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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백두대간

아들과부르는 노래 10 - 백두대간 10구간(덕산재-백수리산-박석산-삼도봉-심마골재-물한리)

 

 

 

달구지를 타고 메기의 추억을 흥얼거리던 그 시절은 지나 갔다.

딸깍 딸깍 시간을 끊어 먹던 동전소리 너머로 애끓는 사연을 전하던 역 앞의 즐비하던 공중 전화부스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족쇄처럼 삐삐를 열심히 차고 다니다가 무전기 같은 비싼 전화기를 장만하며 의기양양했던 선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코가 쑥 빠지고 흐르는 세월에 이젠  머리카락도 다 빠져 버렸다.  .

폴더폰,슬라이드폰,스마트폰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개념의 핸드폰이 쏟아져 나오더니 스티브 잡스가 뭔가하는

웬 실없는 사람이 나타나서 손바닥 안에 세상을 죄 넣어 버렸다.

“헤이 스티브 아얘 날 잡아 잡스 ”

 

연륜과 경험은 먼지 쌓인 오래된 사진처럼 빛이 바래고 지나간 과거란 낡고 작은 옷처럼 불편해진다.

지나간 날이 아름답다는 건 세상보다 보폭이 느린 늙은 오빠,언니들 이야기이고 젊은이들에게는 곰팡내 물씬

나는 따분한 궁상일 뿐이다.

젊은이들은 그들의 앞 길에 대해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노인들의 불명확한 지혜대신 똑똑한 스마트폰에게

인생의 길을 묻는다.

기계와 말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점점 사람이 불편해진다.

사람들은 가슴을 비우는 대신 머리를 비우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말 없이 손바닥 위의 세상만 들여다 본다. 사람

들은 이제 서로의 눈을 쳐다보려 하지 않는다.

 

그냥 전화 목소리 한 번 듣고 슬그머니 전화기를 내려 놓던 애틋한 연모는 사라 졌다.

볼펜을 꾹꾹 눌러쓰면서 몇 번이나 구겨버린 편지지에 수줍게 머물던 사랑은 이제 우리 곁을 떠났다.

이젠 상가집 가면서 몇 번씩 길을 물어보지 않아도 된다.

친구 이삿짐 날라 줄 일도 없고, 집들이 가서 구들장이 무너져라 화투장을 두드리지 않아도 된다.

한 달음 거리에 연로하신 부무님을 두고 겨우 명절 때만 들여다보아도 살기 힘들고 시대가 바뀌었단 말로

용인되는 세상은 더 팍팍해지고 물기 없이 메말라 간다. .

 

우리는 현대의 도시가 괴물처럼 자라도록 내버려 두었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적당한 온,습도의 서식지에는 거짓말쟁이 정치인이 무한 증식하고 인간이 쌓아 가는 끝없는

욕망의 바벨탑에는 여기저기 균열이 생기고 있다.

물질적인 풍요는 아이러니 하게도 정신의 빈곤을 심화시킨다.

그래서 한 쪽 골만 비대해지는 인간은 점점 기형이 되어 간다..

우리 인생의 뼈아픈 비극은 문명과 기술은 축적되고 전수되지만 정신은 전수되지 않는데 있다.

교활한 인간은 수명마저도 길게 늘려 버렸지만 안타깝게도 욕심을 줄이고 마음을 비우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사람들을 위한다는 대의 명분 속에 오히려 사람이 보이지 않는 아이러니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진화하는 도시에서 사람들은 점점 더 소외되고 외로워 진다.

신을 닮으려는 인간의 가상한 노력이 어쩌면 사람들을 더 불행한 세상으로 내몰고 있는지 모른다.

 

! 우린  회색도시에서 무언가 잃어 버렸다.

우리는 합리적인 이성과 치밀한 계산 대신 뜨거운 가슴과 따뜻한 정을 잃어 버렸다.

내 가슴에 출렁이던 바다

사람 살던 세상과 코 끝이 찡하던 감동과 낭만은 다 어디로 사라 진 거야?

 

장하게 흩날리던 눈발이 비 되어 내릴 지 모른다.

발목 까지 빠지는 눈밭에 서슬 푸른 동장군이 눈물을 흘리며 떠날 지 모른다.

