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7일 (수)
덕유산 답사
개울가
물고기는 헤엄치고 있다.
도시의 척박한 하천에서
꽃은 피어나고 있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가녀린 모습으로
누군가 도심의 하천에서 살아가는 고기를 불쌍타 했다.
넓은 강이나 바다에서 살아야 하는데…
멋진 정원이나 깊은 산중에 무리져 피어나지 못하고
홀로 우레탄 길 옆에 외로이 피어난 꽃을 보고
또 다른 누군가 말했다.
넌 참 운이 없구나?
그렇지 않을 거다.
물고기는 행복할거다.
살아가는 동안에는 물길이 통하여 갈 수 있는 그 하천만이
자신의 유일한 세상으로 믿고 있기에
빛나는 태양빛에 비늘을 번쩍이며 창공으로 차 올랐다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물고기는 삶을 즐기고 있다.
함께 홀씨로 날아 가던 친구는 하천에 떨어져 소식도 모른다.
모진 비에도 쓸려가지 않았고 스스로 포기하지도 않았다.
결국 꽃을 피워냈다.
꽃에겐 그것보다 더 성스러운게 무엇이 있을까?
그 향기가 넓은 세상에 작을 기쁨을 주지 못할지라도
그 모양이 매일 천변을 걷는 많은 사람들의 눈 길을 끌어내지 못하더라도
꽃은 충분히 삶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어쩌다 이 세상에는 이 많은 사람들이 생겨 났을까?
사람들은 스스로가 자유롭다고 생각하면서 물고기나 꽃 만큼도 자유롭게 살아가지 못하는 걸까?
하천의 물고기와 천변의 꽃을 불쌍히 여기는 사람들은 왜 스스로의 가득한 행복은 잊고
늘 불행하다고 생각할까?
그래 인간은 너무 똑똑해서 불행한거야
스스로 단순하지 못하고 늘 복잡해서….
넓은 세상을 알지
책을 통해서 tv를 통해서 아니면 다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늘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가 없어 안달하지
물고기처럼 네가 있는 곳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어봐
늘 비교를 해야하니 피곤하고 불행하지
친구보다 못해서 화가 나고 더 많이 가질 수 없어서 화가 나고
그걸 욕심이라고 하지
그냥 이렇게 생각해
난 마누라도 있고 아이들도 있고
차도 가지고 있어
그리고 일할 직장도 있고
난 부족한 게 없어
그런게 없다고 ?
까짓거 그러면 어때
멋진 산과 바다와 아름다운 세상을 가지고 있잖아
죽지 않고 살고 있잖아
“오늘 마을 주막에 아이를 팔았다. 힘들고 슬프다”
둔황의 어느 동굴 한 구석 화공이 쓴 글귀지.
부처님 세계의 장엄함과 보살의 수행을 그리는 화공이…
그림을 그리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살기 위해서 누군가는 떠나야 하고
정말 모호한 기준으로 떠나야 할 사람들이 된 아픔을 알아?
자식과 마누라 까지 삼복더위에 최소한의 삶을 위해 농성을 해야 하는
슬픈 쌍용 자동차의 운명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뼈저리게 느낍니다”라고 말하는
어느 근로자의 아내 시린 말처럼
그렇게 까지 힘들고 슬프지 않잖아 ?
그럼 웃어
싱긋 웃어줘 세상을 향해…
행복하지 못한 건 욕심이고
행복하지 못한 건 세상에 대한 두려움 이야
행복은 마음 하나로 가능한 거야
그건 정말 너무 단순해
주어진 환경은 통제할 수가 없지
부모형제 그리고 가족
내가 처한 환경
노력으로 뛰어넘을 수 없는 나의 능력의 한계
그 동안 열심히 안 했어?
한다고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잖아…
세상엔 능력이 없어도 더 잘된 사람도 있고
능력이 출중해도 하는 일마다 안 되는 사람도 있지…
이루지 못 한데는 뭔가 이유는 있겠지
노력이 부족했다고 느끼면 다시 뼈 빠지게 노력해봐
그랬는데도 안돼?
