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일 : 2016년 5월 8일 일요일
산 행 지 : 아들과 부르는 노래 38 - 백두대간 36구간
코 스 : 닭목령-고루포기산-능경봉-대관령
날 씨 : 맑고 부드러운 바람
거 리 : 12.6km (접속거리 없음)
소요시간 : 약 6시간
동 행 : 아들과 귀연산우32명
시간 | 경유지 | 비 고 |
08:55 | 닭목령 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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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 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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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6 | 이정표 | 왕산제1쉼터:1.1km, 닭목령:2.3km |
09:56 | 왕산제1쉼터 | 왕산제2쉼터:1.7km,닭목령:3.4km |
10:38 | 왕산제2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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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2 | 35번 철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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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 38번 철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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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 고루포기산(1238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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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 39번철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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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 지르메갈림길 이정표 | 능경봉:5.1km, 지르메:3.5km, 화약골:9.0km 고루포기산:0.2km |
11:34 | 이정표 | 전망대:0.6km, 고루포기산:0.5km |
11:45 | 전망대 | 능경봉:4.2km 약 35분 식사 |
12:42 | 이정표 | 샘터:0.8km, 왕산골:2.0km, 전망대:0.7km |
12:56 | 샘터 | 행운의돌탑:2.4km, 왕산골:700m 전망대:1.6km |
13:11 | 이정표 | 능경봉:1.9km, 샘터:0.8km |
13:42 | 이정표 | 행운의돌탑:1.5km, 샘터갈림길:1km |
14:00 | 행운의 돌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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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 | 능경봉(1123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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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7 | 용천수. 통제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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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6 | 이정표 | 능경봉:1.6km, 화약골:1.8km, 고루포기산정상:11.0km |
14:52 | 대관령 휴게소 | 산행 끝 |
거북이 녀석이 화대종주를 했다.
화엄사에서 – 대원사 까지 16시간 걸렸다는데 고생스러웠다고 했다.
“무식헌놈 ! 우리 나이에 그게 얼마나 무모하고 개념없는 짓인지 아느냐 ?”
“내 니 마눌한테 그 문제점과 폐해를 내 조목조목 알리리라!”
거북이왈 일주일에 백두대간 세 개 하는 놈은 어떤 놈이냐?”
이 녀석은 이번 구간이 한 코스를 두 개로 나눈 것이란 걸 잘 모른다.
무릉객이 이젠 옛날 무릉객이 아니란 걸 아직 한참 모른다.
“ 누을 자리 보고 발 뻣는다고 할만하니 했다 이넘아!”
하루 쉬었다가 떠나는 대간길 이지만 그리 걱정은 되지 않는다.
그 길은 편안한 길이고 피어나는 봄이 또 새로운 원기를 샘솟게 하리라!
함께 가는 길은 늘 위안이 된다.
조금은 한눈을 팔 여유가 있고
산 친구들은 좋은 말동무가 되고 때론 든든한 울타리가 된다.
성과와 혜택 없이도 스스로를 희생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수고의 등짐을 지는 사람들과의
어울림은 즐거운 일이다.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과 산에서 만난 사람들의 그 향기와 색깔은 조금 다르다.
대관령 톨게이트를 나온 지 꽤 된 것 같은데 버스는 갑자기 차한대 간신히 지나갈 작은 임도길을 접어
들고 있었다.
필시 길을 잘 못 들었으니 되돌아 가려니 했는데 웬걸 차는 도저히 지나갈 수 없을 것 같이 경사지고
좁은 그 길을 굉음을 내고 올라간다.
잠이 확 달아났다.
송천을 따라 가다 피골에서 임도길로 접어든 거란다.
급기야 완전 경사진 급 커브길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다.
그 옛날 마구령 트럭 이동 때처럼 차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사람들은 대부분 내리고
다시 곡에 운전을 하듯 정교하게 핸들조작을 하고서야 차는 휑하니 비탈을 올라섰다.
어렵게 올라서 그곳은 피덕령
좌측에는 고루포기산이 있고 우측으로 내가 싫어하는 헐벗은 고랭지 채소밭이 있다.
