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 워렌 버핏이 그랬다.
“인생의 성공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갖는 것이고 인생의 행복은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이다.”
근데 그 인생 이라는 게 참 골 아픈 거다.
지구는 사람으로 넘쳐나고 세상은 점점 복잡해져 가니까 무얼 해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성공이란 넘 머리채를
나꿔채기가 그리 녹녹하지 않다,.
그렇게 뼈를 깎는 노력으로 성공을 거머쥔다고 해도 그 성공이 곧 행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물 좋고 정자 좋기가 어디 쉬우랴?
인생에서 성공하지 못했다고 슬퍼하지 말아라
또 성공에 너무 목메다 아까운 세상, 좋은 시절 다 보내지 마라!
세상에는 세월의 강물 따라 같이 흘러 가버리는 소중한 것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매일 수확하지 않아서 잃는 “‘기쁨과,즐거움,사랑, 아름다움들”은 너무도 많다.
어짜피 태어날 때부터 불치병을 안고 태어나 시한부 인생을 사는 인간이 아니더냐?
훌훌 털고 빈 손으로 떠나는 인생길에 가방을 조금 덜 채우거나 조금 먼저 비운들 그게 무슨 상관인가?
가지고 가지 못하는 가방과 계속될 수 없는 짧은 여행을 비관하지 말아라 !
죽어야 사는 자연의 순환 방정식처럼 생로병사와 영고성쇠는 대자연의 순리이고 종족 발전과 번영의 알파요
오메가였거늘…
성공이 멀리 달아나거나 혹여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코 노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그냥 마음을 고쳐 먹고 가까이 있는 행복부터 먼저 찾아라.
무수히 잃어버렸지만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
세상을 가슴에 움키려 하지 말고 가슴에서 세상을 내려 놓으면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이 보일 것이다.
모든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 될 수는 없지만 누구든 행복한 사람이 될 수는 있다.
누군가 그랬다. “마라톤의 승자는 한 명이지만 인생의 승자는 여러 명”이라고 ….
그리고 “인생은 주관식 문제로 출제되고 평가방식은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 라고…
물론 수 많은 평가자들이 앉아 있긴 하지만 그들은 모두 들러리 일 뿐이다.
궁극적인 최종 평가는 내가 하는 것이다.
답이 정해진 사지 선다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평가자의 자격과 자질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문제를 푸는 다양한 시각과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아무리 남들이 주최측의 농간이고 편파적인 판정이라도 목에 핏대를 세워도 비디오 판독도 못하고 내가 밀어
부치면 그걸로 게임 끝이다.
남들이 다 낙제점을 주어도 내가 유치원 선생님처럼 행복 동그라미 다섯개 그리고 “참잘했어요”고무도장 찍어
주면 내가 그냥 일등이 되는 거란 말이다.…
만족한 돼지 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지만 많은 걸 갖고서도 늘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보다는 더 적은 걸
갖고서도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은 더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의 열쇠란 주어진 환경과 자신이 선택한 일을 사랑하며 즐겁게 사는 것
그러나 꿈을 잃지 않는 것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나이 어린 스마트폰에 너무 기대지 말고 세상의 현자들인 노인 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인생은 아무때나 빌려보고 반납할 수 있는 도서관의 책 같은 것이 아니야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에서 행복을 찾아라 “
산이 하는 말 바람의 전하는 말을 들어 보라.
주어진 하루를 나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 성실히 사용하는 자는 내일도 행복할 것이고 궁극에 성공한 자가 될
것이다.
