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내려온 여시골산을 바라보며 출발전에 움츠렸던 몸을 풀다
단체 촬영
괘방령 절개지 비탈에 있는 표석
인생을 즐겁게 살아 가는 방법을 아는가?
즐겁게 일을 하는 것이다.
기쁜 일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맛 있는 음식을 먹고 자주 “카~~” 소리를 내며 맥주를 마시는 것이다
잘 노는 것이다.
어떻게 즐겁게 일하는가?
이런 말이 있다.
“언젠가 해야 할 일은 지금하고 누군가 해야 할 일은 내가 하고 어짜피 해야 할 일은 즐겁게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아무리 사소하다 할지라도 스스로 선택한 그 일을 사랑하고 기쁘게 몰두할 수
있다면 삶은 즐겁고 행복한 여행길이 된다.
비교하거나 손해 본다는 생각을 버리고 일에 집중하라.
바꿀 수 있는 더 즐겁고 더 행복한 일이 없다면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이던 그걸 열심히 하고 최대한 재미 있게 하라
내가 즐거워야 주위의 사람들도 즐거워지고 하는 일도 잘 풀리는 법이다.
어떻게 기쁜 일만 많이 만드는가?
사람이 살다 보면 기쁜 일도 생기고 나쁜 일도 생기는 거지.
당연하지
길 가다가 슬픔이란 넘을 만나면 개무시하고 그냥 지나가 버려라.
그러다 기쁨이란 녀석을 만나면 잡은 손을 놓지 말고 오래 그 얼굴을 바라보며 수다를 떨어라.
그 녀석이 지치고 당신이 지루해질 때 까지 오래 오래 ..
어떻게 맛 있는 음식을 먹고 어떻게 입에 쩍쩍 달라 붙는 술을 마시는가?
분위기 좋은 곳에서 엄청 배고플 때 먹는 거다.
그 옛날 군대시절 야간 동초 서고 돌아와 빼치카에 끓여먹던 라면과 경월 소주의 짜릿한 맛처럼…
아무리 부자라도 하루 다섯끼 못 먹는다.
배부를 때 아무리 비싸고 맛 있는 산해진미를 먹어도 그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없다.
생명의 숲으로 가라
거기 건강한 땀과 후련한 가슴 그리고 낭만적인 분위기의 전원 까페가 있다.
바람의 악사도 있고 “자연”이란 이름의 아름다운 웨이츄레스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들개처럼 산 속을 헤메서 등짝이 배에 붙을 정도로 배가 고플 때 그 때 음식을 먹어라
대자연 속에 쏟아낸 땀이 갈증을 부를 때 그 때 목젖이 얼얼한 차가운 맥주를 .숨을 멈추지 않고 들이켜라
어떻게 잘 노는가?
쓸데 없는 고민과 두려움에서 벗어나라!
쓸데 없는 고민과 걱정의 대부분은 냅싸 두면 시간이 다 해결해 준다.
바꾸기 힘들 다른 것들은 그대로 두고 마음 하나 바꾸면 된다.
삶의 본말을 전도 시키지 말아라.
결국 잘 먹고 잘 살자고 일하는 것인데 일만 잘하고 먹고 노는 건 잘 못하는 건 가져가지도 못할 재물만 아끼는
것이고 점차 줄어들어 더 값비싸지는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고기도 먹어 본 넘이 먹고 이빨도 튼튼할 때 잘 먹는 법이다.
나이 들어 할 일 없을 때 놀려구 하면 그 땐 힘이 없어서 진짜 놀지 못한다.
시간은 강물보다 더 빨리 흐르고 인생의 시간은 나이 들수록 더 빨라진다.
카르페디엠!
오늘 노래하고 즐겁게 춤추라!
그러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건강과 마음의 평화는 저절로 따라 온다..
산 행 일 : 2015년 3월 08일 일
산 행 지 : 아들과부르는 노래 13- 백두대간 13구간
코 스 : 괘방령-가성산-눌의산-추풍령-금산-들기산(505봉)-사기점고개 –작점고개
날 씨 : 맑고, 화창하다.
