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직원들의 복지후생을 후퇴시켜야 나의 소임을 다하는 역할
총무인사부란 회사와 경영진을 대변해야 하는 자리라 조합원들과 같은 직원들에게도 욕을 먹는 자리다.
그래도 저간의 사정을 알기에 뒤에서 뭐라 하더라도 대 놓고 성토하는 사람이 없으니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허기사 요즘 같은 위기 상황에 대 놓고 총무인사부에 반발해서 신상에 좋을 일 있을 리 없다.
안 보는 사이 뒤통수 맞는 일이 좀 많은가?
스스로의 발등을 찍는 학자금 지급액 축소관련 단체협상은 참으로 아쉬웠다.
많은 직원들의 애사심과 자부심의 근원 이었는데 …
사실 조합의 반발로 5차에 걸쳐 난상토론이 진행되고 향후 타결도 불투명 했었는데 예기치 않은곳에서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약한 곳을 파고 들었던 치밀한 작전의 성공이다.
4월 3일 (금요일)
결국 도장을 받아냈다.
오랫동안 골치를 썩혀왔던 사안이 하나 해결되었다.
조합대표들은 벌레 씹은 표정이다.
자고나니 도장 찍어야 한다니…
두 대표도 마음이 좋을 리 없다.
구두 약속을 했으니 어찌할 수 없고 조합원들의 반발은 생각보다 거세고…
하지만 이해하소
이런 답답한 줄다리기가 결국 모두 회사를 위한 고통분담 아니겠소…
술자리에서 그들의 마음을 풀어 주려고 나름 노력했다.
다행히 한잔의 술이 가라 앉은 그들의 분위기를 풀어 주었다.
4월 4일 (토요일)
생각 보다 과음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된 술자리로 주말 일정은 모두 비워져 있었고 예정 없는 토요일 아침은 늘 게으르게 지나가기 마련이다.
가까운 산이나 가려 했는데 몸이 피곤하기도 하고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미드라마 시리즈 24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그 동안 방영되었던 시즌 6을 24시간 연속 방영 방영한다.
금요일 저녁부터 상영한 모양인데 다른 프로 별로 볼게 없어 보다 빠져들었다.
명절 때 영화 두 편은 본적이 있어도 12시간 꼬박 TV 시리즈 보기는 머리털 나고 처음이다.
단순한 주제와 빠른 사건전개 그리고 극적이 구성과 반전이 주는 스릴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미국 드라마 열풍으로 미드 폐인이 속출한다더니 웅장한 스케일에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 영화를 보는 듯하였다.
두어 편 보다 보니 문단의 대강도 짐작이 가서 밥 먹는 시간 외에 TV 앞에 앉아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대단한 집중력이다.
집안에 몇 시간만 있어도 좀이 쑤시고 방구만 나오는데 12시간을 버틸 수 있다니…
흥미로운 시간이었고 하루 종일 TV보면서 보낸 역사에 남을 날이고 나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자연 말고도 세상을 살아가는 재미를 쏠쏠히 느낄 일들이 많은 것 같다.
키퍼 셔덜랜드 (잭바우어 역) 제인 앳킨스 (카렌 역) 메리 린 라이스컴 (클로이 오브라이언 역) 마리솔 니콜스 (나디아 야시르 역)
4월 5일 (일요일)
아열대 기후로 인해 식목일을 더 앞당겨야 한다는데 MB가 그대로 하라고 했단다.
주무부서의 판단과 효율에 따를 일이지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너무 많은 거 간섭한다.
목욕을 다녀 왔다.
새벽에 태현을 깨워 사우나에 다녀왔다.
너무 뜨거운 사우나에서 오래 있으니 오히려 몸의 균형과 평화가 깨어졌다.
공부좀 시키고 청소하고
허리 통증의 강도가 더 심해지는 듯 하다..
오후에는 식사하고 마눌과 충남대에 갔다.
