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화)
S병원 친구들과 식사
저녁 때 둔산 참치집에서 만나 식사
미스터 홍은 1년에 수십 번씩 헌혈을 한단다.
그게 나름대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이라고….
새 피는 자꾸 만들어 지기 때문 문제될게 전혀 없다는데
젊은 친구 사고방식이 아주 건전하다.
4월 29일 (수)
조합과의 미팅
방법을 바꿔 논산 분위기 좋은 가든에서 만났다.
빙어튀김, 골뱅이, 메기메운탕에 소주 한잔
그리고 우린 좀더 유연한 분위기에서 협상
그래 이런 것이 서로가 가까워 지는 방법이고
좀더 너그럽고 여유있게 일을 즐기는 한 방법이 되겠다.
4월 30일 (목)
오늘 천변을 걸어 출근하는데 물고기떼가 장관이다.
대전의 하천에 이렇게 많은 물고기가 살고 있는지 몰랐다.
요즘 가물어 바닥을 들어난 상태에서 팔뚝만한 잉어들이 얕은 천변을 거슬러 올라간다.
여러마리가 서로 몸을 부닥치면서 희롱하는데 암수과 산란과 구애하는 모습인 것 같다.
천변을 걷는 아저씨에게 물으니 물고기들이 산란을 위해 상류로 일제히 이동하는 거란다.
잉어도 연어처럼 회귀본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위로 올라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터이고 올라가도 생각처럼 그렇게 물 좋은 곳이 없을 것 같은데 큰 고기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수면위로 물방울을 튀기며 어려운 비상을 감행하고 있다.
물이 줄어들어서 몇 번인지 모를 시행착오 끝에서 간신히 뛰어오르고 또 한참을 펄떡떡거리며
물을 거슬러야 넘어갈 수 있는 물막이 보를 기를 쓰고 넘어 가는 비장한 모습에는 저절로 발걸
음이 멈춰지고 내 몸에 힘이 들어간다.
낚시꾼들은 여전히 한 켠에서 여전히 낚시를 즐기고 철새는 너무 큰고기들의 퍼덕거림을 물끄러
미 바라보고 있다.
그래도 수질이 2급수라고는 하지만 도심의 하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겠다.
명호와 점심을 같이하다.
어려울 때이지만 항상 잘해 나가고 있다.
이젠 환율이 안정되니 숨통이 많이 트일 거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 점심 함께하면서 이러저러한 이야기 나누었다.
천변 길로 차를 타고 돌아 오는 길에도 물고기의 대이동은 계속되고 있다.
어떤 아저씨가 발을 동동걷고 양동이를 가지고 얕은 물을 오르는 잉어를 잡고 있다.
사람들은 다릿목에서 구경을 하는데 제제를 가하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도심하천의 수질보전은 모두를 위해서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인간에 의해 운명이 좌우되는 물고기들은 무슨 죄가 있으며 맑은 자연을 누려보지 못한 우리의 아이들과 후손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어떻게 가르쳐줄 수 있을까
불현듯 어린 시절 물고기 잡아먹고 물장구치고 놀던 대전천이 그리워 졌다.
먹고무신 신고 함께 뒤놀던 친구들도…
우리는 천과 함께 자랐다 해도 과언이 아닐게다.
여름에 잠자리와 메뚜기를 잡으러 쫓아 다니다 더우면 훌훌벗고 물에 뛰어들었고 정월 대보름에는 그곳에서 쥐불놀이에 밤이 깊어가는 것도 몰랐고 겨울이면 꽁꽁 언 하천 위에서 썰매를 탔었다.
한 때 사라졌던 물고기들이 이렇게 많이 돌아온 걸 보면 예전의 하천을 되살리는 것은 우리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불가능한 일은 아닌 듯 싶다.
로즈마리 병문안
최선생 부인이 산행도중 미끄러져서 엉치뼈를 다쳤다.
산행 내리막 마사토 길에서 미끄러지면서 엉치뼈를 뾰족한 돌부리에 찧은 모양이다.
무척 아팠다는데 공감이 간다.
산 타는 사람치고 미끄러져서 엉덩방아 안 찧어 본 사람이 있을까?