그럼 둘 중 하나지
칠전팔기로 될 때까지 밀어 부치던지 아니면 포기하는 거
하고 싶은 대로 해
마음이 가는 데로
칠전팔기도 안 먹힐지 몰라
세상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함께 살아가기가 너무 비좁잖아
세상에는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일이 많은 거거든
요는 마음이야
실패했어도 좋지 않은 결과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운명과 환경을 바꿀 수도 있다지만
마음을 바꾸는 게 훨씬 쉽거든
다시 기회가 오면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던지
운이 없었던 훌훌 털어버려
그 실패를 잊지 못하면 행복할 기회를 잃어버릴지도 몰라
세상이 두려울 게 무어야?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지
그럼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지
걱정하지 말고 해결책을 찾으면 되는 거구
해결책을 못 찾으면 문제가 닥쳤을 때 해결해
그 상황이 올지도 모르는데 지레 겁먹지 말고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방도는 있을거야
세상에 긴장하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마
같은 크기의 자극과 시련에 반응하는 사람들은 천차만별이지
마음을 바꿔 먹는 거 그거 어렵지 않아
꿀이 반박에 안 남았네 와 꿀이 반이나 남았네의 차이
카멜레온처럼 교활하게 세상에 누리기에 적합한 DNA로 개조하는 거야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
욕심과 집착을 버려
세상에는 더 가지고 더 불행한 사람들이 많고
덜 가지고 더 행복한 사람들이 많지
부족함 없이 권세와 돈을 누리던 사람들도 자살이란 걸 하지
성질들은 급해가지구 서리
어짜피 갈 길 뭐할루 그리 서둘러 가나
살다보면 즐거운 일이 좀 많은가 ?
고작 100년도 못 채우고 바람처럼 흩어질 인생이야
좀 더 가지면 어떻고 좀 덜 가지면 어때
어짜피 세월에 늙어가다 보면 가진 자나 안 가진 자가 다 공평하게 수렴되는 거야
우리가 태어남은 더 심오한 거야
삶은 오직 생명을 지속하는 무의미한 시간의 연속이어서는 안되고
살아가는 일에만 급급해서 안되지
대신 꿈을 꿔
행복한 꿈
자신의 영혼이 춤추고 노래할 수 있는 꿈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아둥거리는 것이 아니라
더 비워내고 내려 놓으면서
영혼과 마음이 더 가벼워 지는 거
세속의 기준에서 불행하다는 생각을 마음으로 떨칠 수 있으면
세상은 즐거운 여행길 이야
아쉽고 황홀한 여행길
하고 싶은 거 있지 ?
자신이 기뻐하는 게 있잖아
음악, 책, 영화,고스톱, 햇빛 좋은 날의 산보, 낚시 등산
아님 알지 못하는 곳으로의 여행. 어떤 것이라도 좋아
마음이 기뻐 날 뛰게 해
슬픔은 무시하고 기쁨은 뻥튀기는 거
그게 행복이야
한 번 살아가는 인생이고
주어진 길에서 최대의 행복을 누리다 가는 거야
평일에 덕유산에 갔지
울창한 수림 그 큰 산엔 아무도 없더군
나 혼자 오른 호젓한 산길이 날 행복하게 했어
일 안 하구 혼자 산을 오르는 기쁨
의사 친구들이 있지
이 친구들 주말이면 혀가 턱에 닿을 때 까지 산을 타지
돈도 여간 많은 게 아니야
그게 자신의 행복을 불러내는 방법일 뿐이지
난 그들과 산을 타지 못하게 되었어
허리를 다쳤거든
나이가 들어가면서 허리를 다치니 어렵긴 해
그렇다고 비관만 하면 누가 잃어버린 순간을 되돌려 줄까?
그래도 인생에는 늘 잃기만 하는 법은 없지
무엇인가 다른 기쁨을 찾을 수 있을거야
반가운 친구를 만나 술 한잔 걸칠 때도 행복하고
산을 오를 때도 행복하고
책 냄새 가득한 도서관에서 한 권의 책으로 행복하고
마눌이 맛깔스런 요리를 만들어 줄 때 행복하고
인생 게임 끝난 거 아니야?
홀로 걸어가던 푸른 능선이 너무 좋았고
단 두 명의 여자만 앉아 있던 향적봉도 좋았지
마치 아무도 없던 공룡능선처럼
허리 다치고 그래도 이정도 행복을 누리면 준수한 거 아니야?
날씨가 겁나게 좋네
더웠지만 사람은 없고 바람이 있어 좋았네
내 실력도 문제지만 태양광이 너무 강렬하니 사진빨이 별루네
풍경에다 놓고 찍은 거가 그 중 낫고
2~3 눈금 노출 올리고 수동으로 찍은 것들은 죄 과다노출로 볼품이 없었어
세상에 쉬운 일이 있겠어…?
2009년 6월 17일
덕유산
혼자
햇빛이 강렬하고 덥다
08:37 : 안성 매표소
09:09 : 칠연폭포 삼거리
09:33 : 탐방안내소 2km , 동엽령 2.4km
10:54 : 동엽령 , 향적봉 4.3km
12:16 : 송계삼거리 향적봉 2.1km
12:27 : 중봉 향적봉 1km
13:56 : 향적봉 약 15분 소요
14:47 : 다시 송계삼거리
15:37 : 다시 동엽령
16:50 : 하산완료
2009년 6월 19일 (금)
전인회 모임
박사장 유사인데 8명 모였다.