소위 말해 안반데기라는 고랭지 채소재배단지 이다.
백두대간을 도륙낸 사람들
이들은 원래 화전민들이라는데 이젠 만인의 백두대간을 점령하고 사유화한 신권력층이다.
국가도 그렇다.
매번 백두대간을 보호한답시고 애꿏은 산꾼들만 들들 볶을 게 아니라 이젠 무수한 세월이 흘렀으니
초기점유의 기득권을 상식선에서 보상처리하고 인간이 오염시킨 이런 땅들을 자연과 국민에게
되돌려 줌이 마땅하지 않는가?
피덕령을 내려가는 좁은 포장임도는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그 좁은 길에서 공사트럭과 중장비를 아슬하게 비껴가면서 기사아저씨는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어쨌든 우린 지름길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닭목령에 도착했다.
닭목령
닭목의 한자어는 계항(鷄項)으로 풍수지리설 금계가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인 금계포란형 (金鷄抱卵形)의
지형으로 금계의 목덜미에 해당한다.
만항재나 탄항산처럼 이름만으로도 요충지임을 짐작할 수 있는 곳이다.
안반데기,닭목령, 고루포기산,능경봉 모두 우리 고유의 정감어린 지명들이라 더 정겨운 느낌이 드는 그
길을 간다.
김형승님이라는 고마운 사람을 만난 그곳을 이틀 만에 다시 찾아 왔다.
우린 산우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부드럽게 시작하는 산길로 접어 들었다.
눈부시게 화창한 봄날에 바람도 살랑거리며 불어주니 멋진 여행의 기대가 펄펄 날린다.
고루포기산 가는 길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또 헐벗고 파헤쳐진 밭을 가로 지른다.
한 켠에 핀 노란 민들레들이 반갑게 인사하는 강원도의 싱그런운 아침이다
쭉쭉 뻗은 팔등신 미인송을 감상하며 가다가 산길을 내려다 보니 산으로 둘러 쌓인 작은 분지가 또 붉게
파헤쳐져 있다.
누가 보아도 편안하고 아늑한 명당자리인 그 곳은 곤충과 동물들에게도 그런 곳일 텐데 초목이 거세되어
집이 들어서고 밭이 만들어졌다..
그 위로 또 개간이 진행되는 땅이 보인다.
저기 사람들은 좋겠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참으로 아까운 우리 금수강산이고 안타깝게
훼손된 우리 산하의 착찹한 풍경이다.
이 땅을 가운데 놓고 등로가 휘어지니 입체영상 시네마스코프로 우린 그 참사의 현장을 보아야 한다.
이게 백두대간이여 배추대간이여?
쉼터에서 학교가자님에게 얻어 마신 시원한 맥주 맛은 일품이었다.
연초록의 능선과 맑은 하늘 그리고 늘씬한 미인송이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 주는 부드러운 산길은
목가적이고 낭만적이다.
우린 두 개의 쉼터와 두 개의 철탑을 지나 고루포기 산에 올랐다.
고루포기산
고루포기산 인근은 야생화 천국이다.
울창한 숲 그리고 초원지대의 야생화가 멋진 조화를 이루는 산이라 한다.
길섶에는 가는 곳마다 치마를 뒤집어 쓴 바람난 여인이 요염한 자태로 우릴 유혹한다.
그 옛날 연인산에서 보았던 것보다 더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얼레지 군락이다.
기념촬영을 하고 내려간 길에도 산우들은 이름 모를 야생화들의 사진을 담느라 여념이 없다.
아직 이른 봄에 이 정도이니 7~8월 이면 이 고원의 초원에는 무수한 야생화들이 다투어 피어나
장관을 연출할 것이다.
누군가 지리산의 야생화 꽃밭이 누워 뒹굴고 싶을만치 아름답다 했는데 이 넓은 고산초원은 그보다
더 멋진 하늘정원이 될 것이다
능경봉 가는 길
여유로운 길이라 가다가 전망대에서 등짐을 내렸다.
전망대에서는 제왕산과 횡계 대관령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온통 파헤쳐진 붉은 속살이 드러난 모습에 별다른 감흥은 일지 않았지만 거침없이 터지는 조망으로
마음은 후련해졌다.