거 리 : 약17.6km
소요시간 : 약 7시간 20분 소요
동 행 : 귀연산우회 대간꾼들 44명
시간 |
경유지 |
비 고 |
08:48 |
괘방령 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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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0 |
봉우리 |
|
09:08 |
봉우리 |
등로 좌회전 하여 내려감 앞쪽 가성산 조망 |
09:17 |
안부 고갯길 |
|
09:24 |
봉우리 |
|
09:38 |
능선 안부 |
|
10:17~ |
가성산(716m) |
|
11:02 |
장군봉(627m) |
|
11:39 |
눌의산(943m) |
|
12:11 |
눌의산 출발 |
|
12:14 |
헬기장 |
|
12:32 |
이정표 |
추풍령2.1km, 눌의산0.8km |
12:59 |
등산 안내도 |
추풍령0.7km, 눌의산 2.2km |
13;05 |
고속도로 지하통로 |
|
13:12 |
대평지하도(장승) |
|
13:17 |
추풍령 비석 |
|
13:26 |
금산들머리 등산안내도 |
|
13:41 |
금산 (385m)정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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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8 |
들기산(505m) |
|
14:40 |
해주오씨 무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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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4 |
481봉 |
|
14:48 |
안부 |
|
15:01 |
봉우리(약 500m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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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6 |
임도 |
|
15:38 |
사기점 고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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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3 |
군사도로 |
|
16:09 |
작점고개 (340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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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골산을 바라보며 괘방령에서 몸을 푼다.
잔뜩 움츠렸던 개구리 이젠 기지개를 펴고 화사한 봄빛 속으로 여행을 준비한다.
어제 어머님 생신모임이라 형제들과 두주불사 고량주를 마시고 12시가 넘게 구들장을 두드리느라 잠도 몇 시간
자지 못하고 나왔는데 그리 피곤하지 않는 걸 보면 내 몸의 생체리듬이 봄에 반응하는 모양이다.
오늘의 백두대간 길은 괘방령에서 가파르게 가성산에 올랐다가 내려서고 다시 장군봉을 거쳐 눌의산으로 간다.
눌의산에서는 급격히 고도를 낮추어 바닥에 근접하여 완만하게 진행하다가 대간의 1/3 지점인 추풍령에 도달한다.
거의 평지 수준인 추풍령에서 백두대간은 금산과 들기봉(505봉)으로 올라서서 한 동안 능선을 따라 진행하다가
사기점 고개를 거쳐 작점고개에 도달하여 오늘의 구간을 마감한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백두대간에 가득 퍼지는 봄의 햇살 그리고 작점고개를 흔들던 봄의 향기와 입안 가득 고이던
미각의 즐거움
가성산 가는길
기분 좋은 아침이다.
아침 햇살은 싱그럽고 아침 햇살은 목을 간지른다..
2주만에 날씨는 확연히 달라졌다.
등로의 눈은 거의 녹아 버렸다.
실없는 겨울이란 녀석은 정말 순순히 물러가기로 한 모양이다.
예상한 것 보다 한 걸음 성큼 다가 온 화창한 봄 날씨에 완만한 등로를 오르는데도 등에 땀이 나초장부터
자켓을 벗어야 했다.
418봉에서 좌로 방향을 바꾸는 백두대간은 400미터~ 900미터의 표고차를 넘나들며 완만한 봉우리를 몇 개
넘어 비교적 편안하게 진행한다.
정상이 가까워 오면 바위들이 많이 나타나고 풍수지리가들이 명당으로 꼽는 김천시 봉산면 봉계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이중환 선생님의 택리지에 “봉계(鳳鷄)는 들이 큰데다가 령(領)과 가까워서 평시나 난시 가릴 것 없이 여러 대를
이어 살만한 곳” 이라 기록되어 있다.
난함산이 주산이고 문암봉과 극락산이 좌청룡 우백호로 호위하는 형세로 마을 앞으로는 직지천이 흐른다.
직지천 너머 덕대산은 마을을 수호하는 안산의 역할을 하는데 그 마을의 형상이 흡사 봉황이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으로 봉황부유형(鳳凰浮游形)의 명당에 속한다고 한다.
김천 나들목을 나와 4번 국도를 10여분 달리면 만나는 마을이다.
가성산 (716m)
괘방령에서 가성산 까지는 1시간 30여분 걸린다.
백두대간이 자즈러진 일대에서 단연 걸출한 산이다.
