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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덕유산

 

 

 

 

 

 

 

 

 

  

 

 

 

 

 

 

 

 

 

 

 

  

 

 

 

개울가

물고기는 헤엄치고 있다.

도시의 척박한 하천에서

꽃은 피어나고 있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가녀린 모습으로

 

누군가 도심의 하천에서 살아가는 고기를 불쌍타 했다.

넓은 강이나 바다에서 살아야 하는데

멋진 정원이나 깊은 산중에 무리져 피어나지 못하고

홀로 우레탄 길 옆에 외로이 피어난 꽃을 보고

또 다른 누군가 말했다.

넌 참 운이 없구나?

 

 

그렇지 않을 거다.

물고기는 행복할거다.

살아가는 동안에는 물길이 통하여 갈 수 있는 그 하천만이

자신의 유일한 세상으로 믿고 있기에 

빛나는 태양빛에 비늘을 번쩍이며 창공으로 차 올랐다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물고기는 삶을 즐기고 있다.

 

 

함께 홀씨로 날아 가던 친구는 하천에 떨어져 소식도 모른다.

모진 비에도 쓸려가지 않았고 스스로 포기하지도 않았다.

결국 꽃을 피워냈다.

꽃에겐 그것보다 더 성스러운게 무엇이 있을까?

그 향기가 넓은 세상에 작을 기쁨을 주지 못할지라도

그 모양이 매일 천변을 걷는 많은 사람들의 눈 길을 끌어내지 못하더라도

꽃은 충분히 삶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어쩌다 이 세상에는 이 많은 사람들이 생겨 났을까?

사람들은 스스로가 자유롭다고 생각하면서 물고기나 꽃 만큼도 자유롭게 살아가지 못하는 걸까?

하천의 물고기와 천변의 꽃을 불쌍히 여기는 사람들은 왜 스스로의 가득한 행복은 잊고

늘 불행하다고 생각할까?

 

 

 

그래 인간은 너무 똑똑해서 불행한거야

스스로 단순하지 못하고 늘 복잡해서….

넓은 세상을 알지

책을 통해서 tv를 통해서 아니면 다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늘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가 없어 안달하지

물고기처럼 네가 있는 곳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어봐

 

늘 비교를 해야하니 피곤하고 불행하지

친구보다 못해서 화가 나고 더 많이 가질 수 없어서 화가 나고

그걸 욕심이라고 하지

그냥 이렇게 생각해

난 마누라도 있고 아이들도 있고

차도 가지고 있어

그리고 일할 직장도 있고

난 부족한 게 없어

 

그런게 없다고 ?

까짓거 그러면 어때

멋진 산과 바다와 아름다운 세상을 가지고 있잖아

죽지 않고 살고 있잖아

 

오늘 마을 주막에 아이를 팔았다. 힘들고 슬프다

둔황의 어느 동굴 한 구석 화공이 쓴 글귀지.

부처님 세계의 장엄함과 보살의 수행을 그리는 화공이

그림을 그리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살기 위해서 누군가는 떠나야 하고

정말 모호한 기준으로 떠나야 할 사람들이 된 아픔을 알아?

자식과 마누라 까지 삼복더위에 최소한의 삶을 위해 농성을 해야 하는

슬픈 쌍용 자동차의 운명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뼈저리게 느낍니다라고 말하는

어느 근로자의 아내 시린 말처럼

 

 

그렇게 까지 힘들고 슬프지 않잖아 ?

그럼 웃어

싱긋 웃어줘 세상을 향해

 

 

행복하지 못한 건 욕심이고

행복하지 못한 건 세상에 대한 두려움 이야

 

 

행복은 마음 하나로 가능한 거야

그건 정말 너무 단순해

 

주어진 환경은 통제할 수가 없지

부모형제 그리고 가족

내가 처한 환경

노력으로 뛰어넘을 수 없는 나의 능력의 한계

 

그 동안 열심히 안 했어?

한다고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잖아

세상엔 능력이 없어도 더 잘된 사람도 있고

능력이 출중해도 하는 일마다 안 되는 사람도 있지

 

이루지 못 한데는 뭔가 이유는 있겠지

노력이 부족했다고 느끼면 다시 뼈 빠지게 노력해봐

그랬는데도 안돼?