멀리 가야 할 선자령의 모습도 보인다.
선자령은 봄만 빼고 모두 다녀왔다.
바람과 구름과 단풍과 눈 그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아름다운 곳이다.
몽환의 안개와 붉은 단풍이 어우러진 선자령의 가을은 내가 산길에서 만난 어느 빼어난 절경에도
뒤지지 않았다..
지난 번 동생들과의 용평리조트 회동 때 선자령의 봄길을 걷고 싶었지만 다음 백두대간을 위해
남겨두고 오대산 옛길(선재길)을 걸었다.
선자령의 봄은 내게 또 어떤 얼굴을 보여 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부풀어 오른다.
전망대에서는 모처럼 많은 산우들이 등짐을 내리고 함께 식사를 했다.
아침을 싸겠다는 마눌을 만류하여 도시락을 싸지 말라고 하고 우린 빵과 계란과 과일만 넣어 왔다.
구간이 짧아서 점심 때 식사를 너무 많이 하면 뒤풀이의 즐거움이 반감된다.
또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났다.
백두대간의 최강 먹방들이 우리 옆에 또아리를 틀고 부침게에 돈가스에 너겟에 삼겹살 까지 주는
통에 우린 점심을 싸 온 날 보다도 더 많은 량의 점심을 먹었다.
사양하고 자제한 게 그 정도이니 내가 본격적으로 소주와 삼겹살을 먹었으면 그날의 적은 운동량에
배는 또 삽겹이 되어 흘러내렸을 것이다.
“인생이란 늘 생각한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야 !”
능경봉 가는 길
샘터가는 길에는 유난히 고운 연다래들이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분홍의 색조가 더 선명한 그 꽃들은 연초록의 숲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가는 길마다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걸어 주었다.
3일 연속산행에도 아들은 불평없이 잘 따라와 주었다.
밋밋한 길이 다소 지루했는지 계속 뒤에 따라 오다가 전망대 이후에는 혼자 휑하니 치고나가 샘터에서
기다리고 또 내가 도착하면 치고 나가 비비추 군락지에서 기다렸다.
비비추 군락지에서 등로는 제법 날을 세워 능경봉으로 오르는데 능경봉을 300여 미터 남기고 행운의
돌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탑을 쉽게 쌓게 하기 위해 계단까지 설치 했다.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머무는 그 곳에 돌 하나를 올리고 기원을 드렸다.
“늘 건강하고 즐겁게 살게 하소서 !”
아들도 무엇을 빌었는지 모르지만 녀석도 돌 하나 올리고 정성스레 소원을 빌었다.
능경봉
우리는 드디어 오늘 관문의 마지막 봉우리 능경봉에 도착했다.
일대가 후련히 조망되는 그 곳에 서서 편안한 마음으로 등짐을 내리고 일행들과 사진을 찍으며 잠시
휴식했다.
2002년 가을날 비오는 캄캄한 밤에 청승스레 넘었던 그 산이다.
대관령에서 삽당령까지 진행하던 그날은 닭목재 까지 물안 마시고도 5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고
김대장이 비무장 산행을 제안 했는데 그 대로 따라 했다가 톡톡히 댓가를 치룬 날이다.
집단으로 길을 잘 못 들고 다시 올라와서 오던 길을 돠돌아 갔었던 황당한 해프닝은 능경봉 넘어 고
루포기산 가는 길에 일어났던 심야의 난리부르스 였다.
칠흑의 어둠속에서 비를 맞으며 길을 잘못 들었던 기억밖에 없는 그 곳에서 잠시 그 날의 감회에 젖었다.
다시 돌아 가고 싶은 내 젊은 그날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참으로 많이도 흘렀다.
그 만큼의 세월이 또 흐르면 나는 산에 오르지 못하고 지난 추억으로 살아갈 것이다.
세월은 마일리지도, 적립도 쿠폰도 없다.
더 걸은 만큼 더 걷게 하거나 오늘 걷지 않은 만큼을 훗날 보상으로 걷게 해주면 좀 좋으랴?