아랫 쪽에 가성마을과 외가성마을이 자리 잡고 주변에 성이 있었다고 한다.
산정에 서면 가야 할 추풍령 방향으로 장군봉,663봉, 눌의산이 바라다 보인다.
좌측으로 매곡면이 위치하고 우측은 봉산면 그리고 가야할 방향 쪽으로 추풍령면이 있다.
눌의산 가는 길
가성산 하산 길은 안부 까지 약 30여분 걸리는데 가파른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봄은 씰룩이는 엉덩이로 먼저 오는 모양이다.
비탈 길에서 예비동작 없이 미끄러지면서 체중을 실은 공중부양과 힘찬 엉덩방아로 봄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놀란 아들 녀석의 근심 가득한 얼굴 이라니 …
햇빛이 드는 등로에는 눈이 다 녹아 있었지만 북사면 비탈 낙엽 아래에는 여전히 빙결된 눈이 떠나는 겨울의
뒷꽁무니를 부여 잡고 있다.
나무를 잡으며 엉거주춤 천천히 내려 가는데 이번에는 아들 녀석이 꽈당 !
“ 흐이그 내가 넘어 지는 것이 차라리 낫지…!”
숨어 있는 미끄럼과 질척이는 등로 봄은 불편함을 먼저 몰고 온다.
참 난감한 상황이다.
미끄러운 몇 몇 구간 때문에 아이젠을 하기도 그렇고…
급한 내리막이 꽤 많아서 그렇게 조심하라고 당부했지만 녀석은 연달아서 두 번을 더 넘어졌다.
넘어지는 것도 요령껏 넘어져야지 산행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아서 잘못 넘어졌다가 자칫 골절상이라도 입으면
아들과 백두대간 점빵 문 닫아야 한다..
괜히 노심초사하기 싫어서 앉혀 놓고 아이젠을 채워 주었다.
녀석의 발에 편자를 달아 주고 나니 마음이 놓이기는 하는데 이 녀석 속도가 눈에 뛰게 느려졌다.
다른 때 같으면 어느 정도 떨어지면 잽싸게 따라 붙고 하더니 오늘은 완죤 세월아~ 네월아 한다.
“도대체 어제 고량주는 내가 먹은거여? 이 녀석이 먹은거여?”
급한 경사가 다 지난 것 같아서 오는 녀석을 한참 기다렸다가 아이젠을 벗겨 주고 다시 속도를 내서 움직이는데
웬걸 장군봉을 오르기 위한 능선 안부에 도착할 때 까지 미끄러운 내리막이 계속 나타났다.
또 뒤쳐지는 녀석이 걱정되기는 하는데 이젠 요령도 생겼을 테고 차라리 안 보는 게 낫겠다 싶어 중간에 기다리지
않고 내처 앞서서 갔다.
멀리서 아들 녁석이 늑대 울움을 낸다.
승리의 표효가 아니라 거의 비명에 가까운 울부짖음이라 이 녀석이 오늘 컨디션이 안 좋긴 안 좋은 모양이다 했는데 웬 걸….
장군봉에서 기다려서 녀석을 만났는데 이넘이 완죤 죽상이다.
아이젠을 빼고 내려 오면서 2번을 넘어졌는데 팔이 아파서 잘 들지도 못하겠단다.
얼마나 세게 넘어졌는지 팔꿈치가 다 까지고 엉덩이 아래 허벅지에도 상처가 났다.
아까 그 소리는 계속 넘어지면서 부아가 치밀어 올라 내지른 울분의 샤우팅이었다.
“덜 떨어진 녀석!”
그래도 그렇지 그 짧은 거리에 어떻게 다섯 번을 넘어질 수 있냐?
호모 사피엔스라 했거늘 한 번 넘어지고 나면 알아서 적응해야지 운동 신경이 얼마나 무디면 대놓고 미끄럼을
무한반복 한다냐?
“ 엉치가 쑤셔도 걸을 수 있단 건 뼈 뿌러진 곳은 없다는 거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속이 상하기도 하고 이 녀석 또한 별거 아닌 것 가지고 의기소침해질 까봐 한마디 거들었는데 녀석은 “뼈가 뿌러
졌는지도 모르겠어요..” 한다.
당집 같이 표지기가 휘날리는 장군봉에서 사진을 한 장 찍어 주었다.
