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일 : 2013년 9월 28일 토요일
산 행 지 : 계룡산
산행코스 : 계룡산주차장-천장골-큰배재-남매탑-삼불봉-관음봉-동학사- 주자창
산행시간 : 5시간
동 행 : 성환,양표,전환,종경,진호,항식
날 씨 : 흐림
산행 후 뒤풀이 : 노은수산시장
갑자기 생각이나서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래 만나지 않았으므로…
친구란 너무 오래 방치하면 군둥내가 난다.
혹여 오랫만에 자릴를 만들더라도 그냥 케케묵은 이야기
서로 다른 세상의 공감이 가지 않는 언어로 공허한 교신을 할 뿐이다.
한 번 휑하니 왔다가 거나한 술기운에 흘러간 옛날을 떠벌거리다 숙취의 메스꺼움과 함께 훌쩍 떠난다.
우린 의무적인 애경사나 챙겨줘야할 친구
이젠 달라진 세상에서 마음을 나누기엔 자꾸 어려워지는 그런 친구로 남은 건 아닌지….
이젠 산과 추억이 필요한 때란 생각이 들었다.
몇시간 같이 땀흘리고 걷다보면 한잔 술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세월의 공백을 조금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어딘가에서 매듭이 풀린 우리 인연의 끈이 다시 팽팽해지고 오래된 우정이 조금 더 싱싱해 지지 않을까?
몇 주 전 10명의 친구에게 산에가자고 연락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모두 오겠다고 했다.
웬일이래?
세월이 흐르니 이젠 조금씩 외로워지는가?
아니면 오래 보지 못했던 친구들이 그리워 지거나…
당일 날에는 덕화와 동윤과 지호가 빠졌다.
덕화는 친구 출판기념회
동윤은 갑자기 친척 결혼식이 생기고
지호는 회사에서 직원 MT와 겹쳤다.
모두들 세월의 파도에 조금씩 먼바다로 밀려가는데 오십이 넘어도 휴일까지 바쁘게 움직이는 짱짱한 내 친구들…
학계대표 4명 경제계 대표 3명이 모여서 계룡산에 올랐다.
교수2, 선생2, 직장인3
우린 함께 산길을 걸으며 학창시절의 MT의 추억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남은 세월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세월은 잠시 멈추어서 고개를 끄덕여주었고 산은 빛바랜 우리의 추억과 지난 시절의 향기를 전해주었다.
한 해 한번 씩 그리고 애경사 때나 얼굴 한 번 보는 친구들
그 옛날 남매탑에서 술한잔 치며 찬찬히 보니 머리도 허옇고 주름도 깊어졌다.
그러고 보니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구나
우린 막걸리 대짜배기 두통을 비우고 알딸딸한 술기운을 빌어 삼불봉 찍고 내친김에 자연성능을 따라 관음봉
까지 돌아 내렸다.
날은 조금 흐리고 가을바람은 소슬하여 산길을 걷기에는 좋은 날씨였다.
좋네…
올 년말 모임도 산행으로 하자구…
세시가 다 되어 내려왔는데 셋은 남은 일정과 먼거리 때문에 돌아가고 종경과 항식 그리고 전환과 함께 농수산
시장에서 회한사라 앞에 놓고 못다한 이야기 나누었다.
산바람과 술기운으로 우리 우정은 다시 불콰하게 올랐고 갑작스러웠지만 기분좋은 만남의 여운을 간직한 채
우린 다시 그렇게 세월의 바람에 흩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