산 행 일 : 2015년 2월 08일 일
산 행 지 : 아들과부르는 노래 11- 백두대간 11구간
코 스 : 우두령-화주봉-1172봉-밀목재-삼마골재-해인리
날 씨 : 맑고, 얼음바람
거 리 : 약12.2km (대간거리 9.9km , 접속거리 약 2.3km)
소요시간 : 약 6시간 30분 소요
동 행 : 귀연산우회 대간꾼들 42명
시간 |
경유지 |
비 고 |
08:48 |
우두령 출발 |
|
09:03 |
841봉 |
|
10:21 |
화주봉 |
|
11:12 |
1172봉(암봉) |
|
11:27 |
1109봉 |
|
11;34 |
옥토퍼스 소나무 |
|
11:43~ |
능선사면 식사 |
약 35분 |
12:18 |
식사 후 출발 |
|
12:31 |
폐광터 표지판 |
|
13:05 |
밀목재 |
|
13:09 |
이정표 |
삼도봉 2.86km |
13:36 |
이정표 |
삼도봉2.1km, 밀목령 760m |
13:43 |
이정표 |
삼도봉1.95km, 밀목령 1.02km |
14;06 |
삼마골재 |
|
15:09 |
안내 표지판 이정표 |
삼도봉 3.2km, 삼마골재 2.3km |
15:18 |
해인동 마을회관 |
해인산장 아래 이동 베이스 캠프 |
김빠진 겨울일 뻔 했다.
그나마 백두대간 길을 빠대고 다니지 않았으면 눈다운 정말 눈을 볼 수 있었겠냐는 말이다.
지난해 12월 장한 눈발과 세찬 바람을 앞세우고 기세등등하게 도시를 점령한 겨울은 2015년에 들어 애처롭게
빌빌거렸다.
이 겨울이 얼마나 만만 했으면 뒷동산에 진달래가 간을 보느라 꽃봉오리를 열어보고 갑천에 버들강아지가 새순
을 티웠겠느냐 말이다.
은근히 주말에 멋진 눈발을 기다렸는데 눈 소식은 간데 없고 날만 좀 추워 지겠단다.
지난 덕유산권에서 좀 무리가 있었던 터라 이번 구간을 나누기로 한 집행부의 결정이 반갑기는 한데 은근히 맥
빠진 대간 길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내고 홧김에 서방질 까지 한다고 했나?
내친 김에 오늘은 아얘 개기기로 작정했는지 구간을 반토막 내는 것으로도 모자라 오름 길 까지 없애 버린단다.
오늘 구간은 원래 지난 번 내려선 물한리에서 시작하여 삼마골재에 올라서고 밀목재와 화주봉을 거쳐 우두령에서
마무리해야 하는데 물한계곡에서 삼마골재 오름 길의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 우두령에서 심마골재 까지 역박향으로
진행하고 거기에 할인쿠폰까지 얹어서 거리가 짧은 해인리로 하산하기로 했다.
“아이고 해도 너무 혔어 ! 오늘 백두대간 길은 너무 싱거워서 어쩌?”
오늘의 백두대간은 15분여 올라 삼각점이 있는 814.6봉에 오르고 완만하게 고도를 높이는 능선을 따라 화주봉에
오른다.
등로는 일대에 걸출한 화주봉에서 급하게 내려 앉았다가 제법 날카롭고 험한 바위절벽을 따라 다시 1172봉으로
솟구친다.
1172봉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튼 대간 길은 1109봉을 지나 너울너울 춤추며 진행하다가 밀목재에 내려서고 다시
능선을 따라 몇 개의 봉우리를 넘어 삼도봉 코 아래 삼마골재에 이르러 오늘 구간을 마감한다. 그곳에서 한 시간여
골짜기를 따라 해인리로 내려서면 오늘의 여정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승냥이 울음소리를 내며 울던 칼바람 그리고 화주봉에서 바라본 살아 꿈틀
거리는 대지와 표효하는 무수한 봉우리들
화주봉 (석교산) 가는 길
우린 가볍고 경쾌한 스텝으로 링 위에 올랐다.
선수가 그러면 안 되는데 6시간 짜릴 경기는 경기도 아니고 그냥 스파링 이라고 상대를 아주 만만하게 본 것이다.
우린 마음은 풀어 놓고 몸은 풀지도 않았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가 보여주는 거만함은 극에 달해서 급기야 어젠 친구와 술 까지 한 잔 걸쳤다.
