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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사진

여행사진 찍는 법

여행사진공모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제18회 대한항공 여행사진공모전! 어느덧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9월2일(금)까지 접수니 이제 정확히 일주일 남았습니다. 저 역시 그러하지만 어떤 사진을 출품해야 할지 아직 고민 중이거나, 또 하늘이 끝내주는 요즘, 공모전에 출품할 결정적인 장면을 노리러 아침 저녁 부지런하게 여행지를 다니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오늘은 공모전에 출품을 하고자 마음 먹었던 분들께 상기도 시켜드릴 겸 오랜만에 “나만의 여행사진 찍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세상에 여행사진 안 찍어본 사람은 없겠지만 여행사진을 잘 찍는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실제로 여행사진은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모든 것들이 집약된 분야거든요. 사진 이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는 필수요, 또 이론만 안다고 되나요? 실전에서 그 이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적응력과 순발력도 필요하지요. 그런 사진적인 기술 뿐 아니라 사람과 친해질 수 있는 넉살과 용기도 필요하고, 여행 지역에 대한 문화와 에티켓도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심지어 그 지역의 기후와 날씨까지 예측할 수 있는 제갈공명과 같은 혜안도 갖춰야 하니, 정말 여행사진을 잘 찍기 위해선 정말 '옴팡지게'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그렇기에 여행사진은 여행을 좋아하거나 사진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역설적으로 정말로 매력적인 분야기도 합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론리플래닛의 내로라하는 여행작가들의 사진들을 보다보면 정말 사진을 '기똥차게' 잘 찍고 싶은 욕심이 무한정 솟아오르는 경험 많이 하셨을 거예요. 그래서 여행사진을 잘 찍고 싶은 분들이 정말로 많은데요. 노련한 여행작가들이 오랜 세월 동안 터득한 이런 불문율들을 여행을 가기 전 미리 챙겨보고 기억해뒀다 실전에서 활용하면 좋은 팁들이 될 것입니다.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지만 여행사진을 좋아하는 저의 경험도 조금이나마 여행사진을 좋아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겠지요. 그럼 지금부터 “나만의 멋진 여행사진을 찍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소개해 봅니다.

여행의 미덕은 휴식이지요. 하지만 좋은 여행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일상에서보다 더 부지런해야 합니다.+ㅅ+;; 해 뜨기 전 숙소를 나갔다가 깜깜할 때 들어오는 것은 여행사진가에게 있어 가장 기본이겠지요. 이미 해가 중천에 뜬 후에는 다양한 하늘의 색깔을 담을 수도 없거니와, 아침이나 밤이 아니면 담을 수 없는 독특한 사람과 도시와 자연의 모습도 만날 수 없습니다. 같은 장소라도 새벽, 아침, 점심, 오후, 저녁, 밤의 모습은 다 다르고 저마다의 개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꼭 염두해 둡시다. 여행사진에서만큼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라는 지극히 상투적인 속담이 정설이란 걸 실감하게 되실 거예요.


인도 갠지즈강의 일출. 강에서 나룻배를 탄 채 일출을 맞이하려면 해가 뜨기 1시간 전에 일어나 강가로 가야 한다. 2008 ⓒWoosra



호주 빅토리아주 조안나 비치의 일출. 2010 ⓒWoosra


캄보디아 씨엠립 앙코르왓의 일출. 2010 ⓒWoosra

여행사진은 어떤 장르보다도 촬영환경이 낯섭니다. 저마다의 개성과 에티켓, 터부를 갖고 있기에 여행 가기 전 그 지역에 대해 미리 공부해두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잠은 어디서 잘지, 쇼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뭘 먹어야 할지, 이런 여행의 기본 정보들도 중요하지만 그 지역의 사진을 잘 찍기 위해 어떤 것을 알아야 할지 연구해 봅시다. 그 지역의 축제가 언제 열리는지, 전통복장을 한 사람들은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유명한 건축물들은 일출과 일몰 중 어느 때가 빛이 좋은지 등등 최대한 세밀하게 사전정보를 습득하는 게 좋습니다. 심지어 인물 사진을 막 찍었다가는 봉변을 당하는(문화적 금기 때문에) 지역도 있으니 신변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그 지역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론리플래닛 같은 밀도 있는 여행서적이나 인터넷에서 그 지역을 가본 선경험자의 정보를 탐독하는 게 좋은 방법이겠지요.