그럼 둘 중 하나지

칠전팔기로 될 때까지 밀어 부치던지 아니면 포기하는 거

하고 싶은 대로 해

마음이 가는 데로

칠전팔기도 안 먹힐지 몰라

세상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함께 살아가기가 너무 비좁잖아

세상에는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일이 많은 거거든

 

요는 마음이야

실패했어도 좋지 않은 결과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운명과 환경을 바꿀 수도 있다지만

마음을 바꾸는 게 훨씬 쉽거든

다시 기회가 오면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던지

운이 없었던 훌훌 털어버려

그 실패를 잊지 못하면 행복할 기회를 잃어버릴지도 몰라

 

 

세상이 두려울 게 무어야?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지

그럼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지

걱정하지 말고 해결책을 찾으면 되는 거구

해결책을 못 찾으면 문제가 닥쳤을 때 해결해

그 상황이 올지도 모르는데 지레 겁먹지 말고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방도는 있을거야 

세상에 긴장하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마

같은 크기의 자극과 시련에 반응하는 사람들은 천차만별이지

마음을 바꿔 먹는 거 그거 어렵지 않아

꿀이 반박에 안 남았네 와 꿀이 반이나 남았네의 차이

 

카멜레온처럼 교활하게 세상에 누리기에 적합한 DNA로 개조하는 거야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

 

 

욕심과 집착을 버려

세상에는 더 가지고 더 불행한 사람들이 많고

덜 가지고 더 행복한 사람들이 많지

부족함 없이 권세와 돈을 누리던 사람들도 자살이란 걸 하지

성질들은 급해가지구 서리

어짜피 갈 길 뭐할루 그리 서둘러 가나

살다보면 즐거운 일이 좀 많은가 ?

고작 100년도 못 채우고 바람처럼 흩어질 인생이야

좀 더 가지면 어떻고 좀 덜 가지면 어때

어짜피 세월에 늙어가다 보면 가진 자나 안 가진 자가 다 공평하게 수렴되는 거야

 

 

우리가 태어남은 더 심오한 거야

삶은 오직 생명을 지속하는 무의미한 시간의 연속이어서는 안되고

살아가는 일에만 급급해서 안되지

 

대신 꿈을 꿔

행복한 꿈

자신의 영혼이 춤추고 노래할 수 있는 꿈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아둥거리는 것이 아니라

더 비워내고 내려 놓으면서

영혼과 마음이 더 가벼워 지는 거

세속의 기준에서 불행하다는 생각을 마음으로 떨칠 수 있으면

세상은 즐거운 여행길 이야

아쉽고 황홀한 여행길

 

 

 

하고 싶은 거 있지 ?

자신이 기뻐하는 게 있잖아

음악, , 영화,고스톱, 햇빛 좋은 날의 산보, 낚시 등산

아님 알지 못하는 곳으로의 여행. 어떤 것이라도 좋아  

마음이 기뻐 날 뛰게 해

슬픔은 무시하고 기쁨은 뻥튀기는 거

그게 행복이야

한 번 살아가는 인생이고

주어진 길에서 최대의 행복을 누리다 가는 거야

 

 

 

 

 

평일에 덕유산에 갔지

울창한 수림 그 큰 산엔 아무도 없더군

나 혼자 오른 호젓한 산길이 날 행복하게 했어

일 안 하구 혼자 산을 오르는 기쁨

 

 

의사 친구들이 있지

이 친구들 주말이면 혀가 턱에 닿을 때 까지 산을 타지

돈도 여간 많은 게 아니야

그게 자신의 행복을 불러내는 방법일 뿐이지

난 그들과 산을 타지 못하게 되었어

허리를 다쳤거든

나이가 들어가면서 허리를 다치니 어렵긴 해

그렇다고 비관만 하면 누가 잃어버린 순간을 되돌려 줄까?

그래도 인생에는 늘 잃기만 하는 법은 없지

무엇인가 다른 기쁨을 찾을 수 있을거야

 

반가운 친구를 만나 술 한잔 걸칠 때도 행복하고

산을 오를 때도 행복하고

책 냄새 가득한 도서관에서 한 권의 책으로 행복하고

마눌이 맛깔스런 요리를 만들어 줄 때 행복하고 

 

인생 게임 끝난 거 아니야?

 

 

홀로 걸어가던 푸른 능선이 너무 좋았고

단 두 명의 여자만 앉아 있던 향적봉도 좋았지

마치 아무도 없던 공룡능선처럼

 

허리 다치고 그래도 이정도 행복을 누리면 준수한 거 아니야?

 

 

 

 

 

 

 

 

 

 

 

 

 

 

 

 

 

 

 

 

 

 

 

 

 

 

 

 

 

 

 

 

 

날씨가 겁나게 좋네

더웠지만 사람은 없고 바람이 있어 좋았네

내 실력도 문제지만 태양광이 너무 강렬하니 사진빨이 별루네

풍경에다 놓고 찍은 거가 그 중 낫고

2~3 눈금 노출 올리고 수동으로 찍은 것들은 죄 과다노출로 볼품이 없었어

세상에 쉬운 일이 있겠어…?

 

2009  6 17

덕유산

혼자

햇빛이 강렬하고 덥다

08:37 : 안성 매표소

09:09 : 칠연폭포 삼거리

09:33 : 탐방안내소 2km , 동엽령 2.4km

10:54 : 동엽령 , 향적봉 4.3km

12:16 : 송계삼거리  향적봉 2.1km

12:27 : 중봉  향적봉 1km

13:56 : 향적봉   15분 소요

14:47 : 다시 송계삼거리

15:37 : 다시 동엽령

16:50 : 하산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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