친구야 너는 기꺼이 이 아까운 겨울을 보내고 새 봄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느냐?

 

Return to the Nature !

친구야 ! 자연으로 돌아가자

원래 그곳에 있었던 우리의 고향

어짜피 도시를 떠날 수 없는 우리의 운명이지만

다시 돌아와 더 잘 살기 위하여 일단 떠나자!

무수히 변하는 것들 속에서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것들을 만나기 위하여 !

도시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기 위하여 !

 

알티엔  내일은 산에 가자 !

백두대간에 가자 !

 

 

 

 

 

 

 

 

산 행 일 :  2015 1 25일 일

산 행 지 :  아들과부르는 노래 10- 백두대간 10구간

    :  덕산재 –부항령- 백수리산-박석산-삼도봉 – 물한계곡

    :  흐리고 포근하다, 초원지대에서 눈발 말리고 삼도봉에서 해가 잠깐 구름

 밖으로 얼굴을 내밀다.

    :  17.5km (대간거리 13.5km , 접속거리 약 4km)

소요시간 :  7시간 20분 소요

    :  귀연산우회 대간꾼들 55 

 

         

시간

경유지

비 고

08:52

덕산재 출발

 

09:14

833봉 갈림길

부항령4.2km ,삼도봉11.6km, 덕산재1km, 대덕산4km

09:22

폐광터 전망대

 

10:08

이정표

부항령2.4km ,삼도봉9.8km, 덕산재2.8km, 대덕산5.8km

10:22

853.2

부항령1.7km ,삼도봉9.1km, 덕산재3.5m, 대덕산6.5km

10;37

이정표

부항령0.8km ,삼도봉8.2km,덕산재4.4km,대덕산7.4km

10:47~

헬기장

 

10:48

부항령

백수리산2.2km,삼도봉7.4km,덕산재5.2km,대덕산.2km

10:55

이정표

백수리산1.4km,삼도봉6.6km,부항령0.8km,덕산재6km

11:13

갈림길

960봉 가는 길과 우회길

11:31

이정표

백수리산0.56km, 삼각점암봉3.36km,부항령2.34km

11:44

비탈에서 식사

25/ 알티엔 뜨거운 물 지고 와서 따뜻한 식사

12:17

백수리산(1034m)

 

13;27

박석산 전위봉

 

13:37

박석산(1170.4m)

 

13:45

초원지대 데크

 

14:46

해인리 갈림길

 

14:58

삼도봉 (1176m)

 

15;18

삼마골재

 

16:00

황룡사

 

16:05

물한계곡 입석

 

 

 

잔설이 흩날리는 을씨년 스러운 덕산재

어제 마눌과 갑천변을 걸으며 철없는 버들강아지가 핀 것을 보았는데….

예상 밖의 추운 날씨에 화들짝 놀라 벗어 던졌던  등산 점퍼를  주섬주섬 다시 꺼내 입고 아이젠 까지 찼다.

시산제라고 한림정 대장이 3시반 까지 6시간 30분의 시간을 주었는데 아무래도 눈이 많은 겨울철에 너무 무리한

일정이다.

나와 페이스가 비슷한 파란문 님은 늦가을 여정에 7시간 30분이 걸렸다.

만만치 않은 적설의 겨울을 감안해서 오늘 나와 알티엔이 7시간 30분 내에 들어가면 일단 성공이다.

마눌이 밤까지 정성스레 싸주었는데 시산제에 늦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요즘 풀 죽은 날씨를 감안하면 산 길에는 생각보다 눈이 많았다.

오늘의 백두대간은 덕산재에서 800미터급 봉우리 세 개를 넘어 부항령에 이르고 다시 900 ,1000고지  1100

지를 계단 식으로 가파르게 치고 올라 마지막 삼도봉에 이른다.

등로는 삼도봉에서 0.9 km 능선으로 내려선 삼마골재에서 마무리되는데 그 곳에서 물한리베이스 캠프 까지는

4km 정도로 1시간 남짓 소요된다.

 

오늘 10구간의 하이라이트는 1034고지 백수리산에서 바라 본 웅장한 산세상과 박석산 내림 길 초원지대에서

휘날리던 눈과 바람이 그려낸 한 폭의 아름다운 수묵화.

