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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울릉도 첫째 날

 

 

 

 

울릉도에 갔다.

8년만에

남달리 의미 있고 아까운  올해의 휴가이므로 물을 건너가야 할 듯 한데 중국 구채구와 울릉도를 저울질

하다가 울릉도에 가기로 했다.

어짜피 내년에 마눌과 100대명산 대단원의 마무리를 하려면 나 혼자만의 발자국이 남아 있는 성인봉

정상에 마눌의 발도장도 함께 찍어야 함으로

 

한달 전에 배편과 숙소를 예약했다.

백두대간 외엔 어떤 산을 가도 별 신경쓰지 않던 태현인 녀석이 느닷 없이 같이 가고 싶다고하는 바람에

갑작스레 동행이 추가되었다.

녀석도 물 건너가는 즐거움을 아는 모양이다.

어쩌면 중딩시절의 즐거웠던 추억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전 국민의 트라우마로 남게된 세월호 사건 때문에 은비는 갈데 도 많은데 굳이 자기만 남기고 가족 모두가

배를 타고 다시 울릉도에 가야 하느냐고 걱정했다.

 

울릉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신청해 놓았던 관광안내 책자도 벌써 도착했고 8년전의여행일지와 관광

가이드를 참조하여 내 머릿 속에는 벌써 3일간의 울릉도 여행계획이 모두 수립되었다.

물론 둘째날 성인봉 등반이 여행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가 되겠지만 전체 일정을 트레킹 중심으로 구성하고

몇몇 관광포인트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첫째 날

6시 대전 출발

8 50분 포항도착  9 30분 발 씨플라워호 승선

두꺼비 식당에서 오징어 내장탕으로 점심식사

내수전마을 까지 버스로 이동

내수전 저동 촛대바위 까지 도보 트레킹

저동 촛대바위 기념촬영 및 저동 어항 관광

저동-도동 행암등대 까지 옛길 트레킹

행남등대 도동 까지 해안도로 트레킹

해안에서 회 한사라와 소주한잔 

정이품 식당에서 따개비밥으로 저녁식사

 

태풍이 지나고 난 다음날이라 풍랑은 제법 높았지만 날은 청명했다..

뱃길이 따로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같은 심해 바다도 파도의 높낮이가 다른 모양이다.

파도가 높아서 원래 뱃길을 돌아서 간다 하더니 배는  4시간 20분이나 걸려서 울릉도에 도착했다.

나야 새벽밥을 먹고 나왔지만 임박한 배시간 때문에 태현은 포항 여객터미날에서 컵라면으로 때우고

마눌은 아침을 아얘 굶은 터라  우린 도착하자 마자 그 옛날 두꺼비 식당에서 식사부터 해결했다.

우리는 우듬지호텔 숙소에 짐을 풀고 그곳에서 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 도동 버스정류장에서 내수전행

버스를 마을까지 이동했다.

내수전 마을에서 저동항 까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 갔는데 버스종점장에서 빤히 내려다 보인다.

저동항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것 없이 산만한 모습이었고  일부 배가 오징어 출어준비를 하고

있을 뿐 한산했다.

도동에서 저동 까지 해안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 걸 알고 있기메 산책로를 따라 행남등대를 거쳐

도동 까지 트레킹할 생각이었는데 저동과 행남등대 간의 해안도로는 낙석 위험으로 폐쇄되었다.

예상이 빗나갔지만 8년 전에 저동 도동간에  산길이 나 있다고 들은 풍월이 있어서 근처 상인에게

물어보니 그 루트를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버스타고 되돌아 오기도 뭐해서 우린 울릉도에 도착하여 예정에도 없던 산행으로 여행 첫날을 시작했다.

준비 없이 나선 길은 제법 멀고 험했다.

가는 길에  잠깐 저동항이 내려다 보이는 곳과 행남등대가 보이는 뷰포인트가 있었을 뿐 저동 촛대바위와

폐쇄된 해안 산책로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도착할 때 까지 저동 옛길은  육지의 산길과 진배 없었다.

 

내려다 본 저동항 까지의 해안산책로 풍경은 장관이었다.

태현이 녀석을 월담을 해서 아래 쪽 까지 내려가 사진을 찍고 돌아왔다.

가는 길에는 노란 털머위가 지천이었는특히 행남등대 주변 길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털머위 군락이 해풍에

흔들리는 모습은 유난히 인상적이었다.

저물어 가는 섬의 낭만

행남등대에는 직원들 마저 모두 퇴근하고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행남 등대 전망대에서 죽도와 작은 섬 그리고 우리가 돌아 보았던 저동의 촛대바위를 내려다보고  망망한

바다가 저물어 가는 모습과  그 위에 조용히 깃드는 낭만과 평화를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점점이 붉은 나트륨 등의 불빛이 선명해질 때 우리는 등대를 내려와 벌써 어둠이 내려 수은등이 켜지고

파도소리가 더  웅장해진 해안 산책로를 따라 도동으로 돌아 왔다.

 

머나먼 바다 외로운 섬

어둠이 내리고 세찬 바람이 불어가는 포구에 앉아 아들과 술 한잔 친다.

여행의 설레임과 아름다운 풍경의 여운을 남긴 채  울릉도의 첫날은 그렇게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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