오늘 떠나지 않아도, 오늘 걷지 않아도 세월은 묵묵히 또 흘러갈 것이다.
돌아볼 무수한 풍경이 아직 남아 있는 내일에 어쩌면 열정이란 그 녀석이 날 먼저 배반하고 호기심이란
넘이 슬며시 먼저 꽁무니를 뺄지도 모른다.
“백두대간을 걸으면 가끔 코 끝이 찡해 온다.
이 길 위에 땀이 있고 추억이 있고 내 젊은 날의 사랑이 있다.
세월이 많이 흘렀어도 이 길이 아직 힘에 부치지 않고 내 감성은 아직 무뎌지지 않았다.
난 짧은 인생길에서 다시 이 길을 걷고 오랜 세월이 흐르고도 이렇게 변함없이 대자연의 사랑과 대지의
축복을 누리고 있다.”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왕산면에 위치한 해발 1,103m의 고산이다.
백두대간은 설악산(1,708m)와 오대산(1,563m), 황병산(1,407m)을 일으키고 대관령에서 몸을 닷 낮추었
다가 남쪽으로 뻗어 능경봉과 고루포기산(1,238m)을 이룬다.
산정에 영천이 잇어 기우제를 지냈고 이 봉에서 맑은 날에는 울릉도가 보인다고 한다.
봄이면 진달래가 만발하고 겨울에는 무릎이 빠질 정도로 눈이 많이 쌓이는 곳이라 비교적 힘들이지 않고
눈덮힌 겨울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대관령 줄기의 다른 산에 비해 산행거리가 비교적 짧고 대관령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수시로 볼 수 있어
북쪽의 선자령과 함께 각광받는 등산로이다. (출처 능경봉표지판)
첫째, 대관령 능선 아래 있다고 해서 능정봉(凌頂峰)이라 한다. 둘째, 산의 모양이 둥그스름하여 마치 큰
왕릉처럼 생겨서 능정봉이라 한다. 셋째, 활시위처럼 생겨서 소궁음산(所弓音山)이라 한다. 그런데 이 속설은
능정봉 이름의 해석으로는 신빙성이 약해 보인다. 능선(稜線)과 왕릉(王陵)의 한자가 각기 다르고, 소궁음산은
소우음산(所亏音山)의 잘못된 표기로 여겨진다. 『관동읍지』와 『증수임영지』에서는 "소우음산은 위에 영험한
샘이 나는 곳이 있으며 가뭄이 들어 비가 오기를 빌면 신통하게도 비가 온다고 하여 능정산(凌頂山)이라고도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관동읍지』, 『증수임영지』에는 산 이름이 소우음산
(所토音山)으로 표기되어 있다. 현대지도나 산꼭대기의 표석에는 능경봉(凌京峰)으로 표기되어 있다.
(출처 네이버지식 백과)
하산길
대관령가는 길에도 야생화 군락은 계속 이어지고 부드러운 하산길이 이어지더니 도로가 나오고 지킴이
초소가 나온다.
한 켠에는 땅에서 고개를 내민 용이 차가운 물을 뿜어 내고 있다.
우린 가슴까지 저릿해지는 시원한 물을 마시고 산우들이 기다리는 횡계 옛대관령 휴게소로 무사히
내려왔다.
눈부시게 화창한 봄날의 부드러운 산책길은 조금은 아쉬운 여운을 남긴 채 그렇게 끝나 버렸다.
와우!
오늘 뒤풀이는 싱싱한 오징어 회와 방어회…
그려 내가 삼겹살을 자제하길 잘했지…
봄날에 펄펄 날리는 건 자연으로 돌아간 자들이 누리는 삶의 기쁨이고. 펄떡이는 입맛은 대자연의
선물이다.
아픈 다리를 이끌고 참석하신 갓바위 회장에게 감사드리고 뒤풀이의 궃은 일을 위해 산행도 유보하신
할래산님 그리고 산타크루즈 여행길의 여독을 풀지도 않고 팔 걷어 부치고 뒷일을 모두 수습해주신 수채화
부회장님께 감사드린다.
귀연호의 성공적인 백두대간 순례는 모두 님들의 헌신적이고 따뜻한 마음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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