우린 링 위에 오르는 순간부터 뚜드려 맞기 시작해서 해질녘 까지 먼지 나도록 뚜드려 맞았다.
산신령님이 후원한 바람의 파이터는 인정사정 없이 무자비 했다.
완전히 일방적인 시합 이였다..
고산 준봉을 잇는 일로 능선은 사각의 링과 진배 없었다
상대 선수는 우릴 도망 할 곳도 없는 코너에 몰아서 완전히 깔아 뭉개 놓고 무차별 파운딩를 퍼부어 댔다.
라이트 훅 레프트 훅 , 어퍼컷, 그리고 니킥에 돌려차기 까지…
상대는 우리 약점인 얼굴을 파고 들어 집중 타격하고 팔을 비틀어 손가락을 마비 시키면서 순식간에 우릴 그로기
상태로 몰고 갔다..
“이게 뭔 일이래?”
마우스피스는 튕겨져 나가고 쌍코피는 줄줄 흐르는데 가드를 내린 채 비틀거리는 선수는 여전히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다.
집중적으로 공격 당한 손과 아구는 벌겋게 부어 올라 감각을 잃었고 갑작스런 충격에 먹통이 된 소프트웨어는
완죤 맛탱이가 갔다.
“오늘이 제삿날인 개벼 !”
그로기 상태에 몰렸다가 간신히 공이 울려서 우린 초반 케이오 패를 모면했을 뿐이다.
혼비백산 그리고 어이 상실
우린 잠시 능선아래 바람이 잠잠한 남쪽 사면으로 도망쳐 내려와 멍한 정신을 수습했다
가빠진 숨은 바람의 서슬에 놀란 채양 있는 모자가 내 목을 한 없이 졸랐기 때문이었다.
“어쭈구리? 이렇게 졸라 손이 시려 보기는 진짜 간만일세!”
“좋아! 한 번 해보자 이거지?
아이젠을 차고 목두건을 하고 털 모자로 바꾸어 썼다.
얇은 장갑을 벗고 두꺼운 장갑으로 갈아 꼈다.
알티엔은 고글에 목두건에 마스크에 귀마개 까지 풀세트로 동원 할 수 있는 모든 방한 장구를 갖추어 물샐틈 없는
방풍전략을 수립하고 우린 다시 링 위에 올랐다.
‘그려 다시 한 번 제대로 붙어 보자구!”
추울 거라고는 했지만 오늘의 이정도 칼 바람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대덕산 가는 날 신풍령을 불어 가던 새벽 바람처럼 시간이 지나면 자즈러지려니 했건만 바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얘 작정하고 우리를 따라 다녔다.
삼각점이 있는 814.6봉은 15분여 된비알을 올라치고 나서 등로는 완만한 능선 길을 따라 서서히 화주봉으로
고도를 높인다.
완전무장을 해도 그 작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바람에 뺨이 뻣뻣하고 얼얼해졌다.
그 뼈골 까지 스미는 차가움이 골수를 흔들고 머리까지 지끈거리게 만들었다.
알티엔은 에볼라 방역팀처럼 얼굴을 완전 가리고서도 반쯤 정신이 나갔다.
속도를 내도 계속 춥다고 했다.
화주봉 (1,207m봉 석교산)
살아 꿈틀거리는 듯한 대지와 표효하는 무수한 봉우리들
바람은 거침이 없고 시야는 막힘이 없다.
화주봉의 용골마루에 서서 숨막히는 바람을 맞으며 광대무변한 산세상을 바라 본다..
우리가 지나 온 초점산, 대덕산 ,삼봉산,백수리산, 박석산, 삼도봉의 모든 봉우리가 마치 한 덩어리 산괴인 것처럼
한 눈에 들어 온다..
화주 산신령님은 거칠 것 없는 바람으로 세상의 시름과 답답함을 훨훨 날려 버리고 일망무제의 조망을 열어 가슴을
후련하게 했다.
마음의 바다가 맑고 고요해서 세상 만물이 훤히 비쳐 스스로 도가 드러나는 상태를 해인(海印) 이라고 했다..
