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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세라믹 IT산업 '핵심소재'로

 한국세라믹학회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세라믹학회는 오는 8일부터 사흘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산학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학술대회와 국제심포지엄, 전시회 등을 개최하고 세라믹 산업의 오늘과 미래를 공유할 예정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흙과 돌을 이용한 도자기와 건축물은 무려 2만 40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흙으로 만들어진’ 또는 ‘불에 태워서 만든 물건’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의 케라모스(Keramos)에서 나온 말인 세라믹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열을 가해 만든 비금속 무기재료를 뜻한다. 흔히 요업 또는 요업 제품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한자 요()는 구멍() 속에 양()이 구워지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불을 때는 가마’의 뜻을 지니고 있다. 세라믹은 구석기시대부터 사용된 돌과 흙으로 만들어진 오랜 역사의 재료다. 한 때 비단이나 차와 함께 8000㎞가 넘는 실크로드를 오가는 주거래 상품이었고 일본이 조선까지 넘어와 전쟁을 일으킨 원인이 되기도 했다.

 ◇불가마 혁명 세라믹스=IT·BT·NT 등 첨단 기술이 우리 생활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는 요즘, 이들 흙과 돌은 박물관, 민속촌, 아니면 재래식 공장에서나 만나 볼 수 있는 전통의 산물에 불과한 것일까. 한마디로 그렇지 않다.

 오늘날에도 다양한 신소재의 등장과 그에 따른 혁명은 계속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세라믹(Ceramics)으로 각종 IT제품은 물론이고 우주항공·스포츠·바이오·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불가마 혁명’을 일궈내고 있다. 세라믹은 70년대 들어 더욱 작은 입자와 고강도의 특성을 가진 ‘파인세라믹스(fine ceramics)’ 시대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10억분의 1미터 정도로까지 미세화되며 적용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도자기에서 쉽게 알 수 있듯이 열에 매우 강해 1000도가 넘은 온도에서도 견뎌낸다. 이 같은 특성으로 고내열성이 필요한 우주 왕복선의 외부표면에는 무려 3만 3000가지의 세라믹 타일이 덮여 있다. 이와 함께 세라믹은 금속과 달리 전기를 반만 통과시키는 반도성, 전하를 축적·저장하는 성질, 압력에 따라 전기를 흐르게 하는 성질 등을 가져 기존 재료와 다른 전자기적 성질을 갖는 반도체 산업용 재료로도 활용된다.

 ◇도자기에서 바이오칩까지=막연히 세라믹 하면 도자기나 유리 제품이 연상되지만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우리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다. 테헤란로에 즐비한 빌딩의 75%는 세라믹스인 시멘트·유리·벽돌·타일로 이뤄져 있다. 제철소에서 쇳물 1톤을 뽑아내는데도 세라믹스 내화벽돌이 필요하다. 제철용 세라믹스 내화벽돌은 과거 1800년대에는 유럽지역 국가원수들이 직접 관리했던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품목이었다. 또 자동차에서 휘발유의 연소를 돕는 스파크 플러그, 배기가스를 줄이는 재료에도 세라믹이 사용되며 냉장고 문에 붙은 고무 테에도 세라믹 페라이트 분말이 가진 자성()이 활용된다. 대표적인 전자제품인 TV나 핸드폰에서도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는데 전자 세라믹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초고속 인터넷을 위해 땅이나 바다에 깔린 광케이블에도 세라믹 실리카(Silica)가 사용된다.

 이 밖에도 시계의 케이스와 석영(쿼츠), 정수기 필터, 스키 등 생활 속 곳곳에 세라믹 제품이 둥지를 틀고 있다. 최근에는 새집증후군을 낳는 유해물질 중 하나인 포름알데히드를 잡는 세라믹페인트까지 등장했고 세라믹유전체가 탑재돼 심장박동 조절장치에 사용될 수 있는 IC칩이나 인공치아 등 바이오·의료 산업 분야에서 적용도 날로 늘고 있다.

 세라믹스는 그동안 건축 세라믹스, 가정용 생활 세라믹스, 그리고 가전 세라믹스 등으로 발전해왔지만 이제 유비쿼터스와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자동차·스포츠 등 레저 분야, 항균·세정 등 환경분야, 연료전지 등 에너지 분야, 의료·생체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 기술의 융합을 이끄는 핵심소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10억분의 1의 공정기술인 나노(Nano)와 만나며 더욱 거침없는 질주에 나서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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