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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 대로

3월셋째주 - wbc야구/욕지도

 

 

이번 주는 은비 실습 때문에 병원에 데려다 주느라 천변 걷기를 유보하고 회사에 출근을 일찍하여 뒷산에서 운동하다.

수요일은 술 잔뜩 마셔서 목요일은 천변을 걸어 출근

화요일 무거운 훌라우프 300  수요일 400개 금요일 500

허리 운동 한답시고 넘 무리했더니 좌측 옆구리가 쑤시는데 장난이 아님.

역시 운동은 적당히 해야지 잘못하면 허리가 더 악화되겄다.

 

2009 3 18일 수요일

JS KY의 만남

술자리의 종류는 몇 가지가 있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과 만드는 흔쾌한 술자리

친구들이나 가족들 혹은 동료들과 편하게 한 잔 걸치는 자리가 그럴 것이다.

 

목적을 위해서 누군가에게 한 잔을 사는 자리도 있다.

인생을 살다 보면 관계가 필요해지고 우린 그 관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가끔 술을 매개체로 이용한다.

사실 남자들 간에서는 서로간 가까워 지는데 술 발이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회생활이란 가끔 본인이 원치 않는 자리에서 원치 않는 술을 마셔야 하는 것이다.

부서를 옮기고서는 그런 자리가 종종 있다.

사실 갑과 을이 바뀌면 술자리의 패턴이 달라 진다.

이 부서에서는 을의 위치에서 챙겨야 하는 것들이 많기도 하다.

 

 

새벽 2시 까지 술을 마시다.

이제 나이도 그렇고 이래서는 안 되는데 ….

갯벌낙지장어에서 쭈꾸미로 한 잔 걸친 것이야 살아가는 날의 활력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나이에 2시 넘게 앉아 있어야 함은 이제 고역이다.

오랜 만에 만나고 보면 할 말도 많기도 하여 더러 시간을 거스르기도 하지만

한참 떠들고 헤어 져야 하는 시간에 방송국 KY까지 불러 내게 되어 시간이 늦어 졌다.

KY는 초등학교 동창인데 세월과 사람에 밀리다 보니 예전 같지 않다.

살아 가노라면 능력이 부족함보다 사람과의 관계 유지를 제대로 못한 대가가 더 혹독하다.

KY도 그럴 경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시간은 아직 남아 있을 것이다.

 

 

2009 3 19

광영 장모상

광영이 신촌으로 옮겨가고 나서 처음 만나는 게 결국 상가 집이다.

고교 동창에 입사 1년 후배

가까운 사이에도 근무지와 업무영역이 달라 늘 소원했다. 

 

모처럼 특수 사업부와 함께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며 정읍에 갔다.

우리회사 2중대란 말처럼 여기서 간 인원을 모아 놓으니 많기도 하다.

김성민, 김의준 ,홍정의, 김광영, 홍지우, 장석훈,

김성민 상무가 움직이고 나서 모두 끌어 들인 사람들이다.

그 또한 관계일 터이다.

타사의 중요 POST에 스카우트되어 스스로가 팀을 구성 해야 한다면

그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당연히 전 회사에서 보아둔 능력 있고 싸가지 있는 친구일 것이다. 

 

한참 입사 후배들인 김의준과 홍정희는 이사인데 광영이는 부장이다.

역시 줄을 잘 서야 한다.

허기사 요즘이야 장유유서가 물구나무 선지 오래다.

 

 

상가집 근처에만 가면 유난히 배가 더 고파 온다.

시장한 차에 돼지고기 수육을 몇 접시 먹었다.

문상하러 간 넘이 이러면 안되는데 상가집에서는 늘 많이 먹게 된다.

 

회사를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친구인데 참으로 아깝다.

생산에, 영업에 ,마케팅에, 해외사업에 그 스펙은 화려하기 짝이 없고 모두들 능력도 인정하는데

결국 그는 중도하차 하고 말았다.

광영이를 보면 회사에는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음을 실감한다..

업무에 관한 한 자기주장이 강하고 표현방식이 직선적이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적들이 많이도생겼다.

스스로의 뜻을 펴기 위해서는 결국 살아 남아야 하는데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누군가에게  뒤통수를 맞았고 확대된 작은 결점이 그의 장점과 능력을 상쇄시키고 급기야 회사를 떠나게 되고

말았다.

세상은 늘 생각대로 움직이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의 가치를 알아 주는 사람이 있어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다시 뜻을 펼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으니 지난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엔 제대로 한 번 해보길 기대해 본다.

 

 

2009 3 20

전인회 모임 / 별난버섯집

갈 수롤 모임이 힘 발이 빠진다.

총무와 회장이 바뀌었는데도 들여다 보는 이 고작 여섯 이다.

요즘 원로들이 통 보이지 않는 걸 보면 벌려 놓은 사업이 만만치 않는 모양이다.

분위기 일신을 위해 4월 셋째주에는 갑천에서 개고기 파티를 하기로 했다.

용문,성근,노직,승현,경수

 

 

 

 

 

 

2009 3 21

욕지도

오늘은 날씨가 좋구 저녁부터 내일까지 비가 온대서

욕지도에 가기로 했다.

봄 여행을 떠나지 않으니 몸이 근질 거린다.

올해라고 남도의 봄을 그냥 지나쳐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그예  새벽 3 30분에 출발하여 통영으로 갔다.

통영에서는 아침 먹을 새도 없이 간신히 욕지도 행 6 50분 배를 탔다.

한 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길이다.

2007 6월에 전산실 식구들과 차 가지고 들어가서 섬일주 여행을 하고 회한사라 먹고 온 적이 있다.

허리 다치고 6개월 좀 넘었을 때이다.

