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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난세에 답하다" 를 읽고

난세에 답하다를 읽고                                                   무릉객 

 

 

춘추전국시대처럼 어지러운 시대가 또 있었을까?

중국역사상 대표적인 난세로 표현되는 혼돈과 무질서의 시대

그 어지러운 시대를 지배하던 논리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 이었다.

그렇다고 오늘날 우리의 시대가 그 논리를 벗어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창칼이 부딪히는 소리가 사라졌을 뿐이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 역시 수 많은 사람들의  뒤엉켜 또 다른 양상의 전쟁으로 만들어 가는 세상일 뿐이다..

문명은 진화했지만 도덕성과 자비심은 진화하지 못했다.

오히려 욕심과 이기심이 더 빨리 진화했는지 모른다..

 

작가는 사기를 통해 중국의 어려운 시대에 부침했던 제국들과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과 호걸들이 만들었던 역사를 성찰함으로써 우리 길의 교훈을 찾고자 한다.

 

사기 130권에 글자수 52 650만 자의 기전체 역사서

사기는 원망,사랑,질투,분노 후회등으로 점철된 인간세상을 노래한 대 서사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여러 에피소드들은 한번 쯤은 들어 본 이야기다.

하지만 작가가 풀어가는 전후사정의 연결을 통해 좀더 명확하고 뚜렷하게 그 저변이 이해되고 새

로운 느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나름의 소득이었다.

 

사마천 자체가 사기의 주인공과 진배 없었다.

치욕적인 궁형을 다하고 사기를 완수하기 위해 그 고통과 인고의 세월을 견뎌냈다.

42세에 쓰기 시작한 사기를 궁형을 받고 나서 6년 후에 완성한다.

궁형 이후 사기에는 국가와 제왕 그리고 권력층에 대한 문제점과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더해지고 패자에 대한 역사에 대해 관대해진다.

그리고 스스로 처절하게 경험한 고통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 중 하나인 복수의 역사를

상세히 다룸으로써 사기의 깊이를 더하고 근원적인 인간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춘추전국시대의 역사는 500년 역사다.

개혁에 성공한 나라는 살아 남았고 실패한 나라는 사라졌다.

개혁을 행동으로 옮긴 지도자는 춘추오패나 전국칠웅으로 존중받았고 그러지 못한 군주는 오명을

남겼다.

춘추전국시대의 화두는 생존을 위한 개혁이고 그 준비와 실행은 인재 영입이었다.

사마천은 춘추시대 패자들의 공통된 특성을 타고난 그릇과 용인술로 묘사하고 있다.

탁월한 리더쉽과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갈 인재를 기용한 군주 만이 춘추 오패로 등극할 수 있었

던 그 시대의 논리도 현재의 경제 논리와 비켜가지 않는다.

 

 

춘추오패의 특징

 

1) 제환공

관포지교(管鮑之交)는 절친한 친구관계를 설명할 때 흔히 거론하는 말이다.

어렴풋하게 기억나는 고사성어의 정확한 유래를 책을 통해 확인하면서 친구의 의미와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온다.

자신보다 더 나은 친구를 기꺼이 재상으로 천거한 진정한 우정과 그 말을 듣고 원수를 흔쾌히 재상으로 기용하는 제환공이 그릇의 크기야 말로  제나라가 춘추오패의 패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초석이 이었다.

제나라만 다스리면 저나 습붕 정도로 충분하지만 패자가 되어 여러 제후들을 통솔하는 우두머리가 되고 싶다면 관중 없이는 안됩니다.”

사마천은 이렇게 기록했다.

세상 사람들은 관중의 재능과 덕을 칭찬하기 보다는 사람을 알아 본 포숙아를 더 칭찬했다

춘추오패 제환공 뒤에는 관중이 있었고 그런 관중 뒤에는 포숙이 있었다..

우리의 정치판이나 기업세계에서나 참으로 어렵고 아쉬운 부분이 아닐까?