그리고 하늘을 향해 용트림하는 장대한 봉우리와 능선 위에 거친 호흡을 쏟아 내고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삼도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지나온 백두대간 길의 감동

 

 

부항령 가는 길

20여분 833봉을 올라서서 등로는 능선을 따라 가다가 급하게 좌측으로 휘어진다.

이정표와 표지기가 없다면 100프로 알바지점 이다.

잠시 후 폐광터 전망대를 만나는데 흐린 날 탓이 아니라도 우거진 잡풀과 나뭇가지 때문에 김천시 덕산면

쪽의 조망은 간 데가 없다.

일행들과 대오를 갖추어 일렬로 진행하다가 알티엔 등산 바지에 말린 눈이 등산화 속으로 자꾸 스며드는

바람에 다시 전열을 가다듬기 위해 일행들에서 이탈하였다.

성황당재에서 무명봉 오르는 길목에서 스패치를 차고, 자켓을 벗고, 물 한 모금 마시며 잠시 휴식하는 사이

우리는 다시 일행에서 멀어졌다.

부항령 가는 길 중 가장 낙차가 큰 된비알을 올라 무명봉 능선에 도달하고 정상부 낙엽송 군락을 지나 한참을

가다 보면 무풍 413삼각점 이정표와 벤치하나 덩그러니 선다.

853.2봉이다.

알티엔이 휴식할 것으로 알고 벤치에 자세잡고 앉았는데 이걸 어쪄?  

“우리가 꼴찌여.  오늘은 빨리 서둘러야 돼 !

덕산재에서 3.5km 걸어오고 부항령 까지 1.7km 남은 지점이었다.

 

겨울 초입에 눈 폭탄을 퍼붓다가 겨울이 깊어 갈수록 눈이 뜸해지고 날씨도 많이 풀렸지만 그래도 이 부근에는

눈이 많았던 모양이다.

가는 길에 눈에 꺾여나간 나무들이 애처롭게 허공에 매달려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나무는 거기 서서 푸르렀던 것 뿐이고 그저 눈은 내렸을 뿐인데…

폭설이 내리는 전방에서는 초병을 설 때 어둠 속에서 나무가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쏟아지는 눈이 외로워서 내는 소리

어둠의 적막 속을 울리던 그 소리는 고향 떠난 어린 초병의 고독한 가슴을 비수처럼 찔렀었다.

어디선가 나무 갈라지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왔다.

부항령은 누군가 쌓은 작은 소망탑과 헬기장을 지나자 홀연히 나타났다.

 

부항령

전북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 쑥병이 마을과 경북 김천시 부항면 어전리 가목마을을 잇는 고개다.

고개 일제 강점기 때 부항령 남쪽의덕산재 도로가 나기 전만 해도 양도 주민들이 부항령을 통해 왕래했다는데

아래로 삼도봉 터널이 뚫리면서 고개의 기능 상실했다...

가마솥 부 () 목덜미 항()자를 쓰는 건 고개 아랫 쪽에 위치한 마을 형상이 ‘가마솥’과 같다하여 “가메실”로

불렸다가 한자인 부항으로 바뀌었다는데 .고갯마루에 성터의 흔적도 남아 있다고 한다.

 

백수리산 가는 길

갈림길이 나타난다.

파란문님 산행기의 구글어스로 960봉 가는 능선길과 우회길의 흐름을 뚜렷이 알고 있었다.

아쉽긴 하지만 오늘은 우회 길을 선택해야 한다.

시산제 지내려고 밤도 준비해왔는데 늦게 내려가서 시산제에 참석 못하면 팔도 산신령님들이 많이 서운해 하실 거다.

 

.백수리산 

눈 덮힌 산의 모양새가 멀리서 흰수리를 닮았다고 지어진 이름으로 독수리의 독자가 대머리독(禿)

자를 쓰니 머리가 벗겨진 독수리를 지칭하는 것인지 머리가 흰색인 독수리를 말하는 것인지는 잘모르겠지만

아무튼 머리에 흰 눈을 이고 있으니 영락없는 백수리가 맞는 셈이다.

 

백수리산의 풍경은 감동이다.

일대에 걸출한 1000미터급 고봉들이 장성처럼 버티며 앞을 가로 막는다.

흐린 날씨에 박석산 우측으로 석기봉과 삼도봉을 드러낸 아득한 연봉들이 비장하고도 웅장하다.