그래도 사진기를 갔다가 대니 녀석의 얼굴이 펴진다.
이곳 장군봉은 긴 장(長) 임금군(君)을 쓴다.
눌의산을 지키는 장수가 아니라 옥좌(눌의산)아래 앉아 있는 왕의 큰아들 이다.
눌의산
완전 평지처럼 자즈러진 추풍령아래 가장 높은 산인 눌의산에 올랐다.
눌의산 정상은 헬기장이고 정삭석은 바로 위 봉우리에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눌이항(訥伊項) 동국여지승람에는 눌이항봉수 (“訥伊項山烽嬘”)라고 기록되어 있어 그 옛날
봉화를 올렸던 산임을 짐작할 수 있다..
산 이름에 어눌하다, 더디다의 뜻인 말더듬을 눌(訥을 쓴 것을 두고 사람들은 통상 발길이 뜸한 산이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데 어쨌든 말 그대로 그 이름이 좀 어눌하고 부자연스럽다..
눌의산에서는 봄빛이 완연한 하늘 아래 가야 할 금산과 505봉 그리고 난함산 산줄기가 뚜렷하게 조망된다.
눌의산 바람 없는 따뜻한 태양아래 산 친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요주님과 낯도깨비님과 함께 한 켠에 자리를 잡고 모처럼 따뜻한 산정에서 봄의 만찬을 즐겼다.
.
추풍령 가는 길
눌의산 하산길 또한 질고 가파를 것이라 아얘 아이젠을 차고 내려갔다.
등로는 가파르게 내려서다가 문어발 나무를 지나고 나서 흡사 평지 같이 부드럽고 완만한 내림길로 변하더니
추풍령 2.1km 이정표가 나오고 넓은 묘지가 나온다.
묘지에서 뒤쳐진 아들녀석을 기다렸다가 같이 휴식한 후 다시 출발한다.
편안한 길에 따뜻한 봄 햇살이 쏟아지니 언제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을 내려왔냐는 듯 길은 목가적으로 바뀌고
마음은 여유로워졌다.
조금 더 내려가면 큼직한 등산 안내도가 나온다.
안내도와 방향표지목에는 등로가 좌측 마을쪽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표지기는 우측 길에서 펄럭인다. 우측으로
가는 길이 대간 직진 길이 맞는데 아마도 마을 사람들이 좌측 마을을 거쳐서 추풍령으로 가라고 그리 표시해
놓은 것 같다.
그곳에서 얼마 되지 않는 곳에서 백두대간 길은 이제 추풍령면으로 접어든다.
완죤 개념을 달리하는 백두대간
추풍령이 백두대간에서 가장 낮은 고개라고 하더니 우리는 어느결에 산에서 바닥 까지 내려서서
벌건 대낮에 작은 시골마을도 아니고 면소재지를 활보하는 것이다. .
“우리가 한남정맥 길을 걷는 거여 백두대간을 걷는 거여?”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하고 신4번국도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 경부선 철도 지하차도인 대평지하도를 건너 간다.
그리고 우리는 연화식당이 보이는 T자형 도로에서 우측으로 진행하여 역사적인 추풍령에 당도하는 것이다.
예로부터 전략적 요충지요 교통의 중심지였던 추풍령은 백두대간의 노치마을이나 매요마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고가 도로 아래 비석이 있다.
아들아 여기가 그 유명한 추풍령 고개이다.
녀석 왈 “무슨 고개가 이래요?”
허기사 내가 봐도 구름도 쉬고 가기는커녕 대전 테미고개 만도 못하긴 하다.
이 녀석아 네가 걸어 오면서 고속철도와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걸 보았듯이 이곳은 예나 지금이나 영남과 중부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이고 난세 때 마다 서로 길목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군사적 요충지이다.
그 옛날 선비들은 완만한 이 산등성이 고갯길을 올라 한양을 오갔고 임진왜란 때는 이 고갯마루에서 왜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한다..
이 고개에서 무수한 사람들의 운명이 생과 사로 갈리고 내리는 비는 이 고개에서 어느 방향으로 흘러 내리느냐에 따라
섬진강과 금강물로 운명이 갈린다..
우린 산우들과 역사적인 고갯마루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애고 애잔하고 빈약한 우리 국토의 등줄기여….!