산의 바다에는 세상의 모든 산들이 맑게 비쳐 해인(海印)의 풍경을 이루었다.
그 풍경이 세상의 길흉화복과 희로애락을 모두 담아내는 거울 인 듯 격렬한 바람의 파도 속에서 맑은 고요가 깨어
나고 장중한 산은 침묵으로 자비와 평화를 설법한다.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내려 놓은 모습으로 오히려 충만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장엄한 대자연의 한 가운데 내가 서
있다.
내가 느끼는 이 희열이 혹여 해인삼매(海印三昧)의 경지는 아닐까?
사람의 본성이 동요가 없고 사람이 본성이 능히 일체만법을 낼 수 있는 부처님이 경지는 이 막막한 고요와 차가운
바람을 타고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행복한 날이다.
골수를 흔드는 바람과 아름다운 풍경을 만난 오늘.
1,207봉인 이 봉우리는 원래 무명봉이었는데 전란 시 이곳으로 피난 사람들이 화전을 일구며 살면서 화주봉으로
불렀고 석교산이란 지명은”대동여지도에” 나오는데 황악산 좌측 지금의 곤천산 위치에 표기가 되어 있어 지금의
위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한다.
1,172봉 가는 길
화주봉 풍경에 취해 사진을 찍는 사이 산우들은 먼저 떠나 갔다.
화주봉에서 1,172봉은 한 참 내리막 길을 내려섰다가 다시 암릉 길을 차고 오른다.
쇳소리 나는 바람소리 말고는 아무소리 들리지 않는 곳에 왁짜지껄한 소란이 일더니 한 무리의 산님들이 들이
닥쳤다.
진주에서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산객들이다.
칼바람 호젓한 산중고독이 여지 없이 깨어지는 것이 아쉬워 우리는 바람이 들지 않는 양지바른 비탈사면으로
피신했다.
노니 장독 깬다고 일행들이 모두 지나 갈 때 까지 간식을 먹으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다시 적막과 바람소리의 평화가 찾아 왔다.
1,172봉
로프와 암벽에 기대어 어렵게 1172봉에 올랐다.
희미하긴 해도 10년 전의 기억이 아련히 말을 걸어 왔다.
지나온 화주봉 능선이 부드럽게 솟구쳐 오르며 거센 바람 길에 웅자를 드러내고 가야 할 길에는 1109봉 뒤로 우리가
지나 온 삼도봉 과 석기봉의 연봉들이 눈에 들어 온다.
오장의 묵은 때까지 다 벗겨낼 것 같은 후련한 바람에 예사롭지 않은 장쾌한 조망
40대에 쓴 옛 글의 먼지를 털어내 보니 난 이 봉우리 위에서 득도의 지경(地境)을 오락가락 했는지 그 감회를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 놓았다.
한 번 왔다가 뜬 구름처럼 흩어지는 인생
부귀와 영화가 함께해도 결국은 가는 길이 정해진 우리의 인생길 아니더냐?
우리가 집착하는 모든 것들도 세월과 함께 사라져 가는 부질 없는 미망일 뿐 .
산의 충만한 정기를 받아 이 아름다운 화려강산 위로 오래도록 나의 발길이 지날 수 있기를....
이 눈부신 아름다움에 대한 탐욕이 언제나 내 안에 살아 있기를 ….
웃음이 났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백두대간처럼 그 때나 지금이나 가진 게 별로 없으면서 별로 달라진 것도 없는 무릉객의
대책 없는 한량 끼에..
세월은 흘러도 추억은 남는 것
희미하긴 해도 아름다운 기억과 개똥 철학의 추억은 바람 길에 나부낀다.
아얘 도 닦으러 산 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이젠 사이비 도인 흉내라도 낼 수 있는 건 모두 다 산과 바람과 구름의
덕이다.
그나마 허구한날 산에 들어 빼먹지 않고 침묵의 설법을 들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삼마골재 가는 길
다리를 하늘로 들어 올린 옥토퍼스 소나무를 지나고 능선 남쪽 사면에서 식사를 하는 일행들과 만나 함께 식사를
나누었다.