난 한번 미끄러져서 평생 달고 살아야 할지 모르는 사고를 당했는데…
귀연산우회 살풀이 한번 해야겠다.
부회장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던 내가 산에서 허리뼈를 다치고
꼬모님 자전거 타다가 대형사고
이어진 사계절님 사고
급기야 회장님 빙판길 교통사고 까지
다른 건
수개월 병원신세를 진 사람들 모두 말짱하게 나아서 예전처럼 산을 탄다는 거다.
나의 전투력은 현저히 약화되어 예전처럼 활개치며 돌아다니기나 쉽지 않은데….
그 동안 귀연과는 함께 산행하지 못했다.
열심히 글 올리는 사람 중에 하나였던 내가 까페출입도 끊었다.
그들이 정맥을 훨훨 날아 다니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까페에 풀어 놓는걸 보면 마음이
심란했다.
이런 상태로 그들과 함께하면 한두 번 이야 함께 하겠지만 또 무리가 되어 오래 쉬어야 할 것이다.
어짜피 지금상태로는 예전의 무릉객으로 돌아갈 수 없다.
지난번 꼬들리님과 윤원장님 부모상 때는 문상하지 못했다.
그들과는 잠시 스쳐지난 인연이었지만 로즈마리님이야 함께 산행도 많이 했고
백두대간을 함께한 최선생님 부인이시라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포대님도 부친상을 당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까페에 거의 들어가질 않으니 소식을 접하질 못해서 결례를 범했다.
백두대간은 함께 하지 않았지만 함께 자주 산행해서 정이 많이 들었던 터라 당연히 조문을 했어야 했는데 오늘 병문안 자리에서 만나니 너무 미안하다.
여전히 활기차게 살아가는 산 친구들은 보기가 좋다.
언젠가 다시 그들과 함께 거친호흡으로 산하를 종횡할 날이 있을게다.
마침 사놓았던 책 ‘여행의 기술”이 있어서 병원에서 읽어보시라 드리고 모처럼 산친구들과
술 한잔을 기울였다.
나선생님,새벽안개,금강초롱,사계절,콩콩이,강원장,산삼해,포대,꼬모,으리,오드리햇반,칸
연합정형외과 뒤 아구찜과 황태찜
5월1일 (금요일)
근로자의 날이자 황금의 연휴다..
이 땅의 노동자들을 위한 하루
마눌이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모두 해주겠다고 한다.
3일 연휴면 옛날 같으면 당근 지리산이나 설악산으로 떠났을 게다.
태극종주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잠시 쉬던 100대 명산 여행길을 다시 열기로 했다.
놀면 뭐하나 근로자란 당근 열심히 일해야지…
멋진 여행길이었다.
봄은 눈부시고 새로 돋아나는 푸른 신록은 싱그러웠다.
5월은 역시 산이 아름다워지는 달이다.
요 몇 년 사이 봄 같지 않게 무더워진 것 말고는 오월은 여전히 계절의 여왕의 품위를 잃지 않았다.
우린 8시에 출발하여 11시 30분쯤 갓바위 주차장에 도달했고 12시 쯤부터 산에 올랐다.
부처님 오신 날 전날이라 갓바위에는 많은 사람이 있었다.
관봉에서 굽어보는 산세는 대단했다.
일대에 군림하는 봉우리의 카리스마가 갓바위의 영험함과 위엄을 갖추게 했다..
마눌과 나는 촛불을 올리고 삼배를 드리면서 소원을 빌었다.
팔공능선 주유는 오월의 산들바람과 무수한 꽃들과 함께 가는 즐거운 여행길 이었다.
우리는 당초 시간상 신령재에서 내려올 것을 생각하고 떠난 길이었지만 좋은 날씨와 좋은 풍경
그리고 모처럼 연휴의 여유로움으로 욕심을 부렸다.
우리는 동봉에서 팔공산신령님께 순례길을 고하고 동화사를 거쳐 하산했다.
동화사에서 경내를 둘러보고 매표소 밖 버스주차장으로 어둠과 함께 내려갔다.
7시쯤 내려왔는데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타고 갓바위 주차장으로 회귀하느라 2시간 이상이 걸렸다.