인도 바라나시에서 매일 저녁 열리는 아르띠 뿌자. 여행사진 공모전의 단골 소재기도 하다. 2009 ⓒWoosra


매년 10월22일 단 하루 열리는 일본 교토 지다이 마츠리의 참가자들. 이색적인 피사체들 덕분에 셔터를 놀릴 새가 없다.

2010 ⓒWoosra



 

공연 정보는 여행시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할 체크 사항이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 동방명주에서 열리는 '중화 오천년 쇼'.

2010 ⓒWoosra

사진에 있어 매직 아워(magic hour)라는 게 있습니다. '골든 아워(황금시간대)'라고 하는데요. 특히 풍경이나 야경에 있어 이 '매직 타임'은 정말 절대적입니다. 특히 해가 산마루에 걸리고 땅거미가 지고 완전히 깜깜해지기 직전까지의 1시간 정도의 저녁 시간대는 여행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이 시간대의 하늘은 날씨에 따라 참으로 오묘한 색을 보여주지요. 맑은 날은 한없이 진한 코발트블루, 뿌옇게 흐린 날은 그윽한 잿빛이나 분위기 있는 마젠타, 혹은 사이언 컬러를 만들어주고요. 특히나 구름과 함께 한 저녁노을은 참으로 드라마틱한 풍경을 만들어줍니다. 이럴 때 그 여행지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랜드마크와 함께 사진 찍기! 좋은 여행사진을 얻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해가 진 직후의 일본 교토 시가지 풍경. 낮에는 절대 이런 하늘 색이 나오지 않는다. 2011 ⓒWoosra



매직 아워를 달리는 홍콩의 2층 트램. 2010 ⓒWoosra


매직 아워에 찍은 일본 삿포로시 야경. 2010 ⓒWoosra


여행에서 만나는 풍경도 좋지만 뭐니 해도 여행사진의 백미는 인물사진입니다. 사람이 가장 아름답고 의미 있는 피사체란 것은 여행사진이 더욱 증명해주지요. 심지어 건물이나 자연 등 풍경이 강조되는 사진에서도 인물의 역할은 중대합니다. 예를 들어 인도의 타지마할이 아무리 거대하다 하더라도 그 앞에 크기를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사진에서 이게 진짜 건물인지 축소한 모형인지 잘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규모 뿐만 아니라 사람의 복장이나 외모, 성별 등이 그 풍경에서 주는 느낌은 사진의 스토리텔링이나 기록성에 있어서 무척 중요합니다. 아무리 기똥차게 풍경과 하늘을 찍었다 한들 그 지역이 사진만 봐선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면 앙꼬 없는 찐빵과 마찬가지겠지요. 여행에서나 사진에서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사람이란 걸 꼭 명심합시다.


인도 우다이푸르 몬순 팰리스에서 찍은 사진. 전형적인 건물사진을 탈피해 보자. 2008 ⓒWoosra



일본 구라시키에 있는 고풍스런 커피숖 엘 그레코. 2011 ⓒWoosra


독일 베를린의 명물,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오르골을 연주하는 악사 아저씨. 2006 ⓒWoosra

여행사진에서 이렇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인물! 그러나 여행에서 인물사진 찍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ㅅ+;; 특히 내성적이거나 지나치게 사람들의 눈치를 의식하는 분이라면 더 그렇겠지요. 건물이나 자연들은 고정되어 있다지만 사람들은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끈기 있게 관찰하라"라는 또 다른 미덕보다 먼저 용기를 가지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지요. 구도나 빛까지 계산을 다 해놓고 딱 그 자리에 기막힌 그림을 만들어줄 사람이 나타났는데, 그 사람의 시선이 두려워 셔터를 못 누른다면? 그 기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일단 준비가 되어있다면 사정 볼 것 없이 뻔뻔하게 셔터를 누르는 용기를 발휘합시다!

교토의 게이샤들이 일하는 가게인 오차야 문을 닫는 마이코. 결정적인 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2011 ⓒWoosra


