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춥지 않았지요
산 안개가 지리산 언저리에 스멀거리는 가을
졸다가 설핏 일어나 청명한 새벽공기 속을 걸어 갑니다.
kahn 님을 기다린다 는데....
집채만한 바위 위에서 아직 푸름을 잃지 않은 청솔들이 몹시 인상적입니다.
잠이 덜 깼는데 비석에 쓰여진 수많은 한자를 만나니 어질 어질 합니다.
청산님이 없으니 비문의 깊은 뜻을 헤아리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처사는 계곡을 내려오는 가을을 카메라에 담고
여인은 그 계절의 향기를 가슴에 담는다.
지리산골의 청정한 아침 입니다.
가을로
오늘 함께 지리 변방의 가을 속으로 떠날 사람들
버스를 다시 타고 세동 고갯마루에 내려 잠시 쉬던 곳을 향해 내려가는 길
비탈에 토종 벌통이 많이 있습니다
둘레길을 조성했다드만 이런거 설치 했네요
우린 문정리에서 운서리로 걸어가는 모양입니다.
가을 걷이가 끝난 논 옆에 아직 따지 않은 감들
무르 익어가는 가을이 가슴을 푸근하게 합니다.
인생은 미리 정해놓은 스케쥴이 아니라 재미 있습니다.
지난주 단풍이 불타는 설악의 기암봉 위에서 한숨을 내쉬고
어제까지 잿빛 도시에서 좀 칙칙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한적한 시골길을 걸어 갑니다.
혼자 가을 기분 내는 은행나무
푸르딩딩한 열무와 배추는 아직 텃밭에서 푸르고....
길섶의 소박한 들꽃이 가슴을 흔들고
작은 국화의 향기가 코를 찌르는 오늘
또 한가지 생각이 바람처럼 스쳐 갑니다.
세상엔 너무 맣은 행복과 기쁨이 아무렇지 않게 들판에 널려 있고
사람들은 주우려 하지 않습니다.
여긴 운서마을
꼬불꼬불 산골길을 다 지나서
세상이 눈을 멀게 합니다.
가슴 한구석을 잃어 버리는 것에 대해서 관대하고
셈을 잃어 버리는 일에는 너무 인색합니다.
살아 가면서 소중한 것들을 잊어가고
자꾸 잃어버리다보면 나중엔 무엇을 잃고 사는지 조차 모릅니다.
필요한 건 마음 하나 일 뿐 입니다.
너무 쉽게 주워 담을 수 있는 작은 기쁨들...
보석도 볼 줄 아는 사람에게나 가치 있는 것이고
그림도 임자를 만나야 제값을 받는 법이지요.
작은 재를 넘어 갑니다.
죽을 만큼 아파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다시 회복되어 예전으로 돌아 갈 수만 있다면 ....
건강하게 살아 있음이 뼈마디가 저린 기쁨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관홍님처럼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온다면
덤으로 사는 매일 매일이 너무도 소중하고 새로운 세상일 겁니다.
인생
아깝고 아름다운 여행길의 이름 입니다.
산모퉁이 바로돌아 작은 고갯 길을 오르니 갑자기 벌판이 나타 납니다.
너무 강한 자극들에 길들여서 좀 밋밋하긴하지만 이 맛도 괜찮네요
한가롭게 시골길을 걷는 여유와 느긋함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삶에 경배하세요
이 평화롭고 조용한 들판을 걸어 갈 수 있다는 거
먼길을 걸어가면서 이 바람과 태양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음에 대하여...
오늘과 악수하세요
이렇게 가슴에서 울리는 감미로운 전원교향곡의 선율을 들을 수 있는 오늘
이 멋진 가을날
사랑하세요 당신을
세상이 가져다 주는 고뇌에 함몰되지 않고 기꺼이 새벽의 들창을 열어
들판에 널린 기쁨들을 배낭가득 주워담을 수 있는 당신
오랜 고목아래 쉬어 갑니다.