거대한 산릉은 우람한 투사의 잘 발달된 근육처럼 힘과 에너지가 넘쳐 흐른다..

가야 할 길의 고단함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다시 기운을 차리고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대간의 아름다움에 잠시

넋을 놓는다.

얼핏 보면 바닥까지 떨어졌다 다시 솟구치는 하늘 벽 같지만 자세히 보면 흡사 장성 같은 능선 이 파도 치듯

박석산을 거쳐 삼도봉으로 흘러 간다.

 

보아라 아들아

당당하고 멋진 백두대간이고 오늘 우리가 하늘 구름다리를 걷듯 타고 넘어야 할 길이다.

지금 까지 걸어 온 길도 험하고 힘들었는데 벽처럼 막아선 절벽 같은 산세에 기가 죽느냐?

아니면 너의 뜨거운 피가 솟구치느냐?

 

“잘 닦은 길만 바라보고 가지 말자

새로운 길을 걸을 때 사람의 가슴은 두근 거린다.

눈 앞에 숲이 있다.

그 곳에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그대를 기쁘게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아저씨가 한 말이다.

 

기죽을 거 없다.

길이 없어 보여도 걸어가면 거기 길이 있다.

일단은 시작하는 거다.

혹여 길을 잘 못 들었거나 지치고 힘들어서 도저히 못 걷게 되면 그 때 다시 돌아나오면 된다.

분명한 건 걸어 보지 않고 포기하거나 바라만 보는 걸로 만족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는 거.

새로운 길을 만드는 사람도 있는데 거기 길이 있음을 이미 알고 가는데 힘들게 또 무에야?

자 배에 힘을 잔뜩 넣고 다시 출발이다 !

 

박석산 가는 길

능선의 출렁거림이 있어도 대세는 상승세다.

박석산 전위봉에는 요산요주님과 단비님, 가딩님과 함께 올라 기념사진을 찍었다.

멋지다.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오던 그 길은 평면의 광활함 보다 더 길게 북으로 이어져 있었다.

날씨가 흐려도 우리가 지나온 백수리산과 960봉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우리가 걸어 온 기운 찬 능선이

발 아래 꿈틀거린다.

희미하지만 멀리 대덕산과 초점산 그리고 삼도봉도 눈에 들어 온다.

없을 것 같은 길은 시종일관 오름 길을 따라 잘도 나 있다.

 

박석산

전위봉에서 조금 더 올라야 박석산이다.

백수리산에서 장성 같은 길을 따라 연봉의 중심에 우뚝하던 박석산에 올랐다.

어찌보면 오늘 구간의 중심점이라 할 수 있는 박석산에는 외로운 삼각점 표지판 하나와 몇몇 산 꾼의 표지기만

쓸쓸히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허걱!  호나우드 부회장은 언제 저기다 표지기를 매달아 놨다냐?

“부회장 승진하고 나서 표지기도 장만 했나베…”

 

삼도봉 가는 길

박석산을 내려서며 눈발이 날린다.

오늘 오후에 눈이 온다고 했는데 1000고지라 눈이 내리는 모양이다.

눈 앞에 목가적인 초원지대가 펼쳐졌다.

가득한 눈 밭이다.

마치 오늘의 행로가 더 이상의 기복이 없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듯 격정적인 그 길은 한 폭의 수묵화 풍경

속을 넘나들며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반전 되었다.

둥근 면과 가는 선이 소구하는 편안함과 절제된 맑은 수묵의 담채

온통 흰 빛으로 뒤덮이지 않고 섬세한 나뭇가지 결이 세밀히 드러난다.

화장을 했으되 민낯의 은은함과 생기가 살아 있는 초원엔 날리는 눈발 따라 낭만이 펄펄 날렸다. 

 

“그럼 그렇지 !.

잠시 전원에 울려 퍼지던 평화의 종소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산의 파도는 현기증과 울렁증을 몰고 왔다.

봉우리 넘어 다시 봉우리 !

승천하려는 잠룡의 용트림은 다시 시작되었고 수 많은 봉우리들은 줄지어 도열한 채 더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삼도봉 가는 관문을 지키고 있다.