언제부턴가 바쁜 사람들은 얼굴보기가 힘들어 졌다.
정사장, 해철,
사업하는 사람들은 다들 힘들다고 하는데 경기가 아직 어려운 모양이다.
그렇다고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은 어디 쉬운가?
우리나라 국가의 가계비용 분담율 7.9% OECD평균 31.9%
열심히 벌어야 하는데 그게 점점 어려워지고
나이 먹으면 먹은 대로 젊으면 젊은 대로
교육열 교육수준 최고 높아도 배운 걸 써먹을 기회를 주지 못하는 사회니
그래서 출산율도 세계최저 아닌가?
돼지 수육에 소주한잔 마시고
살아가는 고강한 얘기 풀어내다 우리는 쉽게 훨훨 털고 일어났다.
2009년 6월 20일 (토)
마눌이 떠날 때는 비가 안 오더니
떠나고 나니 비가 내린다.
팔자 좋은 우리 마누라
서유럽에 동유럽 이젠 북유럽 까지 …
마눌은 곰국 끓여 놓고 북유럽 간다.
12일씩 놀러 간단다.
새끼 공부못하니 괜스레 마눌한테 짜증이 늘고 심술이 생기는데….
그래 메뚜기도 한철이지…
내가 은퇴하면 돈 생각에 쉽게 가지도 못할텐데…
갈 수 있을 때 열심히 다녀야지….
추억이란 한살이라도 더 젊을 때 더 많이 쌓이는 거 …
손바닥 만한 도시에 갇혀 사느라 고생했으니
훨훨 날아 넓은 세상 구경한 번 할만하지
다닐 수 있다는 거 행복한 거 아닌가?
아직 열정이 있고 건강하다는 거
나도 키나바루로 떠났으면 좋겠다.
모처럼 비가 오네
맑은 비
장마라는데 비 좀 후련하게 많이 왔으면….
수요일 산에 다녀 왔는데 비까지 오니 좋다.
그간 너무 소홀히 했던 중국어 복습 좀 하고
태현이하고 토요일 점심은 라면 끓여 먹고
저녁에는 마눌이 해 놓은 밥 먹었다.
마눌 없는 망중한도 호젓하기만 하네…
2009년 6월 21일
일찍 서둘러 태현이 독서실에 보냈다.
엎드려 잠자지 말고 공부할 땐 집중하라고 몇 번을 다짐을 했다.
날씨가 좀 흐리다.
도서관으로 갔다.
월간조선 좀 읽고 , 투자관련서적 , 김천씨의 행복한 사람들 읽다.
식사하러 나오니 태양 빛이 눈부시다.
어제 비로 공기가 깨끗하고 거칠 것이 없는 대지에 쏟아지는 태양볕은 너무 강렬하다.
점심은 태현이와 신도 칼국수
식사를 마치고 태현을 독서실에 떨궈주고 7시까지 공부하고 집에 오라고 했다.
도서관에 가려다 운동을 좀 하고 싶었다.
너무 날씨가 더운 한 낯이라 나들이가 부담스럽지만 사진연습을 해보구 싶기도 하다.
여름처럼 숨이 턱 막히는 날씨라 마눌이 놀러 갈 때 바르라고 한 1회용 선블럭로션을
안 바를 수 없었다.
뒷동산 너머 천변을 따라 도솔산을 올라 돌아 오는데 한 낯 무더위 때문인지 사람들이 별루 없다.
홍보부 맹대리는 온전 한낮의 강렬한 일조량 아래서는 사진이 잘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대부분 과다노출이되고 색감이 좋지 못하단다.
지난번 장안산 때 수동으로 찍은 사진들도 대부분 한 낯에 찍었는데 수동모드에 카메라가 잡아주는 노출로 찍으니 좀 어둡고 색감이 좋지 않다.
덕유산에서는 노출을 2~3 눈금 올리니 과다 확연한 노출이 되었고
오늘 천변에서 노출을 1눈금 올리고 찍은 것들도 태양 빛이 워낙 강렬해서 인지 과다노출 되고 색감이 확연히 좋지 않다.
첫술에 배부를랴만 수동조정이 이렇게 힘들고 색감이 자동보다 못하다면 무거운 카메라 낑낑대고 들고 다니면서 죄 자동으로 눌려 젖히면 사진 찍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나들이는 3시간 정도 걸렸다.
집에서 샤워하고 책을 좀 보다가 7시 좀 넘어 도착한 태현을 데리고 장보러 갔다.
오늘은 나의 야심작 두부,감자 찌게…
옛날 서울 자취시절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태현이 맛있다고 했다.
ㅋㅋ 마눌 없어도 살아가는데 아무 문제 없는데 마눌은 구조조정 걱정도 안 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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