별로 힘들이지 않고 휘적훠적 걸어 온 것 같은데 벌써 1/3 구간을 지나 왔단다.
남다른 감회를 주체할 수 없어서 무릉객 추풍령 고갯길에 시한 수 걸고 간다..
추풍령을 지나며
나는 백두대간 길을 걷는다.
아들과 함께 걷는다.
단풍이 고운 날 지리산을 지나고
휜 눈이 펄펄 날리던 날 덕유산을 지났다.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지나 다시 백두대간에 새 봄이 돌아 온다.
산 길은 인생길을 닮았다.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즐겁고…
백두대간을 걸으며 지나온 내 인생을 되돌아 본다.
아! 삶이란 봄 나비 날개짓처럼 그리 짧고 아름다운 것을….
지나고 나면 다 시리고 아름다운 추억이었음을….
어느 길목 쯤에서 등을 맞댄 기쁨과 슬픔이 함께 웃을까?
강가의 돌을 둥글게 한 건 부드러운 강물이었고
나를 둥글게 한 건 흐르는 세월 이었구나!
다 지나가고 흘러가고 사라지는 것들
이제 남은 건 낡은 등짐에 매달린 목멘 그리움 하나
슬픔이 지나고 기쁨의 시간이 돌아오 듯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돌아 온다.
오늘 참으로 사랑스런 날.
나는 추풍령 넘어 백두대간 길을 걷는다.
아들과 함께 걷는다.
금산 가는 길
문닫은 카리브 모텔을 지나 산등성이로 올라 간다.
입구에 등산 개념도가 있다.
개념도는 너무 단순하다.
들머리에서 금산에 올라 능선을 죽 을 따라 가다가 난함산 쪽 갈기봉으로 올랐다가 작점고개로 떨어지게 되어 있다.
가는 길 나뭇가지 사이로 추풍령면이 내려다 보인다.
금산은 높이가 384미터라 오르는데 15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금산(385m)
골재 채취를 한 산으로 한쪽 사면이 완전 깎여나가 절벽을 이루었다.
석회석 채취로 그 형체가 허물어진 자병산처럼 뼈아픈 상흔의 백두대간이다.
정말 무식한 사람들
박정희 대통령 때 그 허가를 내 주었던 사람들은 지금 호의호식하며 잘 살고 있을까?
흉물스럽게 깎아낸 곳은 충청도 쪽이다.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고속도로가 있는 곳에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함인지 박정희 대통령 때 경상도 편향 정책
때문인지?
사람이 깎아 낸 절벽에 엎드려서 한참을 우리 고향 같은 풍경을 내려다 보았다.
여전히 따뜻함과 넉넉함을 잃지 않은 우리 산하의 풍경 앞에서 허물어진 채 낮게 내려앉은 백두대간이 더 민망하고
안스러워 진다..
작점고개 가는 길
등로는 505봉인 들기산을 지나고 해주 오씨 무덤을 지난다.
등로는 481봉을 지나 안부로 떨어졌다가 사기점 고개로 내려서기 전에 우뚝 서있는 500미터 봉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이 봉우리에서 바라 보면 멀리 군부대 탑이 있는 난함산이 올려다 보이고 그 아래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갈기봉이
보인다.
갈기봉은 난함산과 백두대간의 경계를 알리는 절묘한 위치엔 자리한다..
등로는 500미터 봉에서 내려서서 임도를 따라 가다가 사기점 고개에서 우측 산길로 접어 든다.
계속 임도를 따라가면 쉽게 작점고개로 갈 수 있겠지만 요주님과 낯도깨비님이 중단없는 전진을 외치길래 고개
한 켠에서 사과 한쪽 씩을 먹고 같이 산 길을 따라 오르기로 했다.
15분 정도 오를 길을 오르면 군사도로를 만난다.
갈기봉은 군사도로 윗쪽에서 산길을 따라 위쪽으로 더 올라 가야 하는데 오늘은 여기 까지…
어짜피 등로는 산길을 휘돌아 갈기봉 찍고 다시 난함산 군사도로로 내려설 것이다.
여기 까지 잘 따라 왔는데 막판까지 아들 녀석을 고생시킬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군사도로를 따르기로 했다.