다시 행장을 수습하고 오르는 길에서 눈 쌓인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보이는 석기봉은 이리 저리 방향을 바꾸며

좀처럼 거리를 좁혀주지 않았다.

 

백두의 가슴은 얼마나 넓은지?

능선을 따라 심산의 가슴으로 가는 그 먼 길을 걸어 왔는데 능선의 파도는 자즈러질 생각이 없다.

피로한 기색도 없이 오히려 더 힘찬 격랑으로 일렁이며 삼도봉으로 파도친다.

그래도 안심이다.

산도 건강하고 나와 아들도 건강하다.

백두대간에 어디 만만한 길이 있겠냐 만은 이렇게 기골이 장대한  백두대간이니 도시의 창가에서 졸고 있는

야성을 깨우고 차가워진 우리의 피를 다시 뜨겁게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걸어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길이다.

대한민국에 태어났으니 바라만 보다 떠나기 아쉬워 무릉객은 이렇게 두 번씩 이나 호랑이 잔등에 올라타고

세상 구경을 떠난다.

 

 

삼도봉

민주지산의 한 봉우리로 경북(김천), 전북(무주), 충북(영동)에 걸쳐 있다.

지리산의 삼도봉(날나리종)이 전남.북과 경남, 대덕산 전의 삼도봉(초점산)이 경남.북과 전북으로 불완전한

삼도인 것에 비해 이곳은 온전한 삼도봉 이다.

 

지나온 백두대간 길을 바라보며 코 끝이 찡했다.

지난 9월 백두대간을 시작하기 전에 아들을 데리고 민주지산 석기봉 삼도봉을 휘돌며 막걸리 한잔을 부으며

아들과의 백두대간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빌던 곳이었다.

천왕봉에서 바로 그 곳 까지 걸어 올라왔다.

붐비는 삼도봉에서 사람들의 눈길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나 온 대간 길을 바라보며 아들과 3배를 올렸다.

콧날이 시큰거리고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솟구친다.

세상에 숨어 있는 감동은 내가 찾아내는 것이다.

내 가슴에 잠자고 있는 감동은 내가 깨우는 것이다.

난 관객도 액시트라도 아닌 이 인생이란 무대의 주연배우 이기 때문에 …

 

아들아 감개무량하지 않느냐?

다시 삼도봉에 서서 대자연의 축복에 가슴 부풀고 기꺼이 서로의 조연이 될 수 있는 멋진 오늘은…

 

백수리봉에서 네 앞을 막아선 산들은 처음엔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벽이었지?

그 성채 같이 도열한 연봉에도 모두 길이 있었다.

그 길을 바라만 본 사람과 그 길을 걸어 본 사람이 만나는 세상의 풍경과 감동을 많이 다를 것이다.

 

바람이 전하는 말이 들리느냐?

세상이 힘들 때 실의에 빠지거나 좌절하지 말아라

두려움과 초조함에 길을 묻지 말아라

배낭을 둘러메고 거친 호흡을 몰아 쉬며 차라리 산에 물어라?

그리고 높은 곳에 서서 네게 다시 물어라?

다시 그 길을 걸을 수 있느냐고…?

그리고 네 가슴이 다시 뜨거워 지는 걸 느껴 보아라 !

 

페이스가 비슷한 가딩님은 우리의 전속 포토맨이다.

우린 역사적인 순간을 카메라에 담고 부쩍 많아진 사람들과 함께 삼마니 골로 내려섰다.

 

물한계곡 하산길

후미에 삼도봉에서 만난 가딩님과  여유만만한 길이란 산행대장의 말에 현혹되어 발길을 재촉하지 않은

산골 타잔파 그리고 나무님 부부만 남겨 둔 채 계곡 길을 내려간다.

완만한 경사지만 불편한 돌 길이 계속되던 그 길 위에 눈이 쌓여 있으니 길이 얼마나 편안한가?

우리는 다리에 모터를 달고 바람처럼 달렸다.

중간에 크로바님 단비님, 요산요주님 그리고 양반곰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도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우린 후미에 내려왔지만 우리 보다 도착이 늦은 사람들도 꽤 있었다.

우리는 마지막 후미 가지 모두 도착하기를 기다려  A팀이  기다리는 시산제 장소로 이동했다.