거대한 란제리 모델 앞을 지나가는 자전거를 탄 노동자들. 중국 상하이. 2010 ⓒWoosra


시바 신으로 분장한 소년. 인도 푸쉬카르. 2008 ⓒWoosra

여행에서 인물사진을 찍을 때 위의 용기보다 더 중요한 절대 가치가 있으니 바로 ‘에티켓’입니다!용기가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사람의 동의도 안 구하고 사진을 찍는 건 에티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당연하지요. 그렇기에 그렇게 사진을 찍고 나선 꼭 사진이 찍힌 사람들과 눈을 마주쳐야 합니다. 눈이 마주쳤을 때 싫어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당연히 하실 텐데 그렇기에 눈이 마주쳤을 때 그 사람이 경계하지 않고, 기분 나빠하지 않게 할 표정과 제스처, 심지어 화술까지 여행사진에선 꼭 필요합니다. 어쩌면 가장 어려운 부분일 텐데요. 이것만 능숙하게 할 수 있다면 사실 여행사진에서 "교감을 나눠라" "가까이 다가서라" 같은 고전적인 미덕을 실천할 수 있는 셈입니다. 처음에는 무섭고 낯설더라도 계속 시도해봅시다. 최악의 경우, 정중하게 사과를 하면 큰일이 날 일도 없거니와, 그런 시도를 통해 호감을 얻고, 교감을 나누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될 테니까요.


태국의 왕궁을 지키던 근위병 청년. 근엄한 포즈지만, 내가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는 의사를 밝혔을 때 눈을 찡긋 하며 동의를 한 뒤

이렇게 멋지게 포즈를 잡아주더라. 덕분에 아주 편한 마음으로 사진에 집중할 수 있었다. 2007 ⓒWoosra




캄보디아 앙코르왓에서 마주친 승려의 웃음. 2010 ⓒWoosra


교토 지다이 마츠리에서 전설적인 게이샤 후지와라 타미에로 분한 여성 참가자. 2010 ⓒWoosra

자, 어느덧 일곱 번째 팁! 마지막 팁은 위의 팁들보다 조금은 전문적인 이야기입니다. 여행을 갈 때 어떤 렌즈를 가져가야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여행에서 그 지역의 모습을 풍부하게 보여주려면 아무래도 다양한 화각의 프레임은 필수입니다. 거대한 건축물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주기 위해선 망원렌즈만 갖고는 부족할 것이고, 가까이 접근하기 힘든 축제나 동물의 모습을 찍어야 할 때는 또 광각렌즈만 갖고는 그 디테일을 보여주기 힘들 것입니다. 이런 화각에 따른 사용도 중요하지만 여행에서 또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입니다. 광각렌즈로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과 망원렌즈로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아무래도 구분될 수 밖에 없는데요. 전체적인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선 광각렌즈, 부분적인 디테일을 보여주기 위해선 망원렌즈 계열을 사용합시다. 하나의 렌즈, 하나의 화각으로도 스토리텔링과 디테일을 함께 보여줄 수 있지만 아무래도 명확하게 각 렌즈의 용도나 화각의 미덕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기술적인 완성도도 높아지게 된답니다.


광각렌즈의 시원한 화각은 여행자들이 걸어가는 현장감과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는데 제격이다. 호주 조안나 비치

2010 ⓒWoosra


같은 공간이지만 망원렌즈를 사용한 이 사진은 위의 사진과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디테일을 강조한 사진.

2010 ⓒWoosra


때로는 지극히 한정적인 공간도 여행지의 매력을 잘 살리는 피사체가 되곤 한다. 시장이나 식당에서도 카메라를 놓을 수 없는 이유.

2007 ⓒWoosra

사진에 있어 장비의 중요성은 말해봤자 입만 부르틀 뿐입니다. 사진의 모든 것이 집약되는 여행사진에서도 장비는 무척 중요하지요. 그러나 여행에서 장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 바로 "체력"입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를 바리바리 싸간다 하더라도 이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거든요. 저 역시 다양한 화각의 사진을 찍고자 하는 욕심이 가방에 렌즈 3~4개를 넣고 돌아다니다 금방 지쳐버려 제대로 사진도 못 찍었던 경험도 있습니다.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가벼운 컴팩트 카메라나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게 훨씬 현명한 선택일 겁니다. 그러나 또 체력을 뛰어넘는 것은 열정!!! 정말 여행사진에 빠졌다고 생각이 된다면, 스스로 확신이 든다면 그때부터는 무게니, 부피니 그런 것은 생각 마세요. 그 정도까지 가셨다면 그땐 이미 DSLR이나 렌즈가 아무리 무겁다 한들, 여행지에서 멋진 사진을 담아야겠다는 욕심과 열정이 그 무게를 이기게 해 줄 테니까요^^


공모전에서 가장 큰 상을 받아야할 대상은 작품이 아니라 사진가의 열정이다.

좋은 사진을 담기 위해 길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리는 것도 마다않는 사진가 하야나님의 모습. 실로 귀감이 될만하다!