설마 요주님 갈기봉 구간 안 했다고 기록인정 안 하지는 않겠지?
해발 390m인 사기점고개는 옛날 이 고개 근처에 사기그릇 상점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추풍령면
작점리, 김천시 이모면 능치리 등에는 사기그릇 공장이 있어서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릇을 사러 왔다고 한다.
난함산(卵含山)은 묘함산으로 잘못 알려진 산 이름이다.
그 옛날 기록관이 알 난(卵)자의 점을 빼고 토끼묘(卯)로 잘 못 표기한 산이라 한다.
이쯤되면 정말 식자우환(識字憂患)인 셈이다.
우리는 일행과 헤어져서 이젠 아주 편안 해진 내리막 도로를 걷다가 다시 산길로 들어서서 작점고개를 향해
내려갔다.
도로와 사기점 고개에서 내려오는 임도와 마주치는 곳에서 우리 뒤에서 내려오고 있었던 양반곰을 만났다.
오늘 컨디션이 과히 좋지 않아 후미에서 움직이더니 임도를 따라 지름길로 오면서 우리를 앞섰던 것이다.
우리는 기분 좋게 봄이오는 길목에서 산 길을 걸었고 비록 알티엔에게는 영광의 상처가 남았지만 무사히
작점고개롤 내려섰다.
해발 340m 작점고개는 경북 김천시 이모면 능치리에서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 작점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유난히
새가 많고 사기그릇 공장과 상점 등이 많이 들어서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또 하루의 행복한 날이었다.
오늘 우리는 즐거운 백두대간의 여행을 했고 살랑거리는 봄의 기운을 가슴 가득 느꼈고 작점고개에서 정말 맛있고
입에 착착 달라 붙는 봄나물의 미각 까지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먹어봤나 친구?
산에서 즉석으로 조리한 펄펄 뛰는 야채,인삼 튀김…?.
봄나물 향기와 인삼냄새가 등천하는 작점고개
군사도로와 연결된 그 고갯길에도 봄이 돌아 왔다.
봄처녀의 살랑거리는 교태가 아니었으면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을 야외 뒷풀이
술잔의 순배가 돌고 흥에 겨운 산꾼들의 떠들썩한 소란 속에서 한겨울 고갯 길의 적막은 여지없이 깨어졌다.
불과 몇 주 사이에 부드러워진 봄바람은 귀를 간지럽게 하고 도도한 취흥과 봄기운에 들뜬 청춘들은 가야 할
시간도 잊은 채 어둠이 내릴 때 까지 오래도록 작점고개를 떠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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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방령에서 가성산 - 3.7km, 지나온 황악산 - 4.5km
418봉을 향하여
첫번째 봉우리에서 좌측으로 꺾어 가성산 가는 내림길 - 앞에 보이는 산이 가성산
능선 안부
가성산 가는 두 번째 봉우리
가는 길에 바라다 보이는 여시골산
다시 안부로 떨어진다.
가까워 지는 가성산
가성산 오름길 막바지 - 갑자기 바위가 많아진다.
가성산 아래서 되돌아 본 황악산
가성산 인줄 알고 올랐는데 봉우리에서 능선이 다시 길게 가성산으로 연결됨
다시 완만하게 올라가서
다시 완만하게 안부로 떨어졌다가...
다시 오름길을 따라 올라서
드디어 표지기가 반겨주는 가성산에 도착
먼저 아들과 인증샸
가성산 조망
가성산에서 바라본 가야할 대간 길 - 장군봉- 663봉 -눌의산
가성산에서 휴식하고 다시 내려가는 대원들
내림길에 올려다 본 장군봉과 눌의산
장군봉 오름길 - 뒤쪽에 큰 산이 가성산
장군봉에서 바라 본 663봉과 눌의산
퇴각하는 겨울
눌의산 오름 길 완만한 구릉지대
가까워진 눌의산
즐거운 식사시간
로그인과 알티엔 기념사진
눌의산 하산 3분만에 나타나는 헬기장
눌의산 하산 초입은 가파르고 미끄럽다.
북사면 비탈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많다.
이 나무를 지나고 나면 길은 평지처럼 편안해 진다.
멀리 추풍령이 내려다 보인다.