 

우리는 저물어 가는 물한계곡 정자에 정성스런 제단을 차리고 각자 가지고 온 제물을 올려 산신령님께 빌었고

격정의 하루는 신에 대한 경건한 경배와 숙연함 속에서 조용히 저물어 갔다.

산우들의 삼배가 끝나고 나는 마지막에 신령님께 잔을 올리고 아들과 엎드려 빌었다.

 

산신령님 가는 길을 보살펴 주소서 !

세상을 관조할 여유와 지혜를 주시고 늘 가득한 기쁨과 행복 누리게 하소서 !

 

 

민주지산

소백산맥 중앙에 있으며 주위에 각호산,석기봉,삼도봉 등이 있으며 사방이 급경사를 이루는 화강암 지역 우뚝

솟은 산봉우리란 이름이다.

민주지산(岷周之山) 첩첩산중을 의미하는데 동국여지승람에는 白雲山 으로 기록되어 있다.

삼도봉에서 각호봉에 이르는 산세가 민두름(밋밋) 하다는 의미에서 민두름산이라 부르던 것을 일제 때 민주지산이란

한자로 표기하여 불러서 원래의미와는 다르게 해석되었다.

 

밀목재

밀목재(930m) 1123봉과 1089봉 사이에 있는 고개로 영동군 상촌면 물한계곡과 김천시 부항면 대야리를

이어주는 고개이다.

 

물한계곡

물한계곡은 민주지산(1242m) 골짜기를 따라 20km를 이어 내려오며 형성된 천혜의 비경으로 태고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또한 산천어, 도롱뇽이 노니는 청청 1급수로 풍부한 수량과 기암괴석, 울창한 숲이 잘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인근에는 황룡사와 옥소폭포, 음주암폭포, 의용골 폭포 등 규모가 작은 폭포들이 산재해 있고 삼도봉, 석기봉,

각호산 등 이름난 산들도 많아 여름피서와 함께 산행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계곡이다.

물한계곡은 한여름의 낮에도 목욕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물이 차서 `한천'이라고도 했는데 이 때문에 한천계곡

이라고도 부른다. 이곳 한천은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한천팔경과 음은 같으나 위치와 내용은 다른 것이다.

한천계곡은 삼도봉과 석기봉을 오르는 등산로에 황룡사, 뛰엄바위 옥소 폭포, 의용곡 폭포, 백일산제골, 구시용소,

흔들바위 등의 명소가 있어 이중 8명소를 한천팔경이라고도 부른다.

 

 

 

 

833봉 갈림길

 

사람 기죽이는 방법도 가지가지..

부항령 4.2km라면 어때서 굳이 4,200 m   / 4,200,000 mm로 쓰면 뒤로 넘어갈 텐데...

 

 

 

 

 

 

모처럼 대오를 정돈하여 일사분란하게 이동

 

 

 

 

 

 

 

 

 

앞을 가로 막는  높은 봉우리

드디어 올것이 왔다.. 성황당재를 향해 등로는 한없이 내려가고...    

 

 

 

 

스패치를 하고 자켓을 벗어던지고 잠시 휴식하는 사이 우리만 남기고 모두 가버린 낙엽송 숲길.. 

 

 

가파른 길을 치고 올라 능선에 올라서다.

 

 

 

아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풍경

 

낙엽송 군락지 사이로 보이는 지나 온 길 풍경

 

 

 

북쪽 비탈사면으로 진행하자 눈이 제법 많다.

 

 

능선을 따라 853.2봉 가는 길

 

 

이름도 없는 쓸쓸한 853.2 봉   바람길에 이정표, 삼각점안내판, 벤취하나 덩그라니 앉아 있다. 

 

 

 

쉬어 갈 줄 알고 미리 자세잡는 알티엔 - 우리가 꼴찌야 그냥 가자구...

 

 

 

부항령 가는 오름길은 계속되고...

 

 

젋은 나이에 대자연의 구조조정에 직면한 소나무 

 

 

 

 

부항령 위 헬기장

 

 

부항령 도착

 

 

 

 

 

 

 

 

 

어제 히말라야 갔다와서 쉬지도 않고 산행에 참가한 양반곰 - 속도가 더 빨라지다.