2010 ⓒWoos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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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지루박멸연구센타 우쓰라씨(http://woosra.com)

 


공연 정보는 여행시 절대 빼놓지 말아야 할 체크 사항이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 동방명주에서 열리는 '중화 오천년 쇼'.

2010 ⓒWoosra

 

사진에 있어 매직 아워(magic hour)라는 게 있습니다. '골든 아워(황금시간대)'라고 하는데요. 특히 풍경이나 야경에 있어 이 '매직 타임'은 정말 절대적입니다. 특히 해가 산마루에 걸리고 땅거미가 지고 완전히 깜깜해지기 직전까지의 1시간 정도의 저녁 시간대는 여행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이 시간대의 하늘은 날씨에 따라 참으로 오묘한 색을 보여주지요. 맑은 날은 한없이 진한 코발트블루, 뿌옇게 흐린 날은 그윽한 잿빛이나 분위기 있는 마젠타, 혹은 사이언 컬러를 만들어주고요. 특히나 구름과 함께 한 저녁노을은 참으로 드라마틱한 풍경을 만들어줍니다. 이럴 때 그 여행지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랜드마크와 함께 사진 찍기! 좋은 여행사진을 얻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해가 진 직후의 일본 교토 시가지 풍경. 낮에는 절대 이런 하늘 색이 나오지 않는다. 2011 ⓒWoosra



매직 아워를 달리는 홍콩의 2층 트램. 2010 ⓒWoosra


매직 아워에 찍은 일본 삿포로시 야경. 2010 ⓒWoosra


여행에서 만나는 풍경도 좋지만 뭐니 해도 여행사진의 백미는 인물사진입니다. 사람이 가장 아름답고 의미 있는 피사체란 것은 여행사진이 더욱 증명해주지요. 심지어 건물이나 자연 등 풍경이 강조되는 사진에서도 인물의 역할은 중대합니다. 예를 들어 인도의 타지마할이 아무리 거대하다 하더라도 그 앞에 크기를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사진에서 이게 진짜 건물인지 축소한 모형인지 잘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규모 뿐만 아니라 사람의 복장이나 외모, 성별 등이 그 풍경에서 주는 느낌은 사진의 스토리텔링이나 기록성에 있어서 무척 중요합니다. 아무리 기똥차게 풍경과 하늘을 찍었다 한들 그 지역이 사진만 봐선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면 앙꼬 없는 찐빵과 마찬가지겠지요. 여행에서나 사진에서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사람이란 걸 꼭 명심합시다.


인도 우다이푸르 몬순 팰리스에서 찍은 사진. 전형적인 건물사진을 탈피해 보자. 2008 ⓒWoosra



일본 구라시키에 있는 고풍스런 커피숖 엘 그레코. 2011 ⓒWoosra


독일 베를린의 명물,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오르골을 연주하는 악사 아저씨. 2006 ⓒWoosra

여행사진에서 이렇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인물! 그러나 여행에서 인물사진 찍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ㅅ+;; 특히 내성적이거나 지나치게 사람들의 눈치를 의식하는 분이라면 더 그렇겠지요. 건물이나 자연들은 고정되어 있다지만 사람들은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끈기 있게 관찰하라"라는 또 다른 미덕보다 먼저 용기를 가지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지요. 구도나 빛까지 계산을 다 해놓고 딱 그 자리에 기막힌 그림을 만들어줄 사람이 나타났는데, 그 사람의 시선이 두려워 셔터를 못 누른다면? 그 기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일단 준비가 되어있다면 사정 볼 것 없이 뻔뻔하게 셔터를 누르는 용기를 발휘합시다!

교토의 게이샤들이 일하는 가게인 오차야 문을 닫는 마이코. 결정적인 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2011 ⓒWoosra