갈 길이 바쁘지 않은 날 ...
.
오랜 세월을 살아온 연륜이 묻어 납니다.
흔들리지 않은 위엄과 너그러움 그리고 백전노장의 경륜
품에 탱자를 한글 키우고 가슴엔 이름모를 버섯을 품고 있습니다.
마을 길 옆 멋드러진 정자는 나른한 휴식을 유혹하고
“우리는 모두 여행자다. 우리는 떠나게 되어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도 많지 않다 떠날 땐 모든 것을 놓고 빈 몸으로 떠나야 한다. 여행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여행지에 집착한다면 그 집착이 사라질 때 까지 언제라도 다시 그 장소에 태어나야 한다. 우리가 무의식 중에서도 잊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어디서 왔으며 어딘가를 향해 가고 가고 있는 도중 이라는 사실이다.” - 류시화
마늘 파종하기에 바쁜 마을 사람들
쌔 빠지게 일하는데 떼거지로 건들거리며 지나 갑니다.
마늘을 요맘 때 심는 건지도 몰랐고
짜개서 심는 건지도 몰랐고
하여간 세상엔 모르는 거 투성 입니다.
그래서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고
세상을 더 오래 살아본 사람들이 세상엔 모르는 게 더 많다는 걸 깨닫는 날
스스로 겸손해 집니다.
방곡마을
이마을 사람들은 모두 방콕 중
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을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는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 올 웃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가에 쓰러진다.”
- 류시화
아직 비포장 된 두메 마을길
논두렁 길을 따라 가다가 한적한 오솔길로 접어드는
어릴적 기억의 그림 같은 길들의 환상은 오래동안 깨어지고
스틱의 거슬리는 소음과 무거운 발자국 소리는 도시와 연결된 회색 길로 이어집니다.
내가 MB 라면 지리산 두메 길에는 모두 우레탄을 깔아 줄겨....
차량의 통행을 뜸하지만
지리산 둘레 길의 낭만보다 조국순례 대행진의 단호한 결의와 비장함이 더 어울리는 듯한 길입니다.
우린 그냥 묵묵히 걷기만 하는 걸까요? 고원에서 붉게 떠오르는 태양과 마주할 때 흰 눈이 천지를 뒤덮고 앞이 보이지 않는 눈보라가 바람을 타고 내 귀에서 서럽게 울 때 조금은 슬프고 외롭기도 하고 가슴이 뛰고 또 기쁨이 넘치던 조용히 내 가슴을 흔드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가슴 뒤에는 언제나 편안함과 작은 깨달음의 느낌이 다가 온 듯 느껴집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황홀한 즐거움과 내 세상의 무게를 새털처럼 가볍게 만드는 고요와 평안
단조롭고 조금은 삭막한 글레이 로드의 비호감을 누그러 뜨리고 잠시 시선을 잡는 것
어느 할아버지가 들판에 그린 가을 풍경 입니다.
겁나게 크네요
조경이나 건물로 보아 지은지 얼마 안되는 듯.
그냥 갈수 없어서 올라가 봅니다.
전쟁이란 삶을 황폐하게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이름하에 잔인해지고 사악해 집니다.
서로 죽이고 그리고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고 ....
오랫동안 숨죽이고 고통 속에 신음하다
그래도 세상이 좋아져서 목청 높여 그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그 피맺힌 한이 낭자한 지리산 단풍으로 퍼지는 가을 입니다.
억울한 영혼들이여 지리산골에 고이 잠드소서.....
오랜 한과 슬픔을 새긴 통곡의 벽 입니다.
넓게 조성된 잔디 밭에 머무는 가을과 허무
검은 현무암 대리석에 비친 내모습
단란한 산골마을의 풍경을 재현한 전시관
북한군에 부역했다는 이유로 온 마을사람들이 국군에게 몰살 당하는 장면
뼈아픈 역사의 상흔 입니다.