충남대 박물관장 전환이의 메일을 받고 나서야 벌써 벚 꽃이 필 때가 되었음을 알아 차린다.
오마이 갓
어느새 벚꽃은 한창이다.
지난 해 4월 토요일 아침 동학사 벚 꽃을 둘러 보고 나서 아침에 교정에 핀 벚 꽃을 보았는데 한 해가 이렇듯 빠르다.
그 날은 명호와 점심을 같이 했었다.
학교의 벚 꽃이 만개한 후 3~4일 지나면 동학사 벚꽃은 흐드러지게 핀다.
다음주 수요일 쯤엔 동학사나 한번 돌아 보아야 겠다.
마침 전환이가 자리에 있어서 안내를 잘 받았다.
터키 문화전을 유치하고 음악회와 각종 전시회 까지 행사가 다양하다.
전환이가 책임을 맡고 나서 시민과 함께하는 대학의 벚꽃 문화축제 규모가 점점 더 커진다.
출중한 그의 능력이다.
서울대에서 박사학위 까지 받고 학과장에 박물관장 까지…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의 노력과 재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경환이 정도가 쌍벽을 이루었던가?
일찍부터 꿈꿔왔던 분야에서 최고의 반열에 오르고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입지를 굳혀가는 그가 부럽고 한편으로 자랑스럽다.
터키전을 직접 설명해 주다가 터키 학생을 소개해 주어서 터키와 문화에 관한 유익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른 것보다 비디오를 통해 소개된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광이 눈길을 끌었다.
올해는 터어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치밀어 오른다.
도서정보 학과 교수의 작품전 까지 안내를 해주고 나서 우리는 같이 2층의 그의 방으로 올라 갔고 차 한잔을 나누며 이러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30분쯤 머물다가 훗날 함께 식사 한 번 하기로 하고 일어섰다.
가득한 벚 꽃의 화원을 한 바퀴 돌아보고 할미 꽃 보러 이평리로 갔다.
통닭 한 마리 사가지고…
터키부적 - 저건 사람의 눈을 형상화 한 거란다.
두눈을 부릅뜨고 악귀의 범접을 막아내는 부적
터키가면 하나 사와야쥐
전통혼례복 - 신부
황실 전통의상 변천사
교정에 핀 벚 꽃
(이평리)
할미 꽃은 벌써 지려 하고 있었다.
성질 급한 할미 꽃은 벌써 허옇게 머리를 풀어헤치고 할미 꽃밭에는 올해도 할미 꽃 천지다.
봄이 오면 섬으로 가야 하고
피어나는 벚 꽃과 할미 꽃을 꼭 보아야 직성이 풀리니 이 또한 엉뚱한 고집이고 집착이다.
하지만 어쩌랴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만나야 하고 보고 싶은 것은 보아야 하는 것을…
마치 매년 4대 명산 (지리산 소백산 덕유산 속리산) 종주를 하지 않으면 한 해를 보낼 수 없던 때처럼…
이젠 그 열정의 시절은 지나간 듯 하다.
몸이 늙어서 그러면 아쉽지도 않으련만 몸을 다쳐 마음까지 잃고 말았다.
그래도 아직 할미 꽃을 찾아 가는 길과 마음에는 이상이 없으니 다행이다.
호반의 조용한 물을 보고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소박한 아름다움의 꽃이다.
봄날은 그녀의 일생이다.
조용히 봄바람을 타고 와서
어느 무덤가 그리운 봄에 빙그레미소 짓는다.
고개들어 한 번 태양을 우러르지 못한 채
늘 다소곳이 앉아 있다 가
봄이 떠날 새라 지레 놀라 훨훨 머리를 풀어 헤친다.
난 너의 아름다움을 안다.
솜털의 부드러움아래 가리워진
자줏빛 연정과
나를 향한 마음을
차마 말 못하고
먼 발치에서 지켜보다 아쉽게 돌아서는 너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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