통 플랫폼에 SW 개발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를 잘 살피면 보다 혁신적인 비즈니스가 보일 것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etnews.co.kr

 

◆매튜 슐릭 CEO는

1993년 밥 영과 함께 세계 최대 공개SW 개발 업체인 레드햇을 설립한 매튜 슐릭 CEO는 레드햇 외에도 인터리프·맵인포 등 지난 20여년간 여러 IT기업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이 분야 전문가다.

기업을 공개(IPO)한 1999년 CEO 자리에 오른 슐릭은 당시 2500만달러에 불과했던 레드햇의 매출액을 작년 말 기준으로 4억60만달러까지 올려놓았다.

현재 슐릭 CEO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의 경제개발청 과학기술부서장직을 겸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전기정보기술협회장도 역임한 바 있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슐릭은 최근 CIO 매거진이 수여한 ‘20/20 비전 어워드’를 수상했다. 네트워크월드 매거진에서 선정한 ‘네트워킹 부문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50인’에도 선정된 바 있다.



◆레드햇은 어떤 기업

레드햇은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리눅스 브랜드로 오픈 소스와 리눅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1993년 매튜 슐릭과 밥 영이 공동 설립한 세계 최대 리눅스 기업. 미국의 서버 컴퓨터용 리눅스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이 사용하는 PC용 ‘레드햇 리눅스’도 개발·판매한다.

현재 오라클의 ERP를 비롯해 △SAP R/3 △SAS △BEA 웹로직 △IBM 웹스피어·로터스 △썬 아이플래닛(IPlanet) △티볼리 △오픈뷰 △유니센터TNC △베리타스 등이 모두 리눅스 환경에서 구동된다.

기업이 리눅스 도입 시 레드햇은 기술을 지원하고 돈을 받는다. 또 특정 목적에 맞게 리눅스를 개선하고 유지보수할 때도 비용을 청구한다. 유료 리눅스 이용교육도 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레드햇은 4억달러를 벌었다. 이 가운데 60%가 미국 시장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20∼25%는 유럽, 15∼20%는 아·태 지역에서 창출된다.

사명 그대로 ‘빨간 중절모’가 이 회사의 트레이드 마크다. 본사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랠리에 있다. 종업원은 2400명이다. 한국지사는 지난 2002년 설립됐다. 레드햇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약 4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