“강물에 작은 돌들이 부딪히며 흐르는 소리
떨어지는 나뭇잎의 속삭임
이파리에 붙었다가 껍질을 내던지는 어린 매미의 소리
바람에 덧문이 여닫히는 소리
그것들에 귀 기울이면서 나는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와 만날 수 있었다”
- 류시화
즐거은 성찬을 나누던 장소
마신술 : 복분자 ,동동주, 칡술, 밤막걸리, 맥주
왕산가는 길목 도리깨질 하는 할머니
아무나 하는게 아녀요
개울길을 건너고...
“바람이 불러서
흰구름이 나를 유혹하여서 나는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어느날 일체를 버리고 성급히 인도로 갔다.
그 곳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내 삶이 어디로 흘러 가는지 무슨 의미 속에서
하루하루가 지나가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내 젊은 날이 다 가버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시는 오지 못한 그날들이….
그래서 나는 인도로 갔다.”
류시화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물이 너무 맑아 알탕생각이 절로 나는 곳
“여행이란 어쩌면 내가 살고 싶은 곳을 찾으려고 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달과 6펜스]에 이런 대목이 있어요.
자기가 살아야 할 곳에서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을 찾아
여행을 하는 거라고…
그곳이 어디가 될지 모르니까 아직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여행은 ‘경험’과 같은 거죠.
우리가 태어난 것은 다양한 삶을 경험하기 위해서라 생각하거든요.
내몸으로 다양하게 경험해 내 영혼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 여행이죠.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이 한 뼘 정도였다면 여행은 두 뼘 만하게,세뼘
만하게 넓혀주는 것 같아요.
마음에도 조금씩 더 여유가 생긴다고 할까?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는 여행에서 겪는 어떤 경험도,심지어 나쁜 경험
까지도 모두 소중하고 여행도 사는 것도 편해졌어요”
지현이
약초 재배하는 밭길을 지나 갑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또 얼마나 많은 거리를 걸어야 할까?
좀 떨린다.
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기분이다.
나는 이렇게 내 길을 만든다.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샨티샨티…”
멋지지 않아요?
20대 지현이가 만든 이 훌륭한 경험의 어휘가....
인생 꼭 심각해야 할 필요가 있나요?
창창한 하늘 , 따뜻한 햇살, 코끝을 스치는 미풍으로 행복할 수 있고
빨래가 말라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삶의 경이와 평화를 느낄 수 있는
소박한 그런 인생
이제야 지리산 둘레산길을 걷는 기분이 납니다.
“일주일에 40시간 일했어.
인생의 거의 전부를 회사에서 일하며 보내고 있었지.
하지만 그런게 인생의 목표는 아니잖아.
난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싶었어.
내게 어떤 일이 생길지 보고 싶었지.
주위 사람들을 만나면 행복해 보이지가 않아.
좋은 직장,친구들, 충분한 돈을 잦고 있을 텐데 왜 행복해 보이지 않을까?
바로 이점이 내가 독일에 있는 걸 고민하게 만들었어”
“주로 자연 속을 거닐며 홀로 있을 때. 짧지만 가슴 벅찬 순간들이 있어.
내 몸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벅찬 기운으로 가득차.
그 기운이 빨리 내 몸을 빠져 나가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뉴질랜드의 어떤 산에 올라 갔을 때였어.
구름이 가득한 매우 평화로운 곳이었지.
그곳에 잠시 앉아 쉬고 있는데 어느 순간 마음이 고요해지면서 내가 자연과
교감하고 있다고 느꼈어.
정말 평온한 순간 이었지.
고요함과 편안함, 행복은 함께 온다고 생각해”
“나를 숨길 필요 없이 솔직해질 수 있는 게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우리 각자자 쓰고 있는 마스크를 과감히 벗어버릴 수 있다는 것.
가끔씩 사람들이 널 평가하려 들 수도 있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
어짜피 모두가 서로에게 이방인이니까.
여행을 하면서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어”
“여행을 통해 난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어.