거대한 란제리 모델 앞을 지나가는 자전거를 탄 노동자들. 중국 상하이. 2010 ⓒWoosra


시바 신으로 분장한 소년. 인도 푸쉬카르. 2008 ⓒWoosra

여행에서 인물사진을 찍을 때 위의 용기보다 더 중요한 절대 가치가 있으니 바로 ‘에티켓’입니다!용기가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사람의 동의도 안 구하고 사진을 찍는 건 에티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당연하지요. 그렇기에 그렇게 사진을 찍고 나선 꼭 사진이 찍힌 사람들과 눈을 마주쳐야 합니다. 눈이 마주쳤을 때 싫어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당연히 하실 텐데 그렇기에 눈이 마주쳤을 때 그 사람이 경계하지 않고, 기분 나빠하지 않게 할 표정과 제스처, 심지어 화술까지 여행사진에선 꼭 필요합니다. 어쩌면 가장 어려운 부분일 텐데요. 이것만 능숙하게 할 수 있다면 사실 여행사진에서 "교감을 나눠라" "가까이 다가서라" 같은 고전적인 미덕을 실천할 수 있는 셈입니다. 처음에는 무섭고 낯설더라도 계속 시도해봅시다. 최악의 경우, 정중하게 사과를 하면 큰일이 날 일도 없거니와, 그런 시도를 통해 호감을 얻고, 교감을 나누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될 테니까요.


태국의 왕궁을 지키던 근위병 청년. 근엄한 포즈지만, 내가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는 의사를 밝혔을 때 눈을 찡긋 하며 동의를 한 뒤

이렇게 멋지게 포즈를 잡아주더라. 덕분에 아주 편한 마음으로 사진에 집중할 수 있었다. 2007 ⓒWoosra




캄보디아 앙코르왓에서 마주친 승려의 웃음. 2010 ⓒWoosra


교토 지다이 마츠리에서 전설적인 게이샤 후지와라 타미에로 분한 여성 참가자. 2010 ⓒWoosra

자, 어느덧 일곱 번째 팁! 마지막 팁은 위의 팁들보다 조금은 전문적인 이야기입니다. 여행을 갈 때 어떤 렌즈를 가져가야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여행에서 그 지역의 모습을 풍부하게 보여주려면 아무래도 다양한 화각의 프레임은 필수입니다. 거대한 건축물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주기 위해선 망원렌즈만 갖고는 부족할 것이고, 가까이 접근하기 힘든 축제나 동물의 모습을 찍어야 할 때는 또 광각렌즈만 갖고는 그 디테일을 보여주기 힘들 것입니다. 이런 화각에 따른 사용도 중요하지만 여행에서 또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입니다. 광각렌즈로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과 망원렌즈로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아무래도 구분될 수 밖에 없는데요. 전체적인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선 광각렌즈, 부분적인 디테일을 보여주기 위해선 망원렌즈 계열을 사용합시다. 하나의 렌즈, 하나의 화각으로도 스토리텔링과 디테일을 함께 보여줄 수 있지만 아무래도 명확하게 각 렌즈의 용도나 화각의 미덕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기술적인 완성도도 높아지게 된답니다.


광각렌즈의 시원한 화각은 여행자들이 걸어가는 현장감과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는데 제격이다. 호주 조안나 비치

2010 ⓒWoosra


같은 공간이지만 망원렌즈를 사용한 이 사진은 위의 사진과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디테일을 강조한 사진.

2010 ⓒWoosra


때로는 지극히 한정적인 공간도 여행지의 매력을 잘 살리는 피사체가 되곤 한다. 시장이나 식당에서도 카메라를 놓을 수 없는 이유.

2007 ⓒWoosra

사진에 있어 장비의 중요성은 말해봤자 입만 부르틀 뿐입니다. 사진의 모든 것이 집약되는 여행사진에서도 장비는 무척 중요하지요. 그러나 여행에서 장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 바로 "체력"입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를 바리바리 싸간다 하더라도 이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거든요. 저 역시 다양한 화각의 사진을 찍고자 하는 욕심이 가방에 렌즈 3~4개를 넣고 돌아다니다 금방 지쳐버려 제대로 사진도 못 찍었던 경험도 있습니다.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가벼운 컴팩트 카메라나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게 훨씬 현명한 선택일 겁니다. 그러나 또 체력을 뛰어넘는 것은 열정!!! 정말 여행사진에 빠졌다고 생각이 된다면, 스스로 확신이 든다면 그때부터는 무게니, 부피니 그런 것은 생각 마세요. 그 정도까지 가셨다면 그땐 이미 DSLR이나 렌즈가 아무리 무겁다 한들, 여행지에서 멋진 사진을 담아야겠다는 욕심과 열정이 그 무게를 이기게 해 줄 테니까요^^


공모전에서 가장 큰 상을 받아야할 대상은 작품이 아니라 사진가의 열정이다.

좋은 사진을 담기 위해 길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리는 것도 마다않는 사진가 하야나님의 모습. 실로 귀감이 될만하다!

2010 ⓒWoos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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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지루박멸연구센타 우쓰라씨(http://woos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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