이왕 늦은거 인근의 솔메기 식당에서 버섯두부전골로 맛난 식사를 하고 10시반쯤 귀향길에 올라
집에는 다음날 새벽 1시에 도착했다.
관광지의 미각으론 그만하면 합격점 이었다.
9시간 산에서 놀고 난 후 마눌의 마티즈로 만드는 심야의 귀향이 걱정되긴 했지만 지난번 강천산의 사고도 있어서인지 자연 긴장감에 졸음 따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꽉차게 보낸 의미 있는 하루 …. 눈이 분주한 멋진 봄 여행길
노동자의 날에 기댄 17시간의 길고 즐거운 여행길 마무리였다.
갓바위님의 영험함인지 동화사 부처님의 보살핌인지 아니면 봄의 마술인지 허리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았다.
날씨가 좋아지니 겨울보다는 한결 상태가 좋아지는 것 같다.
종달새처럼 즐겁고 경쾌한 하루였다.
산행기와 사진 블로그 “마눌과 추는 춤”에 게시함
5월 3일 (일요일)
어제는 늦잠자고 푹 쉬었다.
신문이나 좀보고 하루 종일 TV 보면서 빈둥거렸다.
미드 NCIS 몇 편을 보았는데 재미가 꽤 쏠쏠했다.
아침에 도서관으로 가다가 봄의 햇살이 너무 좋았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며 보내기엔 아까운 날씨다.
청명한 하늘과 뒷산의 푸른 신록에 갈기산을 떠올렸다.
잠시 떠났다가 되돌아 오자.
노동자의 날 장거리 여행길에도 아직 뻐근한 등과 다리에도
계절의 향기에 안달하는 나의 방랑벽은 잠들지 않았다.
도서관에서 은비 책을 반납하고 국도를 따라 금산으로 간다.
차문을 열고 맡는 싱그러운 대지의 향기
그리고 눈과 가슴을 채우는 푸르름
갈기산은 세시간 정도 걸린다.
지난해 여름에는 갈기산을 등산하고 천태산 까지 돌아 내렸었다
큰 비가 온후라 갈기산 계곡의 수량이 풍부해서 홀로 알탕하는 호사까지 누렸었다.
그래서 컨디션이 좋았는지 천태산 까지 등정하고 쌩쌩히 돌아왔었다.
여름처럼 화창하고 무더운 날씨
근교산이란 먼저 마음이 편안해지는 거라 마실 것도 먹을 것도 없이 오르는 길에도
부담이 없다.
산이 늘 한결 같아 좋은 거지만 갈기산은 항상 내가 생각한 그 모습으로 거기서 기다리고 있다.
푸른 하늘과 강물과 능선의 조화
가파른 된비알을 40분쯤 치고 올라가면 바위 아래 금강이 내려다 보인다.
눈 닿은 먼 곳 까지 신록의 푸름름이 번져가고 그 위의 파란 하늘이 포개져 있다.
정상을 지나 능선을 돌다 보면 특히 멀리 바라보이는 산들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고
바위에 기댄 노송이 멋스럽다.
계곡 쪽으로 내려오니 수량이 많이 줄었다.
날씨가 푸근 해서인지 계곡에는 뱀과 개구리가 많이 돌아 다닌다.
내가 눈도장을 찍어 놓은 바위아래는 수량이 제법 풍부하다.
계절이 좀 이르긴 하지만 벌써 무더워진 날씨라 훌훌 벗고 물속에 뛰어들었다.
이 계곡 쪽으로는 사람이 잘 다니지 않아 등 산후 계곡 욕을 하기엔 안성맞춤이다.
땀이 밴 윗옷까지 빨아서 짜서 입으니 몸이 날아갈 것처럼 상쾌해진다.
조용히 3시간여 산행을 마무리하고 고속도로로 집에 돌아왔다.
2시쯤 되어 마눌에게 밥 먹자고 하니 그냥 집에서 태연이하고 먹었다고 했다.
자장면 하나 시켜먹고 도서관에서 책을 보니 졸리지도 않고 훨씬 집중이 잘된다.
마눌은 내가 도서간 안가고 땡땡이 친 것 모른다.
블로그를 보고 알게 되겠지만…
하여간 짧은 틈새 여행길의 즐거운 일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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