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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 대로

첫눈 오던 날

 

 

 

 

 

 

 

 

 

 

 

 

온 세상이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 그대는 가졌는가?

 

                함석헌

 

온 세상이 나를 버리게 두지 않겠다.

나는 버림 받지 않겠다.

설령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나는 외롭지 않겠다.

혹여 사람에 마음이 상해도

난 미움으로 내 가슴을 채우지 않겠다.

그냥 텅 비우겠다.

혹여 외롭고 허전해서 무언가 채우고 싶어지면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그런 걸로 채우겠다.

난 홀로 산길을 걸어 가겠다.

거기 말없이 기다리는 내 오랜 친구가 있으므로

어느 눈 오는 날에는 친구와 둘이서만 그 눈을 맞으면 좋겠다.

 

                                                           무릉객

 

비가와야 대갰다.

비가 쏟아져 오면 좋겠다.

풍년이 와야지 대겠다.

졸종 와야지

고구마,고추,,도라지

그래야 생산이 나지

           79세 김말순 할머니가 한글을 처음 배우고 쓴 시

 

 

눈이 펑펑 내린다.

첫 눈은 잠시 흩날리는 눈발로 오는데

올해 11월 첫눈은 내 생애 가장 많이 내리는 눈이다.

내가 31년 직장생홀을 마무리하고 떠나려는 해에

첫 눈이 눈이 펑펑 내린다.

 

산에 가고 싶다.

혼자 흰 눈을 펑펑 맞으면서

행복했던 내 31년을 축하하고 싶다.

참 잘 살았다고

그리고 또 말해주고 싶다.

조급하지 말고 , 움츠리지도 말고

물처럼 바람처럼 그렇게 흐르라고

무릉객 스타일 아무것도 바꾸지 말라고

하고 싶었던 거

할 수 없었던 거 다하면서 자유롭게 살라고

 

2015년 11월 26일   첫눈오는 날에  천안에서 무릉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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