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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 대로

주말일기 - 9월 둘째주

주말일기 9월 둘째주

 

 

이젠 굳이 동남아 여행 갈 필요가 없어졌다.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다.

 

지겨운 비

태풍 나리의 영향으로 온 나라가 비에 흠뻑 젖고 있다.

제주도 떠내려 갈 지경이고

남해안의 리아스식 해안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어디론가 떠나고자 하는 계획은 모두 수포로 돌아 갔다.

비가와도 떠나자고 했던 좋친들과의 선운사 여행이 무산된 바람에

다시 전세를 가다듬을 의욕을 상실 했다.

 

아침 먹고 마눌과 11시 영화를 보러 갔다.

본 얼티메이텀

TV에서 본슈프리머쉬를 재미 있게 본 터라 잔뜩 기대를 하고 갔는데

역시 전작을 상회하지는 못했다.

 

 

 

 

 

 

 

 

 

스파이 본은 제임스본드에 비해 좀 빈티나는 스파이다.

신무기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두뇌와  능력으로 처절한 사투를 벌인다.

화려한 여자와의 로맨스도 없고 삶의 느긋한 여유도 없이 항상 벼랑 끝에선 그의 삶은 절박하고 처절하다.

그래서 맷데이먼이 귀공자 타입의 제임스 본드 보다 더 인기가 좋은지도 모르�다.

 

늘 시리즈 영화의 속편은 좀 아쉽다.

사람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은 시간을 더 늘여야 하는 부담 때문에 항상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든다.

 

영화를 보고 식사를 하고 나니 비가 그쳤다.

비가 그친 막간을 이용해 마눌과 도솔산에 갔다.

TJB 윤부국장님을 만났다.

도솔산에서 벌써 두 번째다.

 

살아가면서 부지불식중에 망가지는 몸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운동으로 다부졌던 몸이 그렇게 살이 오르고 배가 남산만하다.

유명인사들과 어울리면서 만끽했던 금준미주와 옥반가유의 나날 덕분(?) 이리라

도솔산행 만으로는 지방질의 거침 없는 하이킥을 감당하기 역부족 일 듯

롯대 아파트는 교통이 편하고 산이 있어 살기 좋은데 아파트 가격은 똥값이다.

업그레이드 되는 삶의 질과 프리미엄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일요일

비가 아침부터 추실거리다.

오후에 마눌과 장인어른 모시고 대청호반 드라이브하다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닌데  식사라도 한 번씩 대접드린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가 않다.

집에 있는 마눌이 자주  신경 좀  써드리면 좋으련만 막내처남이 모시고 있다는

이유로 마눌도 늘 소홀하다.

 

저녁한끼가 대수랴?

그 연세에 풀어내는 이야기 보따리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게다.

뜨거웠던 시절을 다 보내고 조용히 황혼을 맞으시는 그 모습들은 늘 마음 한구석을 

쓸쓸하고 서늘하게 한다.

삶이란 너무 짧아 황혼마저도 오래 남아 있는 시간이 아니다.

 

모처럼 장인어른과 이야기를 나무며  쏟아지는 빗 속을  드라이브 하는 것도 괜찮은 편이다.

비가 잠시 멎었다가 대청호수 전망대에서 빗방울이 굴어 지더니 식사하러 대전으로 들어 올 때는 세차게 퍼 붓는다.

 

전어회와 구이를 드시는데 처음 먹어보는 맛에 흡족해 하시며 많이도 드셨다.

말은 없으셔도 모처럼의 나들이와 함께하는 식사에 기분이 좋으신 게 얼굴에 나타난다.

이런 시간을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 죄송할 따름이다.

 

대청 댐 수문은 활짝 열리고 제주도에는 물나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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