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1월 31일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들이 독점해왔던 비뇨기과 의약품 시장에 연초부터 토종 제약사들의 도전이 거세다. 작년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발기부전치료제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조루치료제로 외자사의 텃밭을 공략하고 나선 것.
30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업체 씨티씨바이오가 개발 중인 국내 최초의 경구용 조루치료제가 다음달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이르면 4월께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에 시판된다. 이 조루치료제는 성관계 지속시간을 3.5배 늘리는 등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항우울제인 클로미프라민의 개량신약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먹는 경구용 조루치료제는 다국적제약사 얀센에서 개발한 ‘프릴리지’뿐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조루증은 남성 탈모와 함께 대표적인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청·장년층의 발병률이 높아 발기부전치료제보다 시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남성학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조루증 유병률은 성인 남성의 27.5% 정도다. 약 500만명 정도가 조루 환자로 추산되고 있다. 글로벌 조루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50억달러(5조5000억원), 국내 시장 규모는 4000억원 정도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의 3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씨티씨바이오는 이번 조루치료제 개발을 위해 동국제약, 진양제약, 제일약품, 휴온스 등 국내 4개 제약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으면 이들 제약사가 각자의 개별 브랜드로 생산 판매에 돌입,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조루치료제는 이들 외에도 유한양행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YHD1044’의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동아제약은 조루치료 신약 ‘DA-8031’의 2014년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오는 5월 화이자의 세계적인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이 앞다퉈 제네릭(복제약)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해 나온 SK케미칼의 필름형 ‘엠빅스S’, JW중외제약의 ‘제피드’에 이어 △대웅제약 대웅실데나필시트로산염정 △CJ제일제당 헤라크라정 △한미약품 실데나필정 △제일약품 포르테라정 등이 최근 비아그라 제네릭에 대한 생동성 시험승인을 받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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