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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새 '인터넷 대통령' 나왔다

  새로운 ‘인터넷 대통령’이 탄생했다.

국제 인터넷 주소 관리 기구(ICANN)는 신임 의장으로 전 ICANN 이사회 멤버였던 피터 덴게이트 트러시(Peter Dengate Thrush, 52·사진) 위원을 만장일치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아버지’로 불리던 빈트 서프에 이어 ICANN을 책임질 트러시 신임 의장은 뉴질랜드 출신으로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이며 ICANN 이사회 멤버로 활동해 왔다.

AP·AFP·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신임 의장이 뉴질랜드 출신임을 빗대 ICANN 이 ‘키위’ 의장을 낙점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첫 ‘비()미국’ 출신임을 이유로 그동안 지극히 미국 중심의 정책에 앞장서 왔던 ICANN 노선과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뉴스의 눈>

새로운 의장이 뽑히면서 ‘ICANN도 3기 체제’를 선언했다. 98년 출범한 ICANN은 내년이면 10년을 넘어선다. 하지만 사실상 빈트 서프 체제였다. 빈트 서프는 98년 초대 의장에 이어 2000년부터 사령탑을 맡으면서 7년 동안 ICANN을 이끌어 왔다. 서프 재임 기간 동안 ICANN은 브랜드 가치를 크게 올려놨지만 전 세계 인터넷 세상을 대표하는 기구임에도 다분히 미국 중심이라는 비난을 받아 왔던 게 사실이다. 트러시 신임 회장이 당선되면서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미디어에서 오히려 더 관심을 가지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일단 3기 ICANN에서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도메인 체제 변화다. 도메인 개정과 제정, 관리는 ICANN 사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닷컴(.com) 중심의 주소 체계, 미국이 이사회 멤버에 무려 3명을 차지하는 등 다분히 미국 중심이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게다가 신임 의장은 ICANN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면서 도메인과 관련한 지식재산(IP) 자문 역할을 주로 수행해 왔다. 두 번째는 ICANN 위상 변화다. ICANN은 벌써 출범 10년을 맞는다. 이전 의장이 ICANN의 기반(Foundation state)을 닦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이를 지속적으로 넓히고 확장할 수 있는 성숙 단계(Steady state)에서 새로운 역할 찾기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빈트 서프 전임 의장은 퇴임에 앞서 “인터넷의 비중이 날로 높아가면서 ICANN 조직을 더욱 강하고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

▲ICANN은

인터넷 도메인 관리와 정책을 결정하는 비영리 국제 기구. 국제적으로 인터넷 도메인 이름을 제공하거나 IP주소 번호 부여와 같은 기능을 맡고 있다. 98년 미국 주도로 처음으로 결성됐으며 1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사실상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100명이 넘는 회원 국가가 내는 회비가 운영 자금이며 예산은 2008년 기준으로 4160만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