추풍령 내림길 대나무 숲 - 뒤편에 올려다 보이는 산이 눌의산
망자들에게나 산자들에게나 양지바르고 편안한 쉼터
여기서 알티엔을 기다렸다가 잠시 휴식하고 출발하다.
우리가 가야할 금산과 들기산(505m)
추풍령 하산 길 등산로 이정표
평지 같은 길은 더욱 목가적인 분위기로 변하고 - 따뜻한 봄볕이 쏟아지는 나른한 오후
더 가까워진 금산과 505봉 (들기산)
눌의산을 내려와 추풍령에 당도하다.
고속도로 지하통로
고가도로 통과
경부선 철도 지하통로 -대평지하도
반사경을 이용한 인증샷
추풍령 삼거리 좌측길 풍경
연화식당이 있는 우측 방면으로 진행
연화식당에서 약 150미터 거리에 있는 추풍령 - 드디어 그 유명한 추풍령에 당도하다.
백두대간 1/3 지점
추풍령 노래 - 전범성 작사 , 백영호 작곡, 남상규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QgpC6QS1RSU&feature=player_embedded
근데 백영호 작곡가 추풍령에 와 보지도 않고 노래를 작곡한 듯 -백두대간에서 가장 낮은 고개
구름도 자고가는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 구비마다 한많은 사연
흘러간 그 세월을 뒤돌아보는
주름진 그 얼굴에 이슬이 맺혀
그 모습 흐렸구나 추풍령 고개
기적도 숨이차서 목메어 울고가는
추풍령 구비마다 싸늘한 철길
떠나간 아쉬움이 뼈에 사무쳐
거치른 두뺨위에 눈물이 어려
그 모습 어렸구나 추풍령 고개
고개라는 말이 영 실감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어쨌든 고개는 고개.
이곳에 떨어지는 비는 흐르는 방향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 삼수령 피재 와 고기리에서 노치마을 가던 길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운명처럼 ...
동쪽으로 흐른 빗물은 낙동강물이 되고 서쪽으로 흐르면 금강물이 된다.
슬퍼마라 ! 운명이다.
도착한 대원들과 기념촬영
카리브 모텔은 폐허가 되어 그 옛날의 융성했던 추풍령을 증거한다.
카리브 모텔 옆 쪽으로 올라가는 금산 들머리에 서 있는 등산 안내도
임도와 난함산 군사도로는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금산 오름길에 내려다 보이는 추풍령 면
금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대간 좌측 풍경
모처럼의 휴식에 화기가 도는 알티엔
너무 아깝다 - 다른 곳도 아니고 백두대간에 있는 산을 이렇게 훼손하다니...
505봉(들기산) 방향으로 진행 하면서 되돌아 본 금산 - 충청도 쪽 깎여 나간 모습이 흉칙하고 안스럽다,
들기산 가는 길 휴식
좌측 추풍령 저수지가 내려다 보인다.
틈만 나면 누워버리는 알티엔 - 들기산 휴식
백두대간에 있는 해주 오씨 무덤
481봉
500봉 아래 안부
사기점 고개 전방 마지막 봉우리 (약500m봉)
임도를 만나다. - 이곳에서 임도를 따라 얼마가지 않으면 임도를 가로지르는 산길을 만나고
다시 임도로 나와 10여분 진행하면 사기점 고개에 도착한다.
임도에서 처음 만나는 산길 - 곧바로 등로는 다시 임도와 만나고 그 곳에서 10여 분 올라 가면 사기점 고개
사기점 고개에서 백두대간 길은 다시 산길로 접어 들어 갈기봉으로 향해 간다.
사기점 고개에서 계속 임도를 따라 가면 아랫 쪽 군사도로 에서 만나는데 갈기봉 들렸다가 가는 시간을
한시간여 단축할 수 있다.
사기점 고개에서 산길로 접어들어 만나게 되는 군사도로
갈기봉 가는 들머리가 보인다. - 이 길은 어짜피 갈기봉을 거쳐 아래 군사도로로 내려 온다.
요산요주님과 낯도깨비 님은 갈기봉으로 가고 우리는 군사도로를 따라 하산
군사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임도를 따라 진행한 후미그룹 양반공과 만나 다시 작점고개 가는 산길로
들어선다.
드디어 작점고개 - 괘방령에서 7시간 30분 , 금산 들머리에서 2시간 53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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