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3-1구간
출정일 : 13년 5월 11일
코 스 : 달오름마을–중산마을 –황매암 –수성대-배너미재-장항마을-매동마을-실상사
시 간 : 놀멍 쉬멍 5시간 20분
날 씨 : 말고 바람 둏다.
동 행 : 용슈부부, 준모엄마,우리부부
눈부신 봄날에 좋은 친구들이 봄놀이 가잖다.
지리산으로
봄바람 났어 !
그려 요즘 신록과 봄볕이 이리 좋으니 그럴 만도 하지
김CEO 차량제공
배낭 가볍게 하고 입만 가져가면 되니 얼마나 좋아 ?
세 가족이 가기로 했다가
성박사 시골에서 여동창들 올라 온다는 바람에 마눌만 혼자 보내고 그 쪽으로 붙어 버려서 우리 다섯이
오붓하게 떠나는 길
5월의 태양은 눈이 부시고 바람 솔솔 불어 마음도 둥둥 떠간다.
내가 가지 못했던 3구간을 가려는데 8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
중간을 끊어서 길의 풍광이 멋 있다는 후반부 다섯 시간을 하려 했는데 그것도 여유로운 여행 길에 무리가
될 것 같아서 2구간 마지막 마을인 인월 달오름 마을에서 매동 마을 까지 끊고 근처에 있는 유명한 실상사를
돌아 보기로 했다.
일단 인증샷 후 출발
길은 개울 둑방 길을 따라 중군마을로 이어진다.
때는 바야흐로 모심기하는 봄이구나
대학시절 봉규네 집에서 모심기 할 때 그리고 군대에서 대민지원 할 때 모심기가 얼마나 힘든건지
그 때 알았는데... .
물 댄 논에는 모심는 사람들을 보며 한량처럼 건들거리며 떠나는 소풍 길
바쁜 농심에 죄송스럽기 하지만 봄이 오는 눈부신 들판을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걸어 가는 것
보다 더 좋은 힐링이 있을까?
중군 마을에서 황매암은 콘크리트 오름 길이다.
매화와 온갖 꽃들이 만발한 황매암에는 늑대개 처럼 무시무시한 적갈색 개와 백구가
한마리 있는데 이 녀석들이 생긴 것 같지 않게 순하기 짝이 없다.
으시시 하게 생긴 녀석이 가까이 다가갈수록 심하게 꼬리를 흔든다.
잠시 경내를 돌아보고 시원한 약수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출발
황매암에서 임도를 지나 계곡을 건너 장항마을 당산 소나무 까지 이어지는 길은 가장
소박하면서도 부드러운 둘레 길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산허리를 감돌아 조성된 흙 길은 발이 편하고 때이른 강한 햇살을 막아주는 울창한 수림
아래 산 길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흘러 다닌다.
눈부신 초록은 바람결 따라 춤을 추었다.
장항리 당산 소나무는 그 위세가 너무도 당당하다.
잡귀의 범접을 허락하지 않는 듯 카리스마 가득한 수호신의 포스가 예사롭지 않은데 정작 그 그늘
아래는 안식과 평화가 감돌고 있다.
그 그늘아래 벤치와 악귀를 쫓아 내는 붉은 철쭉을 가득 심어 놓은 주민들의 센스까지 ....
둘레길 나그네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당산 소나무 아래서 빵과 개떡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커피도 마셨다.
오늘은 급할 것도 없이 느리게 살아보는 날이다.
김CEO는 혼자 여행하는 대학생 녀석의 사진을 멋지게 찍어준다는 명분으로 당산 소나무 아래서 몇
번을 폴짝 거리며 뛰게 만들었다.
“다시 .. 그 정도 뛰어서 되겠어..? 다시 뛰어 봐”
말도 잘 듣는 그 녀석
녀석은 사진 한 번 찍어달랬다가 호되게 곤욕을 치뤘다.
당산 소나무 아래서….
당산소나무를 내려서 매동마을 까지 가는 길에서는 숲과 그늘이 사라졌다.
그래도 바람이 불어 주어 5월의 태양아래 걷는 길이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우린 포장된 도로를 따라 매동마을 까지 갔다.
가는 길 산내면 삼거리 슈퍼에서 물갈비 하나씩 뜯으면서…
매동 마을은 온통 민박집이다.
너무 거리가 멀어 이곳에서 많이 숙박을 하는 모양이다.
하루를 둘레길 위에서 유하는 사람들이라면 이곳에다 숙소를 정하고 실상사를 한 번 돌아보고
오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김 CEO는 동네 할머니를 스토커처럼 졸졸 쫓아다니며 사진을 찍어대는 통에 할머니는 용슈의
마수를 피하느라 기진맥진했다.
(노인을 괴롭히는 나쁜 용슈)
실상사는 매동마을에서 걸어 30여분 걸린다.
매동마을에서 좌측으로 큰 도로 길을 따라 가다가 이정표 대로 마천 쪽으로 진행하면 쉽게 찾아 갈 수
있다.
실상사는 3번 째다.
귀연과 칠암자 순례할 때
그리고 몇 년전 마눌과 지리산 대찰 순례 길에 만났다.
실상사는 산에 들어 가지 않고 평지에 있는 절이다.
구산선문의 본산으로 호국사찰로 불린다.
절에 소장된 국보와 보물이 12개나 된다.
실상사 보광전 범종에는 일본 열도의 지도가 그려져 있어서 예불을 할 때는 자연스럽게 일본 열도를
두들겨 팬다고 한다.
안내자료에 따르면 약사전에 모셔 놓은 약사여래불은 천왕봉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그 천왕봉
너머에는 일본 후지산이 일직선 상에 놓여져 있다고 한다.
바로 이 때문에 절의 배치도 일본이 있는 동쪽을 째려보고 있어 유서 깊은 호국사찰의 명성을 얻고 있다.
우리는 실상사를 둘러보고 30여분 버스를 타고 인월 버스 터미날로 회귀했다.
실상사 관람까지 5시간 20분 소요되고 30여분 버스로 인월 도착 까지 6시간 소요된 오월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여정 이었다.
우린 인월 장터에서 보리밥과 막걸리 한 잔씩 걸치고 다시 대전에서 성박사와 합류하여
맥주 한잔 더 하고 늦게 헤어졌다.
여유로운 봄날의 하루는 그렇게 즐겁고 행복하게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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