이글루처럼 눈이 쌓인 능선 설벽 아래는 다행이 차가운 바람이 들이치지 못했다.
폐광터를 지나면서 능선 좌측으로 우리가 지나온 초점산, 대덕산 덕유삼봉산이 조금 더 가까워 진 듯 하더니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넘어서 우린 밀목재에 내려섰다.
나무가 빽빽해서 밀목재라더니 충북 영동 물한리와 경북 김천 대야리를 잇는 옛 고갯길은 옛 명성이 무색하게 인적
자취마저 희미하고 쓸쓸한 표지기 몇 장만 바람 길에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가 밀목재란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밀목재를 지나 얼마가지 않아 삼도봉 2.86km 이정표가 서 있는데 누군가 그 곳을 밀목재라고 표기해 놓았다.
“오늘은 추워서 그만두지만 다음에 올 땐 내가 메직을 가지고 와서 잘못된 기록 다 지워버릴 껴”
삼마골재를 약 2km 남겨둔 그 곳에서도 등로는 제법 낙차 큰 능선을 따라 다시 몇 개의 봉우리
를 넘고 나서야 석기봉과 민주지산 그리고 각호산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다가 온다.
끈질기고 아주 집요한 넘이다.
집중적으로 강타당한 오른 쪽 싸대기가 여전히 얼얼하지만 야릇한 전사의 쾌감이 인다.
쥐 죽은 듯 따라 오는 알티엔 맷집도 이젠 제법 강해진 모양이다.
등로는 마지막 1123.9 봉 오름길로 한바탕 한풀이 춤을 추고 나서야 비로소 낯익은 삼마골재에 홀연히 내려섰다.
삼마골재 하산 길
쇳소리나는 바람소리가 사라지니 오히려 이상하다.
한동안 이명처럼 바람소리의 여운이 귓가에 맴돌았다.
해인 삼매라더니 해인동으로 내려서는 길이 불국으로 난 길인 듯 그 길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모든 산우들은 다 내려가고 오늘 산행이 부족했던지 다시 삼도봉을 찍고 내려 온 몇몇 산우들과
A팀 후미조를 만났다.
히말라야에서 돌아 온 의리의 양반곰은 칼 바람에 굴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의연한 모습으로최 후미에서
수채화님을 호위하느라 아직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또한 해인에서 만난 부처의 모습이었다.
자신의 속도와 기쁨을 누르고 기꺼이 후미에서 가장 늦은 산우의 보폭과 리듬에 맞추어 화음과 추임새를 넣으며
백두대간 노래를 더 아름답게 만드는 자.
우리는 하산속도가 다소 느린 A팀 산삼해님 일행과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해인리로 내려섰다.
바람이 잠든 그 곳이 정녕 극락정토였다.
다소 밋밋할 뻔 했던 짧은 대간 길은 정말 쎈 넘이 제대로 바람 잡는 바람에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여행길이
되었다.
12번 째 백두대간 길은 짧고 강한 인상과 후련한 카타르시스의 추억을 남기고 그렇게 조용히 마무리되었다.
아직 바람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들 녀석은 닌자처럼 얼굴을 칭칭 동여맨 채 입이 얼어서 추워도 너무
춥다는 말만 하더니 버스 안에서 지 어미한테는 그 유래 없는 칼바람의 테러를 조목조목 낱낱이 고해 바쳤다.
영하 20도 넘는 날에 선풍기 “강” 틀어 놓고 알몸으로 맞은 바람이었다나 어쨌다나…
쯧쯧! 알티엔 넌 한참 멀었다. 백두대간에서 공부 더 많이 해야 한다.
활력소님은 부인한테 전화하면서 오늘 백두대간은 뒷동산 산보 수준 이었다고 경과 보고 하더라
가끔 늑대울음을 내는 칼바람이 그리워 질 때가 있다.