그것은 조용히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갖는 거였어
이제는 정말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볼 수 있을 것 같아
결국 여행이란 제대로 살기 위해 잠시 즐기는 충전의 사간과도 같은
것이잖아”
28세 독일청년 요나스 테일러
가을이 내려오는 계곡 길을 올라 갑니다.
힘이 듭니다.
등로는 가파르게 일어 서는데 배는 부르고 올라오는 취기는 알딸달 합니다.
가을 풍광은 더 눈을 바쁘게 하는데 평지를 걷느라 해이해진 몸과 마음은
아직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 인도를 여행할 때는 그곳의 가난한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가난하지
않다고 위안을 삼기도 했다.
하지만 현지인을 가난하다고 불쌍하게 바라보는 건 여행자들의 편견일
뿐이다.
가난과 슬픔 속에서도 기쁨이 있다.
하루에 수백불짜리 호텔에서 잠을 자도 마음은 가난할 수 있다.
우리는 삶의 의미 없는 것들에 둘러 쌓여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사는지도 모른다.
여행은 내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해주었다.
박 산
그냥 세월아 내월아 하는 둘레 길인 줄 알았는데 본격적인 등산 길 입니다.
앞에 보이는 높은 능선 길을 넘어야 할 모양 입니다.
조금 서운할 뻔 했는데 어쩌면 지리산을 흘러 내리는 단풍을 내려다 볼 수도 있을 듯.
낯선 세계에 온 몸을 던져 놓는 일은 늘 흥미진진했다.
대단한 일들이 생겨서가 아니다.
익숙하지 않는 거리를 걷는 게 좋았고
작은 까페에서 커피한 잔 마시는 게 좋았다.
쓸쓸함마저도 좋았다.
그것은 자유였다.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자유일지라도 그 짧은 시간이 주는 기쁨은 언제나
나를 유혹했다.
여행의 즐거움이란 그런 것이었다.
박산
성급하게 잎새를 모두 털어낸 나뭇가지 사이로 실폭이 보이고
내가 여행을 가는 건 쉽지 않겠지?
결국 좋은 시절 다 갔구나하고 한탄한다.
앞으로 내 인생에 한 달간 여행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떠나는데 정작 발목을 잡는 건 항상 우리 자신이다.
지금 회사에 소속되어 있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어서 만족스러운가?
여행을 가는 것도 가지 않는 것도 우리의 선택이다.
하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고 여행을 쓸데 없는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1년 후에라도 2년 후에라도 한 번 떠날 수 있다는 꿈을 꾼다면 생활이
조금은 덜 힘들지도 모른다.
박 산
추색은 더 깊어 가면서
나그네의 수심도 깊어 갑니다.
여행이 준 경험은 오로지 당신의 것이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그 모든 경험은 소중할 수 있다.
여행을 한다고 바로 무언가가 남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여행하던 날들을 되돌아 보면 낯선 거리를
헤메고 다니던 시간은 평생
웃음지을 수 있는 기억이 된다.
80년이라는 인생을 살면서 순전히 자기를 위해 겨우 몇 달의 시간을 내지
못하는 건 슬픈 일이다.
왜 꿈만 꾸고 있는가?
한 번은 떠나야 한다.
떠나는 건 일상을 버리는 게 아니다.
떠나는 건 일상을 버리는 게 아니다.
돌아와 일상 속에서 더 잘 살기 위해서다.
- 박 산
제법 많이 올라와서 멀리 보이던 능선이 코 앞에 보이고
멋진 폭포 하나 있습니다.
상사폭포
걷기는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의 초대다.
걷는다는 것은 세계를 온전하게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 때 경험의 주도권은 인간에게로 돌아 온다.
- 다비드 르 브르통
걷기는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방법론이며 스스로 거쳐온 자연을 자기 속으로
흡수하고 일상적인 인식 및 지각방식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세계와 접촉하는 수단이다.