 

 

 

 

 

960봉 갈림길

 

 

960봉 갈림길 -정상 능선길에 휘날리는 표지기

 

 

 

 

 

 

 

 

 

백수리산 아래 비탈에서 식사 - 지난 신풍령 구간처럼 바람은 드세지 않다. 

 

 

 

 

 

 

 

 

 

백수리산에서 건너다 본  가야할 대간 길 

앞으로 돌진하는 능선을 따라 우측으로 가장 높은 곳이 박석산 그리고 뒤편 뾰족한 봉우리가 석기봉이고 

가장 우측봉우리가 삼도봉 

 

 

 

 

 

 

엉덩이로 미끄럼 타는 알티엔

 

 

훤히 비쳐보이는 산의 속살

 

 

 

박석산을 배경으로 포즈한 번 취하라고 하니 뒤로 넘어가는 알티엔 -  누은 소나무와 그런대로 어울린다.

 

 

 

 

가야할 길에 도열한 산릉

 

 

장성 같은 길을 따라 가고...

 

 

 

 

 

 

뒤돌아 본 백수리산

 

 

백수리산을 내려와 다시 오르는 길

 

 

 

 

 

 

 

박석산으로 가는 마지막 된비알

 

 

박석산 전위봉 아래 계곡 풍경

 

 

드디어 박석산 전위봉에서 기념촬영하다.

 

 

박석산 전위봉 조망 

 

 

좌측봉우리가 백수리산 그리고 그 능선을 따라  우리가 휘돌아 온 960봉

그리고 덕산재 건너 희미한 초점산과 대덕산

 

 

 

앞 봉우리가 박석산

 

 

 

 

 

막석산 정상에 있는 삼각점 표지판

 

 

호나우드 부회장 만세 - 박석산에 휘날리는 표지기

 

 

 

북향 비탈사면 쪽에 눈이 점점 많아지고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하다.

 

 

눈 꽃까지 피어 있고..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낮은 구릉지대

 

 

눈발이 흩날리는 흐린 날씨라 능선너머 민주지산과 석기봉이 보이지 않는다.

 

 

 

낮은 구릉의 초원지대

 

 

오던 길 되돌아 보며...

 

 

 

 

우리가 내려 온 박석산

 

 

 

우리 뒤따라 내려 오는 산초파

 

 

다 온 줄 알았는데 아직 멀리 있는 석기봉

 

 

가면 갈수록 점점더 뒤로 도망가는 석기봉  

 

 

 

형체가 또렷해진 들과 부르는 노래

 

 

 

아들과 부르는 노래

 

 

눈과 바람이 그린 풍경화 

 

가까워진 석기봉

 

 

허걱!  또 이 봉우리를  넘어가야 함

 

 

아이구 사람들이 어린 너한테 너무 많은 짐을 지웠구나.

 

 

넘어도 또 나타나는 봉우리

 

 

홀로 산길을 오르는 저 분은 뉘기여?

 

 

 

석기봉은 아직 까마득 하다.

 

 

 

그 와중에도 신나게 엉덩이 썰매 타는 알티엔

 

 

 

이 봉우리도 넘어가나 했더니 우회하네

내친김에 이 봉우리 까지 넘어가고 싶은데.... 

 

 

나뭇가지가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석기봉

 

 

드디어 제대로 모습을 드러낸 삼도봉

 

 

 

 

 

뒤 돌아 본 지나온 능선길 - 가운데 희미한 봉우리가 백수리산  - 박석산은 우측에 보이지 않음

 

 

정면 제일 높은 산이 박석산

 

 

 

해인리 갈림길

 

 

뒤로 100미터 지점에 이정표가 있는데  삼도봉 100미터 전방에 설치된 이  생뚱맞은  이정표는  뭐지? 

 

 

우리가 지나 온 장쾌한 능선의 기운찬 산주름

 

 

 

 

 

야호!  드디어 삼도봉이다.

 

 

 

 

햇님이 잠시 흐린하늘에 나타나 우리의 장도를 축하해주다. 

 

 

 

삼마골재 내림길

 

 

 

 

 

 

 

이녀석 완죤 재미붙였어 ~ 

 

 

삼마골재와 다음에 우리가 가야할 능선길

 

 

 

 

 

지난 9월 알티엔과 계란 까먹던  내림길 쉼터 

 

 

 

 

 

 

 

 

 

황룡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