 

2)진문공

진문공의 논공행상의 원칙

1.     인과 의로 나를 이끌고 덕과 은혜로 나를 지켜 준 사람이면 일등공신

2.     행동으로 나를 보좌하며 공을 이룬 이는 실무를 한 사람이다.

3.     위험을 무릅쓰고 땀을 흘린 자는 행동대원이다.

4.     최선을 다했으니 나의 잘못을 보완해주지 못한 이도 공신이다.

 

바른 소리를 한 사람을 더 높이 평가했다.

3) 진목공

1. 외국으로부터의 인재초빙

-. 검은 숫양의 가죽 다섯장으로 동쪽 초나라에서 백리해를 데려오고 송나라에서 건숙

진나라에서 비표와 공손지를 초빙하다.

2. 국적불문 능력우대

 

4)초장왕

1. 불비불명(不飛不鳴) –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 새

오거라는 신하의 충언을 받아들여 3년 간의 방탕생활을 마감하다.

2. 소통의 지도자 악공 우맹의 충언에 귀 기울여 소통하다.

보잘 것 없는 코미디언 까지 나서서 최고 권력자와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다.

자신에게 3가지 보물이 있다고 했다.

첫째가 법이고 둘째가 그 법을 엄격하게 집행하는 충신이다.

셋째가 그 법을 엄격하게 집행하는 충신이다.

전국시대 조나라 무령왕의 개혁정책 또한 인상적이다.

개혁정책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노인복지 정책 이었다.

전국 80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안부를 묻거나 선물을 보내거나 경로잔치를 열었다.

노인들의 이야기 한 마디가 그 자식들로부터 시작해 동네방네 퍼져나가면 아줌마 입소문 못지 않은 여론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알고 노인복지로 여론을 자기편으로 돌려세우는 여론정치를 펼쳤다.

요즘 지자체 장들이 어버이날이면 앞다투어 경로잔치를 여는 것은 이미 선인들의 교훈을 본받고 있음이다.

무령왕은 평소 박학다식한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멘토로 두어 자문을 받았으며 부국강병을 위한 호복바꿔입기- (말을 잘 타고 활을 잘 쏘기 위해서임)가 원로 대신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현명한 자는 법을 바꾸고 어리석은 자는 법에 얽매인다.”고 대신을 설득함으로써 무리 없이 관철시켰다.

무령왕은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최고 통수권자였지만 끊임없이 원로대신과 기득권 층을 설득해 나가는 소통의 정치가로 기록되어 있으며 조화의 힘을 알던 제왕으로서의 소통정치는 오늘의 정치가나 경영자에게도 귀감과 모범이다.

 

계층간의 반목과 갈등

기득권층의 부도덕성

무한경쟁과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어진 고용시장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역시 사람들의 탐욕과 집착이 만들어 낸 수 많은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아니 오히려 사람이 더 많아지고 더 복잡해진 세상에서 더 다양하고 어려운 삶의 난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시대를 관통하던 삶는 논리는 지금 세상에서도 양상을 달리하며 끊임없이 일어나고 나타나는 것들이고 그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처세술과 삶의 지혜는 지난 역사의 주인공들이 난세를 헤쳐간 지혜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난세에 답하다.”에 남겨진 사기의 이야기들은 흥미롭기도 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얽히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혹독한 이야기기도 하여 가끔씩 고개가 끄덕여 지기도 했다.

어쨌든 지난 세상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역사를 되돌아 보면서 나를 되돌아 볼 수 있었던 유익한 기회였던 것 같다.

 

인상적인 부분

回腸九折의 고사와 사마천의 인내

관중과 포숙의 우정과 원수를 기용하여 국가의 중흥을 이룩한 제환공의 그릇

범여의 토사구팽과 떠남의 지혜

맹상군 열전의 계명구도 (鷄鳴狗盜)

소진의 복수의 책략과 장의와의 우정

손빈과 방연의 악연

조직에서 오랫동안 자신의 존재가치와 능력을 인정받으며 최고의 지위에 오르고 24년간 정치일선에서 활약했던 진평의 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