- 다비드 르 브르통
어떤 풍경의 아름다움과 관련된 침묵은 자아에로의 인도하는 길이다.
문득 시간이 정지하는 그 순간에 하나의 통로가 열리면서 인간에게 자신의 자리를 되찾고
평화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진다.
- 다비드 르 브르통
이거 근접촬영 하려고 가까이 가다가 미끄러져서
웅덩이에 빠졌습니다.
메기 큰 거 잡았지요
회장님 또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는데
자라보구 놀란 가슴 솥뚜껑보구 놀란다고 대형사고가 날 만한 자리는 아니었구요....
그냥 땡겨서 찍었는데 영 시원찮어유...
정말 황당한 전설 입니다.
우리나라 전설은 80%는 사랑하다 죽어서 돌로 변하는 거
저 안에는 과수원과 약초 재배지
보행에는 내 생각들에 활력과 생기를 부여하는 그 무엇이 있다.
나는 한 자리에 머물고 있으면 거의 생각할 수가 없다.
내 몸이 움직이고 있어야 그 속에 내 정신이 담긴다.
들판의 모습 , 이어지는 상쾌한 정경들, 대단한 식욕, 걸으면서 내가 얻게 되는 건강
술집에서의 자유로움, 내가 무엇에 매여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 나의 처지를 상기시키는
모든 것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 그런 모든 것이 내 영혼을 청소해주고 내게
보다 크게 생각할 수 있는 대담성을 부여해주고 존재들의 광대함 속에 나를 던져 넣어 내
기분 내키는 대로 거리낌 없이 , 두려움 없이 그것들을 조합하고 선택하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해준다.
-다비드 르 브르통
처음 만난 둘레길 주막
막걸리 맛과 김치맛 두부맛이 영 시원 찮아 많이들 남기고 가서 아까웠습니다.
이게 몹니까?
좋으 산 다 배려 놓았네요...
여긴 백두대간 고랭지 채소밭 같습니다.
그 살풍경한 백두대간의 모습에 가슴이 무너졌는데 여긴 약초 재배 밭이라네요...
아무리 사유지라도 너무한거 아닌가요?
우씨~~
본디올 한의원은 물러가라!
왕산은 1.5km 남았고 우리가 내려설 고동재는 2.2km
여기는 쌍재
쌍재에서 오르는 능선 길
암릉지대
화개 장터 처럼 있을 건 다있구요
드뎌 뭔 봉우리에 올라 왔습니다.
억새 너머로 보이는 곳이 산청인 듯
같은 곳을 수십 번 수백 번 반복해서 찾아 가지만 새로움으로 다가 옵니다.
같은 곳을 삼백예순 다섯 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찾아도 갈 때마다 새롭기만 합니다.
자연은 늘 사람을 설레이게 하는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으로 충만해 있습니다.
나는 늘 긴장 속에서 자연 속을 맴돕니다.
자연에 묻혀 지내는 동안에는 아무리 작은 욕심이라도 버려야 합니다.
- 김영갑
쌍재에서 1.5km 떨어진 왕산은 코앞에서 우뚝합니다.
“힘든 육체노동을 하면서도 자연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을 여럿 만났다.
약초를 찾아 떠나는 이들, 토굴 속에서 초근목피로 연명하면서도 자연을 벗해 늙어가는 사람들 이었다.
도회지 출신이면서 외딴섬에 묻혀 지내는 이들도 여럿 만났다.
바다에서 산에서 문명을 멀리한 채 살아가는 그들의 진정을 나는 알았다.
바다에서 산에서 문명을 멀리한 채 살아가는 살아 가는 그들의 인정을 나는 알았다.
불편해도 그렇게들 살고 있구나 !
산사람들이 바닷사람들이 말하던 ‘살맛’이란 바로 그런 것 이었구나!
꿈속에서 몽정을 경험하듯 자연 속에서 오르가즘을 경험한다.
오르가즘을 경험한 사람은 자연을 떠나지 못한다.