 

2009년의 봄 노래가 울려 퍼지면서 멋진 섬의 기억과 싱싱한 회 맛이 떠올랐다.

태양은 눈부시게 빛나고 바다는 시리게 푸른 날이었다.

마눌과 나는 한 마리 새처럼 남도의 섬을 날아 날았다.

동화처럼 두둥실 떠오른 푸른 바다를 내려다 보며 산길을 걷고

가끔은 도로로 나와 그림 같은 포구를 바라다 보았다.

성큼 자란 보리는 가벼운 해풍에 흔들리고 이름 모를 꽃들은 여기저기 피어나고 있었다.

마치 시간은 멎어 있었던 것처럼 바닷가에는 그 때처럼 한가롭게 소가 풀을 뜯고 인적은

드물었다.

 

살아감은 전쟁이 아니었다.

우린 태어나서 자연의 일부분으로 살다 돌아가야 하지만

진화를 통해 점점 더 영악해지고 똑독해진 인간은 순응을 거부하고 변화와 창조를 통해 신을 흉내기에 이르렀다.

필적할 것이 무어랴

우린 더 사나와진 욕심으로 많은 것을 채우고 누리지만

늘 무언가 부족하고 허기져 한다.

버리고 채워야 할 것들의 개념을 혼동한 채….

보이지 않는 어떤 강박에 세뇌되어 늘 조급하고 불안해 한다.

삶에는 감성보다 이성이 더 크게 개입하고

더 인간다워야 할 우리의 삶은 의외의 방향으로 진화해 간다..

 

단순해야 할 삶을 더 어렵게 만든 것은 인간들이다.

인간이 가져 온 변화가 모두 놀랄 만한 것들인가?

우리가 추구하는 것들이 정말 가치 있는 것들일까?

오늘날 우리가 이루어낸 물질적인 풍요는 정신적인 공허감을 보상하고 남음이 있을까?

끊임 없이 변화시킨 자연이 우리에게 보복을 가하고 있는 오늘날

인간의 삶의 방식이 오히려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모두들 스스로 그 세상에 동조해 감이 과연 옳은 것인가?.

 

봄엔 푸른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모습을 보아야 한다.]

바람과 꽃의 향기를 맡아야 한다.

봄에 이렇게 섬을 한 바퀴 둘러 보고

통통배의 고동과 새소리 말고는 별로 들을 것이 없는 한적한 섬마을을 걷노라면

살아감이 어때야 한다는 생각이 뚜렷해 온다.

길섶에 피어나는 이름 모를 들풀과 꽃을 바라보고

가시나무에서 두릅을 따면서 살아감이 좀더 넉넉해지고 여유로워 진다.

 

섬이 자꾸 번잡해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섬은 한적하고 조용해야 한다.

산 길에서 가끔 순박한 섬사람의 웃음을 만나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하고 싶다.   

멀리 섬들을 바라 보면서 심호흡을 하고 떠나려는 내 가슴의 그리움과 감동을 좀더 붙잡아 앉히고 싶다.

 

눈부신 바다를 바라보며 4시간을 걷고

동백이 아직 해사한 마을 길을 걸어 포구로 내려왔다.

멋진 섬 여행을 마무리하고

한 시간 정도 남은 뱃시간을 기다리며 맛보는 싱싱한 회는 쥑이는 맛이었다.

봄은 엉덩이를 붙이고 방에 죽치고 있기엔 너무 아까운 날들이다.

모처럼 마눌과 함께 가슴에 봄과 푸른 하늘을 한껏 들인 날이었다.

 

 

 

 

 

 

 

 

3 22일 일

어제 봄 여행을하고 맞이하는 여유로운 일요일 이다.

바쁘다.

아침 일찍 도태현 몰고 목욕을 다녀와서

청소 마치고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전

도태현 녀석 일요일 날 준결승을 보게 되어서 마냥 신이 났다.

베네수엘라 메이져 리그 선수 득실 거리고 우리 선수들 연봉 40배라는데

주전 1명 연봉이 우리 전체 선수 연봉 보다 많다고 한다.

그들의 떡벌어진 어깨와 거무티티한 얼굴들이 불안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통쾌한 대승이었다.

김인식 감독말처럼 위대한 승리인데 너무 일방적이어서 다소 싱거운 승리였다.

스몰볼에 조심하겠다며 한국을 비하하던 베네수엘라 소호 감독 코가 납작해졌다.

페릭스 에르난데스의 1급 투수를 결승용으로 아껴 두고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실바를 기용한 것것에서부터 감독은 당초 한국을 우습게 생각 했는데 꼬맹이 한테 맞아 코피터진 셈이다.

1회에 상대의 실책과 연속안타 추신수의 쓰리런 홈런으로 대거  다섯점을 득점했고 2회에 김태균이 투런 홈런 까지

한마디로 초전 박살이다.

베네수는 탐색전을 할 새도 없이 얻어맞아 그로기 상태 까지 몰렸고 2회전 공이 울리고 나서도 정신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

코레아 10 2로 이겼다.

역시 공은 둥글다.

우리가 마주하는 의외성이 우릴 흥분시키고 즐겁게 한다.

팀웍과 근성의 승리였고 상대방은 방심과 심리적인 흔들림의 도움 때문이었다.

우린 박찬호와 김병연도 없고

우린 이승엽도 없었다.

김동주  박진만도 빠졌다.

우리나라 만세다.

대한민국 야구 만세

국가가 있어야 야구도 있다는 김인식 감독 만세다 .

야구가 엔드로핀을 팍팍내서 하루를 즐겁게 해 준 날이었다.

 

 

 

 

 

 

 

 

대 베네수엘라 전이 열리는LA 다져스 스타디움 

처음으로 야구장  전광아판에 보아의 뮤직비디오 I did it for love 가  상영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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