세상 살이가 답답해 지는 날
삶의 의욕이 고갈되고 무기력 해지는 날
그런 날은 내 영혼의 깊은 울음과 황홀한 고독을 마주하기 위해 볼이 터져 나가는 차가운 바람을 맞아보는 것도
좋겠다.
인생을 오래 살다 보면 바람 맛을 안다.
산바람 강바람 다 겪다 보면 바람의 후련한 맛을 안다.
백설의 차가움과 날 선 얼음바람이 몰고 오는 속내 깊은 따뜻함과 편안함
그 장쾌한 고산설릉의 후련한 역설을 …
거기 서서 온몸으로 바람을 받아 내는 산처럼 어쩌면 바람도 중독일지 모른다.
아들아! 할아버지가 그러셨지
인생을 즐겨라!
그리고 누군가 그랬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늘 맑은 날만 계속되지 않는다
살다 보면 축축히 젖는 날도 만나고 이렇게 바람 부는 날도 만난다.
하지만 바람과 폭우는 오래 계속되지 않는다.
기쁨처럼 고통과 괴로움도 우리 삶의 일부이고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내야 하는 통행세 려니 생각해라..
좀더 멀리 바라보라
네가 해결하지 못하는 많은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피할 수 없는 괴로움을 즐기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좀더 긍정적인 자세로 접근하면 수세를 견딜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생길 것이다.
고통과 시련을 겪으면서 조금씩 삶의 내공이 쌓이고 그러면서 너는 점점 강해질 것이다.
남들이 고통으로 정의하는 걸 넌 다시 기꺼이 삶의 기쁨으로 수정하게 될 것이고 어느 날 고통조차 즐길 수 있는 멋진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우두령에서 출발 - 능선 길 좌측 풍경
시작부터 사면초가 - 정신 못차리게 하는 바람에, 초장부터 올라치는 산길에
올려다 보이는 화주봉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화주봉
나무도 숨을 쉰다.
나무도 숨을 쉰다. - 나무주변에는 눈이 죄 녹다.
화주봉 가는 길에...
바람의 테러 .. 이 맑은 허공을 불어가는 바람이 얼마나 차가운지...
화주봉(석교산) 조망
청산님과 한 컷
장쾌한 능선 마루금
눈 좋은 사람은 다 보인다 박석산- 삼도봉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
눈 좋은 사람은 다 보인다. - 지나온 대간길의 초점산, 대덕산, 덕유삼봉산, 백수리산
에볼라 방역단 알티엔
화주봉에서 내려선 골짜기 안부
먼저 간 산우들이 1,172봉 암릉을 오르고 있다.
1,172봉 아래에서 바라다 본 지나온 화주봉 능선
1172봉 아래 계곡 풍경
1172봉에서 등로는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다.
1109봉에서 되돌아 본 1172봉
옥토퍼스 소나무
능선 비탈사면 이글루 설벽 아래 점심식사
식사 후 출발
멀리 백수리산과 그 뒤로 초점산, 대덕산, 덕유삼봉산
폐광터
능선에서 되 돌아 본 1172 암봉과 화주봉
성큼 가까워진 각호산
가까워진 삼도봉과 석기봉
여기가 밀목재
고개 하나 넘어에 있는 이정표 - 누군가 밀목재라고 잘못 표기해 놓았음
다시 된비알 오름길
눈은 뜨고 가냐?
낙엽송 군락을 지나고 ...
다시 이정표 - 삼도봉이 2.1km 남았으니 삼마골재 까지는 1.2km
스타워즈의 악당 다스베이더 같이...
마지막 봉우리 1123.9봉
마지막 된비알 1123.9봉을 향하여...
1123.9봉에 있는 이정표
눈뜨고 못 볼 참상 -광포한 바람은 여전하다.
1123.9봉에서 삼마골재를 향해가며 바라 본 능선 좌측 풍경 / 밧데리 완전 방전으로 스마트폰 촬영
삼마골재에서 바라 본 삼도봉과 석기봉
삼마골재 풍경
이제 한숨 돌리는 알티엔
삼마골재에서 해인리로 내려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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