이제는 도회지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런 것을 경험할 때 마다 점점 자연에 매혹된다.
눈으로 보아도 보이지 않고 귀로 들어도 들리지 않고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는 것
형상도 없는데 사람을 황홀케 하는 그 무엇이 중산간 광활한 초원에 존재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최고의 것은 사람을 황홀케 하는 그 무엇이다.
그것을 깨닫기 위해 나는 중산간을 떠나지 못한다.”
김영갑
외로운 산불 감시 초소
“사람은 땅을 떠나 행복할 수 없다.
자연은 말 없이 가르친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바위틈에 솟아나는 샘물을 보아라
굳은 땅과 딱딱한 껍질을 뚫고 여린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아라
살아 꿈틀거리는 망망대해를 보아라
빗방울이 모여 개울이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식에 귀 기울이면 삶이 보이고 세상이 보이고 내가 보인다.
이제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를 들어라 “
- 김영갑
우리가 올라왔던 추모공원은 저 아래 아득합니다.
드뎌 고동재
가을과 여름이 교행하는 곳
멋진 단풍의 숲을 걸어 갑니다.
고동재 토종 꿀
한통에 7만원
카메라 작가님 한 통 산 틈을 타서 토종꿀 시식해 봅니다.
맛이 괜찮어유.... 근데 무거워서 못샀시유
몇명이 먹기만 하고 그냥오려니 뒤통시가 따갑습니다.
수철리 가는 길
감나무와 율무 밭
쉬었다 가셔유...
율무 꽃 필무렵 다시 오세유
근데 율무는 꽃이 없데유
미용에 좋다는 율무차
근데 율무나무는 처음 봅니다.
멀리 수철리가 보입니다.
마을 어귀 배추 밭길
숱한 날 영감과 교훈을 받았던 지리산
그 언저리의 두메마을과 전원풍경을 여유롭게 돌아보는 낭만적인 여행길의 기대가 펄펼
날렸습니다.
아스팔트 구간과 시멘트 포장 길이 걷기에 부담스러웠만 늘 무언가 쫒기듯 해 치우는
산행길에서 놓여나 삶은 여백과 같은 여유를 다시 찾아 보았습니다.
벼를 말리는 모습
경운기가 있는 풍경
아이들
수철리 마을회관
다슬기 잡는 할머니
왕산 그리고 양반곰
오늘 나는 무엇을 만났는가?
물들어 가는 지리산의 가을
동색의 사람들
세동마을/동강마을/운곡마을/망곡마을
쌍재/고동재
움직임이 줄어든 벌통
아직 따지 않은 감이 주렁주렁한 시골마을
여전히 푸르딩딩한 열무와 배추밭
나무로 만든 둘레 길 이정표
사람들에게 할키어 신음하는 산들
탱자와 버섯을 키우는 노송
마늘은 파종하는 사람들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
산청,함양 사건 희생자 합동묘역
도리깨질 하는 할머니
약초밭 ,고추밭
전설의 상사폭포
막걸리와 손두부
고동재의 토종 꿀
감나무 아래 전원 식탁
율무밭
나락 말리는 풍경
경운기 타는 아이들
다슬기 잡는 할망
‘
한잔 술에 떠도는 정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수육
수철리 마을 풍경
다시 떠나고 싶어 안달이 난 나를 봅니다.
지나온 길에 대한 황홀한 기억이 걸어야 할 길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부릅니다.
세월에 가위 눌리지 않아 다행입니다.
그리움과 열정이 남아 있어 지나온 길 보다 더 많은 길을 걸어 갈 것입니다.
가진 것 없이도 즐거울 수 있고 “없으니 배째라’할 수 있은 걸 보면 아직 늙지도
않았습니다.
언제부터 인지 길 위에서 시간을 잊습니다.
언제부터 인지 길에서 만난 단조로운 풍경들조차 정겨워지고
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살가워 집니다..
여행과 걷기가 이미 내 삶의 일